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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9/18 18:37:05
Name AirQuick
Subject [일반] iOS 9에 대한 음모론? 소설? or anything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는 하루 전인 2015년 9월 17일 새벽 2시에 iOS 9이 정식으로 출시되었습니다. 기존에 출시되었던 iOS들과는 달리, 처음 iOS 9에 추가되었다고 하는 기능을 살펴보면 그다지 큰 변화는 없어 보입니다. 나무위키를 살펴보니 전 버전의 iOS에서 큰 변화라고 할만한 것들은 iOS 2 (iPhone OS 2라고 쓰는게 맞겠지만, 편의상...)에서의 App Store, iOS 4에서의 멀티태스킹, iBooks, iOS 5에서의 iCloud, 알림 센터, Siri, iOS 7에서의 제어 센터, iOS 8에서의 고도의 개적화애플 페이, 애플 뮤직정도를 꼽을만 합니다. 물론 아이패드 유저라면 멀티태스킹이 엄청나게 강화되었기 때문에 관련 기능을 지원하는 앱이 업데이트되는 한두달 뒤쯤이면 큰 변화를 느낄 수 있겠지만, 아이폰 유저 입장에서 큰 변화로 꼽을만한 것은 없습니다.

 큰 변화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의미있는 변화라고 할 수 있는 변화가 몇가지 있기는 합니다. 메모에서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을 추가할 수 있게되었고, 스포트라이트에서 간단한 계산이나 경기 정보, 환율 등의 검색이 가능해졌습니다. 이어폰을 연결하면 기존에 많이 사용한 음악 관련 앱을 추천해주고, 링크나 알림을 눌러서 다른 앱으로 넘어가면 상태 표시줄에 이전 앱으로 돌아가기가 생겨 편하게 이전 앱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런 변화들 중 가장 큰 변화는 사파리에 추가된 콘텐츠 차단기입니다.

 콘텐츠 차단기는 iOS 9에 추가된 신기능입니다. 이전까지는 사파리에서 광고를 보지 않으려면 VPN 앱을 설치하거나, 사파리를 사용하지 않고 광고 차단 기능을 지원하는 다른 웹 브라우저를 사용해야 했습니다. 특정 iOS 버전에서는 사파리만 빠른 웹 엔진을 사용했던 적도 있었기 때문에 광고를 보지 않으려면 굉장히 불편하고, 느리고, 귀찮았습니다. 하지만 iOS 9에서는 굉장히 간편해졌습니다. 콘텐츠 차단기 기능을 지원하는 앱만 깔아놓고 옵션만 켜면 자동으로 사파리에서 광고를 차단하거든요. 콘텐츠 차단기는 광고뿐 아니라 각종 SNS 버튼(좋아요 등등)이나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추적하는 추적기들, 이상한 스크립트 등 사용자 입장에서 쓸모없는 여러가지 콘텐츠를 차단할 수 있습니다.

 저는 콘텐츠 차단기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애플이 왜 이런 기능을 추가한 걸까? 단순히 사용자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하기 위해서? 만약 애플의 숨은 의도가 있나면?' 요즘 팟캐스트를 많이 들어서 제가 회의주의자가 된 건지 저런 의심이 들었고 그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습니다. '그러면 사파리에서 차단하는 광고는 어떤 회사꺼지?' 이걸 알아보려면 모바일 광고 시장의 구조를 알아야 했습니다.

 제가 약 10분간 조사해본 바로는, 모바일 광고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어플리케이션 내 광고입니다. 무료 앱에 달린 배너형 광고부터 시작해서 F2P 게임에서 게임 내 화폐를 얻기 위해 보는 광고, 게임 한 판을 했는데 갑자기 뜨는 동영상 광고 혹은 전체화면 광고 등이 모두 포함됩니다. 이런 형식의 광고는 애플의 iAd, 구글의 Admob, 기타 등등의 수많은 광고 업체에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모바일 웹 광고입니다. 인터넷을 하다보면 게시판 목록 중간에 끼워져 있는 광고나 유튜브등에서 특정 동영상을 보기 위해서 봐야하는 광고, 이런 형식의 광고는 구글 애드센스와 다른 업체 등에서 제공하고 있지만 애플은 제공하고 있지 않습니다.

 모바일 광고 시장에서 애플 VS 구글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물론 다른 업체가 많지만 과감히 생략했습니다)
   어플리케이션 내 광고 : 애플 iAd, 구글 Admob
   모바일 웹 광고 : 구글 애드센스
 이를 회사 기준으로 바꾸면 다음과 같습니다.
   애플의 광고 범위 : 아이폰 앱
   구글의 광고 범위 : 아이폰 앱, 안드로이드 앱, 아이폰 모바일 웹 환경, 안드로이드 모바일 웹 환경 -> 사실상 모바일 전체

 이런 상황에서 콘텐츠 차단기가 등장하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요? 몇개월 뒤 대부분의 아이폰 유저가 콘텐츠 차단기를 사용해서 아이폰에서 발생하는 모바일 웹 광고 트래픽이 사실상 0에 수렴한다고 해 봅시다.
 애플의 광고 범위 : 아이폰 앱
 구글의 광고 범위 : 아이폰 앱, 안드로이드 앱, 안드로이드 모바일 웹 환경
 구글이 아이폰 모바일 웹 광고 시장에 사실상 퇴출되었습니다. 이것은 기존에는 구글에만 광고를 넣어도 아이폰, 안드로이드 상관없이 광고가 잘 됐지만, 이제는 구글에만 넣으면 아이폰 유저들에게는 충분한 광고 효과를 볼 수 없다는 것을 뜻합니다. 반대로 가만히 있던 iAd의 경쟁력은 올라갔습니다. 아이폰 유저를 대상으로 광고를 하려면 이제 iAd가 확실하거든요. 애플은 콘텐츠 차단기라는 기능의 추가를 통해서 유저들에게 모바일 웹 환경의 쾌적함을 제공해주고 광고 시장에서는 자신들의 경쟁력을 올린 것입니다. 이게 바로 창조경제

 이 소설이 사실이라고 가정한다면 물론 이건 다 소설인거 아시죠? 애플의 궁극적 목표는 다음과 같을 겁니다.
 
   'iOS 환경에서 다른 광고 플랫폼의 퇴출'

 이 음모론에 따르면, 몇 년 뒤에는 애플이 (개발자 입장에서) 중대 발표를 할지도 모릅니다. '이제부터 iOS 앱에 광고는 iAd만 넣을 수 있다. admob같은거 넣은 앱들은 앱스토어에서 다 내릴꺼다. 이게 다 깨끗한 광고 문화를 위한거다.' 그때가 되면 iAd의 경쟁력은 더 올라가겠죠?
 결론적으로 겉으로는 별거 없어보이는 iOS 9가 사실 다른 모바일 광고회사에게 날리는 선전포고였던 셈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근거가 없으므로, 음모론이기 때문에, 재미로만 읽으시면 되겠습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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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름발이이리
15/09/18 18:58
수정 아이콘
구글 견제하려 한거다란 얘기도 있지만, 사실 iAd가 애플 내에서 제대로 된 사업취급을 못 받고 있기도 하고, 그런 견제한다고 본인 사업에 도움되는 측면이 별로 없어서.. 그냥 편의기능이라고 봐야죠.
사실 애드블록커 플러그인 등 광고 차단 기술들이 확보한 사용자 규모가 어마어마하고, 성장률도 높습니다. 지금은 별 상관없지만 나중에 가면 광고기반의 웹 기업들, 언론들 다 죽어나가는 아니냐는 김치국성 우려도 나오고 있을 정도로, 나름 메가 트랜드입니다.
15/09/18 20:18
수정 아이콘
근데 국내에만 한정시키면, 웹 환경상 모든 플랫폼을 만족시킬 수 있는 모바일 웹보다는 ios랑 안드 앱만 2가지 만들고 때우려는 경향이 강해서...
최소한 우리나라에선 과연 크게 영향이 있을까 싶기도 해요
사티레브
15/09/18 21:19
수정 아이콘
이런쪽 알못입장에선 흥미롭네요 헣
F.Nietzsche
15/09/18 22:10
수정 아이콘
iAd라는 것이 있는 상황이라면, 음모가 아니죠. 충분히 개연성 있는 일입니다.
키스도사
15/09/18 22:39
수정 아이콘
주제랑 다른 댓글이긴 한데

ios9 업뎃중에 제일 체감되는건 배터리 소모량이네요. ios 8보다 확실히 배터리 덜 먹는듯.
착한밥팅z
15/09/18 23:52
수정 아이콘
그나저나 iOS9에서 하스스톤은 안튕기나요? 겁나서 못올리고 있습니다
삽마스터
15/09/19 02:48
수정 아이콘
네 잘 돌아갑니다. 아이폰6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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