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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8/11 00:23
좀비딸을 특별히 나쁘게 보지는 않았고 현재 좀비딸의 흥행에 딱히 불만은 없습니다만, 좀비딸 정도로만 만들면 관객들이 넓은 아량으로 찾아준다는 이야기는 헛웃음이 나오는군요. 보통은 좀비딸, 파일럿 같은 영화의 흥행은 "영화를 잘 만들면 관객은 알아서 찾는다"라는 명제가 잘못되었다는 반례로 주로 언급될 영화들이거든요. 애초에 잘 만든 영화가 무엇이냐 부터 많은 논란이 있을것이기 때문에 애초에 저 명제는 잘못 되었다는 입장입니다만, 좀비딸 정도의 완성도를 가진 영화가 없어서 여태 한국영화가 흥행에 연전연패 하고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당장 가족애라는 비슷한 주제를 가지고 흥행에 참패했던 보통의 가족이 좀비딸 보다 훨씬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 생각하거든요.
25/08/11 02:59
저도 좀비딸 재미있게 봤고 소재도 신선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올해 극장에서 본 한국 영화 중에는 좀비딸보다 완성도가 같거나 더 높은 작품도 분명 있었어요 그래서 이 정도면 사람들이 극장을 찾는다는 말에는 솔직히 물음표가 생겨요 좀비딸은 마침 영화 관람 정부 지원이 있던 시기에 개봉했고 그 덕분에 많은 최초 관객을 확보했죠 그리고 영화 자체도 괜찮았기 때문에 입소문이 빠르게 퍼졌다고 생각하고, 그게 올해 다른영화와의 차이라고 봐요 그런거보면 좋은 영화가 흥행 확률을 높이긴 하지만 항상 그런 건 아니에요 반대로 완성도가 낮아도 우연히 흥행하는 경우도 많아요 마치 축구에서 빌드업과 전술을 완벽하게 갖추고도 계속 골대를 맞히거나 상대 골키퍼에 막히다가 세트피스 한 방에 실점해서 지는 경기처럼요
25/08/11 07:46
저는 우리나라의 일반 관객들이 의외로 작품의 완성도를 깐깐하게 따지며 영화를 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요즘의 많은 관객들은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면서 유쾌하고 맘편하게 극장에서 영화를 즐기고 싶은 욕구가 더 클 것입니다. 이렇듯 흥행의 관점에서만 놓고 보자면, 관객과의 소통 능력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른바, 관객의 욕구와 감정선을 이해하고 함께 호흡하면서 너무 앞서나가거나 뒤쳐지지 않는 리듬감과 대화 방식이랄까요. 이렇게 관객과 호흡할 줄 알아야 웃기고 싶은 장면에서 관객을 웃기고, 울리고 싶은 장면에서 관객을 울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치한 부분이 많은 <좀비딸>이 부족한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이 바로 이런 포인트에 있다고 생각하구요. 이러한 측면에서 '이정도라도 만들어라. 그러면 우리 관객들은 넓은 아량으로 찾아준다.' 라는 말을 본문에 적었습니다. 상업영화들에게 있어서, 막상 쉬워보여도 생각보다 어려운 숙제라고 보거든요.
25/08/11 09:20
원래 흥행은 매니아들의 열광에 달려있는게 아니라 일반 대중들에게 얼마나 소구하냐의 문제이기 때문에 말씀하신 바는 다 정설이죠. 근데 생략을 너무 많이... 크크 일반 대중들의 공감대를 파악하는 능력은 생각보다 드문 재능이라고 보는 편입니다. 특히 원래 이쪽이 강점이던 감독들도 세월이 지나면서(특히 성공을 거듭하면 더더욱) 사라져버릴 수 있는 능력이라 더 희귀해질 수 밖에 없기도 하고요.
25/08/11 09:32
말씀하신대로 본문에 생략이 너무 많았네요.. 크크
대중들의 감정과 공감대를 잘 파악하던 감독들 중 대표적인 감독이 김용화 감독 같은 분인데 최근작을 보면.. 이 감을 유지하는 게 정말 쉽지 않아보입니다. 여러 감독들을 떠올리며 생각해보니 말씀대로 어느새 이런 능력들이 정말 희귀해진 것 같네요.
25/08/11 04:25
구태의연하다는 여타 신파영화들도 '나라도 저렇게 하겠다'는 가족애, 공감대를 바탕으로 하지 않나 싶은데요. 전 신파극 팔아먹는다고 욕먹던 신과함께의 김동욱씬에서 더 공감대를 느꼈거든요. 이 영화가 뭐가 특별한 가족애, 공감대를 베이스로 하고있는지 전 전혀 모르겠긴 합니다.
25/08/11 09:48
이 영화에 특별한 면모가 있다기 보다는, 그 뻔한 신파 조차도 제대로 연출하지 못해 욕만 먹는 영화들도 많은 현실에서, 이 영화가 신파영화라면 제대로 잘만든 신파영화라는 의미이구요. 즉, '신파성'이라는 요소만으로 이 영화를 깎아내리고 싶지 않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그런 차원에서 저는 <좀비딸>도 좋아하고 <신과 함께>도 좋아합니다.)
더불어, 제가 본문에서 구태의연하다고 표현한 건 기존의 신파영화들이 아니라, 영화에 신파적인 요소만 들어갔다 하면(그 요소의 성공적인 효과와는 별개로) 일단 영화를 얕잡아보고 까고 보는 일부의 평가적인 프레임을 말한 것입니다. 못만든 억지 신파가 문제지, 영화에 잘 녹아들어 관객들의 감정선을 자연스레 건드는 신파적 요소는 굳이 폄하할 필요 없다는 게 본문의 제 생각입니다.
25/08/11 09:35
좋은 영화라는 조작적 정의가 없는 상황에서 저희 딸이 한 번 더 보고 싶다고 하고, 저도 또 봐도 좋겠단 생각이 드는 것 보면 저희 가족에겐 아주 좋은 영화였습니다.
25/08/11 09:37
사람마다 느끼는게 다 다르군요. 전 관객들이 웃고, 울때마다 이게...? 라면서 실소가 나오더라구요. 영화관의 사람들 반응이 더 신기했어요
진짜 궁금해서 그러는데.. 딸이 공에 맞아서 얼굴이 삐뚤어져서, 아빠 친구와 그거 바로 잡을려고 할때 (반대로 얼굴 맞추는..?) 사람들이 빵빵 터지더라구요. 전 진짜 무슨 봉숭아학당 보는 느낌이었는데, 다들 이런 개그가 통하나봐요.
25/08/11 09:44
유머가 유치하긴 했습니다 저도 별로 안 웃기더라고요
근데 울음 포인트는 알면서도 어쩔 수가 없었네요 자녀가 있는 부모라면 참기가... 이런 게 신파긴 하겠네요
25/08/11 09:55
저도 눈물이 핑 돌기는 하더라구요.
근데 그 상황이라면 눈물이 날 수 밖에 없는 내용이라... 딱히 영화에 대한 호가 올라가지는 않더라구요. 울으라고 만든 신이니깐.
25/08/11 09:58
관객마다 취향이라는 게 다 다르니 <좀비딸>을 유치하고 재미없게 보는 감상평도 당연하고 자연스럽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이런 영화는 유치하다는 생각이 들며 몰입이 깨지기 시작하면 하나 하나 전부 웃기지 않고 슬프지 않거든요.
반대로 말하자면 관객에게 감정이입과 몰입을 제대로 시키기만 하면 객관적으로 유치한 유머에서도 빵빵 터질 수 있는 게 영화이죠. 그러니 말씀하신 그 씬 자체가 재미있냐, 재미없냐(유치하냐)의 문제가 아니라, 관객들을 주인공(아빠)의 입장에 제대로 감정이입(몰입) 시키냐 못시키냐가 이 영화의 성패이고 <좀비딸>은 이걸 해낸 영화인거죠. 그리고 이런 감각이 감독의 능력이구요.
25/08/11 09:48
<이동진 평론가 평>
좀비딸(★★☆) : 잃은 것은 개성이고 얻은 것은 어중간한 오락. 전지적 독자 시점(★★) : 중반을 지나기도 전에 이야기와 액션 모두에 무감해진다. 좀비딸은 잘 만든 영화인가? -> NO 좀비딸은 흥행할만한 영화인가? -> YES 저도 온가족이 가서 깔깔거리며 보고 오긴 했지만 다른 영화에 들이대는 평범한(?) 영화평론적 관점에서 보면 상당히 별로인 영화죠 크크
25/08/11 10:05
본문에 생략이 많긴 했지만 제가 <좀비딸>이 잘만들었다고 말하는 포인트는 [(영화 흥행을 위한 상업영화 측면에서)] 영리하게 잘 만들었다는 의미였습니다. 요즘은 이정도 수준으로 관객과의 소통과 호흡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영화들도 너무 많아서요.
25/08/11 09:59
와 영원님 글 오랜만에 뵙네요 필력 여전하신...!
글 보고 나니 웃으라는 장면에서 잘 웃고 울라는 장면에서 잘 우는 저 같은 관객에게 잘 맞는 영화 같단 생각이 드는군요 고민중이었는데 봐야겠습니다
25/08/11 10:09
저를 영원 이라고 불러주시는 걸 보니, 피지알 아재 인증 아니신가요? 크크 저도 반갑습니다. 영화는 유쾌하고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코믹가족영화로는 추천입니다. 재밌더라구요.
25/08/11 11:05
방학 기간에 어린 아이부터 나이드신 어른까지 호불호 별로 없이 다양하게 볼 수 있는 영화죠. 가족단위로 관객수가 많을 수 밖에요. 영화를 청장년층만 보는게 아니잖아요.
25/08/11 11:17
전형적인 2000년대 한국 영화 스타일에 좀비딸이란 웹툰원작 소스를 넣어서 버무린 영환데
딸내미 손잡고 그냥 맘편히 볼 영화였습니다. 이런 영화에 각잡고 웃겨봐,울려봐 이런 자세가 아니라 머리 비우고 보면 울고 웃고 하는...... 비싼 티켓가격+팝콘가격으론 부담이긴 하지만 전 베트남에 살아서 리클라이너 영화관에서 누워서 팝콘 먹으면서 둘이서 3만원도 안되는 가격이라 잼있게 봤습니다.
25/08/11 12:04
잘만들었냐 못만들었냐 논란은.... 저한테는 너무 전형적인 결과론적 해석으로 보입니다. 흥행하면 감독의 의도가 보이기 마련이죠....
25/08/11 12:42
요즘처럼 영화관 가는 발걸음의 무게가 무거워진 현 시점에서는 작품성이 어쩌고 떠나서 흥하면 그래도 다수가 공감하며 입소문낼 만하다는 뜻이긴 하죠. 일단 울고 웃기려는 영화가 얘만 나온것도 아닌데 흥한것 몇 안되는 거만 봐도 말이죠.
25/08/11 17:43
맞습니다. 관객과 눈높이를 맞추고 함께 호흡하면서 공감대를 뽑아내는 이런 수준의 영화조차도 거의 없는게 한국영화의 현실이죠.
25/08/11 15:03
원작이 있고 그 원작이 만화처럼 과장된 표현이 많은 매체다? 이걸 영화에 맞게 재구성하는것만 해도 상당히 어려운 일인데 좀비딸 정도면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이 고민 많이 했고 그 고민이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간 거 맞죠.
겨우 이거 가지고? 라고 하는데 이 정도 되는 영화도 안돼서 줄기차게 흥행 말아먹었던 한국영화들이 한 트럭입니다.
+ 25/08/11 20:20
영화 자체는 그냥 그런데 소재가 주는 가벼움 덕에 부담없이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가족간의 사랑을 이제 영화로 표현하려면 아예 예술영화로 가거나 뻔한 삼류 신파극밖에 안나오죠. 그런데 거기에 판타지 살짝 뿌려서 좀비같은거 넣어주면 똑같은 신파라도 좀 가벼운 마음으로 극장 갈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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