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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06/23 02:45:08
Name 딴딴
Subject [LOL] 시즌 8 롤드컵이 아주 조금 걱정되는 이유 (수정됨)
시즌 8 롤드컵은 대한민국에서 열린다. 전세계에서 가장 수준이 높은 리그와 유저들을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 팬들은 브라질 축구팬들을 닮았다.
우승은 당연하게 여기고 한판이라도 지면 벌떼같이 들고 일어난다.
단순히 이기는 것을 넘어 상대방을 아름답게 압도하는 예술적인 경기를 매번 원하며 한번이라도 어긋나면 훌리건 급의 비난을 퍼붓는다.

그럼에도 가장 경쟁적인 솔로랭크와 리그를 뚫은 LCK 팀들은 언제나 롤드컵을 거머쥐었고 팬들의 기대에 부응해왔다.
하물며 자국에서 열리는 롤드컵인데 팬들이 우승은 물론이요, 자국 팀의 결승을 당연시 할 것이다.
그러한 기대감과 기대감이 선수들을 짓누르는 부담감은 4년전 브라질 축구 대표팀을 떠오르게 한다.
해마다 커져가는 관심과 리그의 규모는 순수한 게이머뿐만 아니라 좋은 홍보의 장이라고 여기는 기업과 정치인들도 불러올 것이다.
그럴수록 부담감은 쌓여만 갈 것이고.

이러한 부담감은 둘째로 치더라도 여러 요소들이 불쾌하다. 과거 암사자때와는 다르게 괜히 변수를 주는 요인들이 몇 가지 포진해있다.


가장 큰 이유: 격변하는 메타


섬머에 들어서면서 원딜이 사라지고 EU메타가 무너졌다. 그 동안 전통의 강팀들은 미드, 원딜 쌍끌이 캐리가 주요 플랜이었다.
심지어 모 팀은 바위게 때문에 미드가 정글을 케어해야 하는 시대가 왔음에도 꿋꿋이 미드, 원딜 캐리를 밀고 정글러는 항상 노예처럼 부려졌다.
(물론 미드가 항상 슈퍼 캐리를 했고 정글러 상태가 오락가락했다.)

그런데 바위게의 보상이 크게 증가하면서 그것을 넘어 현재 정글과 미드의 신분이 뒤바뀌어 버렸다.
게다가 원딜의 캐리력과 시기를 크게 너프하였고 바야흐로 초반 개싸움 스노우볼 메타가 정립되었다.
그 동안 강점이 있던 메타가 사라짐으로 인해 생기는 gap is closing은 실력 차가 ‘어느 정도’ 좁혀 졌다와는 차원이 다르다.
실력 차가 어느 정도 좁혀졌다는 것은 해외 팀의 승률이 ‘어느 정도’ 올라 갈 수 있다는 것이지만, 아예 메타가 변하면 구식 메타는 그를 잡아먹기 위한 신식 메타에게 처절하게 당한다.
심지어 기본기가 한 수 낮아도 말이다. 그 동안 몇몇 챔피언들의 버프, 너프 때문에도 메타가 급변하고 소위 그 ‘꿀’을 쪽쪽 빨아먹는 팀들이 크게 치고 올라 올 수 있었다.

다이애나가 그랬고, 신짜오가 그랬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시즌 향로 메타가 올 때 가장 먼저 향로를 적극적으로 이용한 팀이 그랬다.
그런데 이번에는 챔피언, 아이템의 꿀 정도가 아니라 모든 것이 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별의별 챔피언을 다 쓰고, 별의 별 전략을 다 쓰는 해외 팀들이 LCK팀들을 잡아먹을 수 있는 메타를 발견한다면 LCK팀들의 현재 실력과 관계 없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있다.
마치 총을 든 군대 앞에 선 창을 든 군대처럼 말이다.
시즌 6때 중국에서 나온 마타조합, 카이사 몰아주기 조합, 딩거, 카누 등등 요새 보는 대부분의 조합들은 사실 해외에서 시작되었다.

실제로 LCK는 새로운 메타를 창출하기 보다는 그것을 받아들여 완성도를 높이는 것을 가장 잘하는 리그이다.
아마도 섬머는 그 완성도가 가장 높은 팀들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롤드컵에 올 것이다. LCK는 세계에서 가장 경쟁적인 리그라 리그 내에서 실험을 할 여유가 없다.
고전적인 EU 메타를 고수하더라도 그 완성도가 극에 달한 팀, 새 메타를 2군 체제를 이용하여 빠르게 갈고 닦아 완성도를 높힌 팀들이 올라올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새로운 메타를 만드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는 것이다.
1%의 확률이 10배 높아져봤자 10%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과거와 다르게 10%의 변수가 생긴다는 것은 대단히 껄끄럽다.
여기에 라이엇이 이러한 뉴메타를 손본답시고 커다란 패치를 곁들여주면 그 확률이 더 늘어난다.
하필 안방에서 하는 잔치에서 그러한 변수가 일어나는 것은 여간 성가신 게 아니다.

게다가 이 안방에서 열리는 것 또한 홈 그라운드라고 호재인 것만은 아니다.
매년 해외 팀들은 세계에서 가장 경쟁적인 팀들과 유저들이 있는 한국으로 롤드컵 대비 전지훈련을 온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그럴 필요가 없다. 한국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그냥 평소처럼 부트 캠프 오는 시기에 한국에 와서 아예 두어 달 묵을 게이밍 하우스를 렌트하고 장비를 셋팅하고 짐을 푼 뒤 쭉 지내면 된다.
한 일주일 가볍게 왔다 가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

수준이 다른 한국 천상계에서 해외 선수들은 메카닉을 끌어올리는데 이번에는 대회 중에도 끌어 올릴 수 있다.
다른 지역에서 솔랭은 도무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하소연을 하지만(국내외 막론하고), 한국 솔랭은 시즌 중에도 중국, 대만에서 vpn을 사용해 원정을 온다.
그런데 그러한 솔랭을 해외 선수들이 롤드컵 중에 사용하고 메카닉을 끌어올리는 게 걸린다.
그 동안 해외 팀의 필살기에 거의 무너질 뻔 해도 꾸역 꾸역 후반 가서 뒤집을 수 있었던 근본이 여기에 있는데 해외 팀들이 메카닉을 끌어올리면 어이 없는 실수 등이 줄어들고 한국팀이 승부를 뒤집을 요소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 외에 몇 가지 자잘하게 걸리는 요소들이 있다.
지금까지 살아남은 해외 고인물들은 의외로 가끔씩 뇌절을 해서 그렇지 메카닉은 준수하여 던지지만 않으면 한국 선수들과 비교해도 충분히 잘한다는 점,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남은 선수들은 거의 다 프로의식이 좋다는 점이 그것이다.
레클레스, 더블리프트, 우지 등을 보면 살아 남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고 느낀다. 오히려 열악한 해외와 달리 한국에서 폼을 끌어올릴까 걱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낙 한국팀들이 막강하니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롤드컵 또한 LCK가 가져갈 것을 의심하지는 않는다. 다만 변수가 이전 시즌과 다르게 조금 더 크다는 것이 걸린다. 그런데 이러한 믿음 또한 괜히 LCK 팀들에게 부담감으로 작용하는 것 같아 찝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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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
18/06/23 03:02
수정 아이콘
역으로 이번 메타에 강한팀이야말로 기본기가 튼튼한 팀인거죠.
롤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와 적응도가 높으니까 자기 포지션이 아닌 챔프가 아니더라도 바로바로 적응이 가능한겁니다.
축구는 공을 잘다루는게 기본기고 롤은 챔프를 잘다루는게 기본기인거죠.
18/06/23 03:26
수정 아이콘
MSI에서 느꼈지만 홈 경기의 이점이 엄청난거 같아서 오는 롤드컵이 크게 걱정은 안 됩니다.
MyBloodyMary
18/06/23 03:32
수정 아이콘
롤드컵 직전 대격변만 없으면 큰 걱정은 안됩니다.
아마데
18/06/23 04:07
수정 아이콘
한국이 항상 연전연승이었다면 심리적 부담감 같은게 심할거 같은데, 이번 msi를 지면서 선수나 팬이나 약간 오만함을 버린 것 같아서 오히려 좋은 교훈삼아 롤드컵에서 잘할것 같습니다
풍각쟁이
18/06/23 07:11
수정 아이콘
결승에서 이영호 응원하는 느낌이라 크게 불안 한 건 업습니다
티모대위
18/06/23 08:00
수정 아이콘
이번 메타 대격변때문에 저는 오히려 좀더 안심했네요. 메타를 선도하는건 해외 팀들인데, LCK팀들이 이걸 완성하는 데까지 시간이 더 짧아졌습니다. EU LCS에서 나온 조합이 LCK에 등장하기까지 몇 주는 걸렸었는데, 얼마전 카이사 여왕 조합은 EU LCS에서 등장한지 3일만에 한화가 꺼내들어서 완벽 구사했죠.
LCK팀들이 기존 메타에 안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적응하게 되면서, 전반적인 적응속도가 빨라졌습니다. 롤드컵 직전에만 뭔일 나지 않는다면 LCK팀의 롤드컵 우승가능성은 여전히 높아보여요.

저는 오히려 MSI에서 한국의 우승 가능성이 높다고 느낀게... 킹존이 컨디션인지 심리적 문제인지 뭔지 몰라도 경기력이 바닥을 기고 있는게 보이는데 FW를 무난히 이기더군요. 비디디 외에는 제정신인 사람이 안보이는데도요.
롤드컵에서도 한국팀이 컨디션 저점을 찍을수도 있지만, 3팀다 그럴것 같지는 않네요. 개최지도 한국이고 하니 컨디션 걱정도 적고... 여하튼 저는 한국팀이 올해까지는 롤드컵 먹을 가능성이 아직 크다고 봅니다.
lizfahvusa
18/06/23 08:07
수정 아이콘
작년 롤드컵, 이번 msi를 보면 메타를 떠나 이미 수준 격차는 0에 수렴한다고 볼 수 있지 않나요.
칼리오스트로
18/06/23 10:05
수정 아이콘
서로 쌓아둔게 다 날아간 상황이니 갭이 없죠
전부 바닥부터 새로 쌓아야 하니.. 그리고 롤드컵 직전에 한번 더 뒤엎지 않을거란 보장도 없단게 크구요
lizfahvusa
18/06/23 10:45
수정 아이콘
급작스런 메타 변화에 상관없이 이미 개개인 능력, 팀 운영능력 차이는 엄청 좁혀졌다고 볼 수 있죠.
칼리오스트로
18/06/23 10:48
수정 아이콘
뭐 해외 선수라고 옛날부터 머리가 안좋았지 몸은 나쁘지 않았으니까요
요즘 따라오는건 해외팀의 운영이 늘어서도 있겠지만 운영을 게임에서 삭제해가는 라이엇 영향이 크다고 봐요
lizfahvusa
18/06/23 10:50
수정 아이콘
근데 뭐 애초에 롤이 패치변화에 누가 빨리 적응하냐의 싸움이라 모든 팀들이 안고 가야 할 숙제죠
운영을 삭제해간다는 예를 좀더 자세히 알 수 있을까요?
칼리오스트로
18/06/23 11:23
수정 아이콘
싸우지 않고 이기질 못하게 변화하고 있으니까요
와드 바뀐것도 그렇고 전령도 그렇고 바론버프, 향로메타에 이번 바위게 강화도 그렇구요
좋게 말하면 불확실성을 늘리고 호쾌해진건데 예전처럼 스마트한 운영은 사라진거죠
18/06/23 08:31
수정 아이콘
중국의 투자가 작년부터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생각해서 올해 롤드컵이 역대급으로 쫄깃할 것 같습니다.
18/06/23 09:45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글이 마치 신문 사설처럼 술술 읽히네요.

믿음은 그것이 어긋났을 때 배신감으로 변하기 마련이죠. 배신감은 분노가 되어 쉽게 그 대상에 대한 비난으로 화하기 일쑤고요.

본문에서 지적하신 여러 불안요소 때문에라도, 이번에는 lck의 우승을 “믿지” 않으렵니다. 그저 기원하고 응원하면서 보려고요.
18/06/23 11:07
수정 아이콘
솔직히 한국팀이 우승 안 해도 괜찮은데
메타가 이러다가 갑자기 롤드컵 앞두고 또 완전 뒤바뀌는 패치가 나올까봐 걱정은 됩니다
하지만 라이엇은 그러고도 남을 것들이라...
18/06/23 11:54
수정 아이콘
우승 많이 해서 우승 안해도 되는데 우승할거같아요. 오히려 우승 쉽게하면 그게 더 재미없어서...
치토스
18/06/23 12:28
수정 아이콘
지금 메타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겠지만 중국이 롤드컵 우승할수 있는 최고의 기회는 올해 같습니다.
그냥 보이면 싸우고 또 싸워서 이득보는 개싸움메타가 중국이 한국보다 잘하는 거니까요.
유자농원
18/06/23 17:21
수정 아이콘
이러고 롤드컵 직전에 또 대격변할 가능성도 낮지만 있다는 사실이 짜증나네요
아리아
18/06/23 18:09
수정 아이콘
제발 해외팀이 우승했으면 합니다. 매번 한국팀만 우승하니 재미가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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