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보기를 하면 잘 아시겠지만, 저는 굉장히 선명한 반새누리성향의 야권지지자이고 그 연장선상에서 안철수 의원에 대해서도 딱히 나쁜 감정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최근의 안철수 전대표의 행보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아니 문대표가 새정치민주연합의 대표가 된 이후 안철수 전대표의 행보는 점점 더 최악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그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한참 동안 생각해보고 글을 올립니다. 짧은 식견을 가진 터라 부족한 부분이 꽤 있겠지만, 어쨌든 이 이 곳에서 다양한 의견을 나누었으면 합니다.

누군가의 행보를 해석하는데는 미래의 꽤 높은 확률로 일어날 일들을 한번 생각해 보는 게 좋겠죠…저는 안철수가 결국 총선 이후를 내다보고 최근의 스탠스를 취하지 않나 싶습니다.
다음 총선은 대부분이 예상하는 것과 같이 새누리의 압승으로 끝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 역사를 되돌아 보면 탄핵정국을 제외하고 총선에서 야당이 이긴 경우는 전무했고, 박근혜 대통령의 인기가 지속되는 한 선전을 해봐야 개헌저지선을 막는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총선의 경우 대선보다 지역색이 훨씬 더 강하게 드러나는데다, 지금과 같은 소선거구제 하에서는 더더욱 가망성이 없는 상황입니다.

다음 총선에서 90%의 확률로 야당이 지는 것이 예측된다면, 안철수는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좋을까요? 저 같은 평범한 야권지지야 안철수 의원 정도의 큰 인물에게 그에 걸맞은 큰 정치를 원하겠지만, 그도 야망이 있는 한 사람의 정치인으로써 결국은 본인에게 가장 유리한 선택을 해야하겠지요…
현실적으로 봐서 만약 총선에서 야당이 대패한다면 현 문재인 대표는 대선후보 자격을 상실하고 사실상의 정계은퇴수순으로 갈 것입니다. 문재인 대표도 결국에는 장기판의 말과 같은 존재이기에 그 책임을 온전히 짊어져야 할 것이고, 설사 그렇게 날개 없이 추락한다 할지라도 차기 대선이 끝나는 날까지 친노지지 유권자들의 구심점으로 남아주길 바랄 뿐입니다. 아쉽지만 그게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이겠지요.. 문재인 낙마 후의 새정치민주연합의 구심점은 누가 될까 생각해보면 결국 또 다른 유력 대선 주자인 안철수가 부상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총선 패배의 책임을 묻지 않을만한 자리에 본인이 있어야 하는 것이 그 선결 과제겠지요..
물론 10%의 확률로 야당이 총선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문대표에게 날개가 달리는 셈이 되겠지요..차기 야권 대선후보는 확실하고 차기 대통령이 될 가능성도 상당히 높아지는 등 현 문재인 대표가 탄탄대로를 걷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만…안타깝게도 그럴 가능성은 그렇게 커보이지는 않습니다.

결국 안철수 전대표에게 가장 유리한 상황은 새정연이 총선에서 져도 본인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상황으로 끌고 가는 것이 될 거 같습니다. 안철수의 현재 행보는 딱 여기에 맞춰져 있다고 보입니다.
제가 보기에, 기소만 되도 공천 배제, 국회의원 축소 등의 상당히 초보스러운 혁신안을 내놓고 (다른 건 김상곤의 혁신안과 큰 차이도 없죠), 이 정도로 문대표에 어깃장을 놓는 이유는 어차피 질 총선에 대해서 본인이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기 위한 명분을 쌓는 과정으로 보입니다.
더군다나 본인에게 혁신위원장을 맡아달라는 문대표의 요청 및 최고위원회의의 추인까지 거부한 이력으로 볼 때,  현재 혁신안을 빌미로 어깃장을 놓는 것은 뭔가 책임질만한 일은 하지 않겠다, 혹은 내말 안들어서 패했지라는 면죄부를 얻기 위한 전략이라고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이렇게 어깃장을 놓게 되면, 메이저 언론은 불보듯 뻔하게 콩가루 야당, 이합집산 야당, 리더쉽 없는 문재인이라는 헤드라인이 걸리게 되겠고 결과적으로 총선에서 야당이 이길 가능성이 점점 낮아집니다. 결국, 안철수의 입장에서는 본인을 위해서 가장 적합한 스탠스를 위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이 과정에서 박주선, 천정배 등의 탈당의원, 주승용, 박지원 등의 호남지역 의원들과 계속 합을 맞추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합니다. 새정연내 호남 지역 의원들은 자기 밥그릇 뺏길까봐 그 난리를 치는 셈이고, 탈당한 호남지역 의원들은 호남지역에서 안철수라는 이름을 이용해 밥그릇을 지키고 싶은 것일테고, 안철수는 단적으로 총선 패배의 책임을 본인에게 가는 것을 피하고 싶은 것이겠지요…
이들의 목적은 모두들 다르지만, 본인들의 이득을 위해서 취해야 하는 행동은 문재인과 김상곤의 혁신안을 흔드는 것으로 같기에 이 정도로 어깃장을 내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의 행동을 보면 다음 총선에 야당의 패배를 어쩌면 야당의원들이 가장 크게 직감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마도 안 전대표는 조만간에 탈당을 선언할 것으로 생각되고, 그 시기는 아마도 2차 민주노총 집회 이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그렇게 판단하는 이유는 정치인 안철수에게는 그게 이득이니까요..탈당하지 않으면 어떻게든 선거를 도와야 할 것이고, 그 경우 본인도 책임을 져야 할 일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사실 이쯤 되면 탈당을 하는 것이 야권에게는 오히려 이득이 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안철수 전대표의 입장에서 본인에게 가장 유리한 상황이 어떤 것일지 한번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도 한 사람의 정치인이기에 당연히 그의 판단과 행동이 본인에게는 합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라도 새누리가 집권해 흔히 말하는 킹찍탈 같은 사태가 벌어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안 전대표가 되든 문 대표가 되든 박시장이 되든 김부겸, 안희정이 되든 그 누가 되든 상관없습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씁쓸한 뒷맛이 남는 것은 왜인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제 식견이 짧아서 위의 추론이 틀린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현재 돌아가는 상황은 제 예측을 크게 벗어나지 않네요..

사견이지만, 결론적으로 야권 대선 후보는 문재인의 지지를 받는 박원순이 될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