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에 있었던 카트라이더 시즌 1이 예상 이상으로 뜻밖의 반응을 받으며 대성공을 거두며 강렬한 여운을 남기면서 끝났고, 이후 차기 시즌을 준비하는 기간이 지리하게 흘러갔습니다.
원래 연 2회 정도 페이스로 대회가 열렸으니 특별히 다음 대회까지 기간이 크게 늘어진건 아니긴 한데, 지난 대회가 너무나도 인상이 강했던 나머지 기다리는 시간 동안 선수들이나 팬들이나 모두 많이들 지쳐있던 참이었습니다.
지난 대회가 얼마나 인상깊었던지, 원래는 선수들이 대회 오프예선 일정이 가까워서야 팀을 꾸리고 연습을 시작하곤 했는데, 이번에는 시즌 1이 끝난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치열한 팀 꾸리기 밀뭍 작업이 펼쳐졌고, 대회 한참 전부터 연습을 하는 모습들이 있었습니다. LOL로 치면 스크림이라고 할 수 있는 '연방' 을 계속 펼치면서 기량과 팀웍을 다듬고 팬들은 그거라도 보면서 갈증을 채우고 했는데...
한참 기다린 대회가 이제 코 앞에 다가왔습니다. 8월 17일에 개막전이 열리고, 무려 4개월간 일정이 이어진 끝에 11월 16일 G-STAR 에서 결승이 펼쳐집니다. 대회를 앞두고 간단 프리뷰가 될만한 글을 올려보려고 합니다.
팀전 참가 팀들 명단
카트라이더 리그 시작이자 소위 '근본' 은 개인전이었고, 실제로 리그가 일단 시작하면 개인전 화제가 많이 불타오르긴 하지만, 실제로 선수들이 더 주력으로 삼는 것, 선수들이 더 비중을 두고 연습하는 것, 상금이라던지 여타 규모와 비시즌 떡밥의 중심이 되는 건 '팀전' 입니다. 예전 스타크래프트 리그 때 개인전 스타리크와 프로리그를 생각하시면 쉽게 이해가 되실 것 같습니다.
이번 시즌 2를 열면서 리그 측에서 아마추어 팀이나 네이밍 스폰 정도로 그치는 팀 말고, 제대로 된 프로 팀을 끌어들이려고 유도했고 그 결과 샌드박스, 한화, 락스, 긱스타가 리그 측에서 인정하는 규모와 지원을 갖춘 팀으로 평가 받아 시드권을 얻어 자동 출전하게 되었습니다.
좀 재미있는 것은 아프리카에서 지원하는 팀인 프릭스는 시즌 1까지는 네이밍 스폰이었는데 이번 리그 들어 제대로 팀을 만들게 되었는데, 아프리카 정도면 게임판에서는 상당히 규모가 있는 회사인데 뭐가 잘못되어서 시드권을 못 받고 예선을 뚫고 와야만 했습니다(...) 선수들에게 숙소를 지원하는 부분에 있어서 일처리가 늦었다가 나중에 부랴부랴 하기는 했는데 타이밍이 늦어서 그랬다고 하던데.... 아마 다음 리그에는 시드를 받고 나올 것 같습니다.
여하간 샌드박스, 한화, 락스, 긱스타 이 4팀에 사실상 시드팀인 프릭스까지 더해 5팀이 경쟁력 높은 5대팀이라고 할 수 있고, 나머지 팀들은 기회를 엿보는 다크호스 정도의 입장입니다.
그리고.... 현재 이 5대팀 중에서도 가장 독보적인 팀이라고 평가 받은 것은 '샌드박스' 입니다. 지난 시즌 1 우승팀인 세이비어스에서 한승철을 뺀 주축 선수들이 모두 그대로 영입 되었고, 스피드 전에서는 아예 경쟁상대가 없다고 할 정도로 독보적인데 아이템전 전력도 좋고, 확실힌 에이스 결정전 카드도 있고 해서, 좀 심할 경우 '어차피 우승은 샌드박스'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압도적인 강팀입니다. 시즌 2의 전체적인 양상은 '샌드박스를 잡아라' 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또 하나 재미 있는 점은, 구 올스타들이 모인 플레임 VS 신 올스타이 모인 세이비어스의 대결 양상이었던 지난 시즌에 비해서, 이번 리그에서는 각 팀 마다 있는 거물들이 가능성 있는 신진 스타들을 튜터링 하는듯한 팀구성이 눈에 뜁니다. 특히 최고 인기팀인 샌드박스, 한화, 프릭스 이 세 팀이 그렇구요. 때문에 그 거물들끼리의 대결 외에, 이 팀들의 영건들이 얼마나 해줄지, 다른팀의 영건들보다 더 쑥쑥 크는 성장세를 보여줄지 혹은 안터지는 유망주의 모습을 보여줄지 이런 점도 재미난 구경이 될 것 같습니다.
샌드박스 게이밍
(박현수-유창현-박인수-김승태)
시즌 1 우승팀인 세이비어스가 이어진 팀이자, 주축 멤버 3명이 그대로 남은 팀입니다. 한승철이 박현수로 나가는 변화가 있었는데, 원래가 박인수-유창현-김승태의 비중이 컸던 만큼 크게 티가 나지는 않습니다.
실력적인 면에서는 그냥 뭐 어나더레벨이라는 표현을 써도 무방할 정도로 그냥 압도적인 강팀이자 우승후보 0순위 팀입니다. 스피드전은 그냥 사기 수준인데, 현역 최고를 두고 다투는 박인수를 비롯해서 유창현, 김승태도 지금 카트판 최고 실력자 7~8명 꼽으면 그 안에 무조건 들어갈 선수들이니 멤버 구성 자체가 말이 안됩니다.
그리고 스피드전이 이렇게 강한데 아이템전이 약한 것도 아닙니다. 한화생명 정도만 확실하게 샌드박스보다 좀 더 강하다는 평을 받고 있고, 그 좀 더 강하다는 것도 아이템전 붙으면 한화가 무조건 이긴다 이 정도 차이는 아닌 것 같습니다. 즉 스피드전은 독보적인 원탑인데 아이템전은 1위와 비벼볼만한 2위급인 셈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혹시 에결을 간다고 쳐도 일대일의 달인 박인수가 있기 때문에...
지난 시즌 멤버였던 한승철이 견해 차이로 팀을 떠나고 새로 들어온 박현수의 경우엔 19살의 어린 선수인데, 스피드전만 놓고 보면 한승철보다 약간 못 미치는데 아이템전 실력은 좀 더 낫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물론 이것도 시즌 1 무렵 당시의 실력을 기반으로 이야기 하는 셈이니, 지금 시점에서는 또 다를 수 있겠구요.
여하간 최고의 선수들 사이에 끼어있는 유망주인데, 좋은 환경에서 쑥쑥 성장하고 있다는 평입니다. 무엇보다 아주 폭발적이진 않아도 굉장히 꾸준한 플레이를 보여주어서 비슷한 입장의 유망주 포지션인 한화의 박도현, 배성빈보다 좀 더 우위에 있다는 시각도 많습니다. 리그에서 얼마나 해줄지는 두고 봐야겠지만요.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이 팀의 장점은 비슷한 연령대의 선수들이 모여있는데, 이 선수들이 꽤 오래 합을 맞추기도 해서 워낙에 절친하고 편하기도 하다보니, 이런 편한 환경에서 서로 긍정적인 시너지를 내며 연습하고 피드백하는 환경인것 같습니다. 샌박 선수들은 진짜 연습 열심히 하기로 유명한데 이 정도 실력자인 선수들이 연습도 엄청 하고 그러면서도 서로 편하고 있다보니 다른팀들 사이에서 가끔 보이는 불협화음 혹은 불편한 분위기 같은것도 없기도 하고...
박인수야 말할것도 없고 유창현이나 김승태도 따로 이 선수들 중심으로 팀을 꾸려도 이상하지 않는 실력자들(팀전만 놓고 보면 오히려 유창현을 박인수보다 더 빨리 픽할 수도 있고)인데 이 선수들이 모여있고, 팀적 호흡도 완벽합니다.
팀전은 팀 마다 치고 나가는 '러너', 상대를 뒤에서 견제해주는 '스위퍼' 가 있는데 샌드박스는 누구라도 최고의 러너가 될 수 있는 동시에, 한명이 치고 나가면 서로 칼같이 뒤에서 지켜주는 플레이도 그냥 뭐 완벽하고...
여담으로 팬덤적으로는, 지난 시즌 플레임이 워낙에 슈퍼인기팀이었기 때문에 반골성향 팬들에게 좀 호응받은 것 빼고 세이비어스는 약간 빌런 느낌이 있었는데, 올 시즌도 약간 외인구단 느낌이 드는 포지션입니다. 비시즌 기간 동안 방송도 자주한 한화나 프릭스 팬이 많은데 샌박 선수들은 방송도 별로 안 키고 연습에만 집중하기도 했고, 한화나 프릭스 같은 팀 선수들의 시점에서의 방송에서 상대편으로 나와 압도적인 기량을 보여주면서 최종보스, 끝판왕 이런 포지션이 되다보니 실제 샌박을 응원하는 팬덤은 잘 안 보이고 "우리 응원팀의 앞길을 막는 메인빌런" 이런 인상인것 같기도 합니다. 기량 자체가 워낙에 좋다보니 막상 시즌 들어가면 응원하는 사람들 좀 더 늘어날것 같기는 하지만...
또 스폰인 샌드박스는 그동안 카트판과 전혀 연관이 없던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시즌 1 끝나고 이제 20세 쯤 되는 선수들이 주도적으로 여러 곳에 연락을 보내면서 직접 스폰을 구했다고 하더군요. 주로 LCK 팀들 위주로 연락을 넣었는데 아예 답장도 안한 곳도 있었고 꽤 호의적으로 반응 해준 곳도 있었는데, 여하간에 직접 컨택해서 스폰 받고 팀을 창단했는데 김대겸 해설이 참 대단하다고 칭찬하더군요.
샌드박스에서 팀을 창단 해준 이유도 이 선수들이 최고의 선수들이라고 들어서, 샌드박스 하면 최강 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것도 있고..... 연습하는 모습들이나 이런걸 보면 지금 카트 리그에서 가장 프로게임단 같은 팀 아닐까 싶습니다.
한화생명 E 스포츠
(이은택 - 배성빈 - 문호준 - 최영훈 - 박도현)
그냥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문호준이 속해 있는 팀입니다. 오프라인 대회장에서 가장 많은 환호를 받을 팀도 이 팀이구요.
스피드 전 역대 원, 투와 아이템전 역대 원, 투가 모였던 카트 역사에 남을 드림팀, 플레임이 지난 시즌 준우승 한 후 선수들이 문호준, 유영혁을 중심으로 다시 갈라졌습니다. 지난 플레임 멤버 중에서는 문호준, 이은택, 최영훈이 남았고 새로운 젊은 피로 배성빈, 박도현을 영입했습니다.
샌드박스가 '스피드 최강팀' 이라면, 한화는 '아이템 최강팀' 입니다. 아이템전 역대 넘버원 이은택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고, 최영훈은 이은택 강석인을 제외하면 아이템전 더 낫다고 볼 수 있는 선수도 없는 실력자 입니다. 문호준이야 짬밥이 짬밥이니 아이템전 역량은 충분히 평균 이상이구요.
구 플레임 때는 여기에 강석인까지 더해서 진짜 말도 안되는 팀이었는데... 어찌보면 좀 지나치게 아이템전에 과투자하는 느낌이기도 했고, 이번에 배성빈과 박도현이 들어왔는데 주행 역량을 유영혁 >>> 배성빈, 박도현 >>> 강석인 이라고 보면 아이템전 역량을 좀 줄인 대신 스피드전 역량을 올렸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샌드박스와의 구도에선 기본적으로 지난 시즌의 세이비어스 VS 플레임 구도와 비슷합니다. 샌드박스가 스피드전 역량이 앞서고, 한화가 아이템전 역량이 앞섭니다. 다만 샌드박스는 지난 시즌 이상으로 아이템전 역량이 올라왔고 한화는 상대적으로 내려갔기 때문에 어쩌다가 잡힐 가능성이 아예 없진 않겠지만.... 큰 이변이 없는 한 이번에도 두 팀이 붙는다면 문호준 VS 박인수의 에이스 결정전으로 승부가 날 확률이 높습니다.
다만 이 팀의 문제점은 배성빈, 박도현 두 선수의 기복 입니다.
지난 시즌 플레임의 스피드전에서 유영혁이 +3, 강석인이 -2 느낌으로 꾸준히 +1 정도 느낌을 냈다면, 배성빈 박도현은 각각 +1 +1 를 해서 +2가 될 수도 있는데, 어쩔 경우 한명만 +2, 다른 한명은 -2 느낌으로 0이 되어버리는가 하면, 심할 경우 둘 다 마이너스를 찍을때도 있습니다. 둘 중에선 그래도 배성빈이 좀 더 꾸준한 느낌인데 박도현은 불안한 느낌이 없진 않고...
이 두 명 같은 경우 리그가 진행되면서 점차 경험을 쌓으면 리그 끝날 무렵에는 훨씬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가능성이 보입니다. 문호준의 최근 행보를 보면 슬슬 현역에선 물러나려는듯한 늬앙스도 종종 풍기는데 그러기 전에 이 두명을 튜터링 하는 모습인데 두 선수가 성장하는걸 지켜보는것도 재미있을 겁니다. 문호준 뿐만 아니라 아이템 최강자인 이은택 밑에서 빡세게 아이템전을 익히는 것도 있구요.
여담으로 지난 시즌 아프리카의 네이밍 스폰을 받았던 문호준은 이번에 리그 오브 레전드의 그리핀 팀을 가진 '스틸에잇' 에 들어갔는데, 그래서 다들 그리핀이라는 이름으로 리그 참가한다고 생각했는데 여기에 추가로 네이밍 스폰을 한화로부터 받아 스틸에잇 소속의 한화 팀이 되었습니다. 묘한 상황인데 선수들 입장에선 손해볼 일은 전혀 없을테고, 어찌보면 문호준이라는 네임맬류의 위엄이기도 하겠네요.
아프리카 프릭스
(홍승민 - 이중선 - 유영혁 - 강석인 - 정승민)
이번 리그에서 한화 다음으로 인기가 많을 팀이자, 동시에 가장 우여곡절이 많았던 팀입니다.
지난 리그가 끝나고, 비록 준우승이긴 했어도 올스타 팀인 플레임은 엄청난 환호를 받았고 또 리그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노련한 선수들이 모인 지라 무슨 서로 예전부터 친분도 있었고, 연습이 어쨌냐느니, 지금 폼이 어떻다느니 할 것도 없으니(다들 실전에서 더 잘하는걸 아니까) 팀의 분위기도 정말 좋아서 문호준을 비롯한 플레임 선수들은 차기 리그도 똑같은 팀으로 나올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유영혁은 다소 생각이 달랐는데, 플레임이 좋은 성과를 내긴 했어도 지난 리그에서 유영혁은 "카트계 역대 넘버 투" 라는 명성이 무색하게 존재감이 정말 적었습니다. 리그에서도 박인수 vs 문호준의 구도였고, 팀전에서도 "문호준의 호위무사" 포지션으로 앞서 달리는 문호준을 지켜주는 것에 그치며 여러모로 곁다리 느낌이었습니다. 유영혁이 보통 선수라면 몰라도 역대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인데, 여러모로 유영혁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위치였습니다.
때문에 플레임 멤버들과 불화 같은건 전혀 없고 오히려 마음 편하고 즐겁게 카트를 하기는 지금이 더 낫지만, 뭔가 한켠에서 아쉽고 뭔가 먹먹한, 그 성취감을 얻기 위해 유영혁은 플레임을 나왔다고 합니다. 나머지 선수들도 유영혁의 그런 마음을 이해했다고 하고. 유영혁은 "지금 팀이 너무 편하고 좋아서 이 팀으로 한번 더 나가면 "아예 나가고 싶은 마음이 사라질까봐" 마음 크게 먹고 팀을 나왔습니다.
원래 예전엔 유영혁과 이은택이 같은 팀을 꾸렸고 문호준과 강석인이 팀을 꾸렸는데, 유영혁이 나가면서 새로 판을 짜야 했던 문호준은 자신과 더불어 배성빈 - 박도현이라는 두 유망주와 스위퍼 역할에 정평이 난 최영훈으로 스피드전 4명의 멤버를 꾸린 뒤, 이은택-강석인 중에 한 명의 아이템 에이스를 아이템전 전용 멤버로 쓸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강석인은 최고의 아이템전 선수고 스피드전은 다소 아쉽다는 평가를 받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본인이 스피드전에 대한 욕심이 있기 때문에 문호준의 제안을 거절했고 이은택은 딱히 개의치 않아해서 한화에 이은택이 남고, 강석인이 유영혁을 따라가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구 플레임의 해산도 이런 이야깃거리가 있었는데....
새롭게 자신 중심의 팀을 꾸리게 된 유영혁은 여러 타임어택 기록을 수 없이 찍으며 최고의 주행능력을 가진 '이중선' 을 팀에 영입했습니다. 달리는 러너로서는 최고급 선수인데 몸빵이 약한 물몹 느낌의 선수라고 보시면 될 것 같고... 여기에 아이템전 능력이 뛰어난 박천원에 유은호까지 영입해서 유영혁 - 이중선 - 강석인 - 박천원 - 유은호로 팀을 꾸렸는데....
리그 개막을 한달 가량 앞둔 시점에서 박천원과 유은호가 핵 사용 관련으로 정지 먹으면서 갑자기 팀이 분해 되버립니다.
때문에 부랴부랴 유영혁이 일종의 오디션을 통해 새로운 선수를 모집했는데 오디션 멤버 중엔 지난 리그에서 개인전 결승까지 갔던 황인호, 정승하도 있었지만 홍승민, 정승민이라는 두 선수를 영입헀습니다. 이유는 이제와서 스피드전을 좀 더 보강해도 스피드가 크게 쎄질 것 같지는 않는데, 저 두 선수는 아이템전 역량을 인정 받으니 아이템전을 강화하려는 의도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리그 한달 정도를 앞둔 시점에서 겨우겨우 현재의 멤버로 팀이 꾸려졌습니다.
참 사연 많은 팀이었는데 따지자면 급조 팀이고, 여전히 합을 맞추는 와중에 있기 때문에 전력을 평가하기가 좀 애매합니다. 일단 현재 시점에서 스피드전 역량은 시드권 팀 중에서는 최약체로 보입니다. 유영혁과 이중선이 어떻게든 애를 쓰면 아예 못 이긴다고 할 정도는 아닌데 뭔가 '유영혁 하드캐리' 같은게 나와야 하는 흐름이고.
문제는 아이템전인데 현재 구성을 보면 아이템전에 집중한 구성인데 뭔가...생각보다 아이템전도 압도하는 느낌이 별로 없습니다. 한화, 샌드박스보다 밀리는 양상이고 다른 팀 상대로도 가끔 아이템전을 고전하기도 합니다. 홍승민과 정승민 모두 아이템전 역량은 있다는 평인데 합이 안 맞아서 그런건지 몰라도 거의 강석인 똥꼬쇼가 되는 경우가 많구요.
그래도 여러팀들 중에서도 가장 손발 맞춘 시간이 적은 편이기도 해서 여전히 발전중이기도 하고, 두고 볼 여지는 있습니다. 어쨌든 유영혁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스피드전에서도 유영혁이 많이 해줘야 하는 팀 구성이고, 스피드전을 내주고 템전을 가져간뒤 에이스 결정전에서 유영혁이 나오는 상황도 이번 리그에서 분명 한두번은 나올 것 같습니다. 여러모로 쉽지 않긴 한데 반대로 본인이 원했던 성취감은 정말 많이 얻을 수 있을것 같더군요.
이런 우여곡절에 더불어 원래 유영혁이 인기 많은 선수이기도 했고, 강석인 등의 선수들이 방송을 자주 하기도 해서 프릭스는 온라인에서는 한화 이상으로 인기가 많은 인기팀 입니다. 오프라인에서는 한화 응원하는 팬들이 훨씬 많을 것 같긴 한데.... 비유하자면 '갤주팀' 이런 느낌이기도 하고. 결성과정이나 실제 전력의 미지수나 여러 면에서 대회에서 실제 플레이가 어떨지 가장 궁금한 팀입니다.
락스 랩터스
(사상훈 - 이재혁 - 한승철 - 송용준 - 김응태)
지난 시즌 플레임과 세이비어스가 자강두천 할때 조용히 3등을 했던 "꾼" 팀이 이어진 팀입니다. 선수 출신이면서 카트 감독으로 활약해서 유명한 박인재 감독이 담당하고 있는 팀이기도 하구요.
시즌 1때의 꾼처럼 락스도 이번 시즌 3위 유력 후보로 평가받는 팀입니다. 특히 스피드전은 주력 멤버들의 기량과 실적이 준수합니다. 한승철 이재혁 송용준 김응태 전부 개인전 16강 이상 갈 수 있는 선수들이고 실제로 시즌 1때 그랬었구요.
세이비어스에선 최약체 취급 받았던 한승철이 최근 훌륭한 폼을 유지하고 있고, 이재혁은 개인전 때 느낌보다는 팀전에서 약하긴 한데 그래도 카트판 선수들이 인정하는 최고의 재능러에 송용준도 지난 시즌 개인전 결승을 갔던 선수고 김응태도 결승 진출 목전까지는 갔었습니다. 멤버들 전부 스피드전 역량은 충분한 잠재력이 풍부한 팀인데 문제는 이 팀이 기복이 좀 심합니다.
지난 시즌도 첫경기에서 긱스타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하고 좀 어렵게 시즌을 시작하기도 했었고, 연습 과정에서도 삘 받으면 샌드박스도 이겨버리는 모습이 나왔지만 질때는 무력하게 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덕분에 꾼 팀으로 출전한 지난 시즌에는 (맞추면 카트 인게임에서 보상이 들어오는)승부 예측에서 여러 사람을 물먹이게 해서 "사기꾼" 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팀인데...
템전 역량은 원래는 썩 좋다고는 할 수 없었는데 최근에 그래도 많이 좋아지긴 했습니다. 집중적으로 파고 있다고 하고, 사상훈은 차기 템전 에이스로 키워보려고 한다는데 아직까지는 엄청 인상적이진 않는데 두고 봐야겠고.
여담으로 락스 팀 중에서 유독 카트팀인 랩터스는 뭔 생각으로 만들었는지 궁금할 정도로 최악의 팀 로고를 자랑 합니다....
긱스타
(김승래 - 신종민 - 전대웅 - 권순민 - 이재인)
지난 시즌 긱스타 에이스는 정승하 였는데 나중 일은 모르지만 일단 정승하가 거의 카트판 떠나는 분위기고(그나마 프릭스 입단 테스트는 보긴 했지만) 형제팀인 판타스틱 선수들이었던 김승래에 신종민이 들어오고 긱스타 코치였던 권순민, 지난 시즌 안나왔던 전대웅에 전역한 이재인이 더해져서 지난 시즌 대비 가장 멤버 변화가 많은 팀입니다.
일단 전대웅이 가장 눈에 뜁니다. 원래 문호준 유영혁과 더불어 3대 선수로도 불린 거물 선수인데 지난 리그는 문호준과 대판 싸운뒤 안나왔다가 이번 리그에 다시 복귀했습니다. 여러모로 팀 간판이라고 할 수 있고, 아마 에결도 전대웅이 맡을 것으로 보입니다. 신종민도 지난 시즌 에결에서 승리도 거두고 나름 성과가 많았지만 전대웅 이름값에 비하면 아직 부족한게 사실이라...
이재인은 전성기 시절 에결 강자로 이름 날리고 유영혁도 잡아내는등 굉장한 실력자였는데, 쉬다가 군대까지 다녀오면서 공백기가 길어서 지금 폼은 그 시절과 비교하긴 뭐합니다.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올라오는 것 같긴 하지만...
신종민은 지난 시즌 옐로우 라이더로 개인전 결승전에 진출했고, 김승래 역시 결승전 진출자. 이렇게 보면 지난 시즌 결승전 진출자 두명에 레전드급 선수인 전대웅에 최전성기 에결 종결자에 다들 대단한 선수들이 팀인데....
문제는 이 팀 선수들이 다들 커리어 동안 치고 나가는 러너만 해온지라 팀 균형이 극악하게 안 좋습니다. 밑에서 비비고 싸워주며 밀어주는 선수들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선수들이 없습니다. 김승래나 신종민 모두 팀전에서는 개인전보다 플레이도 별로고 여러모로 빛 좋은 개살구 느낌이 드는 조합입니다. 분명히 재능의 총합만 보면 어느팀 못지 않는데.... 대회 전까지 얼마나 이를 보완할지 모르겠습니다.
스피드전이 그런 애매함이 있는데 아이템전은 그냥 약체 입니다. 그나마 많이 연습해서 좀 올라오고 있긴 하지만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시즌 2가 그나마 기존팀들이 숙련도가 어마어마한 맵들 대신 새로운 맵들이 나온다는게 다행이긴 한데....
프릭스와는 같은 조에 있기도 하고 비슷한 입장이라 서로가 서로를 노리는 상황입니다. 아마도 8강에선 두 팀의 대결이 가장 필사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스피드전을 긱스타가 이기고 아이템전을 프릭스가 이겨서 에이스 결정전에서 전대웅 vs 유영혁 대결이 나올 수도 있구요.
이 5팀이 가장 주목도 높은 시드팀(프릭스까지 더해서 시드권팀)이고, 나머지 3팀은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좀 떨어지는 팀들입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실력들이 상향 평준화 되어서 다른팀들에게 일격을 가할 수 있을 정도는 되고 그렇게 되면 위의 팀들이 타격이 클겁니다.

스카이
(유관형 - 최윤서 - 황인호 - 문진형 - 윤정현)
다른 4명이 대회 4달 시점부터 손발을 맞추었고, 이후 황인호가 대회를 앞두고 팀에 들어왔습니다. 황인호는 지난 리그에서 확 터진 개인전 실력자인데 팀전에서는 개인전 만큼의 폼이 안나온다는 평가고, 억지로라도 연습하면 되긴 하겠지만 그럴 시간도 없는지라 지난 시즌 개인전 결승에 간 선수가 스피드전은 못나오고 아이템 전에 교체로 출전하는 좀 웃기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또 에이스 결정전 가면 황인호가 나올 수도 있고.
제일 유명한 선수는 황인호인데 실제적으로 팀에서 핵심인 선수는 바로 최윤서 입니다. 이전 리그부터 팀전에서 실력은 관계자들에게 인정 받았고, 최근 연습에서도 폼이 진짜 어마어마 해서 "왜 시드팀들이 이 선수 안 데려갔지"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좋은 기량을 뽐내고 있습니다. 개인전에서도 예선에서 폼이 좋았다는 평이라 아마 이번 대회 깜짝 스타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페이소스
(임재원 - 서정현 - 우성민 - 김지민 - 김기수)
우성민은 군대 가기 전에 에결에서 전대웅이나 유영혁을 잡아내기도 했고, 락스의 박인재 감독도 박인수와 더불어 눈여겨볼 정도로 실력 있었는데 군대 공백기를 거친 후 이번 대회에 나왔습니다. 폼이 계속 좋아져서 최근에 상당한 기대를 모으고 있는 편입니다.
김기수도 리그 경험이 있고, 임재원도 상당히 폼이 좋습니다. 연습에서 긱스타 상대로는 무력한 모습을 보였는데 프릭스 상대로는 무슨 담당 일찐 같은 모습을 보이면서 강세였고 이기거나 자강두천 하는 모습을 보여 최근에 꽤 인상을 준 편입니다. 아예 페이소스 선수들이 자신감 있게 "우리가 프릭스보다 스피드전 강팀이다." 라고 하기도 할 정도였구요. 복병이 될만한 실력은 충분해 보입니다.
템전이 좀 애매한데 그 템전도 유독 프릭스 상대로는 자강두천 하는 모습을 보이는등... 리그에선 그나마 프릭스와 반대쪽 조라는게 프릭스에겐 다행일듯 싶을 정도 입니다.
원큐
(장건 - 조다훈 - 이준용 - 최준호 - 김상수)
이번 리그 최약체로 꼽히는 팀입니다. 아마 에결 가면 이준용이 나올텐데 최근 mk 대학리그에서 박인수에게 일방적으로 무너지기도 했고... 최근에 장건이 그나마 폼이 좋아 보이는게 다행인데, 다만 장건이 템전에서 브리핑이 좋고 여기에 같은 조에 있는 긱스타가 템전이 약하다보니 이 점을 어떻게든 노려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긱스타가 템전이 막 열세다 그 정도도 아니긴 한데...
개인전은 변수가 많기도 하고, 막상 리그 시작하면 사람들이 개인전에 열광하는 것 과는 별개로 유명 선수들이 팀전 중심으로 연습을 하고 떡밥도 팀전 중심으로 나오다보니 달리 코멘트 할게 많지는 않습니다.
특이한 점으로는 지난 시즌 결승에 오른 멤버들 중에 유창현, 정승하, 송용준 3명이나 되는 선수가 이번 개인전에 아예 참가를 안했습니다. 약간 아다리가 안 맞아서 그렇게 된 점도 있긴 한데 전체적으로 다들 팀전 위주로 집중을 하는걸 부정할 순 없고....
특히 유창현은 지금 어떻게 보면 넘버 쓰리 까지도 평가 받을 수 있는 선수인데 이 선수가 참가 안한건 아쉬운 일입니다. 여기에 김승태도 대단한 실력자인데 개인전에 아예 나오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좀 김이 새는 기분이 없지는 않은데 전대웅이 다시 참가하는 것도 있고, 막상 리그 시작하면 또 개인전에 비중이 쏠려서 충분히 재미 있을것 같긴 합니다.
A조
이재혁이 지난 리그에서 어이없이 초반에 탈락한 전력이 있긴 한데, 전체적으로 무난한 조라 특별히 실수만 없으면 문호준과 더불어 편하게 진출 할 수 있을 것 같은 조입니다.
B조
최악의 조라고 할만 합니다. 박인수와 더불어 지난 시즌의 오명을 씻으려고 하는 유영혁 두 명만으로도 존재감이 어마어마한데, 지난 시즌 개인전에서 꽤 성과를 낸 김응태도 만만치 않고, 배성빈 - 박도현 한화의 두 유망주들도 개인 기량만큼은 인정 받는 선수들이라 여러모로 박터질 것 같습니다. 까딱 잘못해서 사고에 몇번 휘말리면 박인수, 유영혁 급 실력자들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C조
어떻게 보면 B조 이상으로 치열한 조입니다. 돌아온 전대웅의 이름값은 무시할 수 없는데, 지난 개인전 결승까지 진출한 황인호와 신종민의 개인 기량도 만만치 않고, 샌드박스에 들어간 후 기량이 확 늘고 있는 박현수도 있습니다. 이준성도 늘 개인전에서 야금야금 점수를 쌓아가는 연금메타로 유명한 선수구요.
D조
사실 이 조도 좀 예측이 어렵습니다. 김승래나 이준용, 최영훈, 한승철 모두 다 올라가도 이상하지 않고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선수들입니다. 최윤서가 다크호스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A조를 제외하면 다 거물들이 많으면 많은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치열한 조들입니다. 지난 시즌 황인호, 신종민처럼 확 두각을 드러내는 선수가 있을 수도 있고... 여기에 유창현, 김승태, 정승하, 송용준 같은 선수들이 더 있었으면 진짜 숨 막히는 라인업이었을 것 같은데 좀 아쉽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