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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4/12 17:52:29
Name 바보왕
Subject [기타]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 단편 감상 (추가) (수정됨)
*저는 무식하고 스포일러가 뭔지 모릅니다. [그러므로]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많을 수도 있습니다. 각별한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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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 단편 감상 : 세상은 냉정과 열정 사이



게임에는 원칙이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저는 게임을 그렇게 대합니다. 게임은 ‘하는’ 것입니다. 컷신과 이야기 빼면 플레이로 할 말 없는 게임은 고티 몇 개를 처받아잡수셨든 저한텐 게임이 아닙니다. 영화로 만들면 뛰어난 명작과 CG쩌는 블록버스터 사이에서 망할 자신이 있으니까 게임판으로 도망 와서 일찐따 흉내내는 사기꾼일 뿐입니다. 게임은 개발자가 의도하는 재미를 플레이어도 같이 느껴야 합니다. 그게 되면 취향이 쪼끔 어긋나도 이성으로 제가 얼마든지 갓이라고 칭송해줄 수 있어요. 사람들이 아무리 별로라고 해도, 데스 스트랜딩은 훌륭한 게임인 것처럼요. 반대로 취향이 아무리 겹치고 재밌게 했어도 의도한, 혹은 의도를 했어야 한 핵심 재미가 박살나면 제가 아낌없이 개쌍욕을 퍼부어줄 의향이 있습니다.

아무튼 게임은 원칙이 있습니다. A는 A이고 B는 B입니다. 평소에는 제가 이걸로 타협을 잘 안 하는 편이에요.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그러나 세상에 절대라는 건 없다고 누가 말했습니다. 저도, 가끔은, 진짜 가끔은 타협을 할 때가 있습니다. 이 게임을 이렇게 띄워주면 안 된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어떤 것 때문에 도저히 추천을 안 할 수 없는 미운 내 새끼 같은 게임이 있어요.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가 바로 그 미운 내 새끼가 될 것 같습니다.

아직 플레이를 다 해본 건 아닌데, 게임 돌아가는 모양새를 보니 이거 뒤로 간다고 초중반하고 확 다르게 플레이가 뒤집어질 것 같지도 않고 해서 걍 게임 나왔을 때 짧고 간단하게 지르렵니다.



사실 나쁜 게임은 아니에요. 굳이 말하면 기본은 지켰다, 좀 더 후하게 쳐주면 ‘때깔은 충분하다’ 정도로 평할 수 있습니다. UI가 특히 부티가 나는데, 슈패 시절부터 검증된 인터페이스의 깔끔함에 스퀘어의 뛰어난 그래픽 기술력을 막 끼얹으니 딱 봐도 돈 향기가 충만합니다. 프레임도 플스4 생각하면 나쁠 게 없고,

액션으로서의 디자인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습니다. 썰고 줘패고 쏘고. 전직 군인답게 공군! 불러서 병아리 폭격지원도 받고. 타격감도 있고, 티파가 특히 화면 효과, 패드 진동 모두와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여러분 싸움나면 무조건 이쁜 티파하세요 티파.

근데 문제가 뭐냐면, 딱 기본까지 지켰다는 겁니다. 그 다음이 없어요. 당장 파판7이 액션 디자인을 도입을 했으니 이제 이 게임은 액션으로서 뛰어난가? 하고 물어볼 수가 있잖아요. 전혀 뛰어나지 않습니다. 그냥 딱 욕 안 먹을 만큼만 만들어놨어요. 타격감이 당장 ‘있기는’ 한데 그게 칼이 칼 같고 총이 총 같이 느껴지지도 않고 (그러니까 티파 하시라고) 그렇다고 호쾌하다거나 진중하다거나 그런 분위기를 살려주지도 않습니다. 고작 타격감에 그런 힘이 있느냐고 의심하시는 분은 역사의 갓겜 세키로 해보시면 됩니다. 아니면 갓오브워나.

파판7의 회피는 게임에서 쓸모가 없는 가짜 시스템입니다. 회피로 피할 수 있는 모든 공격은 걸어가도 피할 수 있습니다. 걸어서 못 피할 공격은 굴러도 못 피합니다. 근접캐는 걸어갈 것도 없이 표적 바꾸고 네모 한번 누르기만 해도 쓕 날아가고요. 바렛은 그냥 방어기술로 버티면 끝입니다. 이게 뭡니까, 무슨 [삐-] 앨런 웨이크예요? 아니면 내가 모르는 무적회피가 있는데 판정이 몬헌 노회성보다 빡센 겁니까? 그래서 상혁이 형이나 무릎 아조시가 오면 다 씹어먹고 피할 수 있는 거예요? 내가 문젭니까? 그런데 몬헌이 노회성 무적회피 못한다고 해서 회피라는 동작까지 의미가 없는 건 아니잖아요. 반대잖습니까.

시인성에도 약간 문제가 있습니다. 처음 싸움 시작할 땐 다 괜찮아요. 우리편은 요기 있고 나쁜놈은 조기 있고 누가누가 있어서 무슨무슨 전술로 가자 OK. 그런데 적의 수가 좀만 많아지면, 보스가 등장하면, 그래서 화면에 화려한 기술이 수놓이기 시작하면 바로 눈갱이 시작됩니다. UI가 파묻힐 정도입니다. 이건 피관리 상황파악 할 필요 없도록 난이도를 이이이이이이지로 하라는 크리스 [삐-] 프랫의 도발입니까?

그리고 근접캐가 ‘공격할 수 없다는’ 원거리 적에 대한 대처도 정확하게 와닿질 못하는 게 아쉽습니다. 똑같은 포탑, 모노드라이브, 그 외 온갖 촉수 날개 달린 것들을 상대하는 건데 어떤 때에는 이걸 점프로 쫓아가서 두들겨 팹니다. 어떤 때에는 그게 안 돼요. 아무래도 캐릭터가 이동할 수 있는 허용 지역 설정에 부조리한 점이 있는 건 아닌가 의심이 드는 부분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나쁜 게임은 아닙니다. 기본은 돼 있어요. 일단 전투가 ‘멀쩡하고’ 액션도 ‘멀쩡한’ 건 맞습니다. 그런데 막상 하다가 보면 알게 모르게 하나씩 1빡침이 적립되는 거고요. 그걸 플스 끄고 왜 이랬지 하고 짚어보면 저런 문제들이 하나씩 끌려나옵니다. 파판7이 대략 그렇습니다.

RPG 쪽에서도 불만거리가 전혀 없다 할 정도는 못 되겠습니다. 원래 RPG를 구분할 때, 주인공을 기준으로 나누는 경우 ‘처지(position)를 플레이하느냐, 아니면 사람(person)을 플레이하느냐’를 묻게 되거든요. 웨이스트랜드나 울티마처럼 플레이어가 정확히 규정되지 않은 레인저, 혹은 스트레인저를 플레이한다면 그건 전자다 (혹은 전자에 좀 더 가깝다) 하고 구분합니다. 반대로 위쳐3를 떠올려보면, 우리가 거기서 플레이한 건 일반적인 ‘위쳐’가 아니라 ‘리비아의 게롤트’라는 아주 구체적인 인격체잖아요. 이러면 소위 말하는 ‘프로태거니스트 프라이어리티 께임이다’ 하고 정하게 됩니다. 발더스 게이트나 폴아웃4, 드래곤 퀘스트처럼 저 둘의 중간 어딘가를 자처하는 게임도 있습니다만, 보통은 RPG에서 말하는 ‘주인공’에 저런 두 가지 아치타입을 두고 제작을 하게 됩니다.

파이널 판타지 7를 이 관점으로 구분하면, 명백히 후자에 들어갑니다. 우리는 자칭 퍼스트 솔저를 플레이하는 게 아닙니다. 술집 웨이트리스나 꽃팔이꾼, 편부모 아버지와 생각하는 댕댕이를 플레이하는 건 더더욱 아니지요. 이름이 있고, 정확한 얼굴이 있고, 각자 또렷한 목표를 가진 인격체를 플레이하는 겁니다. 레드XIII을 아리둥절이나 카우보이 비밥에 나오는 웰시코기로 바꾼다고 생각해보세요. 똑같이 생각하는 댕댕이지만 셋 사이에는 절대로 대체할 수 없는 각자의 개성이 있잖아요. 플레이어도 같습니다. 용병단을 마음대로 들였다가 짤랐다가 하는 닼던이나 배브의 리더가 아니라, 정해진 인물을 중심으로 군상극을 이끌어가는 보이지 않는 화자 겸 독자가 되어야 합니다. 군상극 치고는 사람이 좀 드물긴 하네요.

그런데 이런 부류의 RPG가 게임의 내용을 올바로 전달하려면, 그만큼 이야기에 밀도를 주어야 합니다. 단순하게 선택지가, 서브 퀘스트가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 사람이 이 서브 퀘스트를 왜 해야 하느냐, 하다못해 안 할 이유는 없느냐’ 수준에서부터 개연성을 쌓아서 올려줘야 한다는 겁니다. 그게 안 되는 선택지나, 서브 퀘스트가 있으면 안 됩니다. 아까 얘기한 위쳐3를 다시 예로 들면, 플레이어가 아무리 시리한테 침을 흘려도, ‘리비아의 게롤트’는 지 수양딸한테 집적거리는 선택지가 있을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이겁니다. 이게 힘들다면, 서브 퀘스트나 선택지가 차라리 없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드래곤 퀘스트처럼요.

이 점을 염두에 두고, 다시 파판7을 보자고요. 예. 해결사 좋습니다. 여장하는 과정에서 심부름 그거 뭐 그럴 수도 있다 치죠. 그런데 왜 그걸 핑계로 가는 마을마다 길바닥 애들한테까지 의뢰 접수를 해야 합니까? 클라우드 그런 거 안 하잖아. 안 하는 사람이 왜 “퀘스트”는 받습니까? 티파가 시키드나. 아 진짜 시켰네 젠장.

그리고 그렇게 대단한 해결사 양반은 게시판엔 왜 그리 관심이 없나 몰라요. 클라우드보다 훨씬 더 일을 가려 받는 위쳐도 안 가본 마을 가면 제일 먼저 게시판 직행이 필수인데.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이런 게 쌓여서 게임의 개연성이 되고 진행의 몰입을 정하는 겁니다.

개별 서브 퀘스트 진행 과정에서도 좀 이상한 것들이 종종 보입니다. ‘내 친구’를 찾아오라는데 이놈의 애새퀴가 팔다리가 길고 스타일이 어쩌고 하는 말만 합니다. 문맥을 통해서 그게 고양이라는 것까진 이해를 했는데요. 암만 기억을 해봐도 얘가 ‘털은 흰색이다. 귀가 작다. 목에 새빨간 목걸이를 했고 방울을 달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금발 군복 차림에 불판을 짊어진 남자가 가까이 있으면 야옹 한다’ 따위의 정보를 말해준 기억이 없다 이겁니다. 마을에 고양이가 한두 마리 있는 것도 아닌데 뭘 보고 ‘친구’를 찾으라고 제작자는 의도한 겁니까?

꿀벌관 들어갈 때쯤 되면 이게 더 심해집니다. 뭐 하나 딱 부러지는 정보가 없어요. 이건 이대로 저건 저대로 하면 된다, 하는 논리적인, 혹은 직관적인 인과가 없다고요. 이 아이템을 저 아이템으로 바꿔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겠단 느낌이 안 옵니다.

그럼 이걸 다 어떻게 해결하느냐. 노가다, 초록색 화살표, 철지난 플스1 공략집. 진짭니다. 일단 마을을 샅샅이 뒤져보면, 수상한 게 아무튼 얻어걸립니다. 그럼 세모 버튼 눌러서 퀘스트를 진행하는 겁니다. 아니면 초록색 화살표를 찾아가야 합니다. 개중에 정확한 정보가 있는 서브 퀘스트도 있지만(주로 누구 줘패는 퀘스트가 정보도 정확하더군요. 여윽시 솔쟈다), 역시 초록색을 따라가는 게 무조건, 훨씬, 정확합니다. 그조차도 뭔가 막히면, 20년 넘게 묵은 플스1 공략집 사세요. 거기서 이래라 저래라 하던 게, 기똥차게 리메이크에서도 먹히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여기에 대한 부분은 추가로 후술을 하겠습니다.)

......아예 배꼽으로 배때기를 조져버린 파판15 때보다는 훨씬 나아졌습니다. 그거만은 인정하겠습니다. 근데 그게 다예요. 지루하다기엔 그래도 동선이나 구성이 좀 갖춰져 있고. 노잼이라기엔 다양하고. 목표는 알겠는데 과정은 헷갈립니다. 결국 하고 있으면 살살 뭔가 북받치다가 결국에는 구간별로 빡침 스택을 쌓게 돼요. 끝에 가면 밍밍해지죠. 분명히 노잼은 또 아닌데 말입니다.

돈 벌려고 용쓰는 해결사의 기분을 체험할 수 있으니 좋은 점도 있지 않은가, 할 수도 있습니다만, 그런 건 내일 아침만 돼도 회사 가서 얼마든지 체험할 건데 뭐 하러 이걸로.

그리고 서브퀘스트 중에는 세모 조작이 은근히 불편해져요. 다른 데서가 아니라, 딱 거기서만. 사람 가까이 가도 물건 가까이 가도 정확한 위치, 정확한 방향이 안 맞으면 세모 버튼 안 먹습니다. 스틱 갸웃갸웃 해가면서 위치를 맞춰야 되는데, 알게 모르게 1삐짐 적립입니다.

제 생각에, 이런 사단이 난 이유가 혹시 파판7의 레벨 디자인 때문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원래 파판7의 레벨, 그러니까 필드라는 게 그렇게까지 뛰어나고 구성진 정도는 아니었거든요. 데포르메한 인물에 맞춰서 역시 데포르메한 집들이 적당히 이쁘게 뿌려진 이미지 사진이 있었고, 플레이어는 고정된 이미지 사진 속에서 정해진 자리만 밟고 다니도록 됐습니다. 그러니까, 플스1 때는요.

그런데 이번엔 다릅니다. 모든 지역이 실제 체험의 대상이 되었고, 완전 제대로 만든 건물과 사물 위에 약간 제대로 만든 엑스트라 인물들이 완전 제대로 만든 애니메이션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과장 좀 보태면 당장 여기서 누가 후드 흰 걸로 쓰고 파쿠르를 해도 분위기가 떨어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성의 있게 만든, 완성도도 매우 높은 필드를 플스1 때 감각으로 몇 번만 쓰고 슥 지나치는 그런 배경으로 쓰자니, 아무래도 제작자들이 너무나 아까워 견딜 수 없었던 게 아닐까. 그래서 디자인 낭비라도 좋으니 조금이라도 플레이어가 이곳에 더 머물러 주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런..... 밍밍한 서브퀘스트를 뿌려놓은 건 아니었을까. 뭐 그렇게 생각을 하니 이해도 되긴 합니다. 용서가 된단 말은 아니지만요.

메인퀘스트는 충분히 좋습니다. 서브퀘스트에서 고통 받은 데 대한 보상은 이쪽에서 확실하게 나오는 편이에요. 컷신도 뭐 자연스럽고. 그래픽에도 성의가 훨씬 많이 들어가 있고. 레벨 구성도 앞서 말했듯이 참 괜찮고. (중간에 의미 없는 직진코스가 몇 번 있는데, 이때 나와야 할 대사를 버리고 싶지 않아서 그랬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이해가 됩니다) 전투 이야기도 다시 하면, 역시 메인퀘스트 쪽 전투가 눈에 띄게 구성이 좋습니다. 보스가 나올 땐 보스가 할 만하고 물량전이 되면 떼거지가 확실하게 나와서 맛깔이 납니다.

특히 이야기가 많이 보충이 돼 있어서 리메이크 잘 했다는 느낌을 준 점에 크게 점수를 줘야 할 것 같습니다. 향간에서 우려한 대로 이야기가 바뀌었다, 엎었다고 할 정도도 아닙니다. 그보단 새로운 장면들이 많이 들어왔는데, 잘 보면 파판7 이후의 후속작, 외전, 혹은 원작에서 충분히 드러나지 못했던 설명서 속 설정을 반영하기 위한 밑준비 그리고 설정구멍 메우기에 더 가까운 냄새가 나요. 무심하게 지나쳤던 장면에 설득력을 넣고, CC 같은 외전부터 하다 온 사람에게도 동일한 감상을 전하기 위해서 말이죠. 사족이나 설정붕괴라고 폄하하는 사람도 있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이거야말로 Reforged, 리포지드라고 이름을 내건 게임이 마땅히 보여야 할 성의의 표준인 겁니다. (방금 제가 오자를 낸 것 같은데 단순한 사고이므로 신경 쓰지 말아주세요)

오히려 이야기가 보충, 보강, 보완 위주로 이루어졌고 급격한 변경이 없다는 게 개인적으로 넘나, 넘나, 넘나 불만입니다. 스퀘어는 과감하게 대본을 다시 쓰고 스토리를 적극 뒤집고 바꾸어라! 스퀘어는 나중에 에어리스를 살려내라! 아 제발 쫌 !!!!!

동선 구성도 꽤 괜찮습니다. Z축이 폼으로만 있다는 게 아쉽긴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이동 과정에서 퍼즐, 이야기, 전투, 탐험(정보 얻기) 등의 체험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배려가 잘 돼 있네요. 필요하면 길을 찾아야 하지만, 역시 그렇게 복잡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쓸데없는 부분에서 친절하다 싶을 정도죠. 그러니까 나 좀 보라고 그만 소리 지릅시다 아가씨들 오케이?

더 하고 싶은 말이 없진 않지만, 이미 저질렀을 동어반복의 연장이 될 것 같아 중간 요약을 해보겠습니다. 플레이를 하고 재미있게 노는 게임을 바라고 이 게임을 샀다면, 일반판 기준으로 딱 돈값을 합니다. 돈값*은* 합니다. 그보다 더 뛰어난 부분이 있진 않아요. 100점 만점에 가산점 두둑하게 쳐줘서 60점 줍니다. 가산점은 그래도 말아먹은 부분들이 가장 중요한 메인퀘스트와 액션 기초 시스템 쪽은 아니라는 점, 중심가지는 잘 잡은 점 때문에 주는 겁니다. 평소보다 진짜 인심 많이 썼어요.

돈과 브랜드와 현란한 그래픽에 속지 않고 패드가 기뻐하는 갓작, 아니 수작이라도 플레이를 해보고 싶다면, [다른 좋은 게임들이 있으니 그쪽을 먼저 하시든가,] 그 모든 다른 수작을 미루고 제일 먼저 이 작품을 하시길 바랍니다. 어설프게 동숲 둠이터널 이딴거 하다가 파판7 잡으면 마음이 자꾸 DAL타고 무인도로 튀낄 겁니다.





이쯤 되면 물어보셔야죠. 니는 그럼 뭔데 이거 자꾸 하면서 감상문까지 쓰고 자빠졌느냐고요.

대답은 간단하고 명확합니다. 이건 파이널 판타지 7의, [삐-]할 리메이크니까!

리메이크 게임이라는 게 사실 모순된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최신 게임의 유행과 최신 기기의 환경을 모두 충족을 해줘야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게임이 되어서는 안 되거든요. 분명히 ‘요즘 게임’을 하고 있는데도 플레이를 하는 사람은 그 안에서 ‘그때 그 게임’을 찾아야 합니다. 그래서 흔히들 생각하는 것과 달리, 과거의 게임을 리메이크하는 건 항상 어렵습니다.

그런 리메이크의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서, 저는 지금까진 ‘풀 오브 래디언스’라는 RPG와 ‘용과 같이’라는 액션RPG를 꼽아 왔습니다. 앞으로는 바이오해저드 시리즈도 여기에 넣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그런데 요 이틀 동안에는 생각이 조금 흔들리네요.

리메이크로서 파판7은 어느 정도 위치로 가야 할까요. 애초에, 잘 만든 리메이크 게임의 기준을 어디에 두어야 할까요. 게임으로서 뛰어난 것이 먼저여야 할까요, 아니면 과거의 그 게임을 되살리는 것을 다른 어느 무엇보다도 우선해야 할까요?

다소 엉뚱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잠깐 앞서 파판7의 그래픽 이야기를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제가 이 사이트에서 써제낀 걸 조금 보신 분들이라면 제가 그래픽 잡식동물이라는 건 익히 알고 계실 겁니다. 파판7도 그 부분은 같습니다. 에어리스 있음, 흑형 있음. 댕댕이 나왔음. 이꼴 쩌는 그래픽. 동의하시죠? 반론 반사. 그런데 이런 막 뚫은 눈구멍으로도 파판7에서 한 가지 바로 눈에 띄는 게 있어요.

이 게임 그래픽을 보면 부익부 빈익빈이 좀 있습니다. 특히 주연급 캐릭터가, 조연급 캐릭터와 나란히 서서, 중요하지 않은 곳에 있으면 이게 바로 눈에 띄어요. 지금 말하는 중요하지 않은 곳은 클라우드가 안 가는 곳이 아니라, 가기는 자주 가는데 볼 일만 마치면 바로 휙 떠나는 그런 곳을 말합니다. 세이브 포인트, 마을 입구의 철조망문 같은 곳처럼요.

그러면 텍스처에 들인 공이 바로 확 티가 납니다. 주연급 캐릭터는 누가 봐도 주인공입니다. 어디서 무슨 조명을 받아도 부자연스럽게 보이지 않도록, 디퓨징 스페큘러 할 거 없이 말이죠. 어느 정도냐면 하얀 피부에 새하얀 탱크탑에 새까만 가죽치마 새까만 레깅스에 시뻘건 신발 장갑 차림을 한 사람이 슬럼가를 돌아다녀도 ‘조금밖에’ 튀어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반면에 조연급이 되면 당장 같은 아발란치 멤버끼리도 색이 튑니다. 조명만 조금 바뀌어도 피부색이 금세 어색해지죠. 옷차림은 플스1을 그냥 그대로 떼온 듯한 경악스러운 뿔브래지어 판금 갑옷 같은 거나 걸쳤고요. 정말 본인들 말마따나 주종목이 달라요. 이러니 경우에 따라선 티파나 에어리스가 아니라 엑스트라가 배경과 더 안 어울리는 괴현상도 있곤 합니다. 그 배경 그래픽은 종종 2000년대에서 튀어나온 해상도가 쓰여서, 파란 벤치 같은 곳을 사람이 없을 때 찍어놓고 GTA4 리버티 시티래도 될 것 같습니다. 4 맞아요. 5 아님.

이런 그래픽을 두고 어떤 평가, 어떤 해석을 내릴지는 사람마다 해석이 분분하겠죠. 좋게 봐주려는 쪽은 이걸 두고 플스4의 한계를 고려한 선택과 집중이라고 할지도 모릅니다. 나쁘게 보는 쪽은 뭐 길게 말할 것도 없이 사기라고 일축할 거고요.

제가 주목하고 싶은 건 선택이든 집중이든 사기든 좋은데, 그래서 이런 그래픽이 *왜* 나왔느냐 하는 겁니다. 게임의 단순한 완성도를 맞추기 위해서라면 게임의 전체적인 그래픽을 잡는 게 더 간단하고, 더 쉽고, 더 바르잖아요. 그게 ‘조금’ 과해지면 유비식 최적화가 되는 거긴 하지만요. 왜 굳이 이렇게 하려고 했을까요.

여기서 스퀘어의 의도를 조금 읽을 수 있습니다. 차라리 사기를 치는 모양새가 되더라도, 몇몇 유저에겐 욕을 먹을 수 있어도, 특정 인물 특정 장면 특정 눈뽕은 절대로 타협 못 하겠다는 심보가 있는 겁니다. 왜냐면 이 게임은 단순한 플스4용 게임이기 이전에, 97년의 바로 그 [삐-]놈의 게임이 돌아온 것이어야 하니까!

바로 이 목표 의식이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를 처음부터 끝까지 강하게 지배하고 있어요. 어떤 순간에는 노골적이고 어떤 순간에는 은근하게요. 보면 게임 시작부터 중반부까지 종종 아주 뜬금없는 순간에 뜬금없는 각도에서 컷신이 재생되곤 하죠. 마찬가집니다. 플스1 때 똑같은 장면이 있었어요. 그걸 현대의 그래픽으로 다시 한 번 보여준 겁니다. 다소 플레이 맥이 끊어지더라도, 포기는 못 하겠다는 겁니다.

NPC들 주변을 서성이면 타이밍 딱딱 맞춰 떠들죠. 플레이 중에 겪어보면 부자연스럽기가 스카이림보다 더하지만, 그거도 플스1 때 원래 다 있던 대사들입니다. 옛날같이 일일이 NPC 마주보고 동그라미 누르는 건 영 노잼이라 뺐지만, 그렇다고 거기 있던 대사까지 없는 걸로 하고 싶지는 않다는 겁니다. 그래서 플레이어는 거리를 걸어다니고 섭퀘를 하는 걸로도 과거에 있었던 그 플레이버 텍스트를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가 있도록 돼 있어요.

퀘스트 진행을 하다 보면, 이런 과거와의 연속성이 가장 가슴 먹먹하게 다옵니다. 플스 1 때 내가 했던 행동 있잖아요. 아니면 옛날 공략집에 적혀 있는 것들요. 그 이 아이템 저기로 가져가서 저 아이템으로 바꾸고, 저 아이템을 거기로 가져가서 그 아이템을 가져가는, 딱 꿀벌관 때 하는 그거. .....통합니다. .....뭐 하나도 빠짐없이 통하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분명히 통한다고요! 이 때가 얼마나 짜릿한지, 원작을 못 해본 분들은 아쉽지만 정말로 모를 겁니다.

심지어 이 추억을 되살리기 위해서 원작과 다른 걸 넣기도 합니다. 슬럼가 음악으로 지금 파판7 메인 테마가 나오잖아요. 기억을 되살려보세요. 원래 이 음악 이때 들리면 안 됐어요. 미드갈 나오고 나서부터 들리는 거였단 말이죠. 그런데 왜 이게 원래 있던 슬럼가 테마를 밀어내고 지금 브금이 됐을까? 리메이크에선 미드갈 나가면 너무 나중이니까. 시점을 조금 앞당기는 셈이라도, 바로 지금 파판7의 메인 테마가 필요하니까.

전투 시스템도 앞서 지적한 단점은 산적했지만 플스 때의 가장 중요했던 요소들, ATB, 마법, 마테리아, 그리고 리미트기(와 ‘그 남혐스킬’)...... 무엇 하나 빠뜨리지 않고 모조리 가져왔습니다. 우리가 하는 건 액션이 들어간 RPG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액션으로 바꾸어서 다시 만든 ‘파이널 판타지’이기도 한 겁니다. 다른 어떤 게임도 아니라.

이 게임은 자기가 스퀘어의 단순한 신작이 아니라, “원래 여러분들이 했어야 할 파판7”의 진짜 모습이라는 주장입니다. 그 과정에서 다소의 ‘타협’(.....퉷)이 들어는 갔을지언정 이 게임에서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장면까지 반쪽 난 상태로 보여주진 않겠다는 고오집의 산물이기도 합니다.

파판7이 이렇게 나오면 별 수 없습니다. 과거에 이 게임 해본 사람들은요. 치사하고 드럽다 싶어도 저 같은 사람들은 그저 요늠의 게임이 보여주는 탕아의 작품을 번번이 보면서 밀려오는 재미와 감동 앞에 속아 넘어가고 굴복할 수밖에 없어요.

그냥 게임이라면 모르겠지만, ‘97년 게임이 여기에 돌아왔다’는 작품으로서 파판7보다 정성스럽고 결과물로도 완성도를 갖춘 다른 리메이크 게임이 또 있는가? 쉽게 대답 못 하겠습니다. 이건 백점 만점에 만점 줘야 돼요. 10,000점 줘야 된다고요.

바하 정도면 파판7과 성의를 비빌 수도 있을진 모르겠지만 (그리고 게임의 실제 완성도는 비교도 못하게 더 뛰어나지만) 그러고도 이 게임을 하면서 ‘그때 했던 그 게임의 느낌’을 똑같이, 혹은 그 이상으로 받을 수 있을까 물어보면....... 심지어 ‘최대한 똑같이’ 만들어놓고도 과거의 느낌하곤 넘나 달라서 욕 처먹은 PoR의 경우도 있고 하니, 단순히 옛 게임을 되살려놨다는 게 쉽게 폄하될 수 있는 일도 아니겠죠.

그래서 저한텐 문제입니다. 너무 재밌어요 이 게임이. 그 재미가, 진짜 게임이 아닌 다른 데서 오는 것들이라고 해도 말이죠. 저는 지금 97년의 과거를 열어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때 그 불편한 시간으로 돌아간 것도 아니고, 다시 만든 같은 제목의 게임을 하는 것도 아니라, 헤어진 친구가 20년만에 더 성숙한 모습을 하고 다시 찾아온 걸 만난 것 같습니다.

만약에 반대로, 파판7이 무슨 다크쏘울 싸다구 날릴 만큼 깊이가 있고 둠이터널 갖다바르게 화끈시원하며 대거폴 울티마스러운 RPG 구성과 매스이펙트12 드퀘345 같은 전달력을 가지고 왔다고 한들, 리메이크로서의 재구성이 지금 같지 않았다면, 그 때도 제가 지금처럼 재미있다고 느낄까요? 자문을 해 봤는데, 절대로 아닐 것 같더라고요. 역시 세상은 냉정함만 가지고 사는 게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다시 플스를 켜려고 합니다. 돌아온 파판7을 마지막까지 마주하기 위해서요. 여러분 중에서도 과거에 파판7을 해본 적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게임이 재미있었다면, 그분들은 이 게임을 꼭 해보시길 바랍니다. 플스를 사서라도 하고 스팀판을 1년 기다려서라도 하세요.

추억을 완결지을 때가 됐습니다.



최종 요약:

원작을 안 한 사람한텐 잘 쳐주고 60점. 그래도 별 세 개나 준거임.

원작을 했다? 뭐하십니까? 당장 플스 사세요. 백점 만점에 [삐-] 백만 점 추가임.

그래픽 양극화 있음. 게임하는 척하면서 그래픽 뜯어먹는 사람들은 이거 하면 집안싸움남.






뒤로 미룬 잡담들:

1. 티파도 이쁘구만요 뭐. 팬들이 비판을 해서 막판에 수정을 한 건지 원래 이랬는진 모르겠지만, 암튼간에 볼수록 이쁘기만 하네요.

2. 무기성장 시스템은 누가 이런 걸 재밌다고 넣을 생각을 한 거여 맛데리아도 키우는 거 귀찮아뒤지겠는데

3. 제 개인으로는 게임 내내 제일 불만인 게 따로 하나 있습니다. 바레트가 왜 이렇게 점잖은 겁니까? 바레트 아조시 하면 바로 걸쭉한 말본새 아닙니까? 그런데 제가 이 [삐-]할 @#%$의 게임을 요꺼정 하면서 한 번도 바레트가 [삐-] 소리를 하는 걸 못 들어봤습니다. 플스1 때는 뭐 온가족의 플스 아니었나. 스퀘어는 당장 바레트 대사 패치를 내놓으시오.

요대로 끝내기도 아까우니 다들 바레트 주제가 한곡 듣고가세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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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 18:01
수정 아이콘
그 배경 그래픽은 종종 2000년대에서 튀어나온 해상도가 쓰여서...

이건 아마 버그일껍니다... 못고친.... 못고친게 문제긴 한데 그래픽을 똥으로 만든게 아니라..
시간내에 로드를 못했을때 생기는 버그인데 이게 데이원으로도 수정이 안되고 남아있다는게 문제지만...
바보왕
20/04/12 18:03
수정 아이콘
그거를 감안을 하고 봐도 천망정 문에서 도트 튀는 건 용납이 안되는 사람이 분명 있을 거다에 백원 걸어봅니다 으헤헤
오래된낚시터
20/04/12 18:12
수정 아이콘
원작 재미있게 했지만 FF7 리메이크는 80점 짜리 게임정도 같네요
챕터 8 까지 했는데 분할 상술로 의미없는 분량만 늘려놓고 아직까진 그냥 그렇습니다.
뭐 엔딩을 보면 바뀔수도 있겠지만...
20/04/12 18:55
수정 아이콘
전 일반적인 jrpg를 생각하고 구매했는데 그게 아니라 실망했네요 노가다 숨겨진 요소 이런게 없어도 너무 없습니다
바보왕
20/04/12 19:02
수정 아이콘
어쩔 수 없는 게 대중 사이에 "일반적인 JRPG"라고 알려진 대부분은 파판5나, 디스가이아처럼 특정 시대에 특정 계층의 입소문을 탄, 아주 작심을 하고 야리코미를 집어넣어서 만든 게임이 많거든요. 전체 일본 RPG 시장에서 보면 오히려 그쪽이 특이한 경우에 가깝습니다. 그나마도 플스1판 파판7의 각종 수집요소는 또 모두 엔딩 직전에 쏠려 있었지요. 이번 경우는 딱히 일부러 야리코미를 노린 것 같지도 않은데다 그나마도 분할로 나오기까지 했으니 큰 기대는 못하지 싶습니다. 글쎄요, 저도 사실은 중반이라...... 후반이 어떨지는 장담 못하지만요 헤헤헤
20/04/12 19:25
수정 아이콘
(수정됨) 개인적으로는 아주 재밌게 하고 있습니다만 이게 구 파판7을 리얼타임으로 즐겼던 세대의 향수가 가산점으로 들어간거란걸 인정하지 않을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파판15처럼 추천도 못할 정도..는 아니고 그래도 함 해봐라 츄라이 츄라이 할수는 있을정도? 라오어2랑 사펑도 밀려서 요즘 AAA게임도 별로 안 나오고, 안 나올 예정인데 이 정도면 추천해볼수도 있죠 크흠.

처음 발매전에는 아니 옛날에 그림1장 뒷배경으로 박아놓고 하던때랑 지금이랑 같냐 파판7 이벤트들이랑 배경, 스토리진행, 골드소서 미니게임, 후반 월드맵요소까지 치면 3분할 할수도 있지! 하는 생각이었는데, 하다보니까 이 정도면 좀 다이어트해서 2분할도 가능했을거 같습니다. 서브퀘는 파판15보단 낫긴한데 여전히 굳이 있어야 되나..싶고(아직 안하긴 했지만 월마켓쪽은 원작에도 있던 요소니 서브퀘있어도 상관X) 메인퀘스트쪽에서도 이야기에 개연성을 위해 살을 더 붙인건 좋은데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되나 싶기도 해요. 그리고 오리지널 요소 나올때마다 파판15의 그 캐릭터, 그 스토리 향기가 나서 "야 야 니들은 그럴능력이 없어 그만 바꾸고 그만 추가하고 최대한 원작대로만 가!" 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

여튼 1부만 엔딩보고 나면 미드갈까지인게 좀 아쉬울거 같긴해요. 조금만 더 압축해서 진도 좀 더 나가도 될거같은데 서브퀘하고 번외내용 나오고 한다고 게임볼륨이랑 개발력을 쓴거 같아서리..그래도 이 퀄로 나오면 3부작 다 나오고나서 구 파판7 몇번이나 클리어했듯이 이것도 생각날때마다 한번씩 계속 해보는 그런겜이 될수도 있을거 같습니다. 물론 나와봐야 아는거지만요..
20/04/12 22:03
수정 아이콘
저는 원작 파판7을 해본적이 없습니다 (그때 너무 어렸어요, 응애~).

그런데 바보왕님의 이 리뷰글을 보니 파판7도 참 복받은 게임이네요(?), 밀도 있는 분석 덕분에 얼마나 그 시대의 밀도 있는 작품이었을지 참 부럽다는게 가장 먼저 드는 감상입니다. 어후 저도 저런 리뷰글로 게임게시판에 한번 찾아와야되는데 말이지요. 음 아무래도 제가 응애~거리면서 새롭게 잡을 작품으로는 스퀘어 쪽에서도 딱히 생각해주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리뷰로군요. 그러면 구매순위를 좀 미루어둬야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민트밍크
20/04/13 00:39
수정 아이콘
저와 생각이 다른 부분도 있지만 (특히 게임은 "해야"된다는 부분에서요. 저는 기분좋은 체험을 가져다주는 거라면 어떤 형태든 가치있다고 생각하고 바보왕님의 견해가 형식에 매달리는 면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아주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게임을 보는 바보왕님의 관점이 전달이 잘 되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누군가는 그냥 재밌는 게임 뭐 복잡하게 따지냐 할수 있겠지만, 우리가 느끼는 즐거움이나 기쁨이 어디에서 오는지 따져보고 고민하는 것도 우리의 삶과 경험을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바보왕
20/04/13 07:35
수정 아이콘
있으면 마땅해야 하고 마땅하지 못할 거면 없는 게 낫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게임이 ‘하는’거라는 생각은 사실 그 연장이고요. 손에 패드든 키마든 잡고 실행버튼까지 눌렀는데 ‘하는’ 게 없을 바에야 그냥 집에서 티비 보는 게 더 낫습니다. 아니면 팝콘 들고 극장을 가거나요. 거기도, 아니 거기에 게임보다 좋은 게 얼마나 많습니까? 뭐 그런 관점이에여 헤헤헤
키노모토 사쿠라
20/04/13 02:08
수정 아이콘
언제부터인지 스쿠에니 게임들은 정말 푸짐해 보이는데 막상 플레이 하면 질리고 맥빠지고.. 액션의 겉모습은 뽀대나지만 속은 내가 때리고 있기는 한건가 라는 생각도 들고..
FF15, 킹덤하츠3가 그러했고 이번 7탄도 그러한 낌새가 느껴집니다.

하지만 원작을 해본 사람입장으로는 7만큼은 불만은 있지만 나와줘서 고맙다.. 네요..
20/04/13 09:34
수정 아이콘
서브퀘스트가 구리고 전투시스템이 구리면 어떤가요...
에어리스가 12챕터에서 그 대사를 하는데!
진짜플레이하면서 든생각은
"이 XX들 봐라? 이제 어떻게 풀어갈려고 이러지?"
이생각만 50번은 들고 있습니다
20/04/13 18:04
수정 아이콘
이런글 볼때마다 스팀판 기다리기 힘들어지네요. 상상만으로도 설레는데 플스를 사야 하려나요 ㅜㅜ
인간흑인대머리남캐
20/04/13 19:19
수정 아이콘
티파는 외모가 문제가 아니라 중학생같은 젓가락 몸매가 문제임
바보왕
20/04/13 19:51
수정 아이콘
으아니 티파 몸매가 어때서요 걸그룹도 비슷한 사람 있던데
그래도 기왕 문제라고 느끼시니 잘 됐네요. 에어리스 팬이 됩시다.
멸천도
20/04/20 14:56
수정 아이콘
엔딩보고 보느라고 늦게보고 늦게 답을 다는데
무기 성장시스템은 버스터 소드를 버리지않아도 되게 해주는 갓 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보왕
20/04/20 15:07
수정 아이콘
그건 정말 그러네요???
어휴 고놈으 불판이 뭐라고 무기 그거 그냥 막판가면 울티마웨폰이 국룰인거 (여러모로 아직 멀은 1人)
20/04/30 15:07
수정 아이콘
이제야 클리어하고 댓글답니다

게임을 보는 견해랑 게임에대한 평가가 저랑 100% 일치하네요 늦었지만 잘 봤습니다

개인적으로 위처2-3처럼 지금 파판 파트1이 위쳐2정도 위치면 좋겠네요 모델링에 예산에 반넘게 투자한거 같으니 이제 그거 재탕할수 있으니 파트2부터는 다른 부분에 투자좀 해서 게임으로서의 완성도도 더 올려주면 좋겠네요

그나저나 월드맵은 뭐 어쩔셈일까요? 버기카 초코보 잠수함 비공정 이런걸 안 버리겠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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