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가드 프린세스'라는 동인 격투게임이 있습니다. 동인 게임이란 간단히 말해서, 게임회사에서 만든게 아니라 개인이 만든 게임입니다.
따라서 저작권 또한 제작자 개인에게 있고, 이 게임의 경우는 제작자이자 저작권자가 "스게노 토모아키"라는 사람입니다.
스게노 토모아키는 전 캡콤 직원이고 퇴사 후 "혼자서" 3년 반동안 이 격투게임을 만들고 "무료로" 배포했습니다. (현재는 스팀에서 eigoMANGA란 곳에서 유료 판매 중)
비록 대전툴로써의 '격투게임'으로는 썩 좋은 점수는 주기 힘들다는 평이지만, 그래픽과 캐릭터가 꽤나 매력적이라 이쪽으로는 꽤나 유명한 게임이죠.
헌데, 업데이트도 꾸준히 나오고 차기작도 예고된지라 팬들의 기대를 받고 있는 와중에 갑자기 제작자의 소식이 뚝 끊깁니다. 2011년 8월 제작자 블로그 글을 이후로 그 어떤 소식도 전해지지 않았고 업데이트도 끊겼는데 하필이면 시기와 장소가 동일본 대지진 이후+후쿠시마인 것이 겹쳐서 불길한 추측만이 현재까지 이어질 뿐이었죠.
그런데 갑자기 2024년에 exA-Arcadia 라는 곳에서 이 게임의 후속 아케이드 버전을 발매한다고 발표합니다. 아니 원작자가 행방불명인데 무슨 소리냐? 그리고 엄연히 스팀에서 eigoMANGA가 판매하고 관련 사업들을 하고 있는데(굿즈, 만화등) 얘네는 아무런 발표도 없는데? 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여기서 exA-Arcadia가 들고 나온게 저 짤에도 있는 일본 저작권법 67조 1,2항 입니다.
[일본 저작권법 67조 1, 2항에 따르면 이미 공표한 저작물일 경우 저작권자와 연락이 닿지 않으면 일정액의 공탁금을 걸고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으며, 공탁금은 이후 원저작권자가 연락이 닿았을 때 보상금으로 지급하도록 되어있다. 단, 원저작자가 타인의 재출판을 원하지 않는다고 생전에 분명히 공표했을 때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 나무위키 설명
즉 이 친구들도 제작자와 연락을 못해서 공탁금을 걸고 발매한다고 하는거고, 이게 받아들여져서 이번 9월달 중에 가동한다는 발표를 한것입니다.
그리고 덤으로 스팀판 및 각종 굿즈를 내놓으며 제작자를 대행하는 모양새였던 eigoMANGA 측도 실은 정말로 제작자와 저작권 합의가 된 것인지 조차 의심받는 상황이 되었지요. 아무리 일본 국내가 아닌 해외 기업이어도 정말 그들이 저작권 위임을 받았으면 위 짤과 같은 입장을 내놓을리가 없으니까요.
물론 원 제작자는 여전히 행방 불명, 생사 불명 상황인 건 변함이 없고 잘 만든 캐릭터들만 이리저리 휘둘리는 모양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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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가 잠수를 타버리니 이런 일이 일어나는군요. 근데 10년 넘게 실종 상태고 지인이나 가족도 행방을 알 수 없다면 게다가 대지진 당시 거주지가 후쿠시마 였다면 보통 지인이나 가족들이 실종신고를 하고 사망이 서류상으로 확정될텐데 의아하네요. 팬들만 모르는 잠수인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