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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12/23 19:59:53
Name 잠잘까
Subject [일반] [리뷰] 최근 본 영화들 6편
안녕하세요. 잠잘까입니다.


최근에 영화 몇 편을 봐서 또 감상문을 써볼까합니다. 흐흐


스포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무뢰한)
다루는 영화는 무뢰한, 분노의 질주 시리즈, 펠론, 마진콜, 에베레스트, 왓치맨 입니다.




















1. 분노의 질주 시리즈 (1~6)




감독 : 저스틴 린 
출연 : 빈 디젤, 드웨인 존슨, 폴 워커
장르 : 액션, 범죄


그동안 시리즈 물에 대한 향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솔직히 보기 힘든 007 시리즈(...)는 어쩔 수 없고 TV시리즈로 유명했던 스타트랙, 지금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스타워즈 등을 참고 참으며 본 기억이 있는데 이 시리즈는 도저히 손이 안가더라구요. 왜냐면 제가 하필 4편을 먼저 봤거든요. 시리즈 중에 최악이라 불린다는 4편(도쿄 드리프트). 일본이 주무대인데 솔직히 그저 그랬습니다. 아니 굉장히 실망을;; 그리고선 아예 쳐다도 안보다가 고인이 된 폴 워커를 보고선 다시 마음 잡고 1편부터 정주행을 했지요.

간단하게 레이싱에 관해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도미닉 토레노(빈 디젤)와 전직 경찰(FBI)인 브라이언 오코너(폴 워커)가 레이싱을 주무기로 세계 이곳저곳을 누비며 생활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아니 여기선 이런 장비를 쓰는게 맞지 않나?' 싶은 장면에서도 차 가지고 스피드 대결을 합니다. 1~3편은 레이싱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라면 4편은 떡밥뿌린 망작, 5편은 시리즈의 전환점을 가져온 범죄물 변신을 통해 6, 7편이 진행됩니다.

가장 재미있던 건 5편(언리미티드)이었습니다. 분노의 질주는 기본적으로 레이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시리즈마다 다르긴 하지만 액션 범죄를 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5편은 이러한 장르를 가장 적절하게 조화시킨 하이스트 영화거든요. 박진감 넘치는 레이싱과 그를 통해 적을 퇴치하면서 얻는 희열감, 그리고 5편은 그동안 나왔던 조연들이 총출동 하는 영화라 분노의 질주 시리즈 총 집결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반가운 얼굴들도 많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오래전부터 분노의 질주를 봤던 분들이라면 이 편을 최고로 꼽습니다. 다만 이것도 1편부터 봤어야 반갑지, 5편만 골라본다면... 이러한 재미를 느끼는게 어렵지 않을까 싶어요.


솔직히 수준 높은 영화(...) 까지는 모르겠습니다. 분명 박진감 넘치는 액션이 있고 이를 활용하는 스피드가 있는데 극 중 캐릭터들의 동기가 굉장히 떨어져서 공감이 안될 상황이 많거든요. 개연성은 아아.... 실망과 의외의 재미를 동시에 느낀 작품. 실망한 터라 7편을 볼까말까 고민이긴 했으나 다른 건 몰라도 7편은 봐야겠지요. 

고인이 된 폴 워커의 명복을 빕니다.





2. 펠론(2008)



감독 : 릭 로먼 워
주연 : 발 킬머, 스티븐 도프, 헤롤드 페리뉴
장르 : 범죄, 드라마


평범한 서민인 주인공 포터(스티븐 도프)가 우연히 집을 무단침입한 강도를 잡게되는데 이게 여러 정황이 얽혀서 살인죄를 선도 받습니다. 감방에 수감되는데 하필 같이 쓰는 동료가 전설적인 죄수 스미스(발 킬머). 그런 위험한 상황에 놓인 포터가 가족들을 위해, 그리고 감방에서 살아남기 위해 처절한 사투를 담아낸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2008년작인데 평이 어떠한들 계속 본다본다 하면서 고이 모셔놨던 영화입니다. 별다른 이유는 없고 포스터가 너무 매력적이라서요. 흐흐. 초반부터 중반까지 (제 입장에서는) 아주 신선했고 감옥에 대한 여러 사실도 알 수 있었습니다.(감옥파벌, 줄서기) 템포가 빠른 편은 아니라서 소위 '피말리는' 상황이 자주 벌어졌고 저는 이런 상황을 즐겨보기 때문에 흥미로웠습니다. 좌절감을 만들고 거기서 헤쳐나가지 못할 상황을 더 만들어서 아예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이런 장면들은 고통의 끝은 어디까지인가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아합니다.

소재는 뻔한 감옥일지라도 중심축을 빗겨가지 않는 선에서 얽히는 실태래를 보는 맛이 있었는데...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 이야기 구조가 무너지고 '잉?'스런 상황이 나오다 못해 어이 없는 해결책이 등장하면서 아아... 흔히 말하는 용두사미 작품이 완성되었습니다. 

뭔가 배신당한 느낌이 들 정도로 안타까운 영화라고 평하겠습니다.





3. 에베레스트(2015)



감독 : 발타자르 코루마쿠르
주연 : 제이슨 클락, 조슈 브롤린, 제이크 질렌할, 존 호키스, 키이나 나이틀리
장르 : 드라마, 스릴러

제목이 곧 영화. 상업 등반가이드 롭 홀(제이슨 클락)이 전국에서 몰려온 등반객들과 함께 에베레스트 등반을 위해 모입니다. 또 이들과 같은 직업을 가진 스콧 피셔(제이크 질렌할), 스웨덴 등반 모임 등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등반가들로 인해 세계 최고 높이라 불리는 에베레스트는 인산인해. 등반을 목표로 올라가는 등반가들의 일상을 다룬 영화입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안타까운 일이 중심이긴 합니다.

아름다운 장관과 아찔한 곡예 등 볼거리가 넘쳐나는 영화입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본 산악영화가 버티칼 리미트인데 그것보다 더 현실적이고 광활한 영화. 그리고 다양한 캐릭터들이 혼재되어 있어서 마냥 선(산은 올라가야한다)을 추구하지도 않습니다. 변해버린 산악 등반을 다루는 것과 동시에 산을 등반하는 성취감도 다루고 있습니다.

그래도 아쉬운건 굉장히 무난하다는 거죠. 갈등을 위한 장치들이 워낙 적어서 굉장히 평이하다가 위기감이 찾아옵니다. 물론 그 위기는 정말 처절하리만큼 무섭고 끔찍하나 그 전의 상황이 너무 아름답게 그려지다 보니 이질감이 강합니다. 각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등반의 어려움은 더 표현해줘야 맞지 않나 싶은데 그건 마치 '아 오늘은 포기~, 내일 가자'처럼 단순하게 그려졌고요. 조금은 아쉬운 작품.





4. 마진콜 : 24시간, 조작된 진실(2011)



감독 : J.C 챈더
주연 : 케빈 스페이시, 제레미 아이언스, 데미 무어, 사이먼 베이커, 재커리 퀸토, 폴 베타니, 스탠리 투치
장르 : 스릴러, 드라마


전세계를 강타한 미국 금융 위기 사태를 다룬 영화입니다. 줄거리를 소개하고 싶어도 제 능력이 워낙 미천해서 주식, 경제(...) 쪽을 잘 모르겠네요. 간단히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전야 속 개개인을 다룬 영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는 세계에서 가장 큰 돈이 오간다는 월 스트리트의 다른 이면을 파헤친 영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재미있다, 없다를 떠나 일단 경제학 용어를 최대한 쉬운 방법으로 접근하는게 눈에 보입니다. 저야 논리적 사고가 워낙 미천하니 정지시켜 놓고선 단어를 찾아가며 계속 이해를 갈구했지만, 몇가지 용어를 안다면 바로 이 영화가 표현하는 바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설사 그런게 없다하더라도 바로 극 중 인물 대사와 표정, 새로운 등장인물을 통해 왜 위기인가, 무엇이 문제인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다우 존스니 나스닥이니 하는 어려운 숫자도 나오지 않습니다. 흐흐)

생각보다 재미있게 봤고요, 감독이 표현하고자 하는 대비관계를 명확하게 그려내서 더 좋습니다. 돈을 벌어야 한다는 단순한 개념을 떠나서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주제와 결부시켜 주,조연들 모두가 돈을 만지는 직업임에도) 숫자 감각이 무뎌지는 장면들이 있거든요. 거기에 각 캐릭터들은 전부 이중적인 모습들을 갖추고 있고 그들의 삶도 거북스럽습니다. 초반만 해도 사건을 중심에 놓고 이야기 하다가 어느 시점이 되면 각 개인간의 스토리로 확장되는데 우린 그 장면들을 보면서 기업 혹은 국가의 위기사태가 아니라 각 개인의 미래를 떠올립니다. 근데 그들의 신분은 평범한 중산층이 아닌 이미 MFG에 빠져버려서 돈의 상징적인 의미가 희미한 사람들이거든요. 여기서 거북함과 속물성 등 다양한 궁상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심지어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케빈 스페이시에게도요. 천차만별인 세계.

'가진자의 도덕적 해이'라는 말을 잘 드러낸 영화가 아닌가 싶네요.





5. 무뢰한(2015)



감독 : 오승욱
주연 : 전도연, 김남길, 박성웅
장르 : 멜로, 드라마


제가 멜로 영화를 마지막으로 본게...모르겠네요. 크크크크 그만큼 별로 좋아하질 않습니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이 메말랐다고 해야할지, 아님 그런 과정을 쌓는 것을 지겹다고 해야할지. 그러다가 우연히 연말이라서 종종 이야기 나오는 '2015 한국 영화 베스트10'을 보다가 생각나서 봤습니다.

뭐 멜로물이란게 다 스토리가 비슷하지요. 형사 정재곤(김남길)이 살인자(박성웅)를 쫓다가 실패, 그래서 새로운 다리를 놓기 위해 모종의 일을 벌이던 중, 살인자 여자친구인 '한물 간 텐프로' 김혜경(전도연)에게 접근해 이러쿵 저러쿵 하는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의 매력이라 하면 물론 전도연이지만, 제목에서 표현을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무뢰한'이란 단어를 정확하게 몰랐는데 이런 뜻이 있다고 하네요. '일정한 직업이 없이 불량한 짓을 하는 사람'. 언뜻보면 극 중 전도연(텐프로)을 다룬 영화라고 볼 수도 있으나 사실 형사 김남길도 마찬가지 입니다. 범인을 잡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거든요. 보편적인 직업선을 넘은 두 사람의 사랑을 다룬 영화기 때문에 몹시 비현실적이고 이상적입니다. 그래서 재밌더군요. 극적으로 이루어지는 혹은 이뤄지지 않는 사랑? 그런 표현보다 두 '무뢰한'들의 어쩔 수 없는 사랑(해방) 통로를 연결시키고 해체시켰다는 점을 높게 사고 싶습니다.

그러한 큰 틀의 분위기는 확 잡았는데... 아쉬움은 세부적인 면인 것 같아요. 왜 전도연은 김남길에게 사랑을 느낄까, 왜 김남길은 전도연에게 사랑을 느낄까. 이 2가지를 자연스럽게 그리지 못하더군요. 제가 길거리 가다가 한 여성분을 보면서 '사귀고 싶다'라는 감정을 표현하는 건 아주 간단한 장치로도 만들 수 있지만 김남길과 전도연의 사랑은 쉽게 만들 수 없는 신분입니다. 단지 외로움, 순수, 소외감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한게 아쉬웠습니다. 좀 더 이야기를 보탤 수도 있지 않나 싶은데 상영시간이 문제가 있었을까요. 

전도연은 짱짱녀, 김남길은 어버버도 기억나네요. 





6. 왓치맨(2009)



감독 : 잭 스나이더
주연 : 패트릭 윌슨, 매튜 구드, 잭키 얼 헤일리, 제프리 딘 모건, 빌리 크루덥, 칼라 구기노
장르 : 판타지, 드라마, 액션


성기노출에 관해선 아주 기념비적인(...) 작품이죠. 2009년도에 평이 워낙 안좋아서 그냥 담아만 두고 있다가 Ultimate cut 판에 극 중 이해를 돕기 위한 많은 장면이 많이 삽입되었다고 들어서 본 작품입니다. 

뉴욕 내 평화를 수호하는 히어로, 로어셰크(포스터 중앙)는 같은 동료 히어로인 코미디언(포스터 맨 우측)의 죽음을 접하게 되고 수사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극 중 시대는 히어로들의 활동을 금지하는 '킨 법령' 이후 동료들이 모두 은퇴한 상태. 동료들이 은퇴한 상황에서 유일하게 불법적으로 활동하는 로어셰크를 매개로 시대상황, 권력남용에 대해 다룬 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소개한 영화 중에 가장 재미있었고 그리고 어처구니 없게도 나무위키 소개를 더 재미있게 읽은 작품입니다. 나중에 따로 원본인 만화책을 구해서 보고 싶을 정도로요.

먼저 잭 스나이더의 [300]이 떠오를 만큼 액션이 멋집니다. 유려한 영상미와 느림의 미학, 고어한 장면들은 히어로를 특징있게 나타내주는데, 영화를 보고나서 원작을 살펴보니 절대 그렇게 표현하면 안되더군요. 물론 제가 평가할 깜냥은 안되서 이런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왓치맨은 극중인물인 닥터 맨하튼(거의 신적인 존재, 포스터 왼쪽에서 2번째)을 제외하고는 일반인 보다 조금 나은 수준의 사람들입니다. 또 다른 실력자인 에이드리언 바이트(포스터 맨 왼쪽)가 있지만 이 사람은 음...인류의 천재?로 그려지는, 어떻게 보면 이해 가능한 수준 정도의 사람. 근데 이러한 액션신을 넣다보니까 주제의식과 멀어집니다. 육체적인 강함, 초능력 등은 에드리언 바이트와 닥터 맨하튼 정도면 되는데...극 중 인물들은 (은퇴한 '할아버지' 나이트 아울조차) 화려한 액션을 뽑냅니다. 그렇다보니 인물들간의 힘의 강약이 반드시 필요한 장면이 아주 벙찌더군요. 한마디로 주제가 퇴색되었습니다. 안타까운 장면들.

하나 더 안타까운건 결말인데 이건 스포니 패스.

대신 잭 스나이더는 원작을 그대로 옮겨왔다고(결말빼고) 표현해도 될 만큼 잘 그려냈습니다. 촌티나는 히어로 복장하며 주,조연들의 생김새도 굉장히 디테일하게 그렸고 초반 오프닝은 와우~ 아주 깔끔하게 보여줬습니다.(미국 시대상과 그 전시대 히어로들의 상황) 그 장면이 없었다면 (새로운 장면을 넣은 Ultimate cut 조차) 영화가 무려 5시간 짜리가 되었을지도...흐흐.

왓치맨(Watchmen)은 감시자들이란 뜻이죠. 초반에 시민들이 위 히어로들에게 시위를 하면서 '감시자들은 누가 감시하냐'란 뜻을 알고 접근하니까 이 영화가(혹은 원작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말 재밌게 봤네요.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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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rschach
15/12/23 20:16
수정 아이콘
마진콜 참 괜찮은 영화였죠. 그런데 오래되니 내용이 잘 기억안난다는게 문제;;;

왓치맨은 참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전 오히려 원작보다 영화가 더 좋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잭스나이더 최고의 작품이기도 하고요.
15/12/23 20:35
수정 아이콘
왓치맨 짱짱맨
분신술 애무 장면도 정말 충격이었어요
키스도사
15/12/23 21:24
수정 아이콘
와치맨은 초중반에 재밌가가 시퍼런 주인공이 갑자기 신이 되고 하는거 보고 내용 이해가 잘 안갔던 영화 ㅠㅜ

에베레스트는 뭔가 심심한 기분?이 들었어요.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추천하신 영화들 한번 봐야겟네요 :)
커피보다홍차
15/12/23 22:23
수정 아이콘
무뢰한을 보며 전도연이라는 배우가 가진 힘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대사가 없어도 감정이 느껴지더라고요.
Contax_Aria
15/12/24 00:43
수정 아이콘
전도연이 이름값 이상으로 연기력이 정말 대단하구나 라고 실감하게 되는 영화였죠.
솔직히 영화 자체는 여러가지로 B급 영화에 가까운데 전도연 연기력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볼 만한 영화입니다.
잠잘까
15/12/24 03:37
수정 아이콘
인터뷰에서 김남길이 전도연에 대해 '사랑스럽다'라는 표현을 하던데 이해가 바로 가더라구요. 극 중 직업이 무려 텐프로인데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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