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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6/17 22:01:41
Name Julia
Subject [일반] 나의 검은 개, 그리고 Bravo your life.

 





아마 4년 전쯤이었을까요.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어느 가을의 저녁이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에 몸을 싣고 가던 중 버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곡이 있었습니다.
유달리 쓸쓸하면서도 가사가 마음을 끄는 곡이었죠.

해저문 어느 오후, 집으로 향한 걸음뒤엔
서툴게 살아왔던 후회로 가득한 지난날
그리 좋진 않지만 그리 나쁜 만것도 아녔어.
석양도 없는 저녁, 내일 하루도 흐리겠지.
힘든 일도 있지. 드넓은 세상 살다보면
하지만 앞으로 나가 내가 가는 곳이 길이다.

Bravo, Bravo my life 나의 인생아
지금껏 달려온 너의 용기를 위해
Bravo, Bravo my life 나의 인생아
찬란한 우리의 미래를 위해.

그 곡을 그날 처음 들었는데, 왜 그날 그렇게 버스에서 눈물이 쏟아지던가요. 마치 제 마음을 읽고 저한테 해주는 말 같았습니다.
그 시기가 어쩌면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을 겁니다.

처칠이 평생 안고 살았다는 우울증, 소위 'Black Dog'이 제 마음속에서 가장 컸던 시기였습니다.
그 검은 개 놈은 어느 날부터인가 조금씩 제 마음에 자리잡더니 어느새 제 마음을 전부 집어 삼켜 버렸습니다.
어떤 날은 하루종일 방에서 해가 뜨고 지는 걸 손가락도 까딱하지 않고 보고 있었을 때도 있었죠.
'니까짓게 뭘 할수 있어? 너같은 놈이 왜 살아야 해?' 하고 생각하지 않으려 해도 그 검은 개 놈은 머릿속에서 계속 그런 소리를 중얼거렸습니다.
그날 그렇게 마음이 슬펐던 건 아마 병원에 다녀오던 길이었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그날따라 석양의 태양이 왜 그렇게 눈부시던지, 다른 사람들은 다 잘 살고 있는데 왜 그렇게 나만 힘든지.
그리고 이 검은 개 놈은 왜 그렇게 나를 못 잡아 먹어서 안달인지. 내가 도대체 뭘 그렇게 잘못했기에. 하고 마음이 내내 무겁다가
노래를 듣고 그만 뻥 터져버렸습니다. 아무 소리없이 울기가 제 특기인데 그냥 눈물이 줄줄 흘러내리더군요.

너만 힘든 거 아니라고, 다른 사람도 다 울고 싶은데 웃고 있는거라고. 지금껏 살아온 너의 용기를 칭찬해주고 싶다고 말하는 듯 했습니다.
소위 라뽀라고 하죠. 의사 선생님과 그런 게 어느 정도 형성될 만한 시간이 지난 상태였는데도 저는 의사쌤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두려웠거든요. 사람을 믿는다는 것이. 그래서 그냥 병원에 가서 얘기를 하면서도 형식적인 대화만 하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별 문제 없나요? 네, 뭐 그냥 그래요.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내가 이런 검은 개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도 싫고 인정하기도 힘들었습니다.

뭐, 그날부터 어떤 깨달음을 얻고 극적으로 제 삶이 바뀌었다고 하면, 그리고 모두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식의 결말이 되겠지만
삶이라는 게 꼭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앞으로 나가긴 나가는데, 비틀비틀 지그재그로 나간다고 할까요. 그런 날들이었죠.
좋아지긴 좋아지는데, 굉장히 더디게 좋아진다고 해야하나요.

어제, 마음도 뭐가 얹힌 것처럼 답답하고 해서 날씨도 좋고 이런 날은 자전거를 타야지! 하고 자전거를 중고로 구입해서 돌아오는 길에 한강을 탔습니다.
처음 와 보는 곳이라 네이버 지도에 의지해서 가고 있었는데, 가다보니 어째 길을 잘못 든 것 같습니다?
주위에 표지판도 없고 해서 그냥 가다보면 나오겠지 하고 가다보니 저 멀리 안양예술공원이라는 팻말이 보이네요. 아니 안양이라니 이게 무슨 소리요...
고척돔 건너에서 한강 쪽으로 올라가야 했는데 반대 방향으로 길을 탄 거죠.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서 그런지 엉덩이도 심하게 아프고, 헬멧도 안쓰고 그냥 평상복 차림으로 탄 지라 힘든 상태였는데 그냥 집까지 택시를 탈까 심각하게 고민하다가 돈이 아깝고 사실 택시 기사분들이 자전거를 실어주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눈치가 보이는 것도 있기에, 조금 쉬다가 다시 올라가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한강에서 도림천 쪽으로 빠져서 무사히 집에 오긴 왔습니다.


새삼스럽게 느끼는게 자전거 타기처럼 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라는 거였죠...
자전거를 타면서 쌩쌩 가다가도 얼마든지 넘어져서 다칠 수 있습니다. 전 실제로 자빠링해서 앞니가 반 정도 나간 적도 있었습니다.
심하게 넘어졌는데 앞니만 나간게 어떻게 생각하면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더 빨리 가려고 지름길을 찾다가 오히려 훨씬 돌아오는 결과가 생길 수도 있고, 옳은 방향으로 간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엉뚱한 방향일 수도 있구요.
뒤에서 빠르게 나를 앞질러 가는 라이더들을 보면서 괜히 화가 나서 무리하게 속력을 올리다가 나중에 탈진하는 일도 있고,
마치 쌀자루를 배달할 것 같은 생활자전거로도 나보다 빠르게 달리시는 분을 보고는, 자전거가 문제가 아니라 엔진이 문제구나...하고 깨달을 때도 있었습니다.

아직 만으로 계란 한 판도 살지 못한 주제에 감히 이런 얘기를 하고 있자니 심히 부끄럽습니다.
그렇지만 나름? 평범하게 학교 다니고 취업하는 주위 친구들에 비해서 인생의 고통을 몇년동안 압축해서 겪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들도 겉으로야 별 문제 없고 평범하게 보이지만 모두 힘든 일 하나씩은 마음에 다 갖고 있었구요.
어쩌면 1년 365일 중에서 300일은 그저 그런 날이고, 60일은 슬프고 힘든 날이고, 단 5일만 즐겁고 행복한 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5일 덕분에, 아니 그냥 삶이란 살려고 노력해서 그런 게 아니라 해가 뜨고 해가 지니 살아지는 거겠죠.

며칠째 그놈의 검은 개가 또 제 마음을 갉아먹는 것 같아 에잇! 기분 전환으로 머리나 하러가자! 하고 들른 미용실에서
갑자기 이 노래가 흘러나와서, 4년전 그 버스에서의 제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어쩌면 그때는 죽는 게 사는 것보다 더 간단하고, 편한 방법이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했었습니다. 어디서부터 인지 모르게 뒤틀린 인생을 다시 시작해야 할지도 몰랐구요.
남들보다 심히 뒤처져 있었고, 지금도 제 또래 나이대보다는 뒤처져 있고 그것에 대해 해탈했다고는 하지 못하겠지만,
이제는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라고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면서 가고 있습니다.

지금껏 버텨온 당신의 용기를 칭찬하고, 일어나 앞으로 나가세요. 힘들면 잠시 길가에 앉아서 쉬면서, 다른 사람에게 맞추려 하지 말고 자신의 속력으로 걸어가세요.
당신이 지금 가는 방향이 옳은 방향이라고 장담은 못하겠습니다. 사실 제가 가는 방향도 의심스러울 때가 많은 걸요.
그러나 모든 경험, 하다못해 신발 끈 묶는것도 안해본 것보다는 한번 해본 게 나중에 더 잘 할수 있습니다.
아파본 경험도 지금 아픈 것이 나중에 덜 아프게 될겁니다.
무언가를 배울 때 수없이 넘어지고 실수해야 익숙하게 하는 것처럼, 지금의 경험이 당신을 좀더 강하게 만드니까요.

Bravo, Bravo your life, 찬란한 우리의 미래를 위해.

그리고 아마도 이놈의 검은 개는 배우자보다도 더 저와 평생 살 예정이고, 아마 제가 죽을 때 옆에 이놈의 개가 들어갈 자리도 마련해야 할 듯 합니다.
조금 전에도 집에 오다보니 비가 이렇게 오는데 아까 이불을 널었구나...왓더...하면서
개가 머릿속에서 왕왕 짖어대는 걸 진정시켰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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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6/17 22:14
수정 아이콘
지금 저한테 하는 말 같네요. 물론 이불은 안널었습니다만^^;;

삶이란게 모두에게 공평한건 분명 아닙니다만, 남들이 보기에 좋아보이는 삶 역시 저마다의 무게가 있더라고요.
그리고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그 무게를 버텨가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노래들이 계속 사랑 받는것일지도요.
덕분에 오랜만에 이 노래 듣고 갑니다. 힘찬 한주 되세요.
14/06/20 16:46
수정 아이콘
이불 그 다음날에 구출해서 다시 돌려서 널었습니다. 지금 다시 비가 오려 하네요.
그런것 같아요. 다른 사람의 삶도 좋아보이는 것 뿐이지 좋은 것은 아니니까요. 이것도 제가 지고 가야 할 짐의 무게겠죠.
늦었지만 댓글 감사합니다 ^^
14/06/20 16:48
수정 아이콘
두번째 영상 재생하다가 깜짝 놀랐네요 후방주의 표시좀 크크;;
박초롱
14/06/17 22:24
수정 아이콘
토닥토닥 쓰담쓰담
14/06/20 16:47
수정 아이콘
부비부비 할짝할짝? 감사합니다 크크
BetterSuweet
14/06/17 22:30
수정 아이콘
사람 다 똑같다는게, 어찌보면 엄청난 저주 같지만
또 어찌어찌 생각하면 정말 큰 위로인 거 같아요
14/06/20 16:54
수정 아이콘
동전의 양면 같아요. 다 똑같지만 다 다른...다 다르지만 다 똑같은
나를 위한 노래가 아니지만 달리 생각하면 나를 위한 노래인...
Amor fati
14/06/17 22:39
수정 아이콘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면..
1년 중에서 300일은 그저 그런 날이고, 60일은 슬프고 힘든 날이어서 남은 5일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나이가 들수록 많은 것에 무뎌져가고 그러다보니 이제는 행복을 느끼는 일도 쉽지 않아요.
그래서 상대적으로 힘든 날들이 때로는 고맙게 느껴질때도 있습니다. 그만큼 좋은 날에 느끼는 행복감은 클 테니까요.

신지랑 김신영이 라디오스타에 나와서 힘들었던 때를 얘기한 적이 있는데 도움이 될까해서 링크남깁니다. 힘내세요.
(영상은 짧게 나눠져있지만 다음 동영상으로 계속 연결되어 있습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G2X-HihAxFs
14/06/20 17:01
수정 아이콘
아직까지는 별거 아닌 것에, 친한 사람들의 힘내라는 카톡 하나에 문자 하나에 미소를 짓고 기운을 얻는 저를 보면,
행복이란 건 참 별거 아닌 것 같긴 합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전보다야 힘들지 않겠거니...하고 살고 있습니다. 동영상 잘 봤네요. 김신영씨는 항상 밝아 보이기에 저런 어둠이 있을 거라고 생각 못했는데 그들도 사람이니까요.
bachistar
14/06/17 22:41
수정 아이콘
보살펴주는 글이네요. 써주셔서 고맙습니다.
14/06/20 16:55
수정 아이콘
사실 제 자신을 위해서 쓴 글의 성격이 강한데 조금이나마 마음이 위로가 되셨다니 기쁘네요.
14/06/20 17:08
수정 아이콘
우린 이젠 끝났어 돈 때문에 하는거지
그러니까 X발 X같은 티셔츠나 좀 사라고...크크크 -노엄-
14/06/17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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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노래방에서 이 노래를 부르는데 가슴이 먹먹해지더군요.
요즘 하루하루 힘들게 버티며 살고 있는데 제 자신을 너무나 몰랐던것인지 그간 탄탄대로 살아오다 갑자기 다가온 실패에 주저앉아버린건지..
일어나려해도 자꾸만 주저앉는 제모습에 실망이 크네요.
14/06/20 17:13
수정 아이콘
억지로 일어나려 하지 마시고, 힘들면 좀 쉬었다가 가세요. 길가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도 좀 보시고 바람도 좀 쐬고 한숨 돌리시구요.
저도 그랬어요. 억지로 더 일어나려 하다가 오히려 더 지쳐서 꼼짝도 못하고, 마음만 조급하게 먹다가 더 힘들어지고...
본인의 마음에 좀 더 휴식을 주시구요. 어차피 저도 mcmc님도 모두 약한 인간일 뿐이니까요.
뽀로로
14/06/18 04:43
수정 아이콘
작년한해가 계란한판도 못 산 저에게
가장 힘들었고 슬펐고 무언의 외침을 끝없이 반복하던 때였어요
지그재그로 나아간다는 말이
지난 과거의 제 발자취를 설명해주는것같아
왠지... 찡하네요
도대체 왜 그러니 그만하자 만 계속 되뇌었었는데
어느덧 끝은 있었고 지금의 제가 있어요
생각만해도 끔찍했던 때라 다시 돌아가고싶지
않지만... 만약 그때 저를 만날수있으면
꼭 안고 괜찮다고 다독이고 싶어요
너무 슬퍼하지말라고 끝은 있다구요
좀 더 강한 사람이 되어요 우리 ^^
찬란한 우리의 미래를 위해-
14/06/20 17:03
수정 아이콘
아무리 좋은 일도 아무리 나쁜 일도 언젠가는 끝이 있기 마련이니까요.
이 또한 지나가리라...힘든 날이 끝나지 않을 것 같았는데 끝나가는 걸 보면 제가 얻은 깨달음이라면 깨달음이랄까요.
힘든 날도, 좋은 날도 지나갈 겁니다. 뽀로로님도 좋은 일 있으시길...
14/06/18 06:02
수정 아이콘
개를 키우세요. 슈나우저을 추천합니다. 우울할때는 같이 놀면 우울한맘이 사라집니다.
이 개는 재미있는게 노래를 틀어주면 같이 따라부르는데 아주 잘 부릅니다.
특히 이 개는 산책에 특화된개죠. 산책이 스트레소해소에 왔다죠. 집에서는 귀염둥이 밖에서는 달리기선수입니다.
자전거에 목줄 매고 돌아다녀 봤는데 잘 따라오더라구요. 강아지 가격도 애완동물가격 중에서 제일 저렴한 편입니다.
14/06/20 16:45
수정 아이콘
어디서 기어들어온 말티츄 녀석 키우고 있습니다. Crystal님 말씀처럼 많이 위로가 되요.
마냥 활발하고 아무 생각 없고(?) 그냥 주인이라고 하악하악하는 모습보면...
요즘 본가에 잘 못가서 부모님께 전화하면 그녀석 안부 물어보는 게 일이네요.
저희 강아지도 나가려고 목줄만 가지고 나오면 벌써 눈치채고 자기 좀 데려가라고 사정사정하는지라...웃기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그래요.
슈나우저는 안 키워 봤는데 반려동물이 우울함에 많이 도움이 되는건 맞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체코의혼
14/06/18 09:39
수정 아이콘
기억이 가물거려 정확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쇼펜하우어는 삶을 이런식으로 정의를 하더라고요 세상은 긍정적인 요소와 부정적인 요소로 나누어져 있고
사람이 살아 있는걸 느끼게 해주는건 언제나 마이너스인 부정적 요소라고요. 왜냐하면 기쁨이나 행복은 찰나적인것이고 이러한 나를 기쁘게하고 행복하게 하는 요소들이 길게 유지되면 처음 느꼈던 긍정의 마음이 점점 약해져 무감각 해져버리기 때문에 긍정의 요소가 되지 못하기때문이라고 합니다.하지만 부정적인 요소들인 아픔 슬픔 고통 우울 등의 요소들은 평온한 내일상을 바늘처럼 콕콕 찔러 내감정을 요동치게 하죠. 그래서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건 내가 살아있기때문인 겁니다.인간은 하루하루 산다고 하지만 하루하루 죽음을 향해 가고 있죠. 지금 부터 죽음의 순간까지 평행선이라면 부정과 긍정의 감정들이 오락가락 할겁니다. 이기준은 각자 개인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지만 요동치지 않는 그래프를 가지고 산다는건 살아있다고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 내가 아프고 슬프고 고통스러운건 내가 살아 있기때문입니다. 내일 하루는 오늘보다 행복할지 아니면 오히려 더 고통 스러울지 알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오늘 하루 내가 느끼는 이 감정들이 길게 이어지지는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나는 살아있는 사람이기 때문이죠. 이러한 부정적인 요소들을 자연스럽게 받아 들이고 이제 일상의 행복을 찾아보십시요.한껏 우울한 내하루지만 내가 좋아하는 사람, 내가 좋아하는 음식, 내가좋아하는 음악, 내가 좋아하는 영화, 내가 좋아하는 그어떤것이라도 해보십시요.요동치는 삶의 그래프와 함께 다시 하루하루를 시작 하실 수 있을것입니다.
글을 쓰다보니 주제넘는 이야기를 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누구나 힘이 들고 많은 사람이 이겨내고 주위를 둘러보면 누구나 내 손잡아줄 사람 있다는거 잊지 마셨으면 합니다.
14/06/20 16:53
수정 아이콘
네, 이제는 이 검은 개를 제 일부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만 이 개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닌 것도 알고 있구요.
저같은 경우는 죽음이 딱히 두려운 건 아니에요. 주위 사람이 많이 떠나서 그런지 삶 바로 옆에 항상 죽음이 곁에 있다는 것도 알고 있구요.
오히려 행복하지 못한 삶보다는 죽음이 더 편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한때는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많이 노력했지만 이제는 딱히 그딴 건 없고 그냥 사는 그 자체가 삶의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켈로그김
14/06/18 09:42
수정 아이콘
요즘 느끼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는게 과연 있는걸까.. 하는 마음입니다.
어쨌건 삶이라는건 비벼지기 마련이더라고요..
14/06/20 17:05
수정 아이콘
그러게요. 사실 옳은 방향은 없는 것 같습니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면 그게 옳은 방향인거고, 아무리 좋은 방향이라도 내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헛고생 한 거구요...
맞아요. 삶은 그냥 비비면 어떻게든 되기 마련이더군요.
*alchemist*
14/06/18 12:24
수정 아이콘
우울증까지는 아닌거 같긴 한데 그래도 감정조절이 힘들어서 이번에 한국 휴가 들어갈 때 병원을 한 번 가봐야 하나.. 하고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전느 저 노래 처음 들었던게 10년도 더 넘은 고등학교 시절이었는데
그 때도 참 힘이 되게 해주던 노래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나저나 Black dog이라고도 쓰는군요
저는 김윤아씨 에세이에 나온 blue devils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힘을 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는 세상이지만
일단은 살아보면서 찾아봐야겠지요. 힘낼 이유도 살 이유도
:)
14/06/20 17:11
수정 아이콘
힘낼 필요까지는 없는 것 같아요.
좀더 좋은 날이 온다는 사실을, 지금 손을 놓으면 느낄 수 없는 좋은 날이 분명 언젠가는 온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었어요.
사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꼭 살아야 하는지, 꼭 견뎌야 하는지, 꼭 좋은 날이 오는지는 확신할 수가 없으니까요. (너무 암담한가요? -_-)
일단 마음에 우울함이 있다면, 혼자 버티려 하시지 않는 걸 추천드려요. 누군가 - 그게 상담사이든 병원이든 주위 사람이든 - 에게 털어놓는다는 그 자체가 중요한 거니까요.
*alchemist*
14/06/21 13:17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꼭 살아야 하는지, 꼭 견뎌야 한느지, 꼭 좋은 날이 오는지 저도 사실 모르겠어요
그래도 그럴꺼야 라고 생각을 하면서 살려고 노력은 합니다만..

지금 장가갈 밑천 벌려고 -_-; 나와서 일하고 있습니다만 나중의 행복을 위해 지금을 저당잡는게 맞는건지 헷갈리네요

보통 이런 이야기들 친구들에게 많이 털어놓곤 했는데 어느 부분은 제가 스스로 해야 하는 부분도 있을텐데 그것도 제대로 안되고 아무튼 총체적으로 애매해서..병원에라도 가봐야지요.
14/06/21 13:33
수정 아이콘
그건 다들 마찬가지일 거예요.
나중의 행복을 위해 지금 누릴 수 있는 걸 포기하면서 과연 이게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지...내가 선택한게 맞는지 헷갈려하는건...저도 그렇구요.
그 방향이 맞는 방향이 아니라 해도, 언제든 돌아나오실 수 있을 거예요. 힘들면 잠깐 길 옆에 앉아 쉬면서 하늘도 좀 보시구요.
그리고 좀 잔인한 말이긴 하지만, 결국 내 짐은 내가 져야 하더라구요. 부모님도, 친구들도, 애인도 대신 져 줄수 없는게 그 짐이니까요.
유로회원
14/06/18 13:27
수정 아이콘
저 나이가 많습니다

그냥 이 노래 들으며 지금 펑펑웁다 왜그런지 모르겠습니다
14/06/20 17:07
수정 아이콘
토닥토닥...
울고 싶을때는 우세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울고 싶으면 울고, 힘들어하고 싶으면 힘들어하고...
지그재그로 나아가면 어떤가요. 아니 안 나아간들 어떻겠습니까. 내 삶인데 다른 사람이 살아주는 것도 아닌데.
버들피리
14/06/18 18:22
수정 아이콘
블랙도그에게 으르렁 거릴때마다 한마디씩 해주세요.
넌 나를 이길 수 없어. . 넌 단지 이빨 빠진 개일뿐이야....

으르렁 거릴때마다 그렇게 반응하다보면. . .어느 날 꼬리 내리고 사라저 버릴꺼에요.

제가 블랙도그를 이긴 나름의 비결입니다.

줄리아님 화이팅~!!!!
14/06/20 16:59
수정 아이콘
힘든 날은 그냥 이놈의 개님이 짖든 말든 내버려 두고, 좀 덜 힘든 날은 너 저기로 안 꺼지냐! 라고 마음 속으로 소리치곤 합니다.
화이팅해주셔서 감사합니다..크크
버들피리
14/06/20 18:59
수정 아이콘
대기만성의 길을 걷고 계신 줄리아님~
목적지에 도착할때까지...지치지 말고 지지말고 씩씩하게 걸어가시길....그러리라 믿어요!!!
14/06/21 13:25
수정 아이콘
헤헤...아마 인간의 길이라는 건 죽는 그 순간에야 끝나는 거겠죠? 그냥 열심히 걸어보려 합니다. 버들피리님도 화이팅입니다.
14/06/18 21:51
수정 아이콘
지금까지 제 어린시절은 굉장히 불행하다고 생각했습니다.그리고 저말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보다 잘먹고 행복하게 살면서 나같은건 신경도 안쓸거라고 그렇게 생각하면서 전 성인이 되었습니다.이 세상은 나한테 너무 불공평하고 나는 너무 억울하다는 피해의식만 잔뜩 가지고 있었지요.근데 막상 성인이 되어 이 세상을 살아보니 어느순간 알게 되었습니다.사람들이 나에게 신경을 안 쓰는 이유는 내가 싫거나 혐오스러워서가 아니라 본인들의 삶이 너무나 힘들기 때문이란걸요.그리고 저는 그때부터 다른 사람들의 고통은 이해해주지 못하고 지나친 피해의식과 증오를 가지고 사는 저란 인간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그렇게 곰곰히 생각해보니 성인이 된 후의 겪은 실패는 결국 제 잘못이 제일 크더군요.제 마음속에 단단히 박혀있는 피해의식과 증오는 제 자신을 느리지만 확실하게 망치고 있었습니다.
군대에서의 갈등도 학업과 대인관계에서의 방황도 제 마음에 들지 않는 이 몸도 제가 조금만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개선하려고 노력했다면 어느정도는 좋아졌을거라고 이제와서 때늦은 후회를 합니다.그리고 이제와서야 내가 할 수 있는것에 최선을 다하자는 최소한의 개념이 생겼고요.이제야 좀 저란 사람도 최소한의 개념이라는게 생기나 봅니다.크크
전 지금 24살에 부끄럽게도 허리디스크에 걸려서 걷기운동을 자주하는데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 행복해보이는 사람들 별로 없어보입니다.
대부분 지치고 아파보이거나 근심과 걱정이 가득해보입니다.남녀노소 할거 없이요.
그리고 인터넷에는 또 왜 이렇게 죽고싶다는 사람들이 많은건지...
누구는 키가 작고 못생겨서 누구는 뚱뚱해서 누구는 여자인데 성폭행을 당해서 누구는 나이가 너무 많아서 누구는 대인관계 부적응과 괴롭힘으로 등등 참 다양도 하더군요.전 그래도 키때문에 걱정해본적은없고 뚱뚱하지도 않고 나름 건장한 남자이고 괜찮은 가족들과 친척들 고등학교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제가 억울한것도 가지지 못해서 불행하다고 생각할만한것도 많았지만 반대로 다른 사람들이 못가져서 부러워할만한것도 꽤 있었습니다.
그런걸 보면서 생각합니다.이 사회가 불합리하고 불공평한것도 맞고 내 인생에 굴곡도 적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의 나는 내 환경은 그렇게 비관적이진 않구나 개선시킬 여지가 충분히 있구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름의 목표와 소망을 정해보고 다시 인생을 살아갈 준비를 해봅니다.
지금의 제 최우선목표는 허리디스크 낫는거고요 크크
정말 사람이란게 아파보니 건강을 잃으면 답이 없다는걸 뼈저리게 느낍니다.그것이 몸이든 마음이든간에 말입니다.
이쯤 쓰고보니 제가 무슨말을 하려던건지도 모르게 주절주절 늘어놓고 말았네요.
그럼 마지막으로 검은개 같은건 한쪽에 치워두시고 행복하게 사시길 바랍니다.
14/06/20 16:57
수정 아이콘
나에게 신경을 안 쓰는 이유는, 퐁퐁님 말씀처럼 다들 본인의 삶이 힘들고, 다들 너무 바쁘기 때문 아닐까 싶어요.
긍정적인 마음을 갖는다는 게 참 쉽지 않죠. 말은 쉽지만. 그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모르겠어요 크크
몸이든 마음이든, 내가 아프지 않은 게 최고인 것 같습니다. 허리디스크가 얼마나 힘든 병인지 저희 어머니를 봐서 잘 알고 있습니다.
정 힘드시면 수술도 좋은 방법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제 검은 개는 저쪽 구석에서 잘 자고 있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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