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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10/31 13:29:34
Name Anti-MAGE
Subject [일반] (스포) 체인소맨 레제에 대해서 친구와 나눈 대화 (수정됨)
제목에 써놓았듯이 체인소맨 극장판 레제편 이야기 입니다.

어제 친구와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고 술 한잔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친구 왈

"레제는 악녀야.. 걔는 수많은 민간인들을 죽였어.. 마지막에 첫사랑 이미지로 세탁을 할려고 하는데.. 걔는 테러범이자 학살범이야."

솔직히 이말에 동감은 합니다만..

저는 레제편을 들고 싶더군요.

그래서..

"레제는 자신에게 대항하는 사람들만 직접적으로 죽였고, 나머지 민간인들은 직접 죽이지는 않았어. 그리고 대항하지 않으면 살려줬음. 왜 코베니랑 폭력의 마인도 그냥 간다고 하니까 보내줬자나..레제는 폭탄의 악마이니까 악녀일수도 있지만.. 그래도 인간미는 잃지 않았어.. 봐봐 마지막에 덴지한테 달려가자나..

이에 친구넘은

" 뭐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어쨋든 사람들이 죽었자나.. 그리고 민간인들 죽는것도 보여주고, 마지막에 시체들 수습하는것도 보여주자나.
이건 영화에서도 얘가 잔혹한 살인마를 보여주는 장치라구.. 어쨋든 악인이야.. 미화 시킬려고 하지 말라구..


뭐 생각해보면 틀린말은 아니긴 합니다만..

왜 자꾸 레제가 신경쓰이고, 생각이 나고 그런걸까.. 찬찬히 생각해보았습니다.

일단 영화에서는 레제에 대한 서사가 거의 없습니다.

그녀의 정체에 대해서는 마지막에 키시베의 대사 몇줄이 전부죠.

수영장 씬을 너무나 아름답게 연출을 해서 그런걸까??  아니면 초반에 레제가 보여준 퐉스미에 빠져서 그런걸까??

레제는 시골뒤 도시쥐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실험쥐였다는게 생각이 났습니다.

애초에 시골의 안락함.. 도시의 풍족함 이런걸 전혀 누릴수 없는  목적에 따라 움직이고, 목적에 따라 결국 폐기가 될 실험쥐..

아마 레제의 삶에 최초로 자유의지로 한 선택은 결국 아무것도 낳지 못했기에.. 그 점이 슬픈거라고..

영화에서의 레제 서사가 부족하다고 할순 있지만..

"왜? 처음에 만났을 때 죽이지 못했을까?

"덴지.. 사실은 말야.. 나도 학교에 간적이 없어.."

이 두 줄의 대사만으로 레제의 서사가 완성 되었다고 느꼇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실험쥐로써 레제의 삶은 저 대사 두줄로 축약이 가능하다고 느끼기에.. 그 점이 더 슬프게 다가오는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레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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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나이프
25/10/31 13:51
수정 아이콘
저는 강퀴 리뷰가 오버하지 않고 담백해서 맘에 들던데
강퀴도 같은말 하더라고요. 이미 너무 사람을 많이 죽여서 행복해지면 안되는 캐릭터였다고

저는 쓰레기 시궁창 같은 인생을 살며 이용만 당하던 덴지가
진심을 주고받을 만한 캐릭터였다고 생각해서 그게 애틋했어요
내꿈은세계정복
25/10/31 14:53
수정 아이콘
근데 사실 원작이 그런 걸 따지는 만화가 아니다 보니까요 크크
오타니
25/10/31 13:53
수정 아이콘
레제는 말씀하신 대로 '잔혹한 학살범'이라는 사실과 '비극적인 실험체'라는 서사 사이에서 평가가 엇갈리는, 매우 입체적이고 복잡한 인물입니다. 특히 "시골쥐도 도시쥐도 아닌 실험쥐"였다는 비유가 레제의 본질을 관통하는 핵심적인 분석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포) 레제는 그녀의 행동(학살)과 서사(비극)가 충돌하며 관객에게 복합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인물입니다.

레제는 영화에서 암시되듯 불행한 유년기를 보낸 '비운의 인물'입니다. 이는 TVA 1화에서 그려진 덴지의 절망적인 처지와 정확히 맞닿아 있으며, 두 사람이 서로에게 끌리고 감정적으로 연결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가 됩니다.

레제의 초기 목적은 분명 덴지를 살해하는 것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첫 만남에서 덴지가 보여준 순수함(꽃 선물)과 천진난만함에 마음이 흔들렸고, 임무를 망설이며 그를 더 지켜보기로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수영장 씬은 레제의 서사에서 가장 중요한 상징적 장면입니다. '폭탄의 악마'로서 물(수영장)은 그녀의 가장 큰 약점이며, 덴지 앞에서 모든 것을 드러낸 '나체'는 그녀의 무방비함을 상징합니다. 이는 레제가 덴지에게 자신의 가장 약한 모습을 내보일 만큼 마음을 최대로 열고 그를 사랑하기로 선택했음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그녀가 저지른 대규모 학살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친구분의 말씀처럼 명백한 '악'입니다. 극장판의 결말이 결국 그녀의 죽음으로 끝나는 것은, '학살자' 레제가 저지른 죄의 대가를 치른다는 서사적 균형(인과응보)을 맞추기 위한 장치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레제는 덴지를 통해 생애 처음으로 '자유 의지'에 기반한 선택(사랑)을 했지만, 그 선택이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채 비극으로 끝났다는 점에서 관객에게 가장 깊은 슬픔과 여운을 남기는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Mephisto
25/10/31 15:41
수정 아이콘
전형적인 죽음으로 완성되는 캐릭터죠.
25/10/31 13:59
수정 아이콘
저는 악역미화라는 말을 싫어합니다. 미화가 아니라 악행을 한 인물도 꼭 하나부터 열까지 트루 악행만 저지르는게 아니라 온갖 입체적인 모습으로 나오는게 어떻게보면 현실적이고 그 부분에 대해서 감상을 꺼낼수도 있죠. 악역미화는 악역인것 자체를 부정하는 단계부터 그렇게 말하는게 맞고 악행은 인정하되 이러저러한 서사에 대해 동정을 가지는건 미화가 아니라고 봅니다 또 세탁도 아니고 그냥 캐릭터의 입체적인 모습중 하나고요. 레제도 딱 그런캐릭터라 봅니다.
재활용
25/10/31 14:05
수정 아이콘
카지노 로얄 베스퍼가 생각났어요. 악행을 저지른거 맞는데..음..눈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못하겠네 흑흑.
及時雨
25/10/31 14:40
수정 아이콘
쏘오련의 간첩...!
오프닝과 엔딩곡이 정말 좋아요 요네즈 켄시 그는 천재인가
오타니
25/10/31 14:41
수정 아이콘
사실, 우리가 마블 어벤져스의

'스칼렛 위도우'를 사랑한다면, '레제'도 사랑할 수 밖에 없습니다.
25/10/31 15:05
수정 아이콘
덕후 감성을 잘 공략한 캐릭터, 찐따에 바보 같은 덴지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오고 호감을 표해주는데다가 알고보니 비극적인 사연의 주인공이였고, 마침내 사실 나는 너와 같은 사람이였다는 대사까지. 덕후 공략의 완벽한 정답 같은 느낌이였습니다. 크크크
코로나시즌
25/10/31 15:16
수정 아이콘
같이보러간 부모님께서 "소련의 공작원"이라는 배경소재(사실 타츠키가 이런 국가대립같은걸 진지하게 파는 타입이 아니지만...)를 보고 이념의 대립때문에 결국 비극으로 치닿는 냉전 클리셰를 떠올렸다는 썰같은게 생각납니다.
시린비
25/10/31 15:20
수정 아이콘
뭐 단순 공작원이라기엔 피해가 특급 테러리스트 급이긴 했던듯도... 도시 날아가는걸 보면 피해가 한둘이 아니었던지라
물론 학살을 즐기거나 그런것까진 아니고 그냥 그렇게 무기-폭탄으로 길러졌다고 하니 애니라는 창을 통해 보면 그냥 비극이겠지요
현실에서 저리들 죽어나갔으면 그렇게 보기 힘들지 몰라도 그냥 도구였기에 불쌍하다고 볼수도 있는거고 각자 알아보면 될듯
25/10/31 16:14
수정 아이콘
????????????????
네모필라
25/10/31 16:51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크크
2024헌나8
25/10/31 16:58
수정 아이콘
덴지 역시 선도 정의도 아니라는걸 명확히 보여주던 만화 아닌가요 크크
25/10/31 17:05
수정 아이콘
지금 작가가 스토리 진행하는 과정을 보면 레제는 여기서 더 등장 안하고 좋은 추억으로 보내주는게 좋아보입니다.
롤격발매완료
25/10/31 17:25
수정 아이콘
사실 1부 마지막에 한번 더 나오기는 합니다..
25/10/31 17:41
수정 아이콘
2부까지 다 본 입장이라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크크

그냥 스포하면 좀 그럴 것 같아 언급을 안 했습니다...
카바라스
25/10/31 21:14
수정 아이콘
극장판은 오히려 원작에 비해 민간인 학살이나 테러행위에 대해 조명을 좀 더 한편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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