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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29 17:26
한국은 앞으로 고령화가 심해지며 성장이 둔화되고 세계에서의 존재감이 많이 줄어들텐데
이제 와서 독자적인 플레이어 역할을 할수 있을지.... 다음 먹거리로 찍어둔 동남아는 이제 인도네시아가 대빵 역할 하려는거 같고 최태원씨 말대로 한일경제공동체를 설립해 세계경제 룰을 만드는쪽에 서자 이런거도 정작 일본입장에서는 별로 실익을 못느끼는거 같고 그냥 하던데로 서구 입장에 맞춰 가는거 밖에 없지 않나 싶어요..
23/12/29 17:32
그래서 지금 고점일 때 호감작 좀 많이 해놔야 하는 거긴 합니다. 시간 좀 지나면 국내 사안만으로도 골골댈거라...
사실 제가 생각하기엔 독자적인 플레이어가 된 건 막 자랑스러운 게 아니라 지원 끊긴 대학생 같은 느낌인지라... 살기 위해서는 알바라도 하고 매달려야죠 뭐... 서구도 옛날만큼 호의적으로 교역해주지도 않을테니 어떻게든 살길 찾아나가려고 발악하자 정도에 가깝습니다.
23/12/29 17:35
좋은 글입니다. 저는 항상 밝은 미래만을 예상하고 싶기에 미래로 가면 갈수록 각 나라들이 자기 나라의 이익만 도모하는건 일부 정치인들의 의도이지 실제 국민의 의도가 아니게 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지금이야 미국도 고립주의로 가는게 국내에서 표받을려고 하는거임에도 불구하구요.
이유는 AI의 발전입니다. 이미 스마트폰이 전세계 방방곡곡 보급이 된 상황이라 전세계 누구든 AI의 막강한 파워를 받을 수 있는 시기가 되면 국가의 차이, 언어의 차이, 학력의 차이가 더 이상 차별화요소가 되기 힘들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차이는 자본주의 세상에서 돈이 있냐 없냐 밖에 없지 않을까요? 국제화라는 말도 좀 애매해질거구요. 그때도 고립주의로 문을 걸어잠그고 우리나라만 잘되면 된다고 생각할지 전세계 누구든 말도 통하겠다 서서히 AI가 만들어놓은 세계비빔밥에 쓰까질지 기대가 되네요.
23/12/29 17:49
최근의 국제정세를 한 마디로 하면 각자도생의 시대 아닐까요
옛날 글에서 세계화가 되고 모든 사람들이 거리와 언어에 제한받지 않는 실시간 대화가 가능해지면 지역 인종 종교의 갈등이 없어지고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는 진정한 의미의 하나의 지구가 될 것이다 라는 구절을 봤는데 결과는 정반대였네요
23/12/29 17:49
이전 정부들이 미중 사이에서 애매한 포지션을 취하거나 심지어 좀더 친중국적인 느낌일때 차라리 확고한 동맹인 미국과 가까이해야 한다 생각했습니다. 우린 여전히 북한과 대치중이기 때문에 국방안보를 생각하면 친미가 확실한 답이라고 생각했죠. 당시 제 식견이 얼마나 좁았는지 깨닫게하는 글이네요.
물론 당시에도 우리 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을 알고있기에 쉬운 일이 아닌 걸 알고있었죠. 근데 하도 중국이 하는 행동들이 아니꼬아서 트럼프처럼 화끈하게 하면 속이 좀 후련할 것 같았죠 ㅠㅠ 우리처럼 경제 자립이 힘든 나라는 어쩔수 없나봅니다. 이제38개월인 딸이 살아갈 미래는 어떨지 걱정입니다.
23/12/29 21:48
모든 역대 한국 정부는 확고한 친미(박정희 정권 때 핵개발 갈등정도빼고는)였지만
친미해야 한다는 주장은 대체로 기존보다 더더 미국에 붙지 않으면 친중이라는 말이 많더군요. 현 상황이 디폴트가 아닌데도요. 말씀하신 바가 맞고 외교는 롤게임이 아니라 같은 블루팀이어도 바로 텔타고 로밍와주고 cs양보를 안 해준다는 게 문제점이죠.
23/12/29 18:08
흥미롭고 인상깊은 글이네요…
‘지원 끊긴 대학생’이라는 말이 와닿습니다 어쩌겠어요…..이대로는 지속불가능하게 생겼는데 뭐라도 해야지..
23/12/29 18:22
영미권의 시각이 우리의 것이 아닌 건 확실합니다. 우리도 우리의 시각으로 세계를 봐야죠.
다만 서구의 시각이 아닌 '독자적인 시각'이라 주장되는 시각이 과연 독자적인 시각일까? 서구도 이미 훑어봤는데 이건 아니라서 폐기된/예선탈락한 시각에 불과한 건 아닐까 곱씹어봐야 할 거 같습니다. 서구의 특정한 입장/성향의 견해들이 '서구 아닌 우리의 시각'으로 포대갈이된 듯 한 느낌을 받을 때가 많거든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저는 주장자의 배경을 봅니다. 특정 지역에 대한 지역전문가가 하는 주장(예컨대 아랍어 능통자가 중동 얘기한다던지)은 귀담아 듣습니다만, 영어 등 서구의 언어 밖에 못하는 사람이 전세계급 주제로 평론을 늘어놓으면서 서구의 시각에서 벗어난 어쩌구하면 제낍니다. 서구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자료도 수집할 수 없는 주제에 무슨 독자적인 시각입니까.
23/12/29 18:54
우리나라는 이제 쓰임이 다한 산업화 세대와 민주화 세대라는 양측이 퇴장하고 새로운 세대가 권력을 잡아야 어디로든 나아갈 원동력이 생길꺼 같네요.
저 두 세대가 지배하고 있는 동안 우리나라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이념논쟁에 빠져있으니까요.
23/12/29 19:17
역설적이지만 외부가 혼란스러울수록 내부 역량이 더 중요해집니다.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인데 생각보다 갈라파고스 같은 면이 많습니다. 질문 시간에 아무도 손 안 들고 눈치만 보는 문화, 오바마 대통령 시절에 아무도 질문을 하지 않아서 기자들이 욕을 많이 먹었죠. 그런데 기자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사회 내부적으로 질문하는 문화가 매우 약합니다. 사람 간의 진솔한 대화나 논의는 술을 마셔야만 가능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옛날엔 식스시그마, 요즘은 애자일, 두려움 없는 조직, 학습하는 조직 이런거 가져와서 형식만 갈아 끼우고 정작 제대로 된 질문과 피드백은 하지 못합니다. 해외 건설분야는 제대로 된 PM 능력 없이 사업 수주하다가 손해를 보기도 했고, 조선업은 해양플랜트에서 큰 실패를 겪었습니다. 정치는.. 말할 것도 없고요. 한국이라는 나라 자체의 문제해결 능력이 부족한 겁니다. 세계가 다극화 되면 변화의 속도도 점점 빨라집니다. 군대식 운영으로는 더 이상 따라가기 벅찬 시기가 올 겁니다.
최근에 발간된 [우리는 미국을 모른다]라는 책을 추천드립니다. 앞으로의 세계 정세 속에서 한국이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책입니다. 이 책 저자도 질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워싱턴DC는) 불특정 다수의 군중이 몰려들기 때문에 질문 경쟁 역시 치열하다. 질문 내용은 그 사람이 얼마나 사안에 대해 공부했는 지를 파악하는 척도다. 좋은 질문은 워싱턴에서 인맥 형성의 첫걸음이다. 행사가 끝난 뒤 말을 걸어오는 사람들도 있다. "좋은 질문이었다. 나는 A상원의원 보좌관인데 한국의 핵무장 여론에 대해 조금 더 상세히 알고 싶다. 언제 시간 내달라."" 이런 식입니다. 롤로 비유해도 괜찮을 것 같네요. 라인전 이기고 리드하고 있을 때는 게임이 단순합니다. 굳이 많은 질문을 하면서 고민할 필요 없이 하던거 그대로 잘해서 게임을 굳히면 됩니다. 그게 곧 승리공식이니까요. 그런데 골드 밀리고 있으면 고민이 늘어나죠. 이길려면 제대로 된 질문을 던져서 만회 전술을 구성해야 합니다. 갱을 가더라도 아무 라인이나 가면 안 됩니다. 생각을 하고 가야죠. 한정된 자원을 원딜이나 미드 중 캐리력 있는 쪽에 몰아줘야 합니다. 적당히 살은 주되 뼈는 안 주는 운영이 필요하고요. 이런 식으로 우리나라 내부에서도 좋은 질문이 많이 생길 수 있었으면 합니다.
23/12/29 20:29
2022년초부터 동일한 스탠스의 이야기가 퍼지기 시작했고 그 땐 뭔 뚱딴지 같은 소리냐 했는데 요새는 다들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것 같네요.
중요하게 봐야하는건 미 대선이고, 그 과정에서 벌어질 미국 내부의 엄청난 갈등입니다. [다가오는 폭풍과 새로운 미국의 세기]를 참고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리고 중국이 의외로 잘해낸다면 한국의 미래는 사실상 중국의 번국이 되는 것입니다. 중국의 목표는 미국 패권의 대체가 아니라 동아시아에서 지역패권국이 되는 것이죠.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성공만 한다면 한국의 미래는.. 지금도 중국 그늘에서 자유롭지 않죠. 중국은 너무 큽니다. 죽든, 살든 한국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겠죠. 방안의 코끼리같은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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