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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5/25 16:56:13
Name 괴수
Subject [일반] 도둑을 맞았습니다.
제목을 보면 참 큰일을 당한 것 같습니다만,

대충 3만 5천원어치 정도 잃었네요;;
저는 자영업을 합니다. 조금 더 자세하게 말하면 음식점을 하는데요. 가게와 집이 붙어 있는게 아니고 가게 따로 아파트 따로 그렇게 살고 있지요.
오늘 아침에 영업시작하려고 문을 열였는데, 금고하고 TV를 올려 놓는 서랍장 쪽이 집중적으로 파헤쳐져 있었습니다. 보통 그날 수입은 다 챙겨서 가져가고 금고에는 계산 할때 필요한 거스름돈 지폐 천원권, 동전 백원자리 등등이 있는데 그것이 몽땅 사라져 있었습니다.

도둑은 창문을 통해 들어 온 것으로 추정되고요. 아무래도 제가 창문단속을 제대로 하지 않은 듯 싶네요. 문쪽은 어떻게 건든 흔적이 없었습니다. 가게에 돈이 될만한 것은 영업용 냉장고 두개, 음료수용 냉장고 두개, 티비 하나, 에어콘 두개 그리고 개인 용품으로 제법 신형인 MP3플레이어와 HD급 PMP, 여행용으로 세팅이 된 자전거 한대가 있는데 그건 하나도 건들이지 않았더군요.

경찰에 신고하긴 했는데 워낙에 피해금액이 미미한지라. 앞으로 살펴보고 더 분실한 것 있으면 연락하시라는 정도의 이야기만 해주고 갔습니다;; 저도 뭐 더 수사해 달라는 말을 하기가 뭣하더군요.

이리저니 어지럽혀진 가게를 치우다가 그냥 심심풀이로 혼자 어떤 사람이 범인일까 생각해 봤습니다.

일단 발자국이 하나 찍혀 있는데 대략 270~280정도 되는 길이더군요. 그리고 범인이 침입한 곳으로 추정 되는 창문은 대략 150cm정도의 높이에 위치해 있습니다. 가게에 있는 책이나 노트를 다 펼쳐 보며 돈이 있는 곳을 찾아다녔지만 손님방에 있는 옷장은 파헤친 흔적이 없더군요. 철저하게 돈만 노렸고, 돈이 될만한 덩치가 큰 물건들은 건든 흔적도 없습니다. 그리고 제법 값이 나가고 신형인 MP3나 PMP 역시 범인의 눈에 띌만한 곳에 있었지만 건든 흔적도 없습니다.

발자국의 길이로 봤을때 범인의 키는 약 170후반에서 180초반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침투한 창문의 높이를 봐도 그 정도 키가 되어야 들어가기 쉽겠지요. 그래도 좀 좁은 편이라 90킬로가 넘는 거구나, 60대 후반 정도의 할아버지가 창문으로 들어오긴 힘들 것입니다. 신형 휴대용 기기들이 있었는데도 가져가지 않은 것을 보면 나이가 어린 청소년도 젊은 청년층도 아닌 듯 합니다.
서랍장이란 서랍장은 다 뒤졌는데도 정작 손님방에 있는 옷장은 건들지 않은 것으로 봐서, 저희 집에 몇번이라도 온 손님이나 내부인의 소행도 아닌 듯 합니다.-보통 손님방에 옷장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 편이죠. 예전에 가게에서 숙식을 해결한 적이 있어서 손님방에 아직 옷장이 남아 있습니다.- 오직 돈만 노리고 돈이 될만한 물건들을 건들지 않은 것으로 봐서 장물을 취급하는 인맥은 없는 듯 합니다. 전문적인 털이범으로 보긴 힘들겠죠. 그리고 음식점인데도 불구하고 술도 없어지지 않았고, 음식도 없어지지 않을걸로 봐서 평소에 잘 못먹는, 즉 노숙자 신분도 아닌 듯 합니다. -약 10년 전에 어머니께서 관광지 음식점 하실때 노숙자가 도둑으로 들어 온 적이 있는데 그 도둑이 냉장고에 잇는 동동주 마시다 잠들어서 근처에서 잡은 적이 있었죠;;- 하지만 열려진 창문은 건물 뒤로 돌아가야 겨우 보이는 곳에 있기에 그냥 충동적인 범행은 아닌 듯 합니다.

제가 내린 결론을 종합해 보겠습니다.
일단 범인은 키 175~185사이의 40대 후반~50대 중반 사이의 남성이며, 손님으로 자주 온 면식범이나 내부인으로 보기엔 힘듭니다. 문을 따서 들어가고 장물을 처리할 수 있는 전문적인 털이범은 아니지만 인적이 거의 없는 밤에 혹시 문이나 창문 단속을 잊고 퇴근 한 가게들을 노리는 상습범일 확률이 높습니다.

대충 이렇게 파악이 되네요. 경찰에게 요청해서 지문감식이라도 해달라고 하고 싶지만 이정도 사건에 그렇게 할리가 없으니;;;;
어쨌든 앞으로 문단속 더 철저하게 해야겠습니다. 물론 가져갈 것은 없지만 말이지요. 그래도 PMP와 MP3는 좀 아까우니 앞으로 집에갈 때 챙겨가야 할 듯 하네요. 자전거는;;;; 뭐 안목이 없으면 좋은 티가 나는 물건은 아니니깐 운에 맞겨야겠네요;;

여러분도 철저한 문단속을 생활화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별일 아니긴 하지만 기분은 참 더럽네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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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르
10/05/25 17:01
수정 아이콘
그래도 이 정도의 피해만 보신 것은 다행이네요..
제 친구 아파트에 도둑이 들었을 땐 큼지막한 금고를 통째로 들고 갔답니다. 그것도 대낮에.. 간도 크지..
그러나 그 금고에는 돈은 없고 서류더미만 잔뜩 들어있었다는 슬픈 전설이 있죠;;
황당해했을 도둑님 얼굴 표정을 생각하면 지금도 웃음이..크크
BoSs_YiRuMa
10/05/25 17:09
수정 아이콘
도둑질을 하려고 마음먹으면 먼저 대상 집의 생활패턴을 알아보는거같더군요.
저 입대날(06년 1월3일)전까지는 계속 제가 집을 지키고 있었는데 제가 입대하는 날 306으로 부모님께서 데려다주셧는데 그 4~5시간가량 집을 비웟다고 도둑이 집에 들엇다더군요. 나중에 전역하고 얘기들어서 알았습니다..없어진건 없엇다더군요.
누군가가 괴수님의 생활패턴을 알아내서 한 짓일거예요. 잃어버린 물건은 거의 없다니 다행이시네요.
10/05/25 17:10
수정 아이콘
조금 의아하긴 하네요.. (적은) 현금 이외에 그 어느 것도 욕심내지 않았다니 말입니다..

의외로 아는 사람의 소행일 가능성도...

여튼 인명피해나 분실하신 게 없어 다행입니다..

앞으로 단속에 더 신경 쓰시고, 늦은 시간 가게 문 닫기 전에도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세상은 생각보다 무섭더라구요...
드래곤플라이
10/05/25 17:13
수정 아이콘
저랑 흡사한 경우군요
저희집도 도둑이 들었었는데.....훔쳐간건 미비하고 (귀금속 몇개)
경찰들 형식적으로 와서 보고 갔습니다. (직접 발자국 발견 하고 빡쳐서 다시 불렀죠)
족적 찍어 가고 그랬는데...사실 그런 좀도둑 못잡습니다. 나중에 문자 오더군요 경찰에서 "수사 종결한다구"
모 이런식이었는데...
저도 족적으로 여러 추정을 했는데요.........270~280 에 나이키 포스 로 추정을 했습니다.
그거에 비춰볼때 20대 정도로 생각을 했구요 동네에 20대 백수 건달은 선뜻 생각이 안나더군요
코찰청에 족적 찍고 상황 설명해서 의뢰 한번 해보시죠... -_-;
2월21일토요일
10/05/25 17:14
수정 아이콘
저희 친척형은 아파트 일층에 살 때 도둑이 들었는데
옆집 사람이 이사가는 줄 알았다고;;
티비 냉장고 오디오 비디오는 물론이고 그 당시 유행하던 GV2청바지도 세 벌인가 가져갔고
친척형이 꼼꼼한 스타일이라 책상 서랍을 항상 열쇠로 잠그고 다니는데 그거까지 쇠톱으로 뜯어서 안에 있던 오천원도 가져갔더라구요;
아무튼 많이 놀라셨을텐데 놀라운 추리력을 보여주시네요^^
하시는 일 앞으로는 더 잘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전미가 울다
10/05/25 17:16
수정 아이콘
큰 물건은 가지고 가기 힘들고, 밤이라서 엠피쓰리 같은 건 안보였지 않았을까요?
어진나라
10/05/25 17:20
수정 아이콘
겨우 3만 5000원.... 도느님이 자비로우시군요....;;

하지만, 액수의 경중을 떠나서 도둑이 들면 아무래도 기분이 찝찝하실 겁니다. 저희 집은 도둑이 든 적은 없지만, 도둑이 문 열려고 하다가 때마침 저희 가족이 도착해서 도망간 적은 있었습니다. 그랬는데도 왠지 불안해지고 뭐라도 설치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더군요. 이 기분 잘 떨쳐내시기 바랍니다.
나, 유키호..
10/05/25 17:26
수정 아이콘
오늘밤 12시 당신의 자전거를 가져가겠습니다.-네티-
TWINSEEDS
10/05/25 17:34
수정 아이콘
적은돈이지만 찝찝하시겠어요. 부적이라도 붙여놓으시는게..?
그래도 애지중지 하시는 자전거는 무사해 다행이네요
음식점 하신다니 어딘지 알려주시면 가보고 싶네요~
낭만토스
10/05/25 20:53
수정 아이콘
또 뜬금없이 생각나네요. 방과후에 집에와서 먹으려고 했던 크림빵3개와 서울우유 1000미리를 먹어치우고 달아난 좀도둑님
녹용젤리
10/05/25 21:12
수정 아이콘
저희 가게의 경우는 외할머니상으로 7일정도 가게를 비운적이있습니다.
그동안 도둑이 들었는데 지들끼리 밥도해먹고 아주그냥 단체로 회식을 벌였더라구요..
소주40병,맥주3짝, 냉장고에 남아있던 삼겹살이 20근정도였는데 몽땅.....
한끼를 그렇게 먹은게 아니라 며칠을 그렇게 지들끼리 퍼먹었어요..
경찰 신고하고 잊은채로 살았는데 다섯달쯤지나서 잡았다고 연락왔습니다.
범인은 동네 비행청소년집단이었고 주범중하나는 알고지내는 이웃집 딸내미였습니다.
서로의 얼굴을 봐서 그냥저냥합의하고 넘어갔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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