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처럼 친한 친구가 있다.
학창시절 에이스. 해외 파견근무. 순진하고 착한 심성.
그리고 '아주 화목한 가족관계'

그의 여자친구가 있다.
차분한 인상. 선한 심성. 올바른 가치관. 괜찮은 학벌.
그리고 '아주 복잡한 가족관계'

지금 이 공간 안에는 친구와 친구의 여자친구.
친구의 어머니와 내가 있다.

친구의 어머니는 그 둘에게 말하지 않는다.
그들이 들었으면 하는 이야기들을 나에게 계속해서 쏟아낸다.
그들은 경청하고 침묵한다.

지금 이공간의 나는
아무말도 할 수 없어서 불편하고

지금 이 공간의 어머니는
하고 싶지 않은 말을 하고 있어서 불편하고

지금 이공간의 친구는
듣고싶지 않은 말을 듣고 있어서 불편하고

지금 이공간의 그녀는
알고 있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게 불편하다.

지금 이 공간.
잘못한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상처받은 사람들만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