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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5/19 08:28:36
Name SG1859
Subject [일반]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민원.
안녕하세요. 처음으로 글을 쓰게 됐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크크
제가 짧게 끄적여볼 주제는 민원입니다. 민원....하...... 유관부서에 있는 분들은 아실겁니다. 이게 얼마나 악마같은 놈인지를. 새벽 1시에 9연전화크리를 맞아도, 개와 소의 자식이 되도 찍소리 못하고 감정컨트롤을 할수밖에 없는 이유도 이 민원이란  놈이기 때문이죠. 민원의 긍정적인 측면은 다들 아실테니 저는 부정적 측면을 조금만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가장 크고 현실적인 문제는 담당직원의 싸가지화입니다. 많이들 경험하셨을겁니다. 저 직원 왜이렇게 퉁명스럽지? 확실한건, 그가 처음부터 그렇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수많은 고객(이라고 쓰고 싸이코라고 읽는) 을 상대하나보니 자연스럽게 진화해버린 것이죠. 감정이 자발적, 비자발적으로 거세되다보니 기계같은 제3인류로 거듭나게 되고 이들은 친절하게 말하는것 같음에도 뒤돌아서면 뭔가 찜찜하고, 분명 웃는상 같은데 웃는게 맞는건지 의심스러운 그럼 사람으로 전락합니다.

그리고 태도를 넘어 실질적으로도 대부분의 고객은 직원의 능력치보다 훨씬 낮은 서비스를 받게 됩니다. 예를 들어 직원의 오늘 업무가능량이 100이고 고객이 100명이면 한사람에 1의 서비스가 돌아가야 합니다. 실제로는 한두사람에 90의 에너지를 쏟고 나머지 98명에게는 10의 능력치를 사용합니다. 이는 정상적인 98명을 자극해 또다른 민원을 낳는 원인이 되죠. 이게 정말 큰 문제긴 한데 대부분의 직원이 알면서도 이럴수밖에 없는 것이, 직원들은 한화야구마냥 내일 없이 오늘만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여력이..안됩니다. 하루살이처럼 하루 민원 막고 다음날 민원은 다음날에 막아요) 가장 좋은 해결책은 직원을 늘리는 것이겠지만, 인력관리능력이 세계최고인 우리나라 기업들은 이 인원 이하로 줄이면 업무 자체가 마비돼서 문제가 발생하기 직전인 상태로 조직을 유지합니다. 네, 항상 위태위태합니다.

앞 문단의 연장선상에서, 직원들의 보신주의와 업무떠넘기기가 일상화됩니다. 회사에서 우리는 내가 할 수 있음에도 대부분의 일을 내가 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크게 3가지입니다.

1. 민원(가능)인 상대해봐야 잘하면 본전, 못하면 민원독박이다. 잘 해결해도 나에게 어떠한 보상도 없다!!
2. 내 일 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3. 한번 잘못 건드리면 내가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

폭풍 전화돌리기에 분노게이지가 99까지 차오른 그분을 누군가는 상대해야겠지만 어쩌겠습니까. 내가 이렇게 민원 하나를 옆으로 넘긴 만큼 누군가 나에게 민원예상건을 하나 넘겨줍니다. 서로 민원을 돌리고 돌리니 이 생태계는 참으로 아름다운 균형상태를 유지합니다?!

그래서 어쩌라고? 라고 물으신다면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민원 자체가 나쁜게 아니라 그 제도를 이용하고 관리하는 우리들에 더 큰 문제가 있는거라서요. 다만 여기에 글을 끄적여본 이유는, 우리 사회에 퍼져가는 민원만능주의 때문입니다. 민원을 넣으면 어떻게든 될줄 알고 일단 민원을 넣는 사람이 정말 많습니다.  회사에서는 70%이상을 직원과 상관없는 민원, 20~30%정도를 회사 또는 직원의  귀책사유로 인한 민원으로 분류하더군요. 70%도 여기에 글을 쓰려고 정말 보수적으로 쓴 수치입니다. 그리고 저 70%라는 비중은 체감상 점점 높아지고 있는 중입니다.(어떻게 회사가 비율을 아냐고 물으신다면 민원발생시 A부터 Z까지 회사에 보고가 되며, 그 전으로 올라가면 민원발생 전부터 예상건은 팀장과 피드백을 통해 대처하고 온갖 조치를 하고 그래도 해결이 안될때 민원이 발생하기에..회사가 모를 수 없습니다. 민원을 유형별로 관리해서 줄이는게 회사의 지상과제기도 하고요.)

저는 이제 민원부서에 있지 않지만, 오늘도 누군가와 힘겨울 사투를 벌일 동기들과 백수오에 빅엿을 먹은 콜센터 직원들을 생각하며 글을 씁니다. 민원에, 민원에 의한, 민원을 위한 사회가 되면서 정말 중요하고 타당한 민원들이 악성민원에 묻혀 도매금으로 취급되어 버리거든요. 이러다보면 민원으로 바꿀 수있는 문제는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민원이라는 좋은?! 제도가 악용하는 악성민원이들에 의해 그 유용성을 잃어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뭐 저도 열받는 일이 있을때면 생각이 나긴 합니다. '아 배려해주니까 정말 나를 호구로 아나, 저걸 한번 엿을 맥여?' 생각만 합니다^^;

덧. 실무적으로도, 민원은 받기 직전이 가장 지옥같이 고통스럽기 때문에 [나 착하지만 자꾸 이러면 안된다. 나도 이 세계를 알만큼 알고 이렇게 나오면 민원 넣을수밖에 없다] 라는 뉘앙스만 주셔도 충분히 양질의, 그 직원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서비스를 누리실 수 있을 겁니다. 이건 다른 게시판에서 몇번 댓글 달려고 하다가 이거 보고 악용하는 나쁜 xx들의 우려때문에 적지 않았었는데 pgr이니까 드리는 팁입니다! 그러니 제발 민원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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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무덕
15/05/19 08:38
수정 아이콘
사실 주변에서 문제거리 생겼을 때 민원을 추천받는 다양한 이유 중 다수(..)가 문제해결보다는 공무원이(또는 대상 회사가) 나를 기분 나쁘게 했으니 엿 좀 먹어봐라(..)가 좀 많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어지간하면 민원쪽은 생각도 안하고 있습니다. 고모부중 한분이 악성 민원에 시달리는 공무원이시기도 하고 누군가한테 나쁘게하면 반드시 부메랑이 돌아온다 생각하기때문에..
바뀐 부서도 나름의 스트레스가 있으시겠지만(..)민원부서에서 고생 많으셨습니다.
15/05/19 09:04
수정 아이콘
서로 서로 배려하면 참 좋은사회인데 말처럼 쉽지 않더라고요. 그럼 어떻게 살아야 하나, 이게 일생 일대의 과제긴 한데 정말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은 내가 보기에 아닌 행동은 나는 하지 말자. 이거 하나 지키기도 힘들더라고요 크크
jjohny=쿠마
15/05/19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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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부서에서 일하는 입장에서 보태고 싶은 말이 많지만, 현재 근무중이니 말을 아끼겠습니다. 흐윽흑
천무덕
15/05/19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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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현직과 전직의 차이군요.(..) 고생 많으십니다/애도/
15/05/19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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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세요. 더 이상 드릴말이 흑흑
그리고 가능하면 기회를 잡아서 꼭 다른 부서로 옮길 수 있기를.
jjohny=쿠마
15/05/19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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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민원인에게 진땀 빼느라 정작 평범하고 선량한 민원인 분들께 충분한 서비스를 제공해드리지 못할 때가 가장 답답합니다.ㅠㅠ

말단 민원 직원이 답변/해결해줄 수 있는 부분도, 책임질 수 있는 부분도 한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대부분의 경우 서로가 원만하게 일을 해결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헣헣 (물론 직원도 원만하게 나올 때의 얘기겠지만요)

제발 법률적으로 금지되어 있는 행위를 반복적으로 요구하면서 화내지 말아주세요. 징징 법이 왜 그 따위냐고 물어보셔도 제가 어떻게 못해드려요 ㅠㅠ
15/05/19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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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법으로 금지된걸 그쪽에서 요구하면서. 화를 그쪽에서 낸다고... 쓰신게맞나요?

법으로금지된걸요구하면 처리하는사람이 화내도 되는거아닌가요;;
단지날드
15/05/19 10:03
수정 아이콘
쿠마님 지금 공익 근무중이신거로 댓글에서 본 기억이 나는데 공공기관 민원들은 그런게 거의 대부분입니다. 그래놓고 공무원들 불친절해 유도리없어라고 비난들을 많이 하죠....
MoveCrowd
15/05/19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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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태 부리는 민원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할 수 있는 메뉴얼이 필요합니다.
15/05/19 08:57
수정 아이콘
회사의 논리가 정말 아름답습니다.
1. 우리회사에는 수많은 직원과 수많은 고객들이 있다.
2. 어디나 진상은 있는데 누구는 민원을 받고, 누구는 미원을 안받는다.
3. 그럼 민원은 누구책임일까?

회사다니면서 회사원이 갑이 아니냐는 말 종종 듣는데 그저 웃음만 나옵니다. 직원이 할수있는게 정말 아~무것도 없습니다. 뭐라고 하든 그냥 들어주고 달리고 들어주고 달래고 들어주고 달래는 수밖에요 크크
MoveCrowd
15/05/19 09:05
수정 아이콘
아름다운 논리네요.
아이러니한건 단호히 대처했을 때 오히려 진상 고객이 떨어졌다는 현대카드?의 사례가 있지 않나요??
15/05/19 09:14
수정 아이콘
현대카드 사례를 읽어봤습니다만 일반화시키기 어렵습니다.
당장 신문기사만 봐도 우리나라의 주요 이슈 중 하나가 금융사의 민원증가입니다.
금감원에서는 각 회사별로 전년 대비 민원 증감을 관리하고, 민원이 늘어나지 않기 위해 타이트하게 압박합니다.
금감원도 회사라고 생각하면 실적을 내야죠. "전년도 내비 민원 몇프로 하락" 같은 실적이요.
문제는, 단순히 민원 숫자만 가지고 압박을 하는데, 악성 민원을 걸러낼 장치는 아직까지 마련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단순하게 민원 1개 받으면 이유불문하고 하나 늘어납니다. 상품 문의를(이 분이 왜 거기에 글을 쓰는지는 모르겠지만 고객의 모수가 증가하면 이해할 수 없는 분들도 생기기 마련입니다. 거기에 쓰면 직빵으로 연락올까라는 마음에서였을까요. 금감원 홈페이지에 해도 민원카운트에 잡힙니다.
회사가 전향적으로 몇년 민원 늘어나는거 감수하고 정책을 펼치면 모르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어떻게는 민원 안받으려고 기를 쓸수밖에 없습니다.
작년 민원 수치가 그렇게 기를 써서 만들어낸 것이고, 올해 내려온 목표는 작년 이하로 받는 거니까요.
MoveCrowd
15/05/19 09:41
수정 아이콘
현재의 방식으로 민원이 증가하니 방식의 변화가 필요한게 아닐까요?
맑국수
15/05/19 12:58
수정 아이콘
현대카드 대처 얘기하니 예전일이 생각나서 훅 올라오네요..
저희 회사가 현대카드를 복지카드로 쓰고 있는데 제 카드가 유효기간이 다되어가길래 3주전쯤 재발급신청을 했습니다.
좀 기다리면 오겠지 생각했는데 2주가 지나도록 안오더군요. 전화해서 얼마나 늦어지나 물어봤더니 곧 보내준대서 1주 더 기달렸습니다.
결국 유효기간 만료 3일전에 새 카드가 왔는데 유효기간이 그대로더군요.. 3일 남은 카드를 보내주는 센스에 넋을 잃고 주말이라 결국 유효기간 후에 전화를 했습니다.
자기들이 잘못했다면서 유효기간 갱신해서 보내준다 하더군요.
또 한주가 지나고 소식이 없어 다시 전화해보니 유효기간 만료되서 갱신이 안되니 처음부터 다시 신청하라더군요.
드디어 뚜껑이 열려서 전화로 화를 좀 냈더니 그럼 쓰지 말던가라는 태도로 마무리하는데..
정말 복지카드 아니었으면 다신 안쓰고 싶은 카드사가 됐습니다.. 휴우
맘대로살리
15/05/19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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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우리나라 공공서비스에 대체적으로 큰 불만은 없습니다.
다들 빠르게 처리를 원하시지만, 실질적으로 권한 및 절차 때문에 그렇게 되기 힘들죠. 그 기간도 더디고요. 그런데 보신주의 같이 보이는 절차등이 필요하긴 합니다. 공공기관이라는 게 워낙 거대한 매머드 같은 녀석들이라 누가 알아가는지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절차죠.

반면에 해외의 공공서비스를 받아보시면...진심으로 욕이 나옵니다.
해외출장 시에 이미그레이션 받을때 뭐 이런 미친놈이 다 있나 싶을 정도로 이상한걸 물어보기도 합니다.(비자를 보라고 비자를!!!거기에 비즈니스 방문이라고 적혀있잖아!!) 아니면 서류를 자꾸만 다시 꾸며서 가지고 오라고 하는 경우도 있죠. 이건 선진국이든 제3국이든 공통사항 입니다. 무려 자국의 대사관에서 공증받은 서류도 안된다고 하는 경우도 있어요.
심지어는 공공기관에 자국인만 올수 있게 하는 나라도 있죠.

그래도 우리나라 이정도면 나름 절차도 준수하고 빠르게 처리되는게 아닌가..뭐 그리 생각합니다.
공안9과
15/05/19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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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의 민원 서비스가 기억이 납니다.
대학교에서 입학관련 서류를 받아야 하는데, 여름방학 때 한달 반 동안 전 교직원이 휴가가서 처리 못해준다고...;;
한 번은 동사무소 같은데서 솔조르노(거주증)를 발급 받으러 갔었는데요. 서류 보다 말고 점심 먹으러 가야 되니깐, 3시간 후에 오라고 하면서 유유히 휠체어를 굴리며 나가 버리던 창구 할머니... 결국 정식 문서는 제가 체류하던 4개월 동안 끝내 발급이 안되더군요.;;
그럼 민간은 좀 나았느냐?
한국에서 발송한 택배가 단 이틀만에 이탈리아에 도착했는데, 제가 살던 곳 - 이탈리아에서 손꼽히는 인구 100만의 대도시 - 까지 오는데, 무려 2주가 걸리더군요. 그나마 부재중이어서 전달 못받아 전화해보니, 물류센터로 와서 직접 찾아가라고...;;
그럼 끗발있는 사람은 좀 나았느냐?
주이태리 영사님과 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영사관 인터넷이 갑자기 끊겨서 서비스센터에 전화해보니, 비오고 천둥번개 쳐서 날씨 맑아지면 가겠다고 했다더군요...크크
15/05/19 12:06
수정 아이콘
이탈리아 특허청이랑 일해본적 있는데... 서류 보내고 6개월 뒤에 서류 잘 받았다고 답장오더라고요.

굉장히 간단한 업무였는데 거의 1년 쯤 다 되어서야 완료되었다고 날아오더군요. 우리나라 특허청이면 길어야 이틀이면 될 일인데;;;;;;
마술사얀
15/05/19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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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너머의 음성의 주인은 사람이 아니라는 교육 등을 실시하여 상담자가 기계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트레이닝하는 프로그램 같은건 없나요? 퉁명스럽게 대처하라는게 아니라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불필요한 감정소모가 없으면 양쪽이 윈윈일것 같은데요.
그냥 서비스 제공자의 혹사와 노력만을 강요하는 것 같아서요.
15/05/19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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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거세된 노동자가라니 얼마나 가슴아픈 일입니까. 메뉴얼이 없어도 실질적으로 콜센터 직원들은 그렇게 변해갑니다. 실전이 최고의 교육이니까요. 하지만 저로서는...이렇게 사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습니다. 아직 제가 많이 어리기 때문이었겠죠. 그리고 문제는. 기계적인걸 넘어서 그 사람의 인간관이 변하고 사람이 싫어지게 되거든요. 저는 상대방을 싫어하지 않으려고 정말 노력 많이 했습니다. 그 사람이 좋아서가 아니라 그렇지 않으면 괴물이 될 것 같아서요. 고객부서에 오래 있다 보면 인간에 대한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 주위를 보면 대부분은 그랬던 것 같습니다.
15/05/19 09:04
수정 아이콘
진상도 많은 반면 기계도 많은것같네요.
특히 노동부, 법률구조공단이요.

막줄 팁은 정말 유용한거 같네요.
잘 읽었습니다.
15/05/19 09:20
수정 아이콘
맞는 말씀입니다. 제가 느끼기에도.. 노동부, 법률구조공단의 사정은 잘 모르겠지만요.
글에는 여러 이유로 다 담을 수 없었지만 실무를 하다보면 운신의 폭이 너무 좁습니다.
제가 가장 많이 들었던 욕은 "그걸 니가 왜해 임마." 였습니다.
저야 어차피 우리 회사 고객이고 이거 계속 넘기다 민원생기면 회사 전체적으로 손해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였는데,
제가 괜히 건드렸다 잘못 터지면 위에서 다 해결해야 하니 그랬겠죠.

회사에서 저희에게 요구하는게 '민원 먹지 않을 정도로 문제 안생기게 잘 처리해라. 문제생기면 몸빵하고. 그러라고 월급주는거니까.'가 아닐까 합니다. 공식적으로는 고객만족을 표방하지만요.
사기업이 이런데 공기업 공무원은 오죽하겠습니까 크크
마티치
15/05/19 10:02
수정 아이콘
아주 가까운 사람이 법률구조공단에서 일하고 있는데
업무 강도와 진상들을 듣다보면 위로조차 못 할 만큼 고됩니다.

그리고 공기업이다 보니 눈치껏 대충하는 사람들도 은근히 있고,
그 사람들 커버치느라 다른 사람들이 생고생하고...

악순환이죠. 휴...
15/05/19 09:13
수정 아이콘
저도 민원 최접전지역 근무자이기도 하지만 네추럴본 강철멘탈 기계인간이라 아직 큰 멘붕은 못겪었습니다만
우리가만드는가격 에서 콜센터 근무하는 마음 선한 친구가 나날이 "크큭..흐콰한다" 하는걸 보면 정말 보통일이 아니다 싶습니다.
물론 서비스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매우 전문직!이라 할수는 없지만 기본적인 존중정도는 사람들이 갖췄으면 하는 마음이 있네요.
뭐 .. 또 매일같이 국민성국민성을 논하고싶진 않지만요.
오늘도 민원의 최전방에서 근무하시는 전우분들께 오늘 하루도 살아 집에 돌아가자는 응원과 격려의 말을 전합니다 헝헝...
llAnotherll
15/05/19 09:28
수정 아이콘
누가 예비군때 전화오더니 교관에게 받아도 되냐고 했는데 교관이 잠깐만요 라고 말한 직후에
방금 전화 끊어져서 5000만원이 날아갔다고 책임질꺼냐고 총 집어던지고 방탄 집어던지고 욕해가면서
민원 넣을꺼라고 난리치던 아저씨가 생각나는군요. 불만 있으시면 넣으셔야지요 하고 퇴소처리 되었지만...
20분동안 화낼 여력이 있으면 빠르게 이야기 마무리짓고 끊어진 직후에 바로 전화 다시걸면 안되는 거였을런지
그게 예비군 총기난사 사건 하루전이었던가... 아 이 민원이랑은 좀 다른가. (...)
15/05/19 09:43
수정 아이콘
제가 그분 입장이라도 진짜 5천만원 날아갔으면 가만히 안있었을거 같긴 한데요.
뭐 애초에 급한 전화를 기다리는 상황이었으면 예비군을 안 오는게 맞긴 합니다만...
llAnotherll
15/05/19 09:47
수정 아이콘
진짜로 날아갔으면 그랬겠죠. 근데 그럼 전화 한번 못받았다고 그렇게 될정도면 미루는게 맞겠고...
왠만하면 못받은 직후에 다시걸어서 어떻게든 해볼 생각부터 할 것 같은데 다시 걸려는 시늉도 안하고 화만 내서...
첸 스톰스타우트
15/05/19 09:40
수정 아이콘
원래 많은 사람을 대하다 보면 사람에 대한 신뢰가 없어지고 사람이 싫어지게 됩니다. 세상에는 신뢰할만하고 좋아할만한 사람보다, 신뢰할수 없고 싫어할수밖에 없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거든요. 민원접수같은 콜센터는 직업 특성상 그런 사람들을 상대할 확률이 훨씬 더 높을 수밖에 없겠지요.

이건 사족인데, 모르는게 약이요 아는게 죄인것이 인간관인것 같습니다. 인간관계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는 사람들은 자기 하고싶은대로 다하고 그게 안되면 자기 감정 모조리 쏟아내고 하면서 주변사람들한테 폐끼치고 싸우면서 잘만 살아가는데, 인간관계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은 주변사람들한테 폐 안끼칠려고 노력하면서 하고싶은것도 어느정도 참고 감정분출도 자제하고 하면서 살아가거든요.
하카세
15/05/19 09:42
수정 아이콘
"가장 좋은 해결책은 직원을 늘리는 것이겠지만, 인력관리능력이 세계최고인 우리나라 기업들은 이 인원 이하로 줄이면 업무 자체가 마비돼서 문제가 발생하기 직전인 상태로 조직을 유지합니다. 네, 항상 위태위태합니다" 공감 많이되네요.
병무청에서 일하면서 각종 민원을 겪고 구경도 해봐서 참.. 감정노동이 너무 심하죠.
다음 주 로또 1등
15/05/19 09:46
수정 아이콘
진상에게는 좀 단호하게 대처하는 문화가 정작되면 좋겠습니다.
소수의 진상고객때문에 대다수의 고객과 CS담당자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받는 느낌입니다.
토다기
15/05/19 09:48
수정 아이콘
군대 PX병이랑 비슷하네요. 점점 표정이 썩어갔죠.
기억속에만 남아
15/05/19 09:59
수정 아이콘
여러 업무를 하고 있지만 민원 업무도 거의 메인급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제 5년차인데 그냥 이제는 웃습니다 아하하하하
Ps. 리쌍이 부릅니다. 내가 웃는게 아니야
15/05/19 10:09
수정 아이콘
민원상대할때와 운전할때 항상 느끼는건...인간들이 쓰레기들이 많다는 것입니다.껄껄
주먹쥐고휘둘러
15/05/19 10:13
수정 아이콘
모 쇼핑몰 환불건 때문에 콜센터하고 통화하다 답이 없다 생각해서

박스째로 물건들고 콜센터 찾아가서 전화받은 사람 나오라고 했더니

결국 자기들은 하청업체라 회사 방침에 없는거는 우리가 해줄 수 있는게 없다며 읍소하더군요.

이용자에게 불만이 생겼을때 체계적인 보상방법도 제대로 안만들어 놓고

어떻게든 지나가라 고사 지내는 식인데 진상이 안생기고 배길지 모르겠습니다.
15/05/19 10:30
수정 아이콘
이건 확실히 좀 구조의 문제라고 봅니다.

대형 쇼핑몰이나 민원처리 할 것이 많은 회사인 경우 아예 콜센터 자회사를 두거나 하청업체를 두어 전문 탱커를 맡겨버리거든요.

탱커는 그냥 고기방패로 총알받이일 밖에 못하고 본사에서는 이래이래처리하라 지침을 내렸으니 몸빵하든 어쩌든 알아서 해라 식이고요.

가끔 본회사에서 말도안되는짓꺼리, 실수를 하여 빅똥을 싸고나서 똥냄새난다고 민원오면 알아서 처리해라 똥은 치울수도 안치울수도식이니 뭐..

본회사는 또 콜센터에 문의하라하고, 콜센터는 자신들이 처리할 수 없다 읍소를 하는 수 밖에 없으니...(애도)
15/05/19 13:20
수정 아이콘
사실 거의 대부분의 콜센터들은 외주라고 보셔야..
먼산바라기
15/05/19 10:37
수정 아이콘
이게 아이러니한게.. 최악의 민원인은 콜센터 직원이다라는 속설이 있습니다.

떼쓰면 들어준다는 문화가 너무 뿌리깊게 박혀있어요
그러나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회사나 공공기관에서 충분히 해줄수있는 것도 규정상의 미비나 잘못된 관행 등을 이유로 해주지 않거나 못해준다는데 있습니다.

충분한 소비자 보호나 권익을 위한 안전장치등이없으니 대다수의 소비자는 피해를 보고 악성민원인은 본인이 원하는걸 쟁취해 가죠.

이게 반복되다 보니 가만히 있으면 바보다라는 생각이 사회에 만연하고 아는 사람이 더 하는 경우가 빈번해집니다.

민원인보다 애초에 잘못된 관행등을개선하는게 먼저입니다
회색사과
15/05/19 10:55
수정 아이콘
자동차 과태료 체납 파트에서 공익근무 요원 해 본 사람입니다.

걸려 오는 전화의 90% 가 분노에 차서 전화를 하고
9% 쯤이 이거 좀 어떻게 안 되겠냐는 사정하는 전화고
1% 쯤만이 이게 뭔가요? 네요...

게다가 체납된 과태료의 존재를 알았을 때는 보통...

차를 매매하려고 보니 기억도 나지 않는 과태료로 체납되어 압류가 있음 --> 거래 불가

인 상태라.... "아몰랑 풀어내" 하시는 분들이 꽤 되십니다...
사악군
15/05/19 11:02
수정 아이콘
하고픈 말은 많은데..
15/05/19 11:23
수정 아이콘
뭐 민원이 나름 도움된 경우도 있긴 있습니다
시청 근무하던 시절 `왜 a는 안 되고 b만 되느냐`라며 항의하는 분들께 `a 했더니 민원 먹어서 안 됩니다` 하면 진상들도 일단은 최소 3초간은 스턴을 먹더라구요

암튼 글 쓰신 분의 심정 구구절절 공감합니다
다만 세월이 가니 반 포기상태가 되어 민원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고 그냥 원칙대로 처리하게 되더군요 - 원칙대로 처리했다는 이유로 민원 먹었을 때는 불이익을 주지 않는 곳에서 근무하기에...
15/05/19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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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자격증관련 민원일 하면서 많은 경험을 했지만...흐흐
차마 이곳에 다 적기에는 여백이 부족합니다.
예전 근로복지공단 직원분이랑 얘기하면서 들은 황당한 민원인은
산재인정을 받지 못하여 분노하신 나머지 부산에서 서울까지 찾아오신다음에 1차로 난동을 한번 피우시고
어린딸을 거기에 버려버리고 다시 부산에 내려가시는 바람에 직원이 애 돌본다고 아주 피똥을 쌌다더군요.
하도 악성민원에 막말하는 분이 많아서 길가다 칼맞는거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드신답니다. 아주 힘들죠..
15/05/19 12:14
수정 아이콘
산재라는게 엄청 민감한 부분 아닌가요?
앞으로 일을 못할수도 있는 상황일수도 있고, 엄청 절박한 상황이니 그럴수도 있다는 생각은 드네요.
15/05/19 13:58
수정 아이콘
네 저도 민감한 부분이니 이해는 합니다.
[NOH]ChrisPaul-NO.3
15/05/19 12:18
수정 아이콘
세무서 체납이 있어서 거래처 매출채권 압류했더니 세무서에 신나통 들고 자살할거라고 난리치던 민원이 생각나네요.
까리워냐
15/05/19 14:40
수정 아이콘
최근에도 '칼을 들고 처들어가겠다'라던지 '나 언제 갈지 모르니 항상 경찰 대기 시켜놓는게 좋을거다' 라는 둥..
세상엔 별별 이상한 사람이 다 있다는걸 느끼고 있는 민원 현직자입니다....

민원 한건당 500원씩 받고 귀책사유로 인한 민원으로 밝혀질 시 페이백하는 제도를 도입하면 이정도로 민원이 심할까? 라는 망상을 매일 하곤 합니다...
15/05/19 14:47
수정 아이콘
우체국 우편창구 담당인데요

오만가지 민원인을 다 보긴 하지만

그나마 여기 오는 고객의 절반은

"우편물 보내주셔서, 배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라고 말해주니 그래도 일할맛이 납니다.

지방직 도시환경과, 세무직 친구들 얘기 들어보면 거긴 백이면 백 욕설과 삿대질이 난무한다더군요
ilo움움
15/05/19 14:51
수정 아이콘
감정노동이라는 책이 생각나네요
Rorschach
15/05/19 17:55
수정 아이콘
가장 큰 문제는 추태를 부리면 해결이 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사기업이든 공기업이든 말도안되는 민원에 단호하게 대처한 것에 대한 불만이 올라올 경우 더 단호하게 잘라내줘야하는데
오히려 최초 민원을 받아서 처리한 쪽에 불이익이 가는 이상한 현상이 자주 나오죠.

민원같지 않은 민원을 윗선에서 잘라주는 상황이 일반적인 모습이 되지 않는 이상은 지속적으로 문제가 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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