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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24 11:26
도덕적 가치와 기준은 어떤 선을 만들기가 쉽지않죠.
아마 처음 개념이 등장했을 땐 본문에서 말한 예시처럼 극단적인 상황에서 시작했을 것이고 합리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대개 그렇듯 적용범위가 눈덩이처럼 늘어나게 되죠. 얼마전 유게에 언급된 소고기뭇국도 유사한 사례라고 할 수 있죠. 별 거 아닌 거지만 우리만의 문화로 남아있어야하는. 보편적 윤리 기준은 될 수 없더라도 보편적 정서에 기반하고 있는 건 맞아보입니다.
23/12/24 11:34
도덕감정은 인간 본성에 내재한 보편적 특성인만큼 어떠한 종류의 도덕적 판단이든 그 기저에는 보편윤리가 자리잡고 있을거에요. 다만 그 판단이 다른 도덕적 윤리와 충동할 때 자신들의 도그마에 빠져 고집을 피우기보단 그 판단을 숙고해보는 게 좀 더 시민적 덕성에 부합하는 행동이 아닌가해요
23/12/24 11:32
이런 것과 더불어 PC주의까지 아우른 근 20년의 사상적 흐름을 보며 제가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올바름과 친절함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친절함을 선택하라." 올바름이라던가, 정의라던가... 생각보다 상대적인 개념이더라고요. 그래서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 친절하려고 노력하며 삽니다.
23/12/24 12:15
멋진 말이네요
제가 T성향이라 여친하고 올바름 논쟁 간혹하는데 반성합니다ㅠ 근데 이게 이성적으로 머리로 생각해서 그거 틀렸는데? 하는게 아니라 틀린 소리 들으면 진짜 감성적으로 가슴이 너무 답답하고 체한거 같아서 말 안하고 참을 수가 없는 ㅠ
23/12/24 13:23
그래서 설명충스럽게 내가 왜 이 말을 하는지 이렇게 받아들일수도 있는데 그런의도로 하는말 아니고 주저리주저리 말하는데
애초에 공감의 범주가 아닌 옳고 그름의 범주로 가는것 자체를 싫어하더라구요.
23/12/24 11:34
쇼츠에서 어떤 백인남자가 멕시코 전통옷 입고 대학교에서 학생들 인터뷰하니 굉장히 불쾌하다는 얘기만 듣고 정작 같은 옷을 입고 맥시코 본토에 갔더니 사람들은 오히려 잘어울린다고 칭찬 일색이었죠.
어떤 민족에 대해 비하적 의미로 조롱하듯이 하는게 아닌데도 위의 대학생들은 오히려 본인들의 선입견을 가지고 그 남자를 판단한거구요. 전 미국인이나 일본인이 김치를 즐기고 한복의 아름다움을 같이 느끼고 이러면 솔직히 뿌듯하고 좋거든요. 위에서 offended 된 대학생이 한 말이 기억에 남아요. '넌 니가 지금 그 옷을 입고있는게 멕시코인들에게 어떤 의미인지는 알고 입는거냐'라고 하던데. 사실 물어보는 그 대학생도 잘 몰랐을거라고 생각해요. 근데도 소수인종(미국 내 히스페닉)들에게 모욕적일거라고 함부로 판단해서 인터뷰어를 욕했죠. 사실 뭔 의미인지 굳이 알 필요가 있을까도 잘 모르겠습니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백인이 조선시대 임금만 입을 수 있었던 곤룡포를 입고 돌아다닌다고 '넌 임금도 아니면서 감히 이걸 입고 우리 문화를 모욕해?'라고 하지 않는것처럼요. 그냥 잘 즐기면 됐죠 뭐
23/12/24 12:09
위에 언급하신 사례들에 공감이 가지 않을 뿐 아니라 오버 좀 작작해라 라는 느낌이 드는 건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만
과연 미국 리버럴이나 특정 집단의 부족적 윤리에 불과한가? 는 성찰의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당장 저만 해도 해외(미국, 유럽 등)에서 한식당을 중국인이 많이 한다는 글을 일종의 고발이나 비난, 염치없음, 문화적 도둑질 등 정확히 문화적 교류나 전파가 아니라 전유의 맥락에서밖에 본 기억이 없거든요. 저 또한 그런 글을 볼 때 환영이나 감사가 아니라 찜찜함밖에 느끼지 못했고요. 조금 더 나가면 중국 드라마에 나오는 한국 문화의 전유시도들이 한국에서 어떤 반응을 얻고 있는지 생각해 본다면 뭐... 저는 그런 '중국적 전유 비난'을 굳이 문제삼고 싶지는 않습니다. 중국의 문화제국주의에 대한 정당한 저항의 측면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본문의 사례들이 그들 나름으로는 정확히 그런 (서구의) 문화제국주의에 대한 저항이란 관점에서 시작된 거지요.
23/12/24 13:04
저도 말씀하신 중국인들의 한식 레스토랑 운영에 불편한 감정을 느꼈는데, 그것이 한국인들이 과거에(혹 지금까지도) 일식 레스토랑을 해외에서 운영했던 것과 다른가, 더 비난할 가능성이 있는가란 생각도 드네요
23/12/24 14:41
비난할 만한 일인가의 여부로 보기보다는 얼마나 위협적인가의 맥락에서 보는 게 조금 더 생산적이지 않을까 합니다.
좀 극단적인 예를 들자면 세계에 수많은 미슐랭 레스토랑에서 프렌치를 파는데 거기 프랑스인이 주인이나 주방장으로 있지 않는다고 불편해할 프랑스인은 아마 없을 겁니다. 단적으로는 자신감(confidence)의 차이겠죠. 그보다는 덜하겠지만 그 많았던 - 여전히 많은 - 한국계가 운영하는 일식집에 대해서 진지하게 일본 식문화의 존립에 관한 불안감을 느낀 일본인은 거의 없을 겁니다. 위에서 한식당과 중드를 제가 좀 고의로 섞어버리긴 했는데, 맥락이 다 다르긴 하죠. 현재 한국이 유독 중국의 문화전유에 대해 격한 반응을 보이거나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역으로 중국의 문화제국주의를 실질적인 한국적 정체성에 대한 위협으로 잠재적으로 이해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과거 일본문화에 대해 격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던 것과 비슷하죠. 어쩔 수 없죠 수천년의 역사가 있으니. 그래서 제 위에도 있고 아래에도 있는 여러 댓글들에서 한국이나 일본은 서양인들이 자기들 전통의상을 입는 것에 아무 거부반응이 없는데 쟤들은 왜저럼? 이란 건 좀 직설적으로 말하면 맥락맹이라고 할 수밖에 없죠. 한국이나 일본은 그 서구의 세계화에 편승하여 가장 극적인 성공을 거둔 나라(문화)들이고, 따라서 서구 문화에 대해서 물론 문화제국주의적 두려움이 없다고는 할 수 있지만 가장 크게 연상되는 건 그러한 패스트팔로워로서의 성공경험이지 자기정체성의 존립에 관련한 불안감이 아니거든요. 서구의 문화제국주의의 문화적 전유를 논하는 이들은 비교하자면 한국이 근과거에 일본 현재 중국에 대해 느끼는 불안감 정도는 유머러스하게 느껴질 만큼 실재적인 독자적 정체성 존립의 불안감을 실시간으로 느끼거나 아예 사실상 서구문명의 일부 하위컬쳐로밖에 생존할 수 없지 않나 라고 전망되는 문화를 얘기하는 거고요. 마지막으로 첨언하자면 위에서 언급한 그 컨퍼던스 수준에서 안드로메다 차이가 있기 때문에 중국의 현 문화제국주의는 그만큼 더 조야한 (민족주의적이고 공격적인) 형태를 띠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서구의 문화제국주의도 그러한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 한국 걸 중국거라고 우기는 중국식 전유와 위 사례들에서 언급되는 서구의 전유는 다른 거 아니냐 라고 하면 다르기도 하고 다르지 않기도 합니다. 중국의 문화제국주의도 점차 세련되어질 거고, 종국에는 '중국이라는 보편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문화적 소수자들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그들 문화의 일부분을 따와 전시하거나 보편적 중국 문화와 교류시키는 것일 뿐' 결코 폭력적인 침탈의 의미는 없음을 흠잡을 데 없는 논리로 주장하게 될 것입니다. 컨퍼던스 수준이 거기까지 올라오면 오늘날 사실상 보편자의 역할을 자타공인 수행하는 서구문명과 타자 또는 소수자들의 전유방식에 있어 구별할 수 없게 되는 거죠.
23/12/24 14:44
중국 공산당의 문화적 약탈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한국인들이 이를 위협적으로 여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짧은 댓글로 갈음하셨어도 됐는데 길고 논리적인 댓글로 상세히 설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3/12/24 12:13
본문에 나온 사례 모두 이해가 안가는데 제가 비정상인가요 크크
김치는 우리꺼다!! 라고 하는게 아닌이상 먹든 만들든 팔든 아무 상관이 없는데 ㅠ
23/12/24 12:13
제목과 본 글을 봐서는 이해가 안되네요
일본인이 김치 먹을수 있죠, 맛 있다고 할수 있고 맛 없다고도 할수 있고요 문제는 (지금 중국인처럼) 김치가 원래 우리꺼다 그렇게만 (사실왜곡) 안하면 되는거 아닌가요?
23/12/24 12:35
이 글의 얘기는 그런 분야가 아니라 일본인이 다른 사람들 앞에서 김치를 먹는 건(특히 영상을 올리거나 하는) 문화전유이기 때문에 해서는 안 된다. 같은 말이 나오는 것에 대한 얘기입니다.
23/12/24 13:26
저도 바로 위에서 비슷한 얘기를 하긴 했는데
마찬가지로 중국인이 한식집을 하든 영국인이 한식집을 하든 별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중국인이 김치와 제육볶음은 중국에서 유래됐다라고 하는게 아니라면요 영상을 올리든 제 앞에서 먹든 말이죠
23/12/24 15:43
이게 PC의 분파인 화이트 워싱에서 확대된 개념이라서... 저도 특정 국가나 민족에 대한 폄하나 저급 취급하는 게 아니면 딱히 문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23/12/24 13:34
일본인이 김치먹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는데,
미국인이 '감히 일본인이 김치먹는 영상을 올릴 수 있느냐? 김치가 한국인에게 어떤 의미인지 아느냐?'하면서 댓글다는 상황인거죠. 정작 한국인들은 이런저런 맛있는 김치들이 많으니 먹어보라고 츄라이 츄라이 하면서 훈훈한 댓글 달고 있고요. 문제는 저 '감히 김치~'하는 분들은 뜨거운 심장을 가진 정의의 전사들인 경우가 많고, 댓글란은 난장판이 되며 일부 한국인 극단주의자들이 붙어서 사태는 Korean Lives Matter.가 되고, 그 일본인 김치 먹는 영상은 정작 대다수의 한국인들은 별 문제 없다고 생각하는데, 유튜브에서 인종차별 및 혐오 컨텐츠로 신고되며, 영상은 정지먹어 내려가게 됩니다. 이건 뭔가 의도만 놓고 보면 잘못되었다고 말하기 애매하지만, 결과만 놓고 보면 뭐 하나라도 제대로인 것이 없죠.
23/12/24 16:34
예시 들어보니 이해가 가는군요.
이해 안되는 사고방식이군요. 그리 좋은건 나눠서 퍼지게 해야지 꼭꼭 자기네들만 먹어야한다고? 쩝.
23/12/24 12:46
사실 그냥 십자가나 꾸란 등 종교 상징물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죠. 어쩌면 서구에서 PC나 리버럴 자체가 일종의 종교화 되고 있는 반증인것 같아요. 사람들이 점차 종교를 버리면 다들 합리적, 이성적으로 행동할 줄 알았는데 슬슬 오히려 더 엉뚱한걸 숭배하고 신성불가침 성역화 하고 있는 중이죠.
23/12/24 13:22
이미 종교를 인민의 아편이랍시고 배제한 사회가
과연 합리적 이성적인 행동으로 이어졌나를 잘 보여준 결과가 있습니다.. 공산주의라고.. 대표적인 북한 중국이 합리적 이성적인가 하면 어이가 없겠죠 공산주의 열풍이 제국주의 자본주의의 폐해에 반대해서 일어났다는 점을 보면 현재 PC논란과 일부 비슷한 점도 있고요 물론 그렇다고 그런 공산주의가 문제의 원흉이었냐 현실은 무시한 이념에도 문제가 없던 것은 아니지만 소련이 무너지고 민족주의가 다시 부흥한 러시아가 지금 푸틴 독재 숭배로 이어지고 있는 걸 보면 그것도 아니란 건데..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종교뿐 아니라 이념 민족 인물등등 무엇이 대상이든 교조화 되고 맹목적인 광신이 그 자리를 차지하면 그 행태가 너무 비슷해진다는 거고 그러니 배격해야 할것은 그 어떤 대상보다는 인간의 광신 그 자체일겁니다
23/12/24 19:23
저도 비슷하게 생각하는 점이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종교라는 건 야훼나 비슈누 등 어떤 대상을 따르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절대진리 혹은 정답이 있다고 믿는 사고방식'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는 경우가 많은 게 아닌가 합니다. 사실 '답'을 한다는 건 설명을 한 발 뒤로 미루는 일입니다. "오늘 왜 철수가 안보이는 거야?" "철수는 병원에 갔어" "왜 병원에 간 거지?" "얼음 위에서 미끄러져 다쳐서" "왜 얼음에서는 미끄러지는 거지?" "얼음 위에서는 마찰이 없어지니까" "왜 얼음 위에서는 마찰이 없어지는 거지?" 라는 식이지요. 끝이 없는 과정입니다. 아마 종교인이나 독재정부가 하는 일은 진리/정답을 알려주는 게 아닐 겁니다. 사실 그들이 실제로 수행하는 일은 저런 끝없는 설명의 과정 중 어딘가에 독단적으로 STOP 사인을 내걸고 (가능한 경우 폭력을 써서라도) 더 이상의 질문을 차단하는 일입니다. "그건 신밖에 모른다" "인간이 어찌 하나님의 뜻을 헤아릴 수 있으리오" "그런 건 경전에 나오지 않는 내용이니 중요한 게 아니고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 "레닌 동지의 교시에 의문을 가지다니 넌 반동이다" "모든 것은 그것을 받쳐주는 게 없으면 밑으로 떨어지는 게 당연하지. 이 땅은 코끼리가 받치고 있고 코끼리는 거북이가 받치고 있고 거북이는 뱀이 받치고 있으니 즉 뱀이야말로 우리 세상의 궁극적인 기반이다. 뭐? 뱀은 뭐가 받치고 있냐고? 뱀은 궁극적인 받침이라서 더 이상 받쳐주는 게 필요없다니까?" "무언가가 있으려면 그걸 만든 존재가 있는 게 당연하니 우주는 신이 만든 것이다. 뭐? 그럼 그 신은 누가 만든 거냐고? 신을 누가 만들었냐니 그런 바보같은 생각이 어디있냐" 이에 반하는 사고방식이 과학적 사고방식과 민주주의라고 생각합니다. 과학의 모토는 "모든 것을 의심하라"는 것입니다. "과학의 가장 중요한 발견은 인간이 무지하다는 점이다"라는 말이 있지요. 과학적인 방법론은, "우주는 존재하고 인간은 그것을 관찰할 수 있다"는 등의 몇 가지 공리/전제 위에서 자연에 대한 설명을 찾아나가는 활동입니다. 과학교과서에 쓰인 모든 내용은 자연에 대한 잠정적인 설명일 뿐이고, 언제든 더 나은 설명이 등장할 가능성을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민주주의는 인간에 대한 불신을 체계화한 시스템입니다. 주기적인 선거로 지도자를 물갈이하고 권력을 나누어 서로 견제하게 하며, 그 모든 것을 감시하는 언론의 기능을 중시하는 시스템이지요. 민주주의는 서로가 공존하기 위해 '인간은 평등하다'는 명제 등의 최소한의 공리/전제를 받아들이고 나머지는 자유에 맞기는 다원주의를 바탕으로 한 사회계약입니다. (공리로서 받아들인다는 것의 의미는, '인간은 평등하다'라는 걸 절대진리로 믿는 게 아니라 공존을 위해 '그냥 그렇다고 치자'는 것입니다.)
23/12/24 17:40
저도 20대때 무신론이 보편화되는 세상을 그렸던 일이 있는데 지금은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안정된 질서, 단순한 진리"를 공급해준다는 사실이 인류와 사회에게 얼마나 소중한지를 나날이 깨닫고 있네요.
23/12/24 19:44
유발 하라리의 말로는 '허구'를 잘 믿은 사람들 혹은 사회가 경쟁에서 앞서가고 생존하기에 유리해왔다는 거지요.
물론 부작용이 있기도 하겠지만. "열심히 공부하면 마누라 얼굴이 바뀐다"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은 아이가 더 공부도 열심히 하고 출세해서 행복해질 수도 있는 거고. 음모론의 조상격일 각종 종교부터 시작해서, 제게는 말도 안되어보이는 거짓말로 보이는 인류의 그 갖가지 믿음들이라는 것들이 어쩌면 선현들이 '옛다, 아날로그 매트릭스를 주니 이거라도 믿고 그 안에서 살아라, 그게 차라리 행복할 거야'라며 던져준 선물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23/12/24 20:09
안그래도 사피엔스를 읽은 후로 그 생각이 좀 더 구체적이게 되더군요. 거기서는 '신화'라는 표현을 썼던가요. 종교가 허구면 민주주의도 허구, 국가도 허구, 도덕도 허구, 인간의 선의라는 것도 허구라는 거고요. 허구가 아닌게 그럼 뭐냐 어디있냐는 걸 파다보면 그 뭐더라 데카르트인가 그 양반 유명한 말도 떠오르고 하더군요. 내가 생각하는 것만이 실재하는 사실이다. 그런 거였나.
23/12/24 21:54
영어로는 fiction이라고 한 걸 한글로 허구라고 번역해놓으니 '거짓말' 이라는 느낌이 묻는데, '인간이 만든 창작물' 이라는 정도로 쓴 말이 아닐끼 합니다.
하라리가 fiction이라는 말을 쓰면서 하는 이야기는 아마 유신론도 무신론도, 민주주의도 전체주의도, 선도 악도 인간이 만든 개념이지, 객관적이고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무언가라고 헷갈리지 말자, 그런 개념들의 노예가 되지 말고 그것들을 잘 활용하며 지내자 라는 얘기인 것 같습니다.
23/12/24 13:04
조롱하는 의미면 금지하고 아니면 허용하는 게 맞겠습니다만 사람의 의도를 파악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니 싸잡아서 허용하거나 금지하는 방향으로 가기 쉽죠. 얼마전 국내 게임업계를 뒤흔들었던 집게손 논란과 같은 맥락입니다.
23/12/24 14:33
문화전유의 대상자, 혹은 조롱의 당사자가 불쾌감을 느끼고 직접적으로 항의하는게 최소요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본문의 솜브레로는 문제가 있죠. 미국 리버럴이 멕시코인들을 대신?해서 항의한다는게 오히려 문화전유로 볼 측면도 있구요.
23/12/24 13:57
서양인이 한복, 기모노, 치파오 입으면 한중일에서는 환영받는데
정작 서양인들이 나서서 그거 왜 입냐고 따지는 게 웃기긴 해요 아무리 봐도 차별적인 생각은 본인들이 하고 있는 거 같은데
23/12/24 14:52
네네 맞습니다. 중국 공산당의 약탈처럼 당장 비토해야할 행위부터 "이게 왜 문제지"하는 사안까지 문화적 전유라는 개념으로 포섭되는 행위가 너무 넓어보입니다.
23/12/25 08:39
혐오표현에 관한 얘기는, 마이너리티에 대한 혐오표현은 그 마이너리티들의 자유를 '실제로' 위협하니 소수자/마이너리티에 대한 혐오표현을 하지 말자는 거지요.
가령 일본에서 일본인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한국인들은 재수없어. 그냥 내가 그렇게 느낀다는 건데 그게 잘못은 아니잖아?'라고 하고 TV에서도 '전 한국인이 싫습니다. 차별하려는 의도는 아니니 오해는 하지 마세요. 그냥, 싫은 건 싫은 거니깐요.' 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상황이라면 한국인들이 일본에서 자유롭게 생활하기는 어렵겠죠. 한국인이라는 걸 밝히기 꺼려질 거고 일본 사람들과 어울리거나 취업을 하는 등 생활의 모든 면에서 어려움을 겪을 겁니다. 민주사회에서 보장되어야 할 자유를 실질적으로 침해받는 거죠. 반면에 반대로 일본인이 소수자인 상황이라면, 가령 한국에 놀러온 일본인 배낭여행객이 한국인들과 어울리다가 저런 말을 한다고 해서 한국인들이 그런 어려움을 겪지는 않을 겁니다. 화가 나거나 불쾌할 수는 있겠지만. 그런 맥락에서 '다수자에 대한 혐오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말이 나오는 거고, 남녀문제 같은 상황에서도 그런 것들을 적용하는 거죠. 본문에서 말하는 문화적 전유라는 것도 이와 비슷한 구조를 적용하는 것 같은데, 그것을 위에서 말한 '자유의 침해' 와 같은 불이익으로 볼 거냐 의 문제일까 싶습니다.
23/12/25 14:00
한국이 문화적 전유로 욕먹은 사례 기반으로 한 내용이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들어보세용.
(ex. 드라마 펜트하우스에서 레게머리 했다가 욕먹음. / 박재범 드레드락 했다가 욕먹음. 등등..) 그것은 알기 싫다 425b. 커뮤니티의 분노가 오랫동안 풀리지 않는 이유에 대한 이상평론(2/2) /손이상 https://youtu.be/BwvPwZa8ras?si=iO8jcM7OW2t6qu1o -누적된 분노를 터지게 만든 故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공감부족과 몰이해 -소셜미디어의 시대, 억눌린 집단의 인정투쟁 -억눌려왔던 사람들의 문화전유에 대한 분노 -나이지리아 전통의상으로 오해받은 나혼자산다에 대한 비난 -분노와 과거경험의 연관성 -먼 곳의 분노는 왜 우리에게 잘 느껴지지 않을까 -펜트하우스와 박재범 드레드락에 대한 논의의 맥락 -보편성있는 드레드락을 전유하고자 하는 의도의 이해 -최근 경험과 집단 감정의 중요성 -이스라엘 시민의 卍에 대한 반응 -나치독일 코드에 반감이 없던 한국시민 -타인의 당사자성에 대한 이해 -독일 극우 지지자와 카피예
23/12/26 12:27
왜 문화적 전유니 뭐니 하는 벌소리를 하는지 이해가 갑니다.
제작하는 측에서 무시하고 넘어가던지 적극적으로 헛소리를 반박해야 하는데 그러는 경우 잘 없잖아요? 당연히 벌소리를 하는 측에서는 자기들의 말에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해서 계속해서 문화산업에 개입하려 드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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