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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3/23 02:42:18
Name legend
Subject [일반] 한 인생의 실패인가, 미래사회의 어두운 전조인가 - 쿠로코의농구 협박사건
2014년3월13일에 도쿄지방재판장에서 열린 「쿠로코의 바스켓」 협박사건의 첫 공판에서 피고인인 와타나베 히로시가 읽은 자신의 최초 진술서의 전문이 공개되었습니다.
보통은 피고인 진술은 서면으로 제출되고 이렇게 전문을 다 읽게 하는 경우가 흔치 않은데, 이번 재판은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인지 진술서의 전문을 거의 대부분 읽도록 하였습니다.
와타나베 히로시 피고는 일본 사회를 충격에 빠지게 한 협박사건의 피의자이지만 그가 범죄를 일으킨 동기와 그 과정을 전부 기술한 진술서를 읽어보면, 그의 범죄는 현재 일본 사회가 지닌 모순의 한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특히 그가 동성애자이자 가정폭력의 피해자였다는 점이 강한 동정심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그의 문장들을 통해서 그가 36년 동안 느껴온 고독과 마주하게 됩니다.
그의 진술의 주된 주장은 「자살하고 싶지만 용기가 없어서 마지막으로 세상에 복수하고 사형을 당하고 싶었다」입니다. 이러한 범죄 동기는 일본에서 최근 10여년 동안 발생했던 각종 무차별 살인사건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이기도 합니다. 와타나베 피고가 진술서에도 쓴 것처럼 상대적 박탈감에 빠진 사람들이 「사회적안락사」를 원하며 증오 범죄를 일이키는 사건들이 눈에 띕니다. 이것은 일본만의 현상이 아니며, 한국도 최근들어서 이러한 범죄들을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먼저, 「쿠로코의 바스켓」사건을 모르는 분들은 다음 링크를 참조해주시기 바랍니다.
http://mirror.enha.kr/wiki/%EC%BF%A0%EB%A1%9C%EC%BD%94%EC%9D%98%20%EB%86%8D%EA%B5%AC#s-7
쿠로코의 바스켓 협박 사건 – 엔하위키

범인은 신출귀물하며 다양한 내용의 성명서를 보냅니다.


「쿠로코의 바스켓」 첫공판 피고인 최초 의견 진술
「쿠로코의 바스켓」협박사건의 범인인 와타나베 히로시(渡辺博史)라고 합니다. 이렇게 의견진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마음 속으로 감사드립니다. 기술되어 있지 않은 사안을 포함해서 「쿠로코의 바스켓」협박사건이라고 불리는 일련의 업무방해사건은 전부 제가 혼자서 한 것입니다.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습니다. 그리고, 어떠한 판결이 내려지더라도 그것을 받아들여서 항소하지 않을 것과 실형재판을 받아들여 복역할 경우에는 가석방을 신청하지 않고 형기만료까지 복역할 것을 이 자리에서 선언하겠습니다.

취조 과정에서 자백에 대한 강요나 폭력적인 언동에 의한 위압은 전혀 없었습니다. 제 담당 형사님과 검사님이 누구보다도 공평하게 대해주셨습니다. 인터넷상에서는 「존내 무서운 형사로부터 존나 빡세게 조사 받고서 질질 짤거 같은데. 크크」 같이 말하시는 분들도 있을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러한 일은 전혀 없었습니다. 저에 대한 취조에서 그 분들은 민주경찰, 민주검사의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덧붙여서 말씀드리면, 저의 국적이나 민족적인 아이덴티티에 대한 억측이 인터넷 상에 범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양친도, 조부모도, 증조부모도 모두 일본인입니다. 귀화하여 일본국적을 취득한 일본인이 아닙니다. 「쿠로코의 바스켓」협박사건의 범인인 와타나베 히로시는 안타깝게도 일본인입니다.

동기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련의 사건을 일으키기 이전부터 저의 인생은 더렵혀지고 너덜너덜해져 무참하다고 느껴왔습니다. 그것을 만회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인식해왔습니다. 그리고 자살이라는 수단을 통해서 사회로부터 퇴장하려고 생각했습니다. 통증으로 괴로워하며 회복의 가능성이 없는 환자를 고통으로부터 해방시켜주는 것을 안락사라고 합니다. 저에게 대입해보자면 잘못된 인생에 괴로워하며 만회의 가능성도 없는 사회적 패자인 와타나베가 고통으로부터 해방되고 싶어서 자살을 하려고 했던 것이다가 적절한 설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것을 「사회적안락사」라고 명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조용히 자기 혼자서 자살해버릴셈이었습니다. 그 결행을 생각하고 있던 시기에 공술조서에 있는 자신이 「손에 넣고 싶었지만 손에 넣을 수 없었던 것」을 전부 가지고 있는 「쿠로코의 바스켓」의 작가 후지마키 타다토시(藤巻忠俊) 씨를 알게 되면서 인생이 너무나 다른 것에 아연실색해, 그 거대한 상대에게 적어도 한방 먹여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자신은 이 사건의 범죄종류를 「인생격차범죄」라고 명명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손에 넣고 싶었지만 손에 넣을 수 없었던 것」에 대하여 열거해보겠습니다. 죠치대학의 학력, 농구만화의 성공, 보이즈러브계 2차 창작물의 인기, 이 3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취조 과정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신쥬쿠 출신이라는 점도 있습니다. 공판을 위해서 필요한 사실관계는 모두 공술조서화 되어 있기 때문에, 여기에서 그 상세사항에 대해서는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죠치대학에 대한 저의 집착에 대해서는 말하자면, 제가 죠치대학출신에게만 강렬한 컴플렉스를 지니게 된 계기는 19년 전의 사소한 굴욕을 맛본 것이 발단이 되었습니다. 농구만화와 2차 창작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일들이 복잡하게 링크되어 있습니다. 31년전에 동성애에 눈을 뜨고, 같은 해에 어머니로부터 「너는 지저분한 얼굴이다」라는 말을 듣고, 26년전에 「세인트세이야」의 TV애니메이션을 보고 싶다고 아버지에게 부탁했다가 두들겨 맞았으며, 24년 전에는 농구 유니폼에 대한 이상적인 패티시즘을 갖게 되었으며, 22년 전에는 보이즈러브계의 2차 창작 동인지를 알게 되는 등의 오랫동안 쌓여온 경위가 있습니다. 그리고 신쥬쿠에 대해서 말하자면, 16년 전에 자살하려고 JR신쥬쿠역 주변을 방황했으며, 11년전에 JR신오오쿠보역 주변을 걸어다녔던 것이 계기입니다. 어떤 것도 어제 오늘에 발단된 것은 없습니다. 저에게 있어서는 무엇보다도 절실한 것이었다는 것만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인터넷상에서 떠돌던 「쿠로코의 바스켓」의 열광적인 팬에 대한 팬에 의한 팬 감정의 폭주에 따른 범행설은 전혀 사실과 다릅니다. 그리고 이제와서 말씀드리자면, 제가 범행초기를 중심으로 내놓았던 범행성명문 속의 후지마키 씨에 대한 원한에 대한 이야기는 전부 지어낸 이야기입니다. 저와 후지마키 씨는 면식도 없습니다. 제가 후지마키 씨에게 무언가 피해를 입은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후지마키 씨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습니다. 이 사실은 분명히 해두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인생과 범행동기에 대해 객관적으로 적나라하게 표현하자면 「10대 20대를 제대로 노력조차 안하고 게으르게 지내며 살아온 바보가, 30대이면서 막장 인생 상태인 것을 깨닫고 발광해서, 자신의 컴플렉스를 자극하는 성공한 사람을 발견해서, 질투심에 자살의 길동무로 삼고자하는 싸구려 생각에 폭주했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여기에 거짓은 없습니다. 그야말로 어이없는 동기인 겁니다.

하지만 저의 주관에서 말해보자면 조금 다릅니다. 이전 형무소에서 복역을 체험했던 정치가의 옥중체험기를 읽었습니다. 그 속에는 신체장애자인 동료 수형자로부터 「우리들 장애자는 말이지, 태어날 때부터 벌을 받았다고 할 수 있는 거야」라고 말했다고 기술되어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신체장애자의 고뇌가 상상조차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벌을 받았다」라는 감각을 저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로서는 그 벌로서 그 누구도 사랑할 수도, 노력하는 것도, 사랑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것도, 자유롭게 살아가는 것도, 자립하여 살아가는 것도 허락되지 않았다는 감각입니다. 저는 범행 도중에 몇번이나 「끝장을 볼 때까지 하자」라고 자신을 향해 말하며 독려해왔습니다. 그 벌에 의해서 30대 중반이라는 연령이 될 때까지 그 무엇도 끝장 볼 때까지 할 수 있도록 허락받지 못했다고 의식하고 있습니다. 인생에서 처음으로 타 없어질 정도로 노력했던 것이 일련의 사건이었습니다. 저는 앞으로의 인생이 명확해지는 연령이 되어서야 저에 대한 받아들일 수 없는 벌을 내린 「무언가」에게 복수를 실현하고, 그 후에 자신의 인생을 끝내버리고 싶다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했습니다. 그저 「무언가」의 정체를 찾아내지도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자살해버려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그 「무언가」를 대신할 것을 찾아내고 만 것입니다. 그것이 「쿠로코의 바스켓」의 작가인 후지마키 씨 였습니다. 그러니까, 엄밀하게 말해서 「자신이 원하던 것」 어쩌고 한 이야기는 후지마키 씨를 표적으로서 정했던 계기라고는 할 수 있지만, 범행 동기의 모든 것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올해는 제가 처음으로 자살을 생각하기 시작했던 때부터 딱 30년째 되는 해입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자살을 생각했습니다. 원인은 학교에서 당한 이지메입니다. 자신은 반짝반짝한 1학년생이 아니라 너덜너덜한 1학년생이었습니다. 이 경위에 대해서는 여기서 말씀드려봤자 끝이 없기 때문에 상세한 부분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저를 벌해왔던 무언가와, 그 때 저를 괴롭혔던 아이들과, 괴롭힘에 제대로 대응해주지 않았던 부모님과 담임선생에 의해 제 마음에는 족쇄가 채워진 상태가 아니었던가 분석해봅니다.
저는 작년 12월15일에 체포되어, 태어나서 처음으로 수갑을 차보았습니다. 하지만 전혀 쇼크를 받지는 않았습니다. 저에게 있어서는 「괴롭히던 아이와 양친에 의해서 채워졌던 보이지 않는 수갑이 구체화한 것에 불과하다」는 인상이었습니다.

저는 범행의 최종 목표를 「쿠로코의 바스켓」의 단행본과 그와 관련된 모든 상품의 판매중지, 애니메이션 방영중지와 관련 이벤트의 중지로 결정했습니다. 단, 영구적으로 협박을 계속할 수는 없으니까 그러한 목표를 일시적으로라도 달성할 수 있다면 범행종결 선언을 내놓고 사건을 끝내버릴 생각이었습니다. 「쿠로코의 바스켓」이 제 인생의 한심함을 느끼게 하는 벽과 같은 존재였기 때문에, 그것에 스스로가 만족할만한 데미지를 입히는 것으로 자신을 벌해왔던 「무언가」에게 카운터를 한방 먹인 것 같은 기분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것을 마음의 양분으로 와타나베로서 인생을 살아가거나, 자살해서 무참한 인생을 끝내버리던가 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너무나도 절실한 동기에 의해서 사건을 일으켰던 것입니다. 이지메 당하던 아이였던 자신이 저를 이지메하던 「쿠로코의 바스켓」의 폭력으로부터 필사적으로 도망치려고 했던 것이 저의 주관적 의식입니다.

저는 도내의 도로위에서 경찰청의 조사원으로부터 임의동행을 요구 받았을 때에 「졌습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 말 때문에 제가 게임을 하듯 범죄를 즐기는 쾌락범이라는 설이 세상에 일반적으로 떠도는 모양입니다만,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확실하게 「졌습니다」고 말씀드렸지만, 그것은 자신의 인생을 GIVE UP했다는 의미에서 말씀드린 겁니다. 저는 경찰에게 붙잡혔던 시점에서 인생의 패배 선언을 했던 겁니다. 일부 보도에서 제가 「죄송합니다. 졌습니다」라고 조사원에게 말했다고 보도되었지만, 저는 절대로 「죄송합니다」라고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부분은 완벽한 오보이거나 조작입니다. 좀 더 집요하게 말씀드리자면 저는 이 사건을 결코 게임 감각으로 일으킨게 아닙니다. 한 임상심리사가 신문지상에서 「좋아하는 캐릭터 어쩌고..」라는 등 진상과 조금도 관계 없는 프로파일링을 설파하길래 읽어봤습니다. 하지만, 이건 그런 쩨쩨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전문가도 인간이니까 실수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저는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범행성명에서도 「아니야」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도 「핵심을 간파 당하니까 감정적으로 반론했다」라는 등 자신의 능력에 대한 회의와 겸허함이 완전히 결여되어 있는 창피하고 수치스러운 강변을 아무렇지도 않게 신문지상에 쓸 수 있는 인물이 임상심리사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는 점에 또다시 아연실색했습니다.

제가 체포되고 2일후 아침에 구류되어 있던 경찰청 코우지마치서에서 동경지검으로 출발하려고 할 때에는 경찰서 앞에 많은 보도진이 몰려들었습니다. 이 때 저는 웃고 말았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유명해진 것에 기뻐하고 있다」는게 일반적인 여론이라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럴리가 없잖습니까. 카메라의 플래시 홍수를 맞으면서 「무언가」에게 벌을 계속 받아오던 자신이 이제는 당당하게 통치권력에 의해서 벌을 받게 되었다고 생각하니 한도 끝도 없이 이상한 생각이 들더군요. 거기에 대해 내보인 자조석인 웃음입니다. 후일 변호사님에게 뉴스 영상을 프린트 아웃한 것을 받아 보았습니다. 확실히 그 얼굴은 기분이 나쁘더군요. 사람이 지닌 분노의 감정을 환기시키는 기분나쁨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제가 느끼는 감정과는 괴뢰된 것입니다. 자신이 더 이상 웃을 자격조차 없는 인간이라는 것 정도는 저도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부 매스컴 관계자가 제가 구리코모리나가 사건에 관여되어 있다는 가설을 세운 것 같지만, 거기에 대해서도 확실히 부정하겠습니다.
이정도의 각오로 사건을 일으켰으니까 반성따위는 하지 않겠습니다. 반성할거였다면 처음부터 범행을 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리고 사죄도 하지 않겠습니다. 만약 사죄할거였다면 그거야말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죄악감이 한도 끝도 없이 넘쳐나서, 전신의 힘이 빠져버려 눈 앞이 새까맣게 되어, 전후 인식도 못할 정도의 상태가 되지 않는다면, 사죄해봤자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안타깝게도 저는 체포되었을 때부터 이러한 심리상태에서 일순간도 벗어난 적이 없습니다. 저는 사이코패스라고 불리는 타입의 인간일지도 모릅니다. 또한 제 범죄의 힘이 부족하여 「쿠로코의 바스켓」이라는 컨텐츠에 커다란 데미지를 주지 못했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단지 책임은 지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반성, 사죄와 책임은 다릅니다. 책임이라고 한다면 우선 떠오르는 것은 자신이 일으킨 사건에 의해서 벌어진 금전적인 피해를 공제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피해금액만이 아니라 사죄료라고 말할 수 있는 금액을 더해야만 성립되는 것입니다.

이것에 대해서는 저에게는 지불 능력이 없습니다. 저는 작년 10월에 죠치대 학원제에 대한 습격예고를 보냈습니다. 이것에 의해서 죠치대학은 부득이하게 경비체제를 강화했습니다. 약 50만엔의 비용을 사용했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일으킨 막대한 사건 중에 1건만 가지고도 이 정도입니다. 피해 총액은 어느 정도나 될지 상상조차 되지 않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벌어들인 총수입은 1,000만엔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연수입이 200만엔을 넘어 본 적도 한번도 없습니다. 월수입이 20만엔을 넘어본 것도 몇 번 밖에 없습니다. 저에게는 금전적인 책임을 질 능력이 없습니다.

저로서는 범죄에 의해서 일생을 걸고도 지불할 수 없는 피해를 입혔기 때문에 목을 매고 죽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실형판결을 받고 형무소에서 복역을 끝내고 출소해서 될 수 있는한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는 방법으로 자살하겠습니다. 또한 자신의 죽음이 널리 전파될 수 있도록 수단을 취하겠습니다. 「범임이 죽었다」라는 사실은 제가 일으킨 범죄에 의해 피해를 입은 분들에 대한 일종의 후련함을 느끼게 하는 효과는 있을 겁니다. 무엇보다 다시 범행을 일으키지는 않겠다는 안심감을 느낄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저에게는 이러한 「감정의 수당」을 지불하는 것밖에는 책임을 질 방법이 없습니다. 물론 그와 동시에 자신의 목숨에 가치는 전혀 없으며, 내가 죽는다고 해서 커다란 의미가 없다는 것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자살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자기중심적인 동기가 있기에 자살하고 싶습니다. 저의 연행에 사용된 포승줄을 볼 때마다 목을 매달고 싶어졌습니다. 이 순간에도 자살할 수 있다면 기뻐하면서 목을 매겠습니다. 범행 동기도 남자로서는 가장 형편없는 종류의 동기였고, 그것이 밝혀져버렸기 때문에 더 이상 창피를 당하며 살고 싶지는 않습니다. 거기에다 저는 「졌습니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인생에 데해 패배 확정 선언을 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저의 인생은 이미 끝났습니다. 그런데도 아직도 생을 이어나가는 것이 참을 수 없습니다. 유치장과 구치소와 형무소는 자살이 금지되어 있는 공간입니다. 자신에게 내려질 실형판결의 형량의 기간을 「자살권을 박탈당해, 자살을 맡겨두는 기간」이라고 이해하겠습니다.
취조 과정에서 형사님과 검사님에게서 「사회복귀」라는 말이 나왔던 적이 있습니다. 저는 앞서 말씀드렸던대로 형무소에서 출소하면 바로 자살해버리고 사회복귀는 하지 않을 겁니다. 범죄는 정도의 차는 있어도 사회에 민폐를 끼치는 행위입니다. 그 민폐가 한도를 넘어선 범죄자를 사회로부터 영구추방하기 위해서 무기징역이, 제상에서 추방하기 위해서 사형이 형벌로서 존재합니다. 저는 결과적으로는 큰 죄를 범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사회의 허용한도를 넘어서는 사건을 일으켰다고는 인식하고 있습니다. 직업절도범의 갱생과는 의미가 다릅니다. 저같은 놈은 절대로 사회복귀를 해서는 안 되며, 그것을 용인하는 물러터진 사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취조 과정에서 형사님이 농담반으로 「출소하면 작가라도 되면 어때? 상복의 사신(喪服の死神※)의 전력을 살린다고 하면 그것 밖에 없지 않아」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농담하지 마세요! 저는 더이상 무언가 말하거나 쓰거나 할 자격이 없는 인간입니다」라고 절규하고 싶었지만, 그냥 조용히 있었습니다.
※상복의 사신: 범인 와타나베가 2채널 등지에서 사용하던 닉네임. 이 닉네임으로 각종 범행 성명 등을 보냈다.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이 사건에 대해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도전」이라는 논평을 체포되기 전에 봤습니다. 저는 「표현의 자유」는 국가권력으로부터의 자유를 지칭하는 개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국가권력과 그것을 배경으로 하는 특수한 압력단체의 구성원이 아닙니다. 설령 표현의 자유에 도전하는 주체가 개인이라고 한다면, 그 개인으로부터의 자유라는 의미에서 「표현의 자유」라는 개념이 있다고 해보죠. 그렇다고 해도 저는 「표현의 자유」에 도전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작품 내용이 불온하니까 책을 수거해라」라는 요구라면 그것은 분명히 「표현의 자유」에 대한 도전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협박장 속에서 무차별살인을 암시하긴 했지만 「쿠로코의 바스켓」의 작품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표현의 자유」의 문제가 아니라, 위기관리의 방식의 문제입니다. 일련의 사건을 통해서 「쿠로코의 바스켓」의 단행본 판매를 중지한 서점이 「표현의 자유를 탄압하는 가해자」라고 비판을 받고, 판매를 계속했던 서점이 「표현의 자유」의 옹호자로서 칭찬을 받는 것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반복해서 말하지만, 그건 정신상태가 이상한 인간에 대한 대응을 둘러싼 위기관리의 문제입니다. 그러고보니 체포되어서 실행하지는 못했지만, 저는 「표현의 자유」의 옹호자로서 찬사를 받았던 대형서점 체인에 방화를 저지르려고 계획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쿠로코의 바스켓」의 단행본을 진열대에서 철거했던 서점에 대한 협박사건에 대해서는 입건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들었습니다. 이건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철거했던 서점이 입건에 소극적이어서 피해장의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단행본의 철거는 일본 출판의 역사에 남을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절대로 공판이라는 도마 위에 올라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검찰에서는 제발 이건에 대해서도 입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길 바랍니다.

형량에 대해서 말하겠습니다. 저는 엄벌에 처해져야만 하며, 그렇게 되기를 절실히 원하고 있습니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말씀드리자면 제가 원하는 형벌은 사형입니다. 저에 대한 형벌이 최고로 징력 4년6개월이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대학 캠퍼스라는 공공장소에 독가스를 뿌렸고, 편의점의 상품 진열대라는 불특정다수의 인간이 손대는 장소에 독이 들어간 음료수를 놓아두었습니다. 그것은 공공위험죄입니다. 사상자가 나오지 않았고, 물론 저도 사상자가 나오지 않도록 했지만, 저를 무기징역이나 사형에 처하지 않는 일본의 형사사법에는 커다란 결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죠치대학 사건은 살인미수이고, 독을 탄 사건은 구리코법으로 입건되어야 할 사안입니다. 지금부터는 완전 농담으로 말씀드리는 것이지만, 저 자신은 「쿠로코의 바스켓」이라는 컨텐츠에 대한 살인미수가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또한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에 대한 표현규제추진의 근거로서 「캐릭터 인권」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쿠로코의 바스켓」의 모든 캐릭터를 대표해서 주인공 쿠로코 테츠야에 대한 살인미수를 적용하는 것도 콜드잽, 아니 쿨 저팬※을 추진하고 있는 일본다워서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확실히 저는 쿠로코 테츠야의 인권을 침해했다고 생각합니다. 농담은 집어치우고, 제 기분을 분명하게 말씀드리자면 「이런 기분나쁜 놈은 사형시켜도 좋지 않겠습니까!」랄까요.
※쿨 저팬: 일본의 쿨하고 멋진 문화를 국제적인 경쟁력으로 활용하자는 일본 정부가 주도하는 국제 컨텐츠 교류 전략. 말하자면 오타쿠 문화 전략. 한류의 유행 등에 자극 받아서 만들어진 어용 사업으로 많은 비난을 받았다.

사회적 패자에 속하는 인간이 성공한 사람에 대한 질투를 동기로 범죄를 저지르는 유형의 사건은 어쩌면 앞으로 일본에서 다발할지도 모릅니다. 글로벌 경제체제의 확대에 의한 1억총중류의식※이 붕괴되고, 지금은 국민간의 격차가 명확해졌습니다. 일본은 동서냉전하의 고도성장기처럼 케인스형의 경제정책을 채용하는 체제로는 더 이상 돌아갈 수 없을겁니다. 격차가 벌어지건, 와타나베가 넷우익화 되건, 신자유주의적 경제・사회정책은 차차 시행될 것입니다. 현재 형사재판에서 가장 악질적인 동기라고 말해지는 것이 사리사욕 목적입니다. 저로 말할 것 같으면, 이 재판에서 검찰에게 「성공한 사람의 발목을 잡겠다는 동기는 사리사욕을 목적하는 것 이상으로 악질」이라는 논리를 이용해 스스로를 단죄해주길 바랍니다. 그리고 재판장의 판결에서는 그것을 지지해주길 바랍니다. 「불행의 길동무라는 동기는 이윤목적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악질」이라는 판례를 만들어주길 바라며, 그것을 법조계에서 합의해주길 바랍니다.
「국책조사」라는 말이 있습니다. 기왕이면 이 사건의 판결을 「국책판결」로서 이용해주시기 바랍니다.
※경제성장기의 일본은 부가 비교적 평등하게 분배되어 1억명의 국민 모두가 중산층이라는 의식을 공유하고 있었다. 품위없게 표현하자면 저처럼 지저분한 얼굴의 기분나쁜 추남이 성공한 미남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됩니다. 앞으로 일본사회를 위해서도 「불행의 길동무형 범죄는 절대로 용서하지 않는다」는 사법부의 의지를 판결로서 표명해주십시오. 최소한 사회에 기여하는 형태로 자신에게 벌을 내리고 싶습니다.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저는 마음 편하게 형무소에서 복역할 수 없으며, 출소후에 편안하게 목을 매달 수 없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지금 일본의 형사사법제도로는 저를 벌할 방법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현재는 유치장에서 숙박하고 있습니다. 다른 피유치자와 사이좋게 이야기 할 수도 있었습니다. 제가 사람과 아무렇지 않게 장시간 회화를 한 것은 정말 오랫만입니다. 적어도 과거 10년 동안은 없었습니다. 젊은 피유치자와 이야기하면서 「이렇게 귀여운 동생이 있었다면, 나는 이꼴이 되지 않았겠지」라던가 「이렇게 밝고 멋있고 텐션도 좋은 친구가 어린 시절에 있었다면, 내 인생도 조금 달랐겠지」라고 느꼈습니다. 저의 인간관계는 체포 전보다 충실해졌습니다. 식사도 설탕・소금・유지가 적은 매우 헬시한 요리를 1일3식 제대로 챙겨주시고 있습니다. 제가 세끼 식사를 제대로 하는 것은 20년만의 일입니다.

그리고 형무소에서의 복역도 전혀 두렵지 않습니다. 적어도 사바세계보다는 저를 인생의 격차로 가로막는 존재를 만날 일이 없겠죠. 이지메가 있어도 교도관들은 저의 부모님이나 초등학교의 담임교사보다는 제대로 대응해주겠죠. 형무소의 생활에는 자유와 존엄이 없다고 말하곤 하지만, 저에게 그것은 사바세계도 마찬가지이니 무엇도 두렵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체포를 둘러싼 보도를 통해서 저는 모든 일본인들로부터 경멸받는 존재가 되었지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그건 체포되기 전과 똑같으며 체포를 계기로 단순히 그것이 표면화 된 것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특별히 괴롭지 않습니다.

체포되기 3개월 전쯤에 저는 36세가 되어, 태어나서 처음으로 연예인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동성애자니까, 물론 그 대상도 남성입니다. 좋아하게 된 것은 어느 남성 그룹※입니다. 체포전에는 그 그룹에 대한 내용이 써있는 블로그에 매일 방문했었고, 정보를 얻기 위해서 새로운 언어를 습득하고자 생각했을 정도입니다. 신변이 확보되었을 때도 스마트폰을 사용해서 그 그룹의 곡을 듣고 있었습니다. 체포된 직후에는 「나의 신부(최애캐)인 홑꺼풀 왕자도 만날 수 없고, 노래도 들을 수 없고, 활동 정보를 찾아볼 수도 없는 건가」라던가 「그 사람들의 혹성 주민이 되고 싶었다」라고 생각하니 슬퍼져서 마음 속으로 이별을 고했습니다. 그러니 이제 어떻게되든 상관없습니다. 최근 10년 동안 저는 중도의 인터넷 의존증 상태였지만, 지금은 특별히 인터넷이 하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건에 대한 인터넷상의 반응에 이제 더 이상 흥미도 없습니다. 다시 말해서 저는 더이상 사바세계의 오락에 미련이 없습니다.
※이 남성그룹은 「엑소」인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애당초 제대로 취직한번 해본 적 없고, 체포전에 하던 일도 일용직 파견이었습니다. 저에게는 잃어버리면 아쉬울 사회적 지위가 없습니다.
물론 가족도 없습니다. 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셨습니다. 어머니는 자영업을 하셨지만, 제가 일으킨 사건 때문에 가게 문을 닫을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거기에 대해서는 죄송스러운 마음따위 조금도 없습니다. 오히려 멋진 복수를 이루었다고 생각하면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저와 어머니와의 관계는 이런 것입니다. 다른 친족들과도 오래전부터 전혀 교류가 없습니다. 물론 친구도 전혀 없습니다.

더군다나 저는 태어나서 한번도 연인을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길거리에서 프로에게 돈을 내고 하는 수단(매춘)을 포함해도 성교조차 한적이 없습니다. 연인없는 이력=연령입니다. 저는 인터넷 용어로 말하자면 「마법사」입니다. 저의 엉터리 성명문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준 전술한 임상심리사가 트위터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리고 어쩌고…」라며 트윗했지만, 저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사람하는 사람이 처음부터 없었습니다. 최근 15년 동안 살인사건과 교통사고 피해자 유족이 자신들의 고통과 슬픔, 그리고 분노를 미디어상에 이야기하는 것을 자주 보게 됩니다. 하지만 제 입장에서 말하자면 그 유족들은 저보다는 훨씬 행복합니다. 유족들은 불행하게도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렸지만, 잃어버릴 사랑하는 사람이 존재했다는 것 아닙니까. 저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리는 것조차 불가능합니다. 다시 말해서 저에게는 잃어버려서 아쉬울 인간관계조차 없습니다. 저는 유치장에서 스웨터를 빌려 입고 이 장소에 섰습니다. 그건 다시 말해서 저에게는 공판용의 옷을 사입해줄 사람조차 단 한사람도 없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저는 자기연민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무의미한 인간관계가 없는 것을 기분 좋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돌아오길 기다리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보니, 마음이 상쾌하고 가볍습니다.

그리고 죽고 싶기 때문에 목숨도 아깝지 않으며, 사형을 내려주신다면 대환영하겠습니다. 저처럼 인간관계도 사회적 지위도 없고, 잃을 것도 아무 것도 없으니까 죄를 범하는데 심리적 저항이 없는 인간을  인터넷 용어로는 「무적의 인간」이라고 표현합니다. 앞으로 일본사회에는 이런 「무적의 인간」이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어들지는 않을 겁니다. 일본사회는 이런 「무적의 인간」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생각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무적의 인간」의 범죄에 대해서 효과적인 처벌방법을 형사・사법・행정기관에서 진지하게 생각해야만 합니다.
너무 길어져서 죄송합니다. 결론적으로 제를 엄벌에 처해야만 한다는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제가 회환을 품고 있던 일들을 말씀드렸지만, 객관적으로 본다면 그렇게 대단한 이지메를 당한 것도 아니고, 무보님의 저에 대한 태도도 버릇을 고치자는 수준으로 학대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유치장에서 같은 방에 있었던 저와 동세대인 남성이 「인생에 끝난건지 어떤건지는 자기하기 달렸다」고 자주 말했습니다. 제가 얼마나 자기애가 강하고, 게으는 놈이며, 다른 사람에게 메달리려는 의존심에 가득하며, 역경을 마주하는 강한 마음이 전혀 없고, 피해자 의식만이 강하며, 규범의식이 결여되어 있는 형편 없는 인간이라는 것은 자기자신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저의 양친과 생육환경에 책임전가를 하며, 마음의 평안을 지키는 정신적승리법을 그만둘 생각은 없으며, 그만 둘 수도 없습니다. 일본의 국제사회에 관한 경제적 지위하락과 함께 과열적으로 「세계로부터 칭찬 받고 멋지다며 동경받던 일본」상이 퍼져나가기 시작해, 「일본은 전세계로부터 사랑받고 있으니까, 일본이 국제적으로 비판을 받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그런 것들은 전부 반일 컬트 트라이앵글로 특정할 수 있는 아시아 3국의 반일 프로파간다가 그것들과 호응해서 움직이는 일본의 반일좌익 매스컴에 의한 편향위조보도가 원인」 이라는 논리만으로 모든 국제관계를 이해하려고 하는 정신적승리법이 국민여론 속에 만연하고 있는 것과 같은 현상입니다. 저는 「해외의 반응」 마토메블로그※를 보아도 조금도 기분이 좋아지지 않았었습니다.
※마토메 블로그: 2채널 등의 익명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을 정리해서 게재하는 정리 블로그. 일본의 언더그라운드 정보의 유통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저에게는 더이상 미래가 없습니다. 저에게 갱생 가능성은 전혀 없습니다. 저에게는 「죽음도 하나의 사회봉사」라기보단 「죽음만이 사회봉사」라는 말이 딱 맞을 겁니다.
여기까지 작성한 원고를 다시 읽어봤습니다. 지성의 파편조차 느낄 수 없는 실로 형편없는 문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수상과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던 고향의 일류 진학 고등학교에 입학했지만, 종종 그것이 실수였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신의 능력에 어울리지 않는 학교에 들어갔던 것이 정말 안 좋았습니다. 다만, 모교에 수치를 안겨준 것에 대해서, 모교에 대한 죄송스러운 마음은 추호도 없습니다. 최근에 학교의 OB에게 경사가 계속되어왔는데, 거기에 찬물을 끼언졌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마음이 든든해집니다.
반복해서 말씀드립니다만, 저같은 쓰레기는 엄벌에 처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의 현재의 솔직한 심경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런 쓰레기 같은 인생 계속 살고 싶지 않아! 빨리 죽여줘!」
일본의 전도유망한 소년들이 주눅들지 않고, 질투하지 않고, 삐뚤어지지 않고, 시기하지 않으며, 긍정적으로 밝고 멋진 미남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바라면서 이야기를 마치고자 합니다.
오늘은 의견진술의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상복의 사신」「괴인 801면상」「흑보대」 와타나베 히로시

출처 - http://www.deculture.co.kr/?p=496

---
위의 사건은 단순히 일본사회의 특수성에 의해 일어난 일개 범죄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와타나베 히로시란 인간이 살아온 인생은 일본에서만 존재하진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인생의 실패자가 되어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하는 사회의 최하층은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입니다.
그들을 내버려둔다면 위의 사건보다 더 무서운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꽤 글이 깁니다만 피고인의 필력이 뛰어나서 흥미롭게 읽어갈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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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3/23 03:05
수정 아이콘
양극화가 심해지고, 패배자들을 돌아보지 않는 사회분위기가 확산되어갈수록 불특정다수에 대한 범죄는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이런 협박사건은 애교라 생각할 정도로요.
14/03/23 03:11
수정 아이콘
95년 당시 미국에서 아파트 단지가 담장 내지 차단벽으로 밀폐되었고, 거기 무장한 건장한 경비들이 있다고 하면 다들 놀랐지만 현재는 그런 아파트 들이 꽤 있죠. 명품 아파트라고도 불리우고...
많은 사람들이 지역 기반의 정당을 벗어나서 자신의 진정한 계층을 파악하고 계층 이익에 맞는 정치 활동과 투표 활동을 통해 새로운 사회 활력과 패러다임을 구축하면 좋겠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당근매니아
14/03/23 03:32
수정 아이콘
문장이나 어휘, 논리 전개 같은 걸 보면 머리가 나쁜 사람도 아닌 것 같은데 정말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궁금해지는군요. 뭔가 인간으로서의 선을 수십년에 걸쳐 넘어섰다는 느낌이 드는데..... 잘 읽었습니다.
yangjyess
14/03/23 03:44
수정 아이콘
동정의 여지는 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1%도 없으나 무고한 피해자가 생기는것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위험계층을 배려하는 정책이 필요하겠습니다. 가해자는 죽일놈이지만 어쨌든 이런 폭탄들을 터지지 않게 하는 방법으로는 채찍보다는 당근이 효율적일 테니까요..
그아탱
14/03/23 05:30
수정 아이콘
글을 읽으면서 이 사건은 이후에 다른 방식으로라도 모방이 충분히 가능할거라 생각됩니다.
이처럼 극단적인 범죄가 아니더라도 말이죠.
특히 우리 사회처럼 한 번 미끄러지면 돌아오기 힘든 구조에선 더더욱 그럴듯 싶습니다.
14/03/23 08:41
수정 아이콘
사회적 안락사란 말이 무섭네요.
14/03/23 09:25
수정 아이콘
피고인의 필력이 상당합니다. 사회변천, 경제상황, 문화정책까지 언급하며 이어지는 논지도 그렇고, 거의 문학적이기까지 한 표현법이 인상깊습니다. 그의 '신념'에 공감은 못하지만, 읽는 사이 일말의 이해는 할 수 있게 하는 문장력입니다.

읽으면서 출생이라는 제비뽑기의 불공평함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젊은) 인간의 외양 대부분은 유전으로 결정되니까요. 외모와 유산. 거기에 생활 방식에 따른 약간의 후천적인 변화가 뒤따를 뿐입니다. 피고인은 추한 외모와 열악한 가정 환경 때문에 자기는 애초에 행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없다고 확신합니다. 30여년간 계속된 그에 대한 세상의 푸대접을 보면 맞는 말입니다. 분명히 그는 행복해지는 게 불가능합니다. 다른 사람이라면 모를까 이렇게 피해의식, 열등감이 강한 인간은 행복해질 수 없습니다. 행복은 상대적인 것인데, 세상이 숭배하고 멸시하는 두 축은 부와 아름다움이니까요.

피고인이 어느 한 가지에서만 평균 정도로 태어날 수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동정이 듭니다. 물론 피고인은 자기 외모의 못남과 가정형편의 어려움을 과장하고 있으리라 봅니다. 부모가 좀 무심해 보이기는 하지만, 사실 집안이 그리 빈곤해 보이지도 않습니다. 이 피고인의 경우는 그의 높은 자기애와 지식 수준이 스스로의 이상에 못미쳐 폭주한 것으로 풀이할 수도 있습니다.
즐거움이 하나만 있어도 인간은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친구는 없습니다. 혼자서 하는 취미란 게 솔직히 질리기 쉽죠. 그렇다고 돈 모아 혼자 술집이나 윤락업소에 가는 건 싫습니다. 피고인은 높은 이상 수준을 가졌습니다. 글에서 알 수 있듯이 피고인은 연인, 친구, 가족의 사랑을 간절히 원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회적 즐거움은 못난 외모 때문에 불능이었다고 하네요. 36년을 살아온 사람인 만큼 엄살이 아니라 외모 때문에 상당히 모진 취급을 받아온 것 같습니다. 마음이 아프네요.

마지막으로, 깊은 우려가 듭니다. 우리나라를 보면 외모 지상주의가 일본보다도 훨씬 심하죠. 성형 비율이나 매체의 태도를 봐도 명백합니다. 그러면 물질주의는? 말할 것도 없이 강합니다. 장기 불경기가 확정적이고 청년 실업난은 최악, 양극화가 고착되었으니 토양은 조성되었습니다. 그렇다면 1)외모가 못생기고 2)집안은 빚더미 3)부모 성품은 엉망... 이런 조건이 갖춰지면 (왜 없겠습니까? 정규분포 상 분명히 다수 있겠죠) 한국에서도 제2, 제3의 유사 범죄가 나타날 것이 예상합니다. 그 형태는 이렇게 폭력을 엄격히 자제하는, 거의 만화적인 범죄가 아니라 화끈한 한국 스타일대로 폭력적인 증오 범죄의 형태일 걸로 봅니다. 지존파 사건이 생각나네요.
14/03/23 09:38
수정 아이콘
범인 자신의 내면을 뼛가루까지 긁어내어 글로 쓴 모양새이지만 그만큼 자신과 같은 부류에 대한 엄청난 통찰력마저 느껴지는 글이네요. 사회적 안락사라는 그 적절한 단어 선정에 충격받았습니다.
몽키.D.루피
14/03/23 11:09
수정 아이콘
전세계 심리학자들이 이 글을 읽으면 무슨 생각이 들까요..?? 자신은 사형을 당하고 싶다고 주장하고 교도소의 인간관계가 사회에서의 인간관계보다 더 충실해졌다고 여기고 출소하면 바로 자살해버릴거라는 피의자라니... 이건 뭐 심리학자들의 연구대상이네요.
14/03/23 11:18
수정 아이콘
월북 해야겠네요. 와타나베씨가 원하는 수용소 사회가 실제로 있습니다.
王天君
14/03/23 12:28
수정 아이콘
읽다가 토나올 것 같아서 관뒀습니다. 엄청 불쾌하네요...으...
절름발이이리
14/03/23 13:18
수정 아이콘
이런 애들은 수십년전부터 늘 있었죠.
14/03/23 15:58
수정 아이콘
우리야 당장 복지라든가 사회안전망이 아쉬우니 그 쪽으로 의견이 집중되는거겠지만 이런 사안의 경우는 오히려 선진국일수록 일어나는 현상이죠.
데오늬
14/03/23 16:48
수정 아이콘
뭐랄까, 인생이 찌질해서 저지른 범죄마저도 맥스 4년6월짜리 협박이라니 찌질의 초지일관, 찌질의 수미쌍관 같은 느낌이랄까...
심리학이나 정신분석 같은 건 잘 모르지만 변명은 쓸데없이 장황하고, 출소하고 자살도 절대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그럴 만한 깜냥이 못 되는 인간같아요.
사악군
14/03/23 23:19
수정 아이콘
자살은 원래 용기가 필요한 일이 아니고 비겁자들이 더 잘하는 법이라 이 사람이 자살하는 것자체는 가능하다고 봅니다. 생명을 걸고 무언가를 이루려하는 행위와 목적자체가 생명을 버리는 행위는 완전히 다른 행위죠. 아마 성공율이 높지 않은 자살 몇번더시도하다가 중간에 겁먹어도 되돌릴 수없는 방법 시도하고 죽을듯..

이런사람은 오히려 풍요로울 때 생기는 부류죠.
14/03/24 00:52
수정 아이콘
근데 다른건 몰라도 무식하진 않은거 같은데요..
필력도 상당하고 사회에 대한 통찰력도 꽤 있어보입니다. 자꾸 죽여달라고 난리쳐서 그렇지...
갓대성
14/03/24 11:04
수정 아이콘
일본 넷우익 애들이 한국은 "전세계로 부터 미움받는 국가"라는 비난을 항상 해왔는데
너무 유치해서 왜 저런 말을 하는지 항상 궁금했는데 이제 어떤 마음인지 좀 알겠네요.
또 초반 내용으로 보면 피의자가 넷상에서 재일이라고 몰리고 그걸로 또 한국까기로 이어진 모양인데
이런거 볼 때마다 일본에 계신 재일분 들이 안타깝습니다. 전라도 대하는 일베충 생각도 나구요.
일본은 진짜 우리나라와 비슷한듯 하면서 추악한 면이 더 발전된 형태로 나타나는게 재밌는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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