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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2/16 06:32:06
Name Elvenblood
Subject [일반] 2월초 증시 요약 - 시장의 증가한 변동성, 모두들 같은 생각을 해서 그런 것일까?
시장의 변동성(volatility)이 폭발한 만큼 투자자들에겐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2월초가 되겠다. 미국 10년 국채 금리는 1.6% 까지 떨어졌고, 이는 거의 역대급으로 낮은 금리이다(아마 역대 최저가 1.52%인가 그럴것이다). 유가는 하루가 멀다하고 5~10%씩 위아래로 움직이고, 이는 일일 변동성을 90으로 치고 있는 현재 다음달 만기 옵션 가격에도 잘 반영되어 있다. 미국 증시 S&P는 작년 8월 24일 찍었던 1850을 뚫고 내려가서 1800에서 강력한 저지선을 뚫지 못하고 다시 반등했는데, 1800 밑으로 내려갔으면 진짜 엄청난 혼란을 야기할뻔했다. 시장이 혼란에 빠지자 safe haven asset으로 분류되는 금과 일본 옌 또한 급등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내가 방금 언급한 asset class들은 사실 '2015년의 trade'라고 말할정도로 많은 헤지펀드들이 반대 포지션을 잡고 있었다. 미국 10년 국채는 the most shorted asset이라고 말할 정도였는데, 미국 연준이 금리 상승 의사를 꾸준히 밝혀 온 이상 국채금리가 더 이상 낮아지긴 힘들것이라고 생각하고 많은 헤지펀드들이 숏 포지션을 잡았다. 유가도 마찬가지, 2년 전만 100불 초중반이었던 유가가 사실 계속 내리막만 걷을 줄 누가 알았을까. BP나 Shell 같은 대규모 정유회사나 Glencore같은 원자재 트레이딩 회사들은 몇천억짜리 유조선을 빌려서 기름을 저장했는데, 기름값이 계속 떨어지자 대실패를 보고 말았다. CFTC에서는 현재 net 선물포지션을 볼수 있는데, 저번달까지만해도 유가 상승에 배팅 사람들이 엄청났으나 계속 되는 폭락으로 그 사람들이 모두 포지션을 청산하고 2014년 후 처음으로 유가에 숏포지션이 롱포지션 보다 많아졌다.  금이야 말로 이자를 주지 않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엄청난 약세(+달라강세는 추가로)를 띄는 자산중 하나이다. 옌이나 유로 또한 마찬가지로 일본이랑 유럽이 추가적인 양적완화를 예상하고 많은 헤지펀드들이 대규모 숏을 배팅했는데(물론 작년 12월 ECB 미팅에서 유로의 4% 급등으로 인해 강제로 포지션을 청산한 곳들이 내가 알기로 꽤 된다) 지금까지는 먹혀들지 않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작년부터 유로=달러 parity를 외쳤는데, parity는 커녕 지금 1.10도 뚫기 힘들어 보인다. 안 그래도 골드만삭스는 저번주에 우리한테서 EURUSD 1.11 풋옵션을 대규모로 사갔는데, 지금까지는 프리미엄이 휴지조각이 되어가고 있는 느낌이다 (현재 1.13)? 역시 트레이딩에서는 남들이 생각하는 걸 따라가는건(crowded trade) 위험하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많은 사람들이 시장에서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것이 더 큰 변동성을 불러 오는 이유는 간단하다. 반대방향으로 액션이 벌어졌을때 더욱더 큰 서프라이즈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 레버리지 혹은 마진을 사용해서 배팅한 사람들은 자신의 포지션을 급히 청산해야 되고, 이는 더 큰 움직임을 불러일으킨다. 유동성(liquidity)는 떨어져가는데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자신의 배팅에서 탈출하려고 하니까 움직임이 커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증시의 폭락과는 다르게 미국 상황자체는 조금씩 다시 좋아지고 있다. 이는 Wall Street과 Main street이 항상 같이 가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는데, 경제가 축소했던 2015 Q4를 뒤로 하고 2016년 Q1에서는 슬슬 wage growth와 인플레이션이 픽업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증시가 좀더 회복세를 보이면, 3월 연준 미팅에서는 금리를 못 올려도(현재 확률은 15% 미만이다) 작년 10월 미팅처럼 hawkish한 성명서를 발표하고 4월 미팅때 금리인상을 할 확률도 있어 보인다!(나는 이 케이스가 상당히 과소평가 되있다고 본다) 물론 유럽과 일본은 아마 다음달 안에 양적완화나 금리인하를 추가로 할 것은 당연해 보인다.



미국은 오늘 President's day라고 공휴일이다. 물론 유럽 시장은 열려 있고, 중국 시장도 설날연휴로 저번 1주일 동안 닫았다가 재 오픈했는데, 과연 시장이 얼마나 저번주 혼란을 흡수할지도 기다려봐야하곘다. 이번주에는 수요일날 1월 연중 미팅 의사록이 공개되는데 이건 별로 안중요해 보이고, 금요일날 인플레이션 수치가 몹시 중요하다. 만약 잘 나오면 연준이 다시 금리인상 모드로 들어갈 확률이 높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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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2/16 07:04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미국한번 가보고싶네요
Sydney_Coleman
16/02/16 07:19
수정 아이콘
아 이런 글 감사합니다.
덴드로븀
16/02/16 08:29
수정 아이콘
항상 감사합니다!
16/02/16 08:33
수정 아이콘
경알못인 공돌이도 완전히는 아니지만 얼추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좋은 글이네요!!
평생 이과 공돌이로 살아서 경알 못이지만 최악의 저금리 시대에 적금으로만 살수는 없어서 이리저리 돈 굴려보는 입장에서 요즘은 너무 무섭습니다.
인덱스 펀드 걸어놨는데 지난주 코스피 빠질때는 정말 뭐라도 해야하는거 아닌가 패닉 상태가 오더군요.
물을 탈까? 지금이라도 뺄까? 고민하다 결국 아무것도 못했습니다.
스스로 논리적이라고 생각하고 나름 분석력도 있고 통찰력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항상 시장 예측은 잘 맞지 않더라고요.
일단 좀 장기적으로 생각하고 지금상황에서 시장에 투자하는 것보다 국한된 곳에 투자 할까 고민입니다.
아니면 기승전 닥치고 부동산으로 갈까...
사실 부동산으로 간다고 해서 제가 뭐 크게 투자를 할것도 아니고 어차피 지금 돈을 모으는것도 언젠가 집을 사고 싶어서인데...
맨날 이사가는것도 지겹고 전세 구하기는 점점 힘들어지니 그냥 무리해서라도 집을 사버릴까...
그리고 아무 생각없이 대출을 갚을까 생각중입니다.
여튼 저같은 소시민에게는 너무 무서운 요즘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Elvenblood
16/02/16 09:35
수정 아이콘
현재 시장은 전문적으로 하는 트레이더들도 쪽박차기 다반사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매달 일정량 인덱스에 붓고 뒤돌아보지도 않습니다. 머리쓰기 귀찮거든요 헤헤.
지구사랑
16/02/16 13:22
수정 아이콘
요즈음 시장의 변동성이 부쩍 커졌습니다.
보통 바닥이나 천장에서 변동성이 커지기 마련인데, 적어도 우리나라를 놓고 생각하면 천장은 아닌 듯 싶고, 그러면 바닥이라고 봐야죠.
마켓 타이밍은 보기도 어렵지만, 봐도 장기적으로 분석해 보면 큰 이득이 없습니다.
그런데 사실 현명한 투자자라면 변동성은 환영할 대상이지 두려워할 대상이 아니거든요. (변동성이 없으면 평범한 수익에 만족해야 합니다.)
엘벤블러드님 말처럼, 인덱스에 정기적으로 그리고 장기적으로 적립하고 뒤도 돌아보지 않는 것이 대개의 경우 무난한 선택이라고 봅니다.
트루키
16/02/16 08:44
수정 아이콘
이런 글이 술술 읽히다니?! 잘 읽었습니다.
40대 유저
16/02/16 09:13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수박이박수
16/02/16 09:26
수정 아이콘
지금이 저점일지, 또다른 변동성으로 다시 요동칠지..
주식은 정말 알수가 없습니다...
개미투자자들 화이팅 ㅠㅠ
16/02/16 09:26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본문에 연준의 3월 금리 인상 확률이 15% 미만이라고 하셨는데 이런 확률을 계산하는 곳이 따로 있나요?
있다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lvenblood
16/02/16 09:30
수정 아이콘
현재 시장에서 거래되고있는 유로달러 선물을 바탕으로 계산됩니다. 아니면 블룸버그에 WIRP라 치셔도 되고요.
16/02/16 09:55
수정 아이콘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16/02/16 09:32
수정 아이콘
네 제가 WIRP로 검색을 해봤는데(2월 10일경) 그때는 확률이 0이었거든요
지금 다시 가서 한번 확인해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Elvenblood
16/02/16 09:37
수정 아이콘
2월 10일경이면 거의 제일 혼란스러울 때엿으니 0이 맞앗을 겁니다. 최근 좀 복구해서 10정도에 머물고 잇을꺼에요.
16/02/16 09:50
수정 아이콘
지금같은때..여유자금 있음 수출주 투자는 어떠한가 생각합니다.하하
원화가치는 적당히 빠져있고(1200~1300선-이명박때 이 가격때 자동차 등 수출주가 좋았음)..경쟁하는 일본 엔화가 안전자산 수요 증가로
많이 올랐으니...
연일 뉴스에서 수출 안좋다고 나오는것도 그 이유고...

다만..아무래도 경제가 대박 박살난다 하면...그 시작은 중국이 될거같은 느낌이...이 나라 정부 하는짓도 심상찮고....
밀물썰물
16/02/16 09:51
수정 아이콘
미국에 계신 모양이네요. 어째 문장이 영어 번역한 듯한 인상이어서, 영어로 된 자료를 많이 읽고 쓰시나 했습니다.
첫 댓글 쓰신 분이 미국 말씀 하시길래, 아하 미국에 계시구나 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16/02/16 10:24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16/02/16 10:32
수정 아이콘
일본의 양적완하는 어떤가요?

현재 일본 내에서의 아베노믹스는 실패라는 인식이 강한데 말이죠.
Elvenblood
16/02/16 13:10
수정 아이콘
뭐 어쩔수 없는 거죠 성과가 나올떄까지 계속 붓는 수 밖에..
Anabolic_Syn
16/02/16 10:34
수정 아이콘
저번에 오일 뉴트럴, VIX롱, 트레저리 롱 예측했는데, 다행히 잘 맞아서 수익이 쏠쏠하네요.
근데 미국채는 생각보다 더 올랐다는.. 그리고 한국 30년물도 드뎌 1%대로..
지금은 포지션 거의 없는데 토요일 새벽에 인플레이션 수치 보고 다시 구축을 함 해봐야겠군요..

환율도 Euro FX 1에 베팅할까 해보다가 너무 일자무식이라 그냥 보기만했는데 정 반대로 엄청 움직였더라고요.
환율 전망도 궁금해집니다.
Elvenblood
16/02/16 13:10
수정 아이콘
3월 ECB 미팅때 추가적인 금리 인하는 거의 기정사실이라고 보기 때문에 다시 1.08대? 까진 떨어질꺼 같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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