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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12/24 14:12:50
Name 노틸러스
Link #1 http://ysweb.yonsei.ac.kr:8888/curri120601/curri_pop2.jsp?&hakno=SLS2002&bb=27&sbb=00&domain=H1&startyy=2021&hakgi=2&ohak=1005
Subject [기타] e스포츠산업 이론 강의 1년. 무엇을 가르쳤고 어떤걸 발전시켜야 하는가?
안녕하세요 과거 PGR21의 겜게 담당 운영진이었다가 지금은 한직으로 물러나 늘 사퇴 타이밍을 잡으며 운영진 회의 내 찬성 거수기를 담당하는, 노틸러스입니다. 지난 6월 동일한 수업에 대해 한 번 말씀드린적이 있는데, 한 학기가 지난 시점 피지알에는 어느 정도 이야기를 나눠봐도 되지 않나 싶어 다시금 글을 써 봅니다.

무슨수업인가
1. 수업명 : UT세미나(e스포츠산업학개론)
2. 학문후속세대 강사 수업으로, 수업의 주제 선정이 다소 자유로운 대신 1학점, P/NP로 진행됩니다. 다만 덕분에 성적에 대한 큰 부담이 없어서, 수업을 편하게 할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강의 개설 배경
1. 기존 대학들의 e스포츠학과는 주로 e스포츠와 관련된 실기 및 부대 기술(컴퓨터, 미디어 등)에 집중하였으며, 특히 수도권 주변의 4년제 대학에서는 e스포츠와 관련된 산업을 이론과 철학적으로 다루는 수업은 찾기 어렵습니다. 
2. 여러 대학에서 e스포츠학과를 개설한다는 류의 MOU를 맺은 적은 존재하지만, e스포츠가 하나의 학문 영역으로 자리잡기 위해서 실제적인 시도의 사례는 부족하구요.
3. e스포츠를 잘 아는 학생, 잘 모르는 학생 모두에게 e스포츠산업 관련 동향을 알아보는 강의의 수요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강의를 개설했습니다.  

니가 뭔데 가르치냐
1. 그러게 말입니다... 나름 이 판은 오래 보긴 했고.. 강사생활은 4년차가 넘었는데.. 여튼 뭐 그렇게 됐습니다.
2. 그래도 나름 강의평가 1등해서 상도 받아봤으니 꿀강이긴 합니다.   

성적평가
1. 출석/발표1회/실기과제(각자의 기준에 따른 게임 과제) 로 구성됩니다.
2. 나름 편하게 구성했는데, 이번학기 피드백 중 "생각보다 할게 많네요. 티어업하기 힘들었음 TFT랑 랭겜이랑 좀 기준차이가 있네요^^"라는 내용이 있어 담학기에는 어떻게 더 편하게 해줄지 고민을 좀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무엇을 가르치나
1. 본 수업은 크게 일곱 가지 정도의 주제 분류를 가집니다.
2. e스포츠의 정의와 역사 / e스포츠산업의 발전 배경 / e스포츠는 스포츠인가 / e스포츠의 학문적 토대 / e스포츠의 장르와 미래 / e스포츠 팬 행동 분석 / 지속가능한 e스포츠산업의 발전
3. 각각의 주제에 따라 제가 강의를 하며, 강의 내용에 대하여 학생들의 발제 및 토의가 이루어집니다.

저번학기에 비해 이번학기에 달라진 점은
1. 지난 학기 수업 피드백 중 "니 이야기는 잘 알겠는데 우리는 e스포츠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싶다"가 있었습니다.
2. 그 피드백을 나름 충족하고자 당시 KT롤스터의 분석관으로 활동하시던 기세파(박사)님을 모셔서 e스포츠 분석에 대한 특강을 진행했습니다.
3. 우연한 기회로 성승헌 캐스터님께서 학기 말 방문해주셔서 간단한 AMA 시간을 진행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학생들이 너무 좋아했어요.

e스포츠 학문화를 위한 필요조건은
1. 태생이 돈을 기반으로 한 필드이다보니, 산업이 먼저 발전하고 학문이 뒤늦게 덧씌워지는 형태가 되어 학문적 토대가 상당히 불안정합니다.
2. 특히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언제든 게임이 없어질 수 있고, e스포츠의 주요 특징 중 하나인 "주인이 있다"는 점은 학문화에 대한 상당한 걸림돌이 됩니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심도 계속해서 등장할 수 밖에 없구요.
3. 실기를 위주로 하는 2-3년제 대학에 비해, 이론을 중심으로 하기에는 4년제 대학에서 차지하는 볼륨이 매우 부족한 상태입니다. 특히 저같이 탁상공론^^ 을 위주로 하는 이론 기반 교수자들이 조금 더 늘고, 이에 대한 공유를 지속적으로 하는 장이 마련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e스포츠 학문화가 가지는 긍정적 포인트는
1. 일단 학생들의 수요가 어마어마 합니다. 제가 강의하는 것 이상의 발제 수준을 자랑하는 학생도 있고, e스포츠 자체에 대한 열정을 발산시키고 싶었던 학생이 많습니다.
2. 제 레퍼토리 중 하나가 "이제는 이정도 철학적 담론은 가져야 하지 않겠냐"는 것입니다. e스포츠에 대한 학문적 토대 마련이 "게임은 질병이다"에 대한 대항마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3. 산업화되어 발생하는 현상들은 많지만, 이 현상에 대한 연구, 특히 이과적 접근이 아닌 문과적 접근이 매우 부족합니다. 연구 주제가 나름 넘쳐납니다. 시간이 없어서 그렇지..

미래는
1. 일단 다음학기도 동일 수업이 진행될 것 같습니다. 저도 매 학기 조마조마해요 흐흐.
2. 추가적으로 이벤트가 더 발생할 것 같긴 한데, 그것에 대해서는 확정이 되면 피지알러분들은 어떻게든 아시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긍정적인 내용일거라 생각합니다. 
3. 그 외 단점은 여러분들이 더 잘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e스포츠라는 단어 자체부터 참 애매했잖아요? 그에 파생되는 여러 산적한 문제들이 많습니다. 
4. 뭐, 그래도 시간이 흐르고 여러 시행착오들이 반복되면 더 좋은 날이 오지 않겠어요?

더 궁금하신것은
1. 댓글로 주시면 가능한 만큼 답해드리겠습니다.
2. 강의계획서는 링크에 있고, 제 수업 내용의 일부분은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주최한 e스포츠 산업 발전 포럼()에서도 보실수는 있는데, 이건 공개 자리에서의 발제라 수업 내의 매운맛보다는 약간 덜합니다. 솔직히 공개자리에서는 수업 텐션의 절반도 안나오는 거 같아요..

모쪼록 크리스마스-연말 잘 보내시고, 저는 힘 닿는데 까지 열심히 떠들어 보겠습니다. 해피뉴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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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킹맘터
21/12/24 14:34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e스포츠 산업이라고 여타 스포츠와 다른점은 종목의 수명말고는 크게 다를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해서
다른 스포츠관련 학과와 구분지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잘몰라서 질문합니다.
노틸러스
21/12/24 14:37
수정 아이콘
굳이 저도 구분짓고자 하는 생각은 없습니다. 저도 스포츠전공이니.. 다만 'e스포츠'라는 단어 자체를 만들어버린 첫 단추가 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입장이기는 합니다. 스포츠 계열 내의 하나의 갈래로 정착되면 저한테도 좋습니다 흐흐
버거킹맘터
21/12/24 14:41
수정 아이콘
결국 e스포츠란 단어 때문에 겉도는 느낌이군요. 답변 감사합니다.
노틸러스
21/12/24 14:44
수정 아이콘
당시에는 분명히 획기적인 아이디어였다 생각합니다. 사실 그 단어 하나로 논의할거리가 많아지기도 하고, '스포츠'라는 궤도에 오르고자 노력했기에 공군에이스, 아시안게임 같이 제도권 스포츠에도 편입이 되었다 봐서요. 처음에는 커지고 싶어서 명명했던 단어가, 이렇게까지 커질 줄 몰랐고 덩치가 커지고 보니 야 이거 어디부터 건드려야 하나.. 가 된거라 생각합니다.
마갈량
21/12/24 15:21
수정 아이콘
e스포츠의 산업적 가치를 평가하는 요소가 뭐뭐있을까요?
노틸러스
21/12/24 19:52
수정 아이콘
아무래도 여러가지 요소가 있겠지만, 리그의 짜임새, 플레이/관전하는 팬들의 숫자 및 통용되는 돈의 크기 정도가 되지 싶습니다
21/12/24 15:46
수정 아이콘
대학원생인데 청강 가능합니까? 흐흐
1학점 세미나 하니 저 학부 1학년때 새로 생긴 freshman seminar 생각나네요. “술과 주조공장 견학”이라는 수업 수강신청 성공해서 뉴스도 나오고 맥주공장 와이너리 등 견학가서 시음 잔뜩하며 부러움 많이 샀는데.
노틸교수님 수업듣는 학생들도 주변의 부러움좀 사겠네요. 담론화 학문화 시도가 말씀하신 좋은 날을 더 가깝게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수고 많으십니다!
노틸러스
21/12/24 19:52
수정 아이콘
“술과 주조공장 견학” 이 수업이 더 부럽습니다..
manymaster
21/12/24 16:17
수정 아이콘
'e스포츠는 스포츠인가'란 주제에 대해서 가장 깊게 남았던 학생의 생각에는 어떤 것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노틸러스
21/12/24 19:53
수정 아이콘
초기 주제라 정확한 워딩이 기억나지는 않는데, 스포츠 철학을 접목시켜서 스포츠의 관습적 요소가 e스포츠에도 적용이 되는가? 류의 발제를 했던 학생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종국에는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만, 긴 역사성을 가진 스포츠의 모습이 e스포츠에도 보이고 있지 않나? 정도의 방향이었던 거 같습니다.
zelgadiss
21/12/24 16:39
수정 아이콘
최근 초중고 학생들 상대로 진로특강 중인데, 대학교 수업은 어떠한지 궁금하네요 흐흐
노틸러스
21/12/24 19:53
수정 아이콘
제가 가장 약한 부분이 취업부분이라.. 아마 저는 탁상공론에 그치지 않을까 싶습니다
찬가(PGR21)
21/12/24 19:24
수정 아이콘
e스포츠의 역사 관련해서 교수님께 질문드립니다. 수업 과정에서 '최초의 e스포츠' 혹은 'e스포츠의 시작'은 어떻게 강의하시나요?

USNVGT으로 대표되는 7-80년대 아케이드 시절은 스코어링이라는 측면에서(물론 현재도 의미있고 유효한 장르지만) 오늘날 통용되는 e스포츠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 같고

결국은 스파2, MvC와 EVO(혹은 BBB)의 격겜이나 둠, 퀘이크와 CPL, PGL의 FPS가 효시라고 생각하는데, 우리나라 e스포츠의 태동과는 또 다르다보니 이 부분에 대해 어떤 식으로 생각하시는지가 궁금합니다.
노틸러스
21/12/24 19:55
수정 아이콘
교수는 아니고 강사입니다 하하..
e스포츠의 역사 파트에서 '정의하기에 따라 다름'을 기본 전제로 놓고, '비디오 게임'의 시작 + 해외에서는 랜파티의 시작을 기원으로(둠, 퀘이크 등), 국내에서는 투니버스의 피파 중계와 그에 따른 99 pko를 곁들여 설명합니다. 아예 딱 이거다! 라고 정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소서리스
21/12/24 22:13
수정 아이콘
흠..솔직히 학문을 위한 학문같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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