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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11/15 23:28:19
Name hp0407
Subject [일반] 하프마라톤 완주하고 왔습니다.

 작년에 오늘 대회 10킬로 처음 도전해서 10킬로 3번 완주하고 4번째 하프 도전했는데 무사히 잘 다녀왔습니다!


 마라톤을 시작한 이유는 나이 먹고 체력이 점점 떨어지는 것 같아서 체력을 기르려고 시작했네요. 공부, 일, 놀기 등 모든 활동은 체력이 기본이더라고요. 뭐하면서 체력을 기를까 생각하다 달리는 게 제일 만만한 거 같아서 주변 공원 같은데 설렁설렁 뛰어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친구 중에 마라톤 좋아하는 녀석이 있어서 같이 준비하기로 했는데 처음이니까 5킬로 참가하려고 했는데(처음에는 2킬로도 엄청 부담스러웠거든요) 거긴 얘들 참가하는 코스라고 해서 10킬로 준비했네요. 확실히 5킬로 코스는 마라톤이라기 보단 장거리 경주하시는 분들 아니면 부모랑 아이들이 산책하러 온 느낌이더군요. 목표는 걷지 않고 꾸준히 달리기. 56분 나왔는데 일정한 속도로 안 걷고 잘 달렸네요. 후유증도 발바닥에 물집 조금 잡힌 것 말고는 없었습니다. 이후 두 번의 10킬로도 기록은 같았는데 점점 편하게 달렸습니다. 페이스 조절도 시도해봤고요.


 그런데 하프 먼저 도전한 친구가 13킬로대에서 쥐나고, 발목도 안 좋아져서 이번 하프 준비는 나름 조심스럽게 하게 됐습니다. 우선 조금 달릴줄 알게 되니 호흡은 괜찮은데 발목, 무릎, 허리 등 몸이 못 버티는 경우가 많더군요. 하프, 풀마라톤 하면서 몸이 상했다는 사람도 만나서 조언도 듣고요. 그래서 달리기만 하지 않고 웨이트도 같이 하기로 했습니다. 게다가 공원에서 달리니 요즘 날씨가 추워져서 괜히 감기나 걸릴 거 같아서 헬스장 다니기 시작했네요. 대회전에 20킬로를 한 번 완주해볼 생각이었는데 어찌어찌 15킬로까지만 뛰어봤습니다. 헬스장 런닝머신은 어색하고 지루하고 더웠습니다.


 하프 목표는 언제나처럼 물 마실 때 빼고 계속 달리기, 기록은 2시간 30분 이내지만 그 이상 걸리더라도 바로 내일 생활에 지장 없도록 후유증이 안 생기도록 적당히(?) 달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대회는 5킬로부터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배가 아프더라고요. 평소에도 가끔 그러긴 했는데 10킬로면 참겠는데 21킬로 갈 생각하니 아득하더군요. 화장실도 안 보이고 당황스러웠네요-_-;; 코스 기억을 되살리며 어디에 화장실이 있는지 그것만 찾고 있었네요. 다행히 10킬로 지점에 화장실이 있어서 잠깐 코스를 이탈하고 볼일을 보니 아주 몸이 가벼웠습니다;;


 13킬로쯤 되니 무릎이 안 좋아지고 15킬로 되니 걷고 싶은 유혹이 강했습니다. 그래도 페이스 조절이 잘 되었는지 18로쯤 되니 편안하게 계속 달리게 되었네요. 스퍼트를 하려다 첫 출전이라 그냥 같은 페이스로 계속 달렸습니다. 기록욕심의 유혹 이겨내서 페이스 조절하는 것이 언제나 마라톤에서 중요한 것 같습니다. 건강하자고 하는 건데 5분 기록 단축하려다 후유증으로 고생하긴 싫었거든요. 덕분에 계획대로 무사히 완주했습니다. 꾸준히 연습해서 그런지 10킬로 완주했을 때랑 몸상태 비슷했습니다. 기록은 2시간 17분.


 마라톤 준비하면서 느낀 건 대회 출전도 좋지만 그 과정에서 연습한다고 꾸준히 운동을 하게 된다는 것 같습니다. 목표가 없으면 아무래도 계속 운동하기가 좀 지겹거든요. 하프 완주하고 나니 10킬로는 좀 짧은 느낌이 들 정도로 꾸준히 달리는 기분이 좋았습니다. 특히 15킬로 구간에서 사람들이 별로 없으니 뭔가 고독히 뛰는 데 느낌이 묘했습니다. 풀코스도 죽기 전에 한번쯤은 해보고 싶긴 한데 자주 하면 몸 상할까 걱정도 되고 아직 몸도 덜 만들어진 것 같아서 당분간은 하프 계속 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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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1/15 23:29
수정 아이콘
저도 마라톤 도전하려고 하는데 장이 약해서 ㅠㅠ
15/11/16 00:02
수정 아이콘
일단 연습해보시고 장이 괜찮으시면 도전해보세요 ^^
15/11/15 23:37
수정 아이콘
우선 축하드립니다

저도 10키로는 꾸준히 하고있는데 무릎이 시큼시큼해서 무리해서 늘리지는 않고있습니다

무릎관리는 어떻게 하셨는지 여쭤봐도될까요?
15/11/16 00:01
수정 아이콘
저는 오래 달리면 허리-어깨-무릎-발목이 조금 안 좋긴 한데 허리가 가장 안 좋아서 스트레칭, 스쿼트, 허리강화 운동 위주로 했습니다.
일단 저는 무릎관리를 특별히 하지 않았고 전문가가 아니라 잘 모릅니다.
단지 평소 내리막길에서 무릎이 상하지 않게 얌전히 다니고 달릴때도 무릎이나 발목에 무리가 안가고 체력소비도 안되도록 상체는 되도록 안 움직이고 무릎을 약간만 들고 발바닥을 팅겨주면서 뛰긴했는데 제가 자세교정을 받은건 아니라 제대로 한건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자세가 중요하지 않을까요?
15/11/16 00:04
수정 아이콘
고생하셨습니다! 저도 내년까지는 하프 코스를 계속 뛰어보고 적응이 됐다 싶으면 풀코스 연습을 시작해보려 합니다.

여기저기서 보니, 고수분들은 대회 1~2주전부터 대회 시차에 맞춰서 운동을 하고, 배변주기도 뛰기 한시간 전으로 맞추더군요. 저도 마이런 1주 전부터 배변 시기를 맞춰놨더니 화장실 가는 일 없이 쾌적하게 뛰고 왔습니다. 다음번 대회 때는 요렇게 해보세요!
15/11/16 00:12
수정 아이콘
조언 감사합니다. 저만 그런게 아니었군요. 모든게 준비입니다. 크크
15/11/16 01:19
수정 아이콘
그렇습니다 크크 단순히 뛰면 되는 운동인 줄만 알았는데 파고 들어 보니 사소한 것 하나하나 신경 써야 하는 운동이더군요. 대회 전날, 대회 당일, 에너지팩 섭취 주기, 수면 주기 등등을 신경 써줘야 하고 이 루틴이 꼬여버리면 섭3하는 고수분들도 기록이 엉망되는 걸 접했습니다. 특히나 배변이 꼬여버리면 흐름 끊기고 대참사..

결론은 똥은 규칙적으로(?) 동계훈련 열심히 해봅시당 헤헤
동네형
15/11/16 00:20
수정 아이콘
제 첫 하프가 2:18 이였는데 어떤 느낌인지 생생합니다 흐흐 회복 잘해주시고 이후는 달릴때 바닥을 어떻게 디딜지에 대한 고민 위주로 마라톤 클럽도 찾아보시고 하면 좋을겁니다.
보드타고싶다
15/11/16 00:45
수정 아이콘
젖꼭지 쓸리지않으셧나요? 전 매번 옷에 쓸려서 너무 아파서 반찬고 붙이고뛰는데요

확실히 마라톤준비할때는 삶의 활력이넘치고 건강한생활이 되서좋아요
15/11/16 00:49
수정 아이콘
고생하셨습니다!
저도 슬슬 하프도전하려고 준비하는중인데 동지만나서 반갑네요 흐흐
잔넨나가라
15/11/16 01:05
수정 아이콘
저질 체력으로서 마라톤을 하시는 분들을 보면 경외감마저 느끼는 요즘입니다.
워낙 몸쓰는 일은 거리를 둔 지라 이제는 급할때 지하철역으로 가는 그 몇십미터 뛰었는데 금방 헥헥거리며 지치는 제 몸을 보자니 안타까움의 탄식만...
어떤 일을 하든 체력이 없으면 아무것도 안된다는 건 머리로는 알지만.. 이게 실천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라....
아무튼 고생하셨습니다.
방민아이유
15/11/16 02:28
수정 아이콘
마라톤 중에 급X이라니 상당히 피지알스러운 글입니다
5키로도 힘들었는데 하프라니.....
15/11/16 08:34
수정 아이콘
저도 작년 연말부터 10km 준비하고 올해 상반기에 2번 뛰었었어요. 하반기에 춘천 대회를 목표로 10km 마무리 하려했는데
직장이 바빠진 관계(는 핑계 맞습니다.)로 지금은 다시 저질 몸이 되어갑니다.
하프뛰셨다니 대단하십니다. 저는 내년에 10km 조금 더 해보고 결정하려구요.
목화씨내놔
15/11/16 09:23
수정 아이콘
30대 중반이 넘어갔는데 군대 있을 떄 구보하던거 생각하고 작년에 10킬로 아무생각없이 지원했다가 지옥을 맛봤었죠.

대단하시네요.
세인트
15/11/16 15:28
수정 아이콘
한국 귀국후에는 운동을 못해서 급격히 뱃살이 불어버린 아재입니다 ㅠㅠ

빈에서 일할 때는 여유가 좀 있어서 꼬박꼬박 운동하다가 누나의 권유로 하프마라톤을 준비하여 참가했었는데요. 2년간 2회 참가했었습니다.
저도 마라톤 중에 급X의 경험이 있어서 두 번째에는 출발전에 아예 미리 화장실 가서 싹 방광과 대장을 비우고(?) 참가했습지요.
그런데 첫 번째 때 비해서 두 번째 때 체력배분이랑 미리 준비하는 과정이 부족해서 (프로젝트 때문에 여력이 ㅠㅠ) 진짜 고생했습니다.
15~16km 구간쯤부터 급격히 힘이 빠지더니 마지막에는 정말 기다시피 해서 들어왔었지요 흑흑 ㅠㅠ

아무튼 뭐니뭐니해도 하프마라톤의 제일 참 맛은 중간에 나눠주는 바나나더군요.
세상에 바나나가 그렇게 맛있는 녀석인지 그 때 처음 알았습니다.
나도 모르게 비엔나에서 걸쭉한 경상도 사투리로 '우와 바나나 X바 X나 맛있네!!' 라고 말했었습죠 크크크크크.
15/11/16 21:46
수정 아이콘
모든 스포츠맨들이 운동후 꼽는 가장 좋아하는 과일이 열량 높고 피로회복에도 좋은 바나나라죠.
15/11/17 00:13
수정 아이콘
급수 지점에서 '끝에 초코파이 바나나 있어요'란 소리를 듣자마자 갑자기 힘이 나더군요 크크 맛있게 냠냠
세인트
15/11/17 08:31
수정 아이콘
완전공감요 크크크크크크
王天君
15/11/16 23:28
수정 아이콘
러너스 하이는 안왔나요?
저는 그냥 조깅하다가도 그게 너무 일찍 와서 아 내가 참 축복받은 저질체력이구나 하고 혼자 팟팟 거리다가 금새 식는데.
15/11/17 00:12
수정 아이콘
18킬로 지점에서 러너스 하이같은 상쾌함 느껴봤네요!
매일 좁은 공간에 틀어박혀 있다가 경치 구경하면서 바깥 바람 쐬니깐 참 즐거웠습니다.
오렌지나무
15/11/19 21:53
수정 아이콘
신발 좋은거 사시고 도로보다 트랙을 뛰세요!
마라톤 분명히 좋은 운동이면서 위험한 운동입니다.
하프 1시간 50분 이하가 될때 풀코스 도전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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