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4/08/30 09:11:31
Name 사람되고싶다
Link #1 https://www.chosun.com/economy/industry-company/2024/08/30/JLYDQRGDHJD7TEGCKZGPWIO55A/?outputType=amp
Subject [일반] 두산 그룹, 두산 밥캣 합병 철회


전에 쓴 글(https://pgr21.com/freedom/101912) 후속 소식입니다. 두산 그룹이 구조 개편에서 두산 밥캣과 모회사가 될 두산 로보틱스 간 포괄적 주식 교환(과 그 이후 이루어질 합병)을 철회했습니다. 반면 그 이전 단계인 에너빌리티 분할 후 로보틱스에 합병은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글 쓴 이후로 많은 일이 있었죠. 정치권에선 두산 밥캣 금지법이 튀어나오고 주주단체는 일제히 반발했으며 이복현 금감원장은 연일 '지배주주만을 위한 합병'을 언급하며 두산을 비판했습니다. 실제로 금감원장은 '미비한 부분이 있다면 몇 번이고 증권신고서를 반려하겠다'며 실제로 2번이나 반려시킬 정도였죠.

결국 두산이 이런 압박을 못견디고 포괄적 주식 교환을 철회했습니다.


이 사안을 처음 보시는 분께 간단히 설명드리자면 등장기업은 두산 에너빌리티, 에너빌리티의 자회사이자 주인공 두산 밥캣, 두산 로보틱스가 있습니다. 이 알짜인 두산 밥캣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이리 떼고 저리 붙이고 하는 과정이었습니다.

크게 단순화 하자면

1. 두산 에너빌리티를 분할 후 로보틱스와 합병
2. 로보틱스와 자회사가 된 밥캣을 포괄적 주식교환

과정이었는데, 1번에서 에너빌리티의 합병비율을 후려치고, 2번에서 주식교환비율을 후려쳐서 주주들 빅엿을 먹임과 동시에 두산 그룹(및 지배주주) 입장에서 알짜 회사인 두산 밥캣의 지배력을 약 14%에서 42%까지 3배 높이는 일을 추진했습니다. 그러다 반발에 부딪혀 2번을 포기하기로 한 거고요.


어쨌든 두산 밥캣 주주분들 입장에선 한 시름 놓긴 했습니다. 옛날엔 저평가된 시가로만 강제로 털려나갈 운명이었지만 이제 그냥 모회사만 바뀌는 수준이니까요. 두산 그룹 여태 행보를 보면 나중에 잠잠해지면 또 무슨 짓을 할진 모르겠습니다만...

하지만 에너빌리티 주주분들은 합병비율 후려치기가 여전하기에 속이 많이 쓰리시겠습니다.


어쨌든 2번은 포기했다 하더라도 1번만으로도 대략 지배력이 14%에서 31%로 올랐으니 두 배 넘게 올라가게 됐습니다. 거기에 희생된 에너빌리티 주주분들께 묵념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모든 게 정리된 것은 또 아닙니다. 에너빌리티 분할 및 합병이 주총에서 성사될지는 여전히 관전 포인트입니다. 국민연금은 지난 SK 건에 대해서도 반대했을만큼 그보다 더 심한 두산 건은 확실히 반대할 것으로 보이고, 금감원장도 '밥캣 시가로 후려치지 말고 다른 가치평가도 똑바로 해서 공고해라'라고 증권신고서를 반려했으니까요.


모쪼록 주총에서 에너빌리티 합병까지 무산됐으면 좋겠습니다. 소액주주 털어먹는 쓰레기같은 관행은 없어져야죠.

만약 실패하면 LG화학 물적분할 건과 같이 주주 권리 불길을 불길대로 치솟게 하고 자기네 구조개혁은 실패한 다크나이트가 될 수도 있겠네요. 이 기세를 몰아 상법 개정도 스무스하게 통과되길 기원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자칭법조인사당군
24/08/30 09:16
수정 아이콘
두산 에너지빌리티 장기 보유자인데 진짜 개열받습니다.
세금이고 나발이고 국장 다 정리하고 픈데..... 세상에 손절만큼 어려운건 없는거 같아요
24/08/30 09:28
수정 아이콘
욕을 엄청 먹었죠. 그래도 억지로라도 강행하려는 거 보고 역시 대단한 철면피구나 생각했는었데, 결국 포기하네요.
Liberalist
24/08/30 09:30
수정 아이콘
이거 그대로 갔으면 개인투자자가 국장을 해야 할 이유가 아예 없어지는거라 막는게 맞았죠.
24/08/30 09:40
수정 아이콘
이 건은 2024년 대한민국 주식시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싶을 정도로 대놓고 양아치 짓이라 당연히 막아야 했습니다.
두산 오너가는 주주들을 홍어 머시기로 아는거 같아요.
뒹굴뒹굴
24/08/30 09:48
수정 아이콘
LG화학은 하게 해주고 왜 나만 그러냐고 생각하고 있겠군요.
내년엔아마독수리
24/08/30 09:50
수정 아이콘
제발 상법 개정
이정재
24/08/30 09:52
수정 아이콘
이상하다 lg는 되던데
나무위키
24/08/30 10:4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양아치그룹... 또 언제 편법으로 주주들 등쳐먹을지 모를 일이죠
파르셀
24/08/30 10:45
수정 아이콘
이제 더이상 제 주식에 두산은 없습니다

이 삽질로 멀쩡하던 두산밥캣 주가가 확 내려가서 전혀 회복이 안됩니다
24/08/30 10:56
수정 아이콘
두산 주식은 쳐다도 안봐야지...
강동원
24/08/30 11:28
수정 아이콘
주식시장은 슈카월드로만 배웠지만 이런 양아치 같은 일이 시도된다는 게 참 신기하네요.
No.99 AaronJudge
24/08/30 17:51
수정 아이콘
소액주주들을 개호구로 보는거죠 ㅜ
유료도로당
24/08/30 18:33
수정 아이콘
슈카도 아마 이사건을 가열차게 깠던것으로 기억나네요 크크
24/08/30 12:12
수정 아이콘
두산이 생각보다는 기업 구조조정이라던가 이런걸 잘했다는 평가긴 하던데.
뭐 사람이 미래다 어쩌고 광고하고 1년만에 사람 구조조정 잔뜩 했다는 얘기도 있지만요.
한 2-3년전에만 했어도 지금처럼 욕은 욕대로 먹고 철회하진 않았을 것 같긴한데 웃프네요 국장.
24/08/30 12:41
수정 아이콘
2~3년 전이면 욕만 먹고 합병 통과 되었을겁니다

최소한 합병 전 대놓고 가치 조작해서 지분 펌핑하는건 막아야죠
24/08/30 12:42
수정 아이콘
아 두중이 보유자로 진짜 짜증나네요
진짜 두산은 최악의 기업이고 무조건 매수청구권 해야겠네요
뾰로로롱
24/08/30 13:09
수정 아이콘
이게 합병되는거 자체가 말도 안되는거죠. 미국이었으면 애초에 시도도 못했을건데??
VictoryFood
24/08/30 13:21
수정 아이콘
분할이 욕먹으니까 이제는 합병인가요?
라이언 덕후
24/08/30 13:27
수정 아이콘
Lg : 거저먹기가 그리 쉬운줄 알아?
24/08/30 13:47
수정 아이콘
슈카월드에서 봤던 내용이네요
저런 편법으로도 지분율이나 지배구조가 달라질 수 있단게 신기했었는데
안군시대
24/08/30 14:44
수정 아이콘
슈카월드에서 본 내용만 보면 진짜 "매직"이더라고요. 아니 그냥 자사주 가지고 조물딱 조물딱 하니까 지분율이 2배로 오르네?
MissNothing
24/08/30 14:54
수정 아이콘
이게 최근에 화제가 되서 그렇지 이미 대기업의 유서깊은 지주회사만 꽉 쥐고 모든걸 흔드는 양아치짓은 현재 진행형이죠. 대표적인게 삼성물산이고
안군시대
24/08/30 15:15
수정 아이콘
태영건설도 지배구조 꼬라지 보면 가관이죠.
법정관리 들어간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자기들 돈은 챙겨먹으러 드는 걸 보면 참..
지니팅커벨여행
24/08/30 23:18
수정 아이콘
현대중공업이 한국조선해양으로 이름 바꾸고 주가 떨어뜨더니 나중에 새로운 현대중공업을 만들어 상장시킨 사례도 있었죠.
비슷한 사례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당했습니다 ㅠㅠ
24/08/30 15:02
수정 아이콘
그래도 이건 사회적으로 문제제기가 돼서 긍정적 영향력을 발휘한 사건이라고 봐야할듯
유료도로당
24/08/30 18:33
수정 아이콘
이거뿐만 아니라 최근 LG나 카카오 사례같은것도 다 막혀야 정상 아닌가 싶고요..
24/08/30 19:26
수정 아이콘
최소한 상법 개정전까지는 대한민국 시장은 매우 리스키하다는걸 보여준거같아요
좋습니다
24/08/30 19:32
수정 아이콘
엘지가 이분야 선구자 같은 포지션인데.
이미지는 참 좋아요
사바나
24/09/02 10:16
수정 아이콘
거기나 여기나 야구 돈좀 풀어주면 좋다고 하는 사람들이 수십만이상이라
아스날
24/08/30 21:51
수정 아이콘
주식시장보면 분할로 해먹고 합병으로 해먹고..적당히 하자
Yi_JiHwan
24/08/31 11:10
수정 아이콘
누가봐도 주식회사인데 오너만을 위한 합병입니다 안해야죠.
안철수
24/08/31 11:56
수정 아이콘
그룹마다 제일 똑똑한 애들 모아서 이런거 시키니까..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2203 [일반] 맥린이의 크래프트 맥주 입문기. [54] Yureka8023 24/09/02 8023 7
102202 [일반] 일본 천황을 천황이라고 부르는게 문제없는 이유.jpg [290] 北海道19332 24/09/02 19332 19
102200 [일반] 안녕하세요 자유게시판에는 처음 글을 올리네요 [59] nekorean13603 24/09/01 13603 34
102199 [일반] 사람이 죽으면 어디로 가나. [44] 푸른잔향15467 24/08/31 15467 13
102198 [일반] 파스타 실패담 후속의 후속 [17] 데갠10397 24/08/31 10397 0
102197 [일반] 명랑만화 '꾸러기 시리즈' 윤준환 작가 별세…향년 83세 [19] Myoi Mina 8757 24/08/31 8757 8
102196 [일반] 더본 코리아 코스피 상장예비심사 통과 [38] 깐부13369 24/08/31 13369 0
102195 [일반] 우리가 알던 인터넷은 이제 없다? 죽은 인터넷 이론 [22] 고무닦이8251 24/08/31 8251 1
102194 [일반] [서평]《한글과 타자기》 - 한글 기계화의 역사는 기술과 역사의 상호작용이다 [28] 계층방정4017 24/08/31 4017 10
102193 [정치] 표현의 자유를 확장 적용해야 하는 현실적인 이유 [33] 슈테판8122 24/08/30 8122 0
102192 [일반] 다이어트 진행 중에 느끼는 일상의 재밌는 변화 [17] 피해망상7824 24/08/30 7824 3
102190 [일반] [스압] 에도 막부 마지막 다이묘들의 사진 [12] 삭제됨7264 24/08/30 7264 13
102189 [정치]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23%…취임 후 역대 두 번째로 낮아 [101] Davi4ever14817 24/08/30 14817 0
102188 [일반] 아프리카 코인게이트 관련 주범 법원에서 15년 선고 [34] 매번같은9314 24/08/30 9314 3
102187 [정치] 정치인들에게 외모는 어느정도로 중요할까요? [112] 北海道9978 24/08/30 9978 0
102185 [일반] 두산 그룹, 두산 밥캣 합병 철회 [32] 사람되고싶다9157 24/08/30 9157 4
102183 [일반] 소리로 찾아가는 한자 28. 이을 련(連)에서 파생된 한자들 [4] 계층방정3043 24/08/30 3043 2
102181 [정치] 여러분의 선조의 국적은 어디입니까? [424] 항정살14134 24/08/29 14134 0
102180 [정치] 오늘 윤석열 대통령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 [157] 전기쥐15515 24/08/29 15515 0
102179 [일반] 표현의 자유는 무고하지 않은 사람들도 누려야 한다.jpg [79] 北海道9474 24/08/29 9474 19
102178 [정치] 의료민영화의 시작? 건보공단 연구원장에 장성인 교수. [24] 진공묘유8467 24/08/29 8467 0
102177 [정치] 한동훈-이재명, 내달 1일 회담…모두발언만 공개 [24] 항정살5833 24/08/29 5833 0
102176 [일반] 이리보라는 약을 아십니까? [36] 오만가지7176 24/08/29 7176 28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