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바로 튀르키예의 이야기였구연. 참고로 1위는 미국, 2위는 영국이라고 합니다. 한국 순위도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아쉽게도 안보이더라고요.
이코노미스트에서 얼마 전(2월 15일)에 튀르키예 드라마 산업 관련 기사를 올려서 가볍게 소개 겸 주저리 해보려고 합니다.
사실 한국인들은 튀르키예 드라마가 굉장히 생소하실텐데 세계적으로는 꽤나 유명한 편에 속합니다. 단순히 중동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유럽, 라틴아메리카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네요. 그래서 비영미권 드라마 얘기를 할 때 심심찮게 언급되는 게 바로 튀르키예 드라마랑 한국 드라마입니다. 재밌게도 튀르키예 드라마는 중동에서 유럽, 라틴아메리카에서 인기를 끌고 있고, 한국 드라마는 주로 (동/남) 아시아와 북미를 타겟으로 해서 영역이 겹치지 않아서 우리는 잘 모르지만, 그래도 은근 비슷한 면도 많아서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기도 합니다. 건전함, 멜로 드라마 위주 등.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인기 요인은 여러가지입니다. 우선 중동에서는 무슬림에 우호적이고, 사극은 당연히 이슬람 얘기가 나오니 인기가 있다고 합니다. 할리우드에서 무슬림은 테러리스트 아니면 택시 운전자로밖에 안나온다고...
유럽에서는 스페인이나 튀르키예와 가까운 동유럽 지역에서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특히 라틴 아메리카에서 인기가 많은데, 튀르키예와 라틴아메리카 모두 문화적으로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다보니(express feelings unabashedly) 그런 튀르키예의 멜로 드라마가 입맛에 잘 맞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폭력, 성이 난무하는 영미권 드라마에 비해 훨씬 건전해서(성, 술 등 다 검열함) 그런 쪽에 피로를 느낀 사람들이 부담없이 볼 수 있기도 하다네요.
러닝타임이 긴 것도 은근 장점입니다. 튀르키예에서는 드라마가 일주일에 한 화 방영하는데 한 화가 3시간씩 한답니다. 그런데 이게 수출될 때는 좀 더 짧게 쪼개져서 일주일에 2, 3번씩 방영하다보니 더 가볍게 자주 자주 볼 수 있어서 좋다네요. 한국 드라마도 좋긴 한데 너무 짧다고 합니다. (1시간 씩) 13시간밖에 안되니까요. 반면 터키 드라마는 전체 러닝타임이 200시간도 찍는다고...
당연하지만 잘생긴 서구적인 외모의 배우와 화려한 배경, 의상, 저렴한 가격 등도 튀르키예 드라마가 잘 먹히는 이유기도 하지요.
스페인어권에선 보통 더빙으로, 동유럽 쪽에서는 값싸게 자막판으로 본다는데, 몇몇 시청자들은 그 더빙, 자막 기다리는 시간을 못참고 터키어를 배워서 직접 빨리 본다는데 사람 사는 세상은 어디나 다 비슷한 것 같습니다 흐흐.
단, 스페인의 종이의 집이나 한국의 오징어 게임 같이 영미권에서 통하는 메가 히트작이 없는 것이 튀르키예 드라마의 아쉬운 점이기도 합니다. 이상하게 영미권에서 안통한다더라고요. 하지만 이코노미스트에서는 '굳이 미국, 영국 방송까지 점령할 필요가 있나?'라고 합니다. 어차피 세계는 충분히 크니까요. 마치 중동, 유럽, 북아프리카를 아우르던 오스만 제국처럼요.
사실 기사를 읽기 전에도 몇 번 들었던 얘기기는 한데 다시금 글로 읽으니 뭔가 여러 생각이 듭니다.
뜬금 없을 수도 있는데 뭐랄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영미권'의 시각에서 세계를 바라본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K-드라마의 성공이란 것도 보통은 영미권 매체를 통해 '인정받는' 느낌? 사실은 그 이전부터 아시아에서는 잘 나갔지만, 진정한 의미의 세계화라고는 잘 생각 안했던 것처럼요. 반대로 영미권에서만 통한다고 그것이 과연 진정한 세계화인가? 라는 생각도 듭니다.
튀르키예 드라마가 우리에게 생소한 이유도 사실 그런 이유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 우리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적기도 하지만, 세계를 바라 볼 때 영미권의 렌즈를 통해 바라보다보니 걔네가 관심 없는 건 우리도 잘 모르게되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그래도 튀르키예 드라마는 은근히 우리와 닮은 점도 많고 일종의 우리의 라이벌(?) 비스무리한 느낌이라 관심을 가지고 보면 즐겁지 않을까 합니다. 중앙아시아나 중동에 대장금 같은 우리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던 것도 서구와는 다른, 좀 더 건전한(?) 사랑 이야기가 그들에게도 통해서니까요. 그 부분을 지금은 튀르키예 드라마가 효과적으로 공략하는 모양새구요.
뭐 물론 영미권에서 통하는 것도 좋지만, 꼭 거기에만 매달리는 게 아니라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고 거기에도 닿을 수 있는 게 더 좋지 않을까요?
사실 이렇게 말하는 저는 튀르키예 드라마는커녕 한국드라마도 안보는 사람이긴 합니다만 흐흐. 튀르키예 드라마의 불후의 명작 '위대한 세기'도 1화 보다 너무 길어서 보다 말았습니다 흐흐.
그치만 여러분, 심심하면 츄라이 츄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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