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몇년동안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사퀴테리(Charcuterie)는 프랑스어로 '가공육'을 뜻합니다.
빠떼, 테린 뿐만아니라 소시지나 햄도 그 범주에 들어가지요.
근래 와인이나 맥주 등과 함께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가공육 문화는 한국에 낯선 것이 아닙니다.
순대나 족발, 그리고 오늘 소개하는 돼지머리편육도 그 범주에 들어간다고 할 수 있지요.
어릴적, 경조사 때나 먹어보던 누른 돼지머리 편육을 아내가 시도할 때만 해도 걱정반, 기대반이었습니다.
지우개같은 식감은 그리 좋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만드는 과정이 너무 어렵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러나 적어도 식감은 기우였습니다.
상업적으로 만드는 편육에는 젤라틴이 들어가기에 상대적으로 식감이 뻣뻣한 편이지만,
홈메이드 편육은 무척 부드럽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연골, 살코기, 지방 등의 부위가 한데 어우려져 연출하는 맛과 식감의 하모니는,
수육과는 또다른 맛의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소금이나 간장, 혹은 새우젓을 곁들이면 그것으로 훌륭한 요리지만,
부추김치나 갓김치, 혹은 일반적은 배추김치도 매우 좋은 궁합을 보여줍니다.
밥 반찬으로도 좋지만 맥주나 막걸리, 혹은 소주와도 잘어울리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