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메탈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세션이 뭘까요. 보컬? 기타? 베이스? 드럼? 혹은 키보드 or 신디? 뭐 청자마다 개인의 가중치에 따라 생각하는 부분이 다를수도 있겠습니다만 적어도 순수하게 분량적인 측면에서 접근해 봤을때는 대체적으로 기타 파트가 가장 높은 비중을 보유하고 있음은 자명합니다. 특히 메탈에선 기타 리프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그 어떠한 세션이 차지하는 비중보다 더 높습니다. 아무래도 메탈하면 리프죠. 그렇지만 기타 솔로 파트도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요소임에는 분명합니다.
시대를 거듭해 오면서 기타 솔로 파트의 활용 여부는 필수적인가 혹은 부수적인 것인가 등의 논의에 줄곧 휩싸여 왔고, 실제로 헤비메탈이 메인 스트림에서 내려오는 이후부터는 다소간 구시대적인 유물로써 치부되어 그 비중이나 위상이 상당부분 격하된 면이 없잖아 존재합니다. 기타솔로 파트에 얽매이는 것은 굉장히 꼰대적인 발상인 것마냥 조롱하는 경향이 생겼을 정도죠. 예전에 봤던 폴 아웃 보이의 4집 타이틀 싱글 'I don't care' M/V에서 등장하는 전 GNR 기타리스트인 길비 클라크의 멘트는 기타 솔로 여부에 집착하는 올드 스쿨 메탈헤드들을 노골적으로 비꼬더군요.
애초에 기타솔로 파트 자체의 존속여부에 집착할 필요가 전혀 없는 것이 기타솔로는 단순히 속주 위주의 프레이즈를 청자들에게 선보이는 것이 전부라고 보는 시대적인 경향에 묶여있는 요소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 자체가 필수적인가 아닌가 혹은 구시대적인가 현대적인가의 여부에 대한 논의와는 전혀 무관한 그 자체로써의 고유한 독자적인 영역입니다. 예컨데 기타 솔로란 기타리스트 개인의 풍부한 상상력과 정교하고 세밀한 테크닉의 기발함이 함께 조합된 산물로써일렉기타만이 구현해낼 수 있는 독창적이고 기발한 발상을 어떻게 음표상으로 구현해 내는가를 주시하는 것이라 단언해도 좋을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선 기타는 나에게 있어 창조적인 예술이지 프렛 위에서 손가락의 기민함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일컬었던 개리 무어의 발언을 다시금 상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타 솔로 그 자체로써의 고유한 독자적인 특색이나 완성도가 중요한 만큼 그것이 곡의 전체적인 음악적 구조와 유리된 채 그 자체로만 모든 구조와 일관성을 무효화해서는 곤란하겠죠. 혹은 과다하게 테크닉적인 측면에만 몰입한 나머지 진지한 음악이라기보단 서커스 묘기에 가까운 흐름으로 빠지는 부분 역시 경계해야 할 부분입니다. (이 부분은 위에 언급했던 개리 무어의 발언과도 상당부분 맞닿아 있죠. 저 발언 자체는 잉베이 맘스틴 이후 너도 나도 속주 경쟁에 빠지는 당대의 경향을 비판한 발언이지만 오늘날에도 - 특히 테크니컬이라는 장르명을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밴드들에게- 여전히 유효한 명제임에는 자명합니다.)
결론적으로 기타솔로 파트는 곡의 기승전결에 있어 전에 해당하는 파트로써 곡의 전체적인 맥락을 유지하는 선에서 얼마나 곡의 밀도를 높여주고 구조적인 완성도를 치밀하게 구성하는가 주목하는 편이 리스너 입장에서도 더 의미있는 감상이 될 것입니다.
다음 곡들은 이제 다분히 개인적인 성향에 따른 헤비메탈 기타 솔로 파트들을 몇 개 골라봤습니다. 개인적인 취향 내에서 다분히 인상적이었던 트랙들 위주로 소개해봅니다.
2:08 - 3:18
최초라고 반드시 최고인 것은 아니지만 주다스 프리스트는 최초이며 동시에 최고로써 역사상 최고의 헤비메탈 기타 솔로를 논할 때 반드시 언급되야할 마스터피스입니다. 이미 완전한 메탈 클래식으로 평가받는 본작 내에서 첫번째 등장하는 해당 기타 솔로파트는 그 길이도 길이지만 구조적인 완성도와 깊이있고 공격적인 프레이징은 메탈 솔로의 창시자격으로 팁튼과 다우닝을 꼽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습니다. 궁극적인 초월자의 재림을 연상케하는 강력한 태핑과 감각적인 어프로치는 청자를 압도하기에 충분한 기백을 유감없이 선사합니다.
1:33 - 1: 53
사실 모터헤드의 기타 솔로는 길이면에서나 구성면에서 이것보다 더 탁월한 곡들이 많습니다만...(특히 7집 앨범 전반) 소위 후까시를 강조하는 측면에 있어서 이보다 더 효과적인 솔로는 따로 손꼽기 어려울 겁니다. 딱히 클래시컬하거나 분위기 잡으며 철학적 깊이를 가지는 솔로들은 전혀 아니며 다분히 멜로딕하고 블루지하며 다소 경박한 느낌마저 들지만 앨범 자켓에서 들어나듯 마치 과거 황량한 서부 개척 지대에서 모래바람 휘날리는 분위기를 연출하는 감성 하나는 발군입니다. 단순히 솔로 자체도 그렇고 트랙 자체도 길이가 큰 편이 아니지만 그러한 곡의 특성을 반영했기 때문인지 굉장히 타이트한 기타 솔로잉.
2:47 - 3:40
2집 자체가 스레쉬메탈 밴드로써 메탈리카가 발매했던 앨범중 가장 원숙한 사운드를 선보인다는 사실은 헤비메탈 리스너들 사이에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특히 그 중에서도 본 곡은 메탈리카의 솔로 파트 중에서는 단연 가장 손꼽히는 구성력을 선보이는 트랙으로써 각종 질병과 재해로 초토화가 된 애굽을 방관하는 듯한 냉혹함과 과격함. 그리고 이후에 DIE 떼창을 유도하는 스레쉬 브레이킹에 이르기까지 브릿지의 역할로써의 그 구조적인 완성도 역시 탁월합니다.
3:08 - 4:08
멜로딕하고 절제된 부분과 화려한 폭발, 확실한 기승전결을 갖추고 어둡고 우주적이며 동양적인 면까지 보여줘서 솔로 자체로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최고입니다. 특히 구조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그야말로 역대 헤비메탈 중 최고로 손꼽을만한 것으로써 브레이크 이후 솔로잉까지 가는 빌드업에서부터 완성에 이르기까지 그 서사적인 진행과정은 마티 프리드먼의 테크닉적인 기량이 머스테인의 리프적 발상과 서로 조화롭게 맞물리면서 최고수준의 기타솔로를 들려줍니다.
3:34 - 4:20
전작인 [Hell Awaits] 에서 구축해 놓았던 슬레이어 특유의 음침한 지옥같은 분위기가 보다 더 원색적인 폭력성으로 탈바꿈하여 유감없이 그 날을 들이대는 명곡입니다. 이미 앞서 차곡차곡 구축해 놓았던 광기가 이 시점에 이르러서는 완전히 폭발하여 가사의 내용 처럼 날카로운 메스로 피실험체들을 무자비하게 난도질하고 살점을 사정없이 파헤치는 듯한 잔혹함과 악마성이 함께 뒤섞이는 느낌을 선사해냅니다. 기타 솔로 사이를 칼같이 메꾸며 미친듯이 휘몰아치는 데이브 롬바르도의 더블 베이스 드러밍 역시 주요 감상포인트.
2:05-2:25
2:46-3:05
마치 보다 더 깊은 심연으로 빠져 들어가는 것과같은 극도로 뒤틀리고 왜곡된 혼돈. 무저갱의 공포에 이미 잠식당해 버린 망자의 혼을 농락하는 듯한앨범의 몽환적인 컨셉과 맞물려 굉장히 짜임새 있는 구조적인 안정감을 보여줍니다. 공격적이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멜로디를 놓치지 않는, 동시대 데스메탈 밴드들과는 확연히 차별화되는 모비드 엔젤 특유의 염세주의적이고 흑마술적인 면모가 유감없이 드러나는 솔로잉.
2:30 - 3: 23
요한 릴바 재직 시절 발매했던 아치 에너미의 트랙 중 가장 유명한 곡. 대외적으로 잘 알려진만큼 실제적으로도 혼돈스럽거나 조잡하지 않게 매우 선명한 멜로딕 라인이 전면적으로 배치되어 사실상 이 솔로만 놓고보면 (비록 멜로딕이라는 수사어가 따라붙긴 하지만) 데스메탈이라고는 전혀 생각되지 않을 만큼 밝고 희망찬 느낌을 선사합니다. 곡의 테마처럼 은빛 날개를 달고 수직상승하며 한껏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다분히 모범적인 구조를 제시하는 솔로. 스덕분들에겐 싸이온 MSL 테마로도 잘 알려진 곡이죠
3:30- 4: 24
개인적으로는 미하일 키스케 후임 보컬인 앤디 데리스 합류 이후 헬로윈의 앨범 중 가장 좋아하는 앨범입니다. 근데 전체적인 컨셉이나 테마가 너무 어둡게 잡혔다고 정작 밴드 구성원들은 되게 싫어했던 (더 정확히는 그냥 프론트맨인 바이카쓰가 맘에 안들어했던) 앨범. 실제로 이 트랙이 앨범에 수록된 곡 중에선 제일 밝은 축에 속하는 트랙입니다.(바이키가 작곡한 트랙이니 그럴수 밖에요). 헬로윈 특유의 시원시원하게 뻗어나가는 깔끔한 전개와 더불어 앨범 컨셉에 맞게 다소 어두운 일면마저 동시에 보여주면서 다분히 청자를 곡에 몰입하게 합니다. 본작을 포함해서 8분짜리 대곡이자 본앨범의 동명 타이틀곡 역시 상당히 좋은 기타 솔로를 들려줍니다.
2:23 - 3:01
호빗과 엘프, 드워프가 서로 함께 노니는 J.R 톨킨 기반의 중세 판타지가 저절로 연상되게 하는 랩소디나 카메롯 등을 위시로한 에픽 - 판타지 메탈의 영원한 선두주자 블라인드 가디언의 6집 인트로 (정확히는 앞에 짤막한 인스트루멘탈 트랙에 뒤이어 바로 배치되는) 트랙. 곡의 전반적인 컨셉을 유지하면서 그것을 온전히 유지하는 긴밀한 동기를 지닌 기타 솔로란 이런것이다 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이쯤되면 사실 기타솔로가 곡의 전체적인 흐름 가운데 필요한가 당위성을 논하는게 의미가 있을까 싶죠.
4:44 ~ 5 : 39
개인적으로 음악에 있어서 '프로그래시브하다' 라는 표현이나 그것이 일반적으로 거론하는 음악적 특색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만 그러한 제 개인적인 편견을 온전히 배제한 채 순수하게 트랙 자체만 보자면 다양한 텍스쳐 변화를 기타솔로 내에서도 끊임없이 모색하고 시도하는 다채로움이 느껴지는 기타 솔로임에는 분명합니다. 앞선 곡들과는 달리 마지막 코러스를 이어주는 브릿지적인 역할이 아닌 아예 곡 자체의 마무리로써의 용도로 사용되는 솔로잉이라서 그런지 곡 종료시에 살짝의 여운도 남습니다.
아무래도 메탈이 이전에 비해 그 영향력이 많이 축소된 것은 많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장르 자체로써의 그 고유한 독자적인 가치는 유효합니다. 그리고 기타솔로는 시대의 변화 속에서 항상 그 논란에 중심에 있었죠. 적어도 제게는 호불호를 떠나서 그 자체로 필수적인 요소로써 받아들여지더군요. 다음에는 기회가 되면 한번 아예 특정 장르하나 붙잡고 써볼까 생각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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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시어터랑 모비드 앤젤 자체적인 거부감으로 들어보지 못했으나 대체적으로 들어본 솔로들이네요 크크
헬로윈의 더 다크 라이드 앨범은 어둡긴하지만 헬로윈 펌킨 모습처럼 유쾌한 면도 있어서 너무 좋아하며 들은 앨범이구요
언급하신 앤젤 오브 데스에서의 데이브 롬바르도의 드러밍은 마치 심벌즈를 겁탈하는 듯한 느낌을 주죠
저는 리스닝을 아무리해도 기승전결.. 이런걸 잘몰라서 그냥 좋아하는 솔로만 10개를 꼽자면
1. Testament - Over The Wall
2. Megadeth - She wolf
3. Megadeth - Tonardo of Souls
4. Judas Priest - The Sentinel
5. White Lion - Lady Of The Valley
6. Primal Fear - Running In The Dust
7. Whitesnake - Crying In The Rain (1987)
8. Ratt - Round And Round
9. Ozzy Oabourne - Mr. Crowley
10. Badlands - Dreams In The Dark
토네이도오브소울즈는 정말 신명나는 기타솔로죠. 듣고 있으면 이자카야라도 온 듯한 느낌이...
http://youtu.be/DUdaw4jT4YQ
이 링크는 마티프리드맨이 메가데스 전에 있었던 cacophony라는 팀의 the ninja라는 곡의 솔로인데, 마티프리드맨의 사자춤과 정말 어울려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어깨를 들썩거리게 합니다.
간만에 듣는 80-90년대 메탈이군요. 굳입니다. 과거 일렉기타 빠돌이로서... 너무나 반가운 곡들입니다. 특히 Judas Priest의 Pain killer는 어릴적 자고 있을 때 형이 LP를 틀었는데 듣자마자 벌떡 일어날 정도로 충격적이었죠. Motorhead는 메탈리카 자신들이 영향을 많이 받은 밴드로 꼽았었는데 첨 들어본 건 메탈리카 나오고 한참 뒤였습니다. 근데 이건 뭐 메탈리카 1집(Kill'em all)은 그냥 카피 수준이더군요. 70년대 말 사운드로는 충격적이었습니다. 마티프리드먼은 메가데스 들어가기 전 솔로 시절 및 캐코포니 시절부터 좋아했었는데 그 뽕삘이 어떻게 메가데스에 어울릴까 했는데... 덕분에 그 시절 메가데스는 트레쉬메탈계에서도 굉장히 유니크한 사운드를 들려줬던 것 같습니다. 덧붙여 U.F.O의 'Lights out' 추천합니다. 마이클 쉥커의 연주가 빛나는 곡이지요.
개인적으로 뚱베이의 Rising force가 없어서 아쉽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