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前 스타2 프로게이머이자 과거 PGR에서 조금씩 글을 올리던 Golden 조명환입니다 :)
2014년 WCS 유럽을 마지막으로 프로게이머 생활을 은퇴하고, PGR에 은퇴글을 올렸던 기억이 아직 생생한데
벌써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저는 그 이후 건강히 군대에서 전역하고 은퇴글에 밝혔던 무대를 향한 꿈을 이루기 위해
서울예술대학교라는 학교에 입학하여 열심히 공부한 끝에 감사하게도 이번 달 조기졸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연극이라는 것을 처음 접하게 된 후, 연극이라는 것의 목적이 단순히 관객을 즐겁게 해주는 것뿐만이 아니라
사회와 관계를 맺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프로게이머 출신으로서 화려한 조명 뒤에 숨겨진 프로게이머의
이야기를 연극을 통해 사회와 매개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결과 하나의 작은 연극을 이번 9월에 올리게 되었습니다.
이번 글을 작성하게 된 계기는
"플레이어"라는 제목을 가진 이 연극을 여러분께 소개해드리기 위함인데요,
미리 건의 게시판에 질문을 올리고, 문제가 없는 범위 내에서 홍보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혹시 글에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다면
쪽지를 주시면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자세한 공연 소개에 앞서, 간략하게 여러분들께 이 공연을 만들게 된 계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1. 프로게이머 생활(사진 출처 : ESL)
TV에 나오고, 몇 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인 무대 위에서 경기를 하고... 겉으로 보이는 프로게이머 생활은 너무나 화려해 보이지만
무대 뒤의 이야기들은 그만큼 화려하지는 않습니다. 가혹한 경쟁, 성적에 따라 생기는 빈부격차나 경기 후 겪는 수많은 악플 세례는
사람들에게 보여지지 않는 암적인 면이죠.
2. 이제 뭐하고 살지?(사진 출처 : 포브스)
프로게이머 출신이라면 은퇴 후 누구나 한 번쯤 떠올려 봤을 법 한 질문입니다. 프로게이머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보통 프로게이머 지망생들은 초등학교~중학교의 어린 나이부터 학업을 뒤로하고 게임에 전념합니다. 대다수의 진지한 프로게이머
지망생들은 고등학교쯤 되면 자퇴를 하거나, 학교에 나가더라도 이미 많이 뒤처진 상태가 되어 버리죠. 그리고 막상 프로게이머가
되어도 그 수명은 생각만큼 길지 않습니다. 손목이 나가기도 하고, 영장이 날아오기도 하고...
특히 우리나라같이 학벌이 중요한 사회의 현실은 은퇴 후 프로게이머들이 느끼기에 매우 가혹합니다. 해봤자 중졸/고졸인
프로게이머 출신들이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죠. 그럼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가장 보편적인
선택은 다시 게임판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개인방송 BJ로, 코치로, 아니면 다시 선수로... 결국 자신의 경력을 인정받고
환영받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죠.
3. 그럼에도 불구하고(사진 출처 : KBS 뉴스 캡쳐)
제 개인적인 생각은, 많은 프로게이머 출신분들과 e스포츠와 게임에 관련된 많은 종사자분들의 노력 덕분에 프로게이머와 게이머들에 대한
인식은 과거에 비해 많이 좋아졌습니다. 한류의 한 파트로 코리아 e스포츠가 소개되기도 하고, 프로게이머 선수 출신이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닌 다른 모습으로 TV에 출연하기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프로게이머와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싸늘한 시선은 여전히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WHO에서 지정한 게임중독에 대한 질병코드 발급이었죠. 이것에 관련된 뉴스를 접하게 된 것이 이 연극을
만들게 된 가장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는 이런 것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연극을 통해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이 연극을 통해 프로게이머들이 실제로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사는지, 정말 이들이 게임중독자인지 사회에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죠.
(작품에서 연기를 할 배우들과 제 프로필 사진입니다!)
이 연극은 실제로 프로게이머 생활을 경험했던 저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게이머 출신들의 인터뷰와 함께 프로게이머
생활의 숨겨진 면들, 그리고 게임을 그만둔 후의 삶, 게이머에 대한 편견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을 예정입니다. 직접
그 시절의 기억들을 떠올리며 감히 프로게이머의 인생에 관한 대본을 작성하였고, 직접 연출을 맡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함께
학교에서 공연을 만들며 얻은 소중한 24명의 인연들이 현재 이 공연을 만드는데 열중하고 있습니다.
공연은 9월 21일(토)부터 22일(일)까지 이틀간 진행되며, 대학로(혜화역)에 있는 R&J씨어터에서 공연됩니다. 더 자세한 정보는
저희 프로덕션의 기획팀에서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https://www.facebook.com/projectnexTown) 에 꾸준히 업로드될 예정입니다 :)
저희의 노력이 지금까지 e스포츠와 게이머들을 위해 노력했던 선배들의 열정에 조금이나마 미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마무리 짓습니다. 낮은 필력으로 작성한 글을 봐주심에 감사드립니다. 혹시나 이 글을 읽고 관심이 생기셨다면, 이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바람이
불어올 9월에 극장에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