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판
:: 이전 게시판
|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5/10/07 09:18
우파 평론가 벤 샤피로의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리뷰 - 이민세관단속국에 대한 폭력을 조장하는 PC 영화
https://extmovie.com/movietalk/93343837 보수성향의 미국사람들에게는 매우 불편한 영화인 것 같습니다.
25/10/07 10:00
뭐, 이런 분석도 타당합니다. 다만 여기 나온 정치적 해석은 조금 편협한 감이 없지 않네요. 영화는 밥의 보수적 관점도 희화화하지만, 그의 리버럴적인 모습도 희화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퍼피디아는 아무리 봐도 긍정적으로 묘사한다고 보기가 어려운지라... 아반티가 유색 인종이라 악인으로 남지 않았다는 분석까지 가면 "이건 뭔 피해망상이야..." 하는 생각이 들 정도네요.
25/10/07 10:52
그것도 공감이 안 됩니다. 캐릭터 해석이 이상해서 연기도 이상해 보이는 게 아닐까 싶어요. 제가 본 록조는 마초적인 것처럼 보이는 찌질이였거든요. 홍상수 영화에 나오는 교수님 같은 캐릭터인데, 사회적으로 지배적인 계급에 속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찌질하고 속물적인 캐릭터로 봤습니다. 홍상수 영화의 교수님과 차이점이라면, 교수는 지적 우월성을 내세우지만, 록조는 마초적 허세를 내세운달까요. 그런 면에서 보면 숀 펜의 연기는 인물의 찌질함을 참 잘 담아낸 것으로 보입니다.
25/10/07 14:47
저는 이 영화에서 연기 가장 잘 한 사람 한 명 꼽으라면 숀 펜 꼽을 것 같아요. 남성성에 함몰된 찌질한 백인 군인의 모습을 너무 우스꽝스럽게 잘 보여준 것 같습니다.
25/10/07 15:31
영화에 대한 해석은 어느정도 제각각이고 주관적인 생각도 왠만하면 존중하고 싶지만 이 링크의 리뷰를 읽어보면 보수성향이고 뭐고를 떠나서 이 영화가 전혀 어려운 영화가 아님에도 영화를 감상할만한 최소한의 교양수준 자체가 부족해보이네요.
25/10/07 14:19
와 글 잘 쓰시네요.
이처럼 막힘없이 술술 잘 읽히고 이해가 쏙쏙 되는 글을 본 적이 언제인지 덕분에 소개해 주신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를 두려움 없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 소개 감사합니다.
25/10/07 14:45
좋은 비평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굳이 따지면 양 극단에 서 있는 자들을 모두 풍자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이라고 볼 여지도 있겠습니다만, 저도 주어진 현실(미국 사회)과 그 현실 안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의 삶을 보여주는 영화에 더 가깝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 영화에서 풍자하는 백인 우월주의나 남성성에 함몰된 록조 대령은 물론이고, 혁명을 하겠다고 설치는 퍼피디아나 프렌치 75 모두 상당히 우스꽝스럽고 모순적인 인간들인 것처럼 그려지고 있죠. 퍼피디아가 처음으로 살인을 한 상대방이 흑인 경비원이었던 것과, 암호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자신들의 전쟁영웅을 푸대접한 관료주의적 프렌치 75의 조직 모습, 쥐새끼인 퍼피디아를 욕하면서도 동시에 자신이 위기에 처하면 동료들을 고발하는 프렌치 75의 모습도 모두 이런 모순된 인간상을 보여주죠. 여기서 굳이 '정치'라는 키워드에 집착하게 되면 이게 좌나 우를 비판하는 것이라는 1차원적 감상에 그칠 수도 있겠지만, 각 인물들이 처한 상황에서 그 인물들이 할 법한 행동들이 무엇인가 라는 인물과 개연성의 측면에서 바라보면 참 깨알 같은 재미가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25/10/07 15:28
제가 굳이 따지자면 진보쪽 성향이라 그런지 록조를 희화화하는 것보다 프렌치 75 쪽을 희화화하는 게 더 재밌게 느껴지더라고요. 특히 디카프리오 형님 찌질한 모습 볼 때마다 웃음과 짠함이 ㅠㅠ 동시에 크크크
25/10/07 21:57
이 영화에서 유독 빛났던게 레오의 연기였던거 같습니다. 이제는 진짜 로미오와 줄리엣, 타이타닉 시절의 꽃미남은 생각도 안날만큼(그 때도 연기가 부족한 느낌은 없었지만) 완전 연기파 of 연기파의 능숙함을 보여주더라구요. 크크 진자 미쳤다는 말밖엔.
숀펜도 연기를 너무 잘햇지만 진자 레오 차력쇼가 몇번이 나왔는지 극본도 물론 훌륭했지만 그거 이상으로 해내는거 보고 또 다시 반해버렸어요. 아직도 연기를 10년 20년 더 할거 같은데, 소위말하는 작품빨 좋은 감독하고 커넥션(?)도 많고 진짜 할라웃이 사랑하는 대배우가 되어버렸네요.
25/10/07 23:55
지금의 미국 정치 구조나 갈등구조를 보면 그들이 화날 법 하죠. 그러나 영화 결론이 현실에서도 맞아들어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재밌는 평론 잘 읽었습니다!
25/10/08 12:40
퍼피디아 등장 씬마다 짜증이 났었는데 결국 이 캐릭은 짱박히는 것으로 끝났더군요. 굳이 더 비출 필요는 없었겠지만요, 마지막에 보낸 편지 내용은 진짜 퍼피디아가 쓴 거 맞나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임신 중에도 음주와 흡연을 하고, 출산 후 자신을 모유짜는 기계가 되고 싶지 않다고 하던 캐릭이 저리 바뀌었다고? 그래서 편지는 가짜일 거라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25/10/09 10:27
윌라는 마지막에 자유주의 단체 활동을 하는걸로 마무리 됩니다. 윌라가 좌파 dna를 타고 났기 때문에 선택한 것이고, 영화의 2시간 30분은 윌라의 선택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주장하는게 아니라면, 당연히 윌라가 그런 행동을 선택하게 된 이유가 영화에 담겨있겠죠.
캐릭터로 짚어보자면, 끝까지 윌라를 지키고자 하는 팻, 자기를 구하기 위해 모든 걸 건 디앤드라, 영화에서 가장 완벽한 캐릭이라고 할 수 있는 세르지오, 도피처를 제공해주고 총도 쏴보게 해준(?) 비버 자매회 등 대부분의 긍정적인 캐릭터가 모두 좌파 진영에서 나왔습니다. 좌파 진영에 대한 통렬한 조롱이나 비판이 없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그나마 긍정적인 이미지는 모조리 좌파 진영이 가져갔고, 특히 윌라의 선택 이유가 납득이 될만큼 좋은 캐릭터들이 모두 좌파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반면에 우파 진영에서 윌라가 접하는 캐릭터들은 키높이 깔창을 낀 변태이자 자기를 없애려고 하는 록조, 록조의 의뢰를 받은 용병, 이유는 모르겠지만 자기를 쫓아오는 스미스 정도입니다. 그나마 아반티가 윌라를 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긴 하는데 윌라 입장에서 이게 긍정적으로 느껴질지, 애초에 아반티가 그런 선택을 한 이유를 이해는 할 수 있는지도 모호하죠. 그런데 이 영화가 관객에게 메세지를 열어 놓았고, 정치적이지 않다고요? 흐으으으으음... 전 만약 pta가 이 영화에서 기계적 중립을 통해 모두까기 역할만 하면서 뒤로 빠져서 관객들이 선택하세요, 정도의 메세지를 남겼다면 양비론자로 비판했을겁니다. 대놓고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밝히고 있기 때문에 이 영화가 훌륭하다는 입장이고, 때문에 이 리뷰는 굉장히 비판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생각입니다.
25/10/09 12:11
기계적 중립과 삶을 담아낸 허구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저는 pta의 영화에서 늘 삶의 양면적인 모습을 보았고, 이번에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예를 들면 다니엘 플레인뷰는 욕심에 눈이 먼 사람이기도 하지만, 그렇게까지 미움받을 사람이었나 싶을 정도로 불쌍하다는 느낌도 들거든요. 그런 게 삶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이건 기계적 중립이나 양비론과는 차원이 다른 얘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