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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11/07 10:29:28
Name 폰독수리
Subject [LOL] 결승 1세트 두번째 복기(사진이 많습니다.) (수정됨)

글을 시작하며

 복기하다보니 분량이 너무 길어져서 글을 세 번 써야할것 같습니다. 이 글에서는 1세트에 불씨를 지펴낸 크라운과 문자 그대로 용감했던 페이커에 대해서, 다음 글에서는 크라운이 만든 불씨를 한 번의 실수를 제외하고 완벽하게 키워낸 삼성(엠비션)의 운영과 플랜이 무너지고 삼성의 완벽한 운영에 당하면서도 승부를 건 시점까지는 킬을 내주지 않고 버틴 skt에 대해 다뤄보려고 합니다.




1세트에서 양 팀의 승패를 가른 가장 큰 요인은 텔 말자하에 대한 인식차이였습니다. 삼성이 자크를 고른 후 skt가 오리아나를 고를것이냐 카시오페아를 고를것이냐의 마지막 선택지에서 카시오페아를 고른것은 나름대로의 복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원래 저는 오리아나를 고르지 않은게 리스크 있는 판단이라고 생각했는데 계속 복기해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남은 선택지인 카시오페아나 오리아나나 자크의 갱킹에 약하고 말자하는 최고 수준의 갱호응을 자랑하는 챔프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라가스가 초반부터 자크를 마킹할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다음 글에서 상세히 다루겠지만 그라가스는 자크를 동선을 체크하거나 견제하려는 움직임을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그라가스의 관심사는 적 레드정글, 즉 미드와 봇에 힘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봇 상성과 그라가스의 동선을 근거삼아 skt봇듀가 삼성봇듀 상대로 cs차이를 크게 벌립니다. 삼성은 봇듀가 대놓고 cs 버리면서 체력관리해서 다이브만은 당하지 않으려하고 자크는 아예 반대동선을 밟습니다. 이것을 볼 때 여기까진 삼성도 플랜 안에 있었습니다. 이러면 최소한 자크는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됩니다.

자크의 성장을 말릴수 없게 됐지만 이것도 skt의 의도 하에 있었습니다. skt가 오리아나를 택하지 않은 이유도 이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조건만 있으면 됩니다.
초반 라인전에서 카시오페아가 말자하를 완전히 박살낼수있고, 압도적 우위를 바탕으로 빠르게 퀵실을 간다면 이 문제는 해결됩니다.


확정cc라고는 말자하의 플궁밖에 없는 삼성미드정글이 퀵실 든 카시가 주도권을 잡고있는 라인에 갱킹을 시도하면 퀵실과 스펠을 이용해서 1:2를 이겨버리는 구도가 나올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된다면 나르의 스플릿이 skt조합의 보험역할을 해줄수있습니다.(이 시점에서 skt는 ad케넨을 상상도 못했을 확률이 높습니다.)

즉, skt는 회복 카시오페아가 텔 말자하를 초반에 박살낼거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추측됩니다.

그런데 첫 글에서 전술했듯이, 삼성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따라서



'초반부터 압살해서 빠르게 퀵실을 갈수있고, 퀵실이 나오면 갱킹을 겁내지 않고 1:2로도 계속 압살한다'  


'그렇게까지 안밀린다. 그렇게하면 오히려 그 쪽의 무리한 플레이다.'

 


의 대결입니다.



 

첫번째 딜교환, 크라운이 이겼습니다. 대신 페이커는 선 푸시에 성공하고 보상으로 바론 앞 삼거리에 와드를 설치.


카시오페아는 1, 2레벨에서 몹시 강력한 챔피언입니다. 그래서 카시오페아를 고르면 초반 적극적인 딜교환이 자주 나오죠. 그래서 카시오페아는 보통 맞딜에도 좋고 잦은 딜교환을 보조해주는 부패의 물약을 자주 갑니다. 그런데 이 게임에서 카시는 도란 2포션 스타트합니다.
아마도 말자하의 텔때문에 부패의 물약보다는 도란 2포션이 나을거 같다고 판단한거 같습니다.

그때문인지 첫번째 딜교환에서 손해를 보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선 푸시에 성공하고 시야를 확보했기때문에 그렇게까지 기분나쁜 것은 아닙니다. 


skt의 플레이 컨셉 상 카시오페아는 앞으로도 계속 적극적으로 딜교환을 시도하게 되있습니다. 이제 양 팀의 견해 중 어느 쪽이 옳았는지 확인해보죠.



양팀 미드의 초상화에 주목해주시기 바랍니다.



두번째 딜교환, 화면에 잡히진 않았지만 크라운이 크게 이겼습니다. 블루팀 타워에 박힌 직후 레드팀 타워쪽으로 당겨지는 라인에서 페이커가 딜교환을 시도하는데, 미니언 라인을 적당한 선에서 유지하지 못할정도로 체력손해를 많이 보고 타워 앞에서 받아먹게되면서 순간적으로 크라운에게 결정적인 여유가 생겼습니다.
이 시점에서 페이커는 이 구도가 내가 생각했던 딜교환 견적이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을겁니다.

처음 쓴 글의 댓글에서 제가 크라운이 처음 지핀 불씨가 그라가스의 갱킹 때 딜교환을 크게 이득보면서 무사히 도주한거라고 말씀드렸었는데
리뷰하다보니 사실 그 전에 이 딜교환이 있었습니다. 이 딜교환이 1세트에서 크라운이 최초로 굴렸고, 삼성이 끝날 때까지 착실히 굴린 스노우볼입니다.

자크는 그라가스를 피해다니고 그라가스가 아군 레드 정글을 장악하고 삼성의 미드봇에 강력한 압박을 행사하는 이 시점에서 크라운은 굉장한 보상을 따냅니다. 바로...




 딜교환에서 손해를 본 카시가 밀린 라인 받아먹을 때 말자하는 보상으로 지금 핑찍힌 지역 언덕 위 부쉬에 와드 설치. 이 와드의 가치는 측정불가 수준입니다. 이 와드에 그라가스가 보이는 순간 삼성봇듀가 편해집니다. 크라운은 저 와드에 그라가스가 보였을 때 대처할수 있을만큼의 포지셔닝으로 파밍할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때 카시가 라인이 밀려 시야가 좁아졌기때문에 skt는 말자하가 뭘했는지 파악할수 없습니다.



잠시 과거로 되돌아가 볼까요. 1레벨 딜교환 직후 페이커가 박은 와드가 자크의 위치를 확인합니다.

skt 입장에서는 자크가 바위게를 잡는 중이고 두 탑솔러 모두 안정적인 체력에 라인은 큐베가 밀고있는 상태에서 그라가스를 피해다니려는 엠비션의 동선으로 볼 때 게를 먹고 집에 가거나 레드팀 작골을 카정할거라고 추측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엠비션이 게를 다 먹을 때쯤해서 후니가 레드팀 작골 부쉬에 와드를 박는 모습을 확인할수있습니다.

다음 글에서 다룰 내용입니다만 skt의 예상대로 게 먹고 집을 가려던 엠비션은 큐베의 와드를 근거로 그라가스의 동선을 추측해 잔나에게 확인을 받은 뒤 집 가려다말고 레드 팀 작골을 카정합니다.


여차저차해서 블루팀 레드정글 장악을 위해 성장이 약간 뒤쳐진 그라가스 상대로 자크가 계속 성장우위를 가져갑니다. 



화면이 안 잡아서 정확히 알수는 없지만 바로 전 웨이브가 카시의 타워에 박혔는데도 다음 웨이브에서 말자하가 크게 라인을 밀고있습니다.
자크가 미드에 없고 레드팀 작골에 있는 걸 확인한 페이커는 그라가스를 부르기 위해 당겼고, 크라운은 어차피 갱킹루트를 눈으로 다 보고있기때문에 의도적으로 어그로를 끌기위해 민걸로 추측됩니다.

크라운이 아까 보상으로 따낸 천금같은 와드가 그라가스의 위치를 알아냅니다. 크라운은 파악한 정보를 바탕으로 적절한 포지셔닝을 하죠.
큐베가 탑을 밀어붙이는 중이고 자크는 레드팀 작골이기 때문에 위쪽으로 도주경로를 잡을 생각을 하고있습니다.

여담으로 다음 글에서 다루겠지만 자크가 봇을 방치했으니 다이브만 당하지말자고 cs 다 버리고 체력관리하던 삼성봇듀가 그라가스 위치가 보이자마자 대놓고 라인전에 힘을 준 skt봇듀을 상대로 격렬하게 딜교환을 합니다. 크게 이득보진 못하고 비슷하게 교환하는데, 그라가스가 올라가는 동선을 잡은 시점에서 비슷한 수준의 딜교환은 skt쪽이 손해입니다. 삼성 봇듀오의 폼과 자신감을 보여주는 장면이죠.


짐작만하던 상대 정글러의 위치를 양 팀 모두 처음으로 확실히 파악한 상태입니다.





세번째 딜교환, 크라운이 크게 이겼습니다. 이 갱킹에서 피넛의 책임을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 갱킹에서 피넛은 무고합니다. skt가 자신들의 움직임이 이미 크라운에게 발각당한 것을 인지했는지 여부는 알수 없지만, 어차피 자크는 레드팀 작골에 보인 상태기 때문에 이 갱킹은 성공하진 못하더라도 손해볼 일은 결코 없었습니다. 쉽게말해 따내면 더 좋고 압박만 줘도 좋고 안되면 말고 식의 갱킹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크라운은 모든 정보를 파악하고 적절한 도주경로를 설계해놓은 상태였으며, 덤벼드는 카시부터 패퇴시킨 뒤 본인의 설계대로 유유히 빠져나갑니다.

순전히 페이커의 무리한 갱호응이 패착이었습니다. 손해보는 교환만 연속으로 세번째. 이쯤되면 단순히 국지적인 문제가 아니라 skt와 삼성의 텔 말자하에 대한 견해차에서 삼성이 옳았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무리한 갱호응으로 skt가 의도했던 미드라인전 구도는 산산조각나고 맙니다.



무리한 갱호응으로 크게 체력손해를 봤는데 텔포가 없습니다. 귀환 타이밍을 위해 어쩔수없이 라인을 함께 밀고있는 skt의 미드정글에게...



엠비션의 철퇴가 떨어집니다. 카시오페아? 그라가스? 엠비션의 이지선다는 skt에겐 너무나도 가혹합니다.





크라운이 그라가스에게 공허의 부름을 맞췄습니다. 그래서 엠비션은 그라가스에게 뜁니다.
여기서 skt에게 불운이 찾아오는데, 피격직전 간발의 차이로 그라가스의 침묵이 풀리면서 그라가스가 무사히 몸통박치기로 도망가는 바람에 페이커가 침묵걸린 그라가스를 살리기 위해 쓴 회복이 낭비가 되버리고 말았습니다.
라인 손해보면서 집을 가야하는데 거기다가 회복도 빠져버렸습니다.


자크의 동선을 직전에 파악했는데도 무리해서 라인을 밀다가 추가적인 손해를 보는 바람에 카시오페아는 라인전 주도권을 많이 넘겨주게됩니다.
무리한 갱호응으로 손해를 보자 skt의 미드정글이 순간 집중력을 잃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경기 페이커의 유일하게 비합리적인 판단이기도 합니다.




주도권을 잡은 크라운은 갱킹을 당하지 않는 선에서 계속 어그로를 끌어줍니다.
아까 본 손해때문에 말자하만 6레벨이고 카시오페아와 그라가스는 5레벨이라 이 포지셔닝에서도 갱킹이 안됩니다.
크라운 덕분에 엠비션은 싱글벙글 성장하는 중 입니다.



네번째 딜교환, 크라운이 크게 이겼습니다.
다음 글에서 다루겠지만 엠비션이 미드 주도권을 바탕으로 skt가 예측하지 못한 루트를 타고 갱킹을 갑니다. 그 봇갱킹에서 바루스의 플래시를 빼내 이후 삼성봇듀가 주도권을 잡게됩니다.

그런데, 봇에서 자크가 갱킹을 성공시킵니다. 미드에 자크가 없습니다. 순순히 미드 주도권을 넘겨줬던 페이커가 벼락같이 칼을 뽑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페이커다운 선택입니다. 이 선택으로 볼 때 크라운에게 주도권을 넘겨줬던 이유는 자크의 위협때문이고 아직 카시 대 말자하 구도에 대한 믿음이 남아있었던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러나...



첫 맹독폭발을 크라운이 무빙으로 피했는데, 여기서 페이커의 판단미스가 나옵니다. 크라운을 너무 쉽게봤습니다. 크라운이 후퇴할거라 생각했는지 독기의 늪을 너무 뒤에 깔아서 손해보는 스킬교환이 되었습니다. 공허태세는 아직도 풀리지 않은 상태고 덕분에 크라운은 석화의 응시를 배제할수 있었습니다.

크라운의 턴입니다.



그런데 크라운도 여기서 페이커를 너무 쉽게 생각했습니다. 크라운의 카운터 펀치에 두들겨 맞으면서도 페이커는 기회를 보고 있었습니다.

급반전하는 무빙으로 공허의 부름이 빗나가고 페이커의 역습에 공허태세가 벗겨집니다.  카시오페아의 턴입니다. 하지만 크라운에게도 아직 황천의 손아귀가 남아있습니다.



서부영화의 총잡이 대결처럼 크라운의 황천의 손아귀가 먼저 발포했습니다. 그런데 공허충의 딜이 상상 이상입니다. 크라운의 승리.
아까 허망하게 날아간 카시오페아의 회복이 있었다면 이 대결의 결과는 좀 달랐을지도 모릅니다.



이 장면에서 페이커의 쫄플이다 크라운이 킬각을 못 본거다 말이 많았는데 사실 두 선수 모두 나름대로 최선의 플레이를 한겁니다.

사진으로야 알수없지만 크라운이 석화의 응시를 피하는 무빙을 두 번 칩니다. 그것때문에 거리가 벌어진거고, 자세히보시면 페이커가 플래시를 쓴 순간 재앙의 환상 쿨이 2초 좀 못되게 남아있습니다. 크라운 입장에선 추격하는 플래시를 쓸 이유가 없었고 페이커는 재앙의 환상 쿨이 돌면 크라운의 플 e평에 죽을까봐 플래시를 쓴거죠. 괜히 어중간하게 굴다가 플 빠지면서 죽으면 최악이기때문에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인공지능도 아니고 저 상황에서 쿨 1, 2초까지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어쨌거나 둘 다 플래시가 있는 자크 말자하 상대로 카시오페아의 플래시가 빠졌습니다. 말려서 선 퀵실도 못가고 카탈을 가야합니다.
카시오페아는 이제 완전히 무력한 챔피언이 되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페이커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다섯번째 딜교환, 크라운이 이겼습니다.


페이커는 진정 사자의 심장을 가졌습니다. 그렇게 당했는데도 굴하지 않고 딜교환을 겁니다. 그렇다고 판단력이 무너져서 막무가내로 싸움거는 것도 아닙니다. 크라운이 지펴낸 불씨를 모아 엠비션이 봇을 불태우고 있을 때 뱅이 자크의 위치를 알립니다. 그라가스가 자크보다 가깝습니다.

4분을 넘게 꾹 참다가 냉정한 판단을 근거로 용감하게 딜교환을 시도합니다.



말자하의 뒤를 잡기위해서는 공허의 부름을 맞을수밖에 없어서 일부러 피격각을 주고 대신 맞기 직전에 석화의 응시를 씁니다.
퀵실이 없기때문에 석화의 응시로 스턴을 걸어도 잡을수있을지 확신할수없습니다. 무조건 맞춰야합니다.

그런데 크라운이 석화의 응시를 피해버립니다.



크라운에게 플래시와 황천의 손아귀가 남아있기때문에 카시오페아는 말자하의 다른스킬 쿨이 돌기 전에 통한의 후퇴를 하지 않으면 죽습니다.
딜교환 이후로 그라가스는 미드에 발이 묶이고 텔든 말자하는 쌩쌩한데 텔이 없는 카시오페아의 동력은 급격히 줄어듭니다. 거기다가 말자하는 자연스럽게 봇미드 동선을 밟습니다.

이제 skt의 봇 1차타워는 그야말로 풍전등화 신세입니다.



크라운이 지피고 엠비션이 살뜰히 키워낸 불꽃으로 skt의 봇타워가 철거되는 그 순간, 카시오페아의 퀵실은 그때서야 등장합니다.

그리고 삼성의 숨막히는 운영도 시작됩니다.





게임 시작부터 라인전이 끝나는 시점까지

페이커는 크라운에게 다섯번의 딜교환을 시도했고

크라운은 그 딜교환에서 다섯번 전부 승리했으며

다섯번 모두 자신의 팀에 스노우볼을 제공했습니다.






글을 마치며

 이런 주장을 하면 불쾌하실 분들이 있으실까 조심스럽지만, 제 생각으로는 이번 결승에서 2세트를 제외하고 skt 패배의 책임은 페이커가 큽니다. 특히 1세트는 전적으로 미드에게 있다고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단, 그 이전에 skt 팀적으로 텔 말자하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페이커의 플레이는 훌륭했지만 잘못된 근거로 계속 딜교환을 시도하면 알파고가 와도 결코 이길수 없습니다. 하지만 페이커는 페이커답게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시도합니다. 이미 전략적으로 패배한 상태에서 이 분투는 2세트에서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3세트에서는 결국 무너지고 맙니다.

이 복기는 결코 페이커를 깎아내리려는 의도가 아닙니다.
다음 글에 다루겠지만 페이커는 라인전이 끝난 이후로도 끊임없이 시도합니다. 밀리는 와중에 skt에서 독자적으로 계속 시도한 선수는 페이커와 피넛 뿐입니다. 2세트에서도, 3세트에서도 페이커는 끊임없이 시도합니다.

이번 파이널의 페이커는 14년에 무너지는 팀에서 숨쉰채 발견을 거부하며 홀로 분투하던 그 페이커였습니다.

3세트 페이커의 중후반 결정적인 실수들에서는 분투 끝에 무너져내려 선발전에서 폰에게 상처입었던 장면이 오마쥬되더군요.


저는 이번 파이널, 페이커에게서 내가 열광했던 영웅프로토스의 그림자를 봤습니다. 제가 2세트, 3세트를 복기하게 될진 모르겠지만 저에게만큼은 불사대마왕 페이커보다 이번 파이널의 페이커가 가장 멋졌던 것같네요.




원래 1세트 mvp는 엠비션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초반 움직임까지 좋아진 이후로 엠비션은 계속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줘왔기 때문에요. 실제로 엠비션은 1세트에서 큐베의 보이지 않는 도움을 받아 완벽하게 스노우볼을 굴렸습니다. 그런데 천천히 복기하다보니 생각이 바뀌더군요.

8강에서 크라운은 상향평준화된 요즘에 보기 드물 정도로 라인전 단계에서 박살이 났습니다.

그래서 그 8강의 시리즈 mvp가 크라운이라는 것, 롤드컵 미드라이너의 최종 퍼포먼스 포인트 순위에서 크라운이 1위라는 것에 대해서는 다들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그때 생긴 이미지가 계속 이어지는 바람에 많은 이들이 페이커가 크라운을 찍어눌렀는데 다른 라인들때문에 졌다 내지는 크라운은 버티기만 했고 다른 라인들의 차이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크라운은 다수의 전문가들이 고개를 내두를 정도의 카운터 픽에게 끊임없이 딜교환을 강요당하면서도 텔 말자하에 대한 이해도를 기반으로 완벽에 가까운 대처를 보여줬고 모든 딜교환을 다 이겼을 뿐더러 단순히 딜교환 이긴걸로 끝나지 않고 좋은 움직임으로 모든 승리에서 크고 작은 불씨를 지펴냈습니다.

단언컨대 1세트는 크라운이 하드캐리한 게임입니다.

따라서 저는 1세트 mvp가 크라운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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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1/07 10:48
수정 아이콘
롤알못이 봐도 이해가 되는 정말 좋은 분석글이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페이커는 패배의 순간에서도 당당하네요.
정말 멋있는 플레이어 같습니다.
17/11/07 10:58
수정 아이콘
이분 세체미가 공석이라던 분.. 아닌가..
폰독수리
17/11/07 10:59
수정 아이콘
무슨 의도로 이런 댓글을 다시는건진 모르겠지만 세체미가 공석이라고 생각하면 안되나요? 이번시즌 세체미는 명확하게 한사람을 뽑을수 없다는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17/11/07 11:11
수정 아이콘
그런가요 알겠습니다 글은 잘 읽었네요
폰독수리
17/11/07 11:19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그 조던마저도 자기 나름대로의 생각으로 조던을 최고라 말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페이커를 언제나 위대한 승리자로 찬양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글은 잘 읽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아마존장인
17/11/07 14:33
수정 아이콘
용기있으시네요. 응원합니다.
봄날엔
17/11/07 11:03
수정 아이콘
너무 좋은 글이네요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겜알못
17/11/07 11:19
수정 아이콘
너무 유익한 분석글 잘 봤습니다. 이런 말자하를 버리고 탈리야를 택한 크라운 당신은 도대체...!!
구름과자
17/11/07 15:30
수정 아이콘
???: 크가놈 저주할테다
FlyingSanta
17/11/07 11:24
수정 아이콘
꼼꼼한 분석이네요. 글 잘 봤습니다!
YanJiShuKa
17/11/07 11:24
수정 아이콘
이번시즌 세체미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죠. 크라운 페이커 둘 중 누구를 선택 할 수가 없는데요.
페이커는 분투 했으나 자잘한 실수도 있었고 준우승한 팀의 선수를 세체미라고 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고요.
크라운은... 우승했으나 고민없이 세체미는 크라운이라고 외치지는 못하겠고요.
뭐 세체미는 페이커 고유명사라고 보는 편이라서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고요.

세체미는 누구? 페이커요. 14 롤드컵 결승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네요. 크크크크

그나저나 정말 좋은 글입니다. 어서 2편을 올려주세요. 현기증 납니다.
귀연태연
17/11/07 11:28
수정 아이콘
3경기까지 보고싶네요. 잘 봤습니다
자유인바람
17/11/07 11:30
수정 아이콘
(수정됨) 1
폰독수리
17/11/07 11:32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그래서 여건이 되면 3세트도 복기해볼 생각입니다. 룰러 말대로 방생궁은 눈에 띄는 임팩트가 컸을뿐이지 승패에 결정적이진 않았고 라인전 방생궁된 것을 노리다가 플까지 쓰면서 죽은 장면과 초가스에게 근접하던 장면은 페이커 답지않은 실수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1세트 패배는 페이커 개인보다는 skt와 페이커의 텔 말자하에 대한 인식이 주원인이라고 보고 3세트의 실수들은 페이커 개인이 무너지던 장면이라고 보고있습니다.
자유인바람
17/11/07 11:41
수정 아이콘
(수정됨) 1
폰독수리
17/11/07 11:43
수정 아이콘
(수정됨) 말그대로 제 개인적인 생각일뿐입니다. 본문에서 제 나름의 근거를 제시한거고요.

정확하게 말하면 1세트 패배의 원흉은 페이커의 인플레이가 아니라 skt의 텔 말자하에 대한 인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인식이 어디서 얼만큼 나왔는지 일반인인 우리는 정확히 알수없습니다만...

다음 글에서 다룰 내용인데 지는 그림을 이길 그림으로 오판하고 계속 싸우다가 엄청 손해를 보고 라인전이 끝났는데도 페이커는 끊임없이 날카롭게 시도합니다. 특히 바론 스틸때 플궁은 결과가 안좋았을 뿐이지 아주 페이커답고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유인바람
17/11/07 11:46
수정 아이콘
(수정됨) 1
폰독수리
17/11/07 11:52
수정 아이콘
(수정됨) ap인줄 알았던 케넨이 ad케넨이고 상대가 잔나 자크를 가져간 시점에서 미드에서 딜교환이 생각같지 않다고 딜교환을 포기해버리면 skt의 게임플랜 상 그냥 스무스하게 지는 거밖에 되지 않습니다. 페이커는 그런 일을 용납하는 선수가 아니기때문에 예상치 못한 손해를 계속봐서 심리적으로 말렸을텐데도 불구하고 냉정하게 정글 위치를 파악하면서 계속 딜교를 시도하고 판을 뒤집기 위해 끊임없이 슈퍼플레이를 시도합니다. 크라운이, 삼성이 완벽했기때문에 당하지 않은 것이지 페이커가 못한게 아닙니다. 슈퍼플레이는 원래 상대가 실수해야 나오는 거니까요.
말린 와중에 어처구니없이 짤리는 일도 없었습니다. 굳이 꼽자면 자크의 존재를 잊고 그라가스와 라인 밀다가 회복빠진 것 정도입니다.

그래서 저는 1세트 페이커의 인플레이는 이를테면 지는 팀이 극공템을 가면서 희박한 승리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더 늘리는 것처럼 용감할뿐만 아니라 몹시 합리적이고 오히려 훌륭했다고 생각하는겁니다.

물론 자유인바람님의 의견은 존중합니다.
비역슨
17/11/07 15:41
수정 아이콘
다시 복기하면 자잘하면서 결정적인 실수들이 꽤있었죠. 바텀삼거리에서 RQ미스나 억제기 넘어가는 타이밍 데스시 위치선정을 비롯해 분명 경기력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아이유좋아
17/11/07 11:30
수정 아이콘
생각했던것보다 크라운의 딜교환이 압도적이었네요 호..
자유인바람
17/11/07 11:37
수정 아이콘
(수정됨) 1
폰독수리
17/11/07 11:38
수정 아이콘
제가 본 바로는 1세트 얘기는 안꺼내고 결승전으로 뭉뚱그려서 페이커가 크라운을 압살했는데 팀때문에 졌다거나 크라운은 그냥 잘 버티기만했다 라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자유인바람
17/11/0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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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1
폰독수리
17/11/07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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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저는 3세트는 다르게 생각하기 때문에 이번 롤드컵 전체에서 최고로 활약한 미드라이너는 페이커지만 결승전에서는 크라운이 더 잘했다고 개인적으로 보고있습니다.
17/11/0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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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트도 크라운이 더 잘했죠
유애나
17/11/07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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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트도 크라운이 잘했죠.
17/11/07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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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잘 봤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40분 씩 되는 경기를 집중해서 놓치지 않고 보기도 어렵고 다 기억할 수도 없기 때문에 기억나는 몇 장면, 그간의 이미지 그리고 해설자의 멘트에 기반해서 누가 잘했고 누가 못했다 이야기 하지요. 이렇게 복기된 걸 보니 클리어해 지네요. 페이커가 우는 장면에서 많은 사람들이 뱅을 욕했지만 페이커는 스스로에 대해 울었을 것 같습니다.
17/11/07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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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다보면 꼬마가 참 못하는 것 같아요.
차라리 피넛 대신 블랭크를 선발로 썼음 낫지 않았을까 싶네요.
피넛도 교체에 대한 압박을 얘기했는데...그래도 이기리란 보장은 없지만 한 두 세트라도 따내고 비등하게 가지 않았을까...
진짜 MSI 때나 지금이나 준우승할때는 꼬치의 명장놀이가 참 그지 같네요.
자하르
17/11/07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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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넛대신 블랭크 나왔지만 졌죠.
누가 나와도 졌어요.
17/11/09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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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랭크였으면 1경기는 이겼어요
자하르
17/11/09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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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면에서 이기죠?
블랭크가 정글의 신입니까?
억지로 정신승리 하지마세요
17/11/09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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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선을 잘 짜서요.
17/11/0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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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피넛이랑 블랭크가 그렇게 차이가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존장인
17/11/07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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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강에 블랭크 먼저나왔죠 결과는요?
17/11/09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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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삼대이로 에스케이티가 이겼죠
그리고 피넛이 후발출전해서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고요
bemanner
17/11/07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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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선발보다는 교체로 나오는 걸 선호해서
식스맨 자체에 대한 불만이라면 모를까
피넛-블랭크 기용으로 인한 불만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정확하게는 피넛은 선발 여부는 상관없지만, 못하면 교체되는게 싫은 거고
블랭크도 선발 여부와 관계없이, 상대 동선을 보고 나오는 걸 선호하는 거지만요.
17/11/09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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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상관있는거죠 피넛은 선발로 나오면 본실력에서 마이너스 되고 블랭크는 본실력 플러스가 없는거잖아요
17/11/07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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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감사합니다.
궁금한점이 이렇게 말자하가 딜교를 매번이기고 주도권을 가졋는데도 cs가 밀리거걸로 기억하는데 이건 머 때문이었을까요?
폰독수리
17/11/07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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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말자하는 플래시를 쓰지 않으면 적극적으로 딜교환 거는게 힘든 챔프입니다. 본문에서 상술한 다섯번의 딜교환 모두 선공권은 카시오페아에게 있었고, 실제로 모두 카시오페아가 싸움을 걸었습니다. 주도권이랑 무관하게 카시오페아는 디나이 당할 일이 전혀 없었어요. 페이커가 미드주도권을 내줬던 것은 말자하와 자크의 갱연계를 두려워해서였지 말자하에게 진다고 생각해서가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마지막 두 번의 딜교환은 자크가 다른곳에 보이자마자 페이커가 칼을 뽑은 케이스고요. 반면 수시로 싸움을 걸어오는 카시오페아 상대로 카이팅만 해야했던 말자하는 받아치기로 작정하고 딜교환 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디나이 당하는 경우가 생길수밖에 없었죠.
킹찍탈
17/11/07 19:03
수정 아이콘
위에도 자세한 설명이 있네요
그리고 일단 공허충 뻥cs가 꽤 많이 생깁니다
서지훈'카리스
17/11/08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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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자하가 도트딜이 많아서 cs 놓치기가 쉬워요
1등급 저지방 우유
17/11/07 14:35
수정 아이콘
1세트의 나머지..
그리고 2,3경기도 기대하겠습니다.
cienbuss
17/11/0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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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감사합니다.
17/11/07 15:19
수정 아이콘
페이커의 눈물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흔히들 말하는 뱅의 스로잉,3:0에대한 충격등등..
그런것보단 본인 스스로의 경기력에 실망한것이 가장 크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기가 가진 실력을 온전히 보여주며 패한것이 아닌 것에대한 분노,실망감 이런 감정에 가깝지 않나 말이죠..

결승전까지 올라오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운 페이커지만 당일 컨디션은 그다지 좋아보이지 않았습니다.
저는 kt폰해설과 함께 처음부터 끝까지 경기를 시청했는데 자잘한 실수가 평소보다 많더군요.
공식중계방엔 cs앞선다고 역시 페이커 ,페이커 혼자 겜하네 이런의견이 다수였지만 실질적인 활약은 별로였다고 봅니다.
콩하리
17/11/07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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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본인에 대한 아쉬움이 커서 눈물을 흘렸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마지막에 바루스궁을 맞았을때도 신중하지 못했던 이속버프선택을 한 자신을 탓할 선수가 바로 페이커죠.
자하르
17/11/07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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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볼때도 자기자신의 대한 실망이 제일 컷을겁니다.
17/11/07 17:05
수정 아이콘
1세트에 저런 픽을 한 이유는 최근 매치에서 3:0 압승을 했기 때문인 거 같네요. 거기서 페이커가 크라운을 라인전부터 압도했고요. 그래서 이번에도 당연히 가능하다고 생각했겠죠. 라인전에서 압도하는 걸요. 근거가 없진 않고 자신감이란 중요한 덕목이지만 안일한 생각입니다.

이건 kt 삼성 선발전도 마찬가지인데 삼성은 메타에 맞는 픽을 준비해온 반면 kt는 정규시즌에서 쓰던 픽, 삼성한테 이길 때 픽을 그대로 들고왔죠. 그리고 0:3 처참히 깨졌습니다. 롱주는 그 정돈 아니지만 삼성보다 준비를 덜 한건 확실해 보입니다. 우승에, 승리에 취한 거죠.

지난번에 이겼으니 하던대로 하면 된다? lck에선 안 통합니다. 특히 삼성에게는요. 이팀은 학습과 성장이 가능한 팀이에요.
그러니 강등권에서 여기까지 올라온 거죠. 천적도 극복하면서요.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롤판에는 의외로 천적을 극복한 팀이 많지 않습니다.
skt 역시 천적을 극복해본 경험이 없습니다. 사실 그럴 기회조차 없었죠. 늘 1인자였는데 유일했던 천적 팀은 공중분해 돼버렸으니...
도전자로써의 skt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런지... 다음 시즌이 기대되네요.
폰독수리
17/11/07 19:2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는 1세트 픽밴 구도의 원인을 삼성과 skt의 잔나에 대한 가치판단 차이로 보고있습니다. 1, 2세트 모두 삼성은 무조건 일단 잔나내놔 식의 픽밴을 구사합니다. skt는 삼성의 잔나가 그렇게 위협적이지 않다고 판단해서 잔나를 준 뒤 그 대가로 초반 주도권 싸움에 취약한 잔나의 단점을 노려 초중반 주도권을 가져올수있는 봇듀를 짜고, 자연스럽게 skt의 전체적인 조합은 스노우볼링의 형태를 띄게 됩니다. 삼성이 대놓고 탈리야는 절대 안줘! 신드라만 아니면 무조건 말자하! 를 픽밴에 반영한 시점에서 skt가 뽑을수있는 미드 카드는 이번 결승에서 나온 픽들뿐이었습니다.

결국 2세트까지 패배한 뒤에서야 skt는 삼성의 잔나를 인정하고 3세트에서는 빠르게 잔나를 밴합니다.
제가 이번 결승 삼성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점이 잔나 밴에 대한 플랜 b가 스무스하게 나왔다는 점인데요.
자세한 내용은 여건이 되면 나중에 복기해보려고합니다.
17/11/0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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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감사합니다. 생각을 해두엇던 부분들이 많이 담겨있네요.
1경기에서는 킬을 따는 찍어누름을 생각했던 페이커가 챔프특성상 시에스는 포기하게될지언정 맞싸움의 투지만큼은 밀리지않던 크라운을 인정하고
대신 상대를 타워에 박아두고 돌아다닐수있는 라이즈를 2경기에서 뽑아든게 인상깊었습니다.
이 선수의 불굴의 정신은 1세트의 실패는 기억도안나는듯 바로 캐리욕심을 내더라구요.
17/11/07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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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부분이지만, 제 의견입니다.

시간순으로 봤을 때는
'딜교환을 이겼다' -> '대신 뭘 했다' 로 보이지만, 실제로 선수의 의도는
'뭘 하기 위해' -> '체력마나를 태웠다' 인 경우가 있습니다.

3분 50초대의 딜교환은 실질적으로 skt 의도와 달리 크라운의 나이스 플레이로 만들어진거지만
그 이전의 딜교환은 '크라운이 이겼다'라고 해석하면 페이커의 실패로 해석되기 때문에 의미가 크게 달라집니다.

카시 입장에선 아슬하게 체력마나 태우면서도 말자하 초반에 디나이를 시켜서
cs 20대에서 귀환을 강제시키고, 카시는 여눈 / 말자하는 양피지를 못가는 타이밍을 잡는게 1차 목표고
가능하면 그 이상을 만드는게 이상적이고요...

말자하가 1렙 2렙때 카시랑 딜교환 이득을 봐도, 말자하는 cs를 못먹고 카시는 먹고
카시는 체력마나 수급이 되기 때문에 이건 카시가 원하는 구도입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말자하가 이긴 딜교환'을 강조하면 카시가 시종일관 진 것 같이 해석되는데
이긴 장면(대표적으로 5분대)도 있지만, 이게 아닌 장면들도 있습니다!
폰독수리
17/11/07 22:5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정확한 지적이십니다. 그래서 첫번째 딜교환은 페이커도 손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선 푸시에도 성공해 시야도 확보했고 체력과 마나소모는 선공권을 가진데다가 유지력도 좋은 카시오페아가 의도한 그림이니까요.

다만 첫번째 딜교환에서 제가 크라운이 이겼다고 생각한 이유는 카시오페아의 소모값이야 어찌됐건 크라운 본인의 체력소모가 크지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skt의 카시오페아 픽의 목적이 결국 맞라인에서 말자하를 찍어누르는데에 있었다면 딜교환에서 가장 중점적인 목적은 크라운에게 체력압박을 주는 것이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두번째 딜교환에서는 딜교환의 소모값보다도 크라운이 일방적으로 라인을 밀어넣는데 성공했고 그라가스가 장악한 레드 정글의 입구 지역에 와드를 박을 여유가 생겼으며 그 와드로 인해 삼성의 반격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크라운이 크게 이겼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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