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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1/09 00:00:22
Name redder
Subject [스타1] 국민게임 세대론 - 스타크래프트와 리그오브레전드
* 이 글은 2016년도에 출간된 <게임, 세상을 보는 또 하나의 창>에 수록된 글입니다.
스타세대와 롤 세대를 다룬 글인데, 아무래도 pgr이 역시 두 게임 다 다루는 오래된 커뮤니티다보니 한번쯤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해당 책의 저작권자라 게재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책 자체가 게임을 모르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쓰여진지라 pgr에서 보기에는 좀 구질구질하게 길어진 면도 있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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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도의 스타크래프트, 2010년도의 리그오브레전드

세대를 대변하는 두 개의 게임,<스타크래프트>와 <리그오브레전드>

한 시대를 대표하는 게임을 골라 볼 수 있을까? 게임은 정말 다양한 장르를 가지고 있고,모든 게이머들이 각자의 취향에 따라 자신의 게임을 하기 때문에 이는 쉬운 문제가 아니다. 다만 가장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게임이 무엇이냐는 질문은 앞선 질문보다 답하기 쉬울 것이다.

2016년 현재 가장 대중적인 게임은 단연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다. 근 3년동안 PC방 게임 순위 1위를 단 한번도 놓치지 않고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은 대한민국의 e스포츠라는 이름으로 살펴본다면 과거 국민게임의 자리를 차지했던 <스타크래프트>의 후계자라고 할 만 하다. 게임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각자의 20대 시절에 저 두 게임의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경우는 별로 없을 것이다. 어떤 면에서는 감히 <스타 세대>, 라고 정의해도 무방할 만큼의 영향력을 두 게임은 각자의 시대에서 펼쳐 왔다.

최근들어 모바일 게임 플랫폼의 약진 앞에 대중성의 장점이 과거만큼 독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고 있지만, 게임을 둘러싼 문화까지를 포괄하여 살펴본다면 여전히 의 흥행은 독보적이다. e스포츠의 존재 덕분이다. 아무리 특정 모바일 게임이 흥행 1위를 차지한다고 해도 텔레비전을 통해 해당 게임을 플레이하는 모습을 관전하기는 어렵고, 특정 선수의 플레이에 환호하기도 어렵다. 은 심지어 게임을 플레이하지 않는 이들에게도 케이블TV와 인터넷 방송을 통해 어필하고 있으며, 제작사인 라이엇 게임즈도 이 장점을 십분 활용하여 전 세계 지역별 리그 개최와 연간으로 펼쳐지는 월드 챔피언십의 제작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 시대를 대표하는 대중문화 아이콘으로서의 대표적 게임이라면 그래서 두 개의 게임을 꼽을 수 있다. <스타크래프트>와 <리그오브레전드>다. 이 두 게임은 단지 게임 자체로만 머무르지 않고 동시대 젊은이들의 삶에 깊이 파고들었다. <스타크래프트>시절 남자 중고생들의 대화는 대부분 게임 전략에 대한 토론이거나 특정 프로게이머에 대한 평가였고, 의 시대인 2016년은 월드 챔피언십에서 이름을 떨친 한국 프로게이머들에 대한 찬사와 동경이 주를 이룬다. 온라인 게임의 등장 이전 청소년들이 열광했던, 예를 들자면 당구장 문화, 오락실 문화, 3대3 길거리농구, 마이클 조던과 같은 아이콘들이 자리한 사이에 이들 게임은 비슷한 자리로 서게 된 것이다.

보편성을 획득한 대중문화 아이콘으로서 <스타>와 이 차지하는 의미는 그래서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두 게임은 어떻게 보편성을 획득했는지, 두 게임의 차이는 무엇인지, 그리고 두 게임이 갖는 시간의 간극 만큼에서 찾아볼 수 있는 변화는 무엇인지를 살펴보는 것은 게임과 사회의 간격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대한민국, 특히 청소년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것이다.

세대 게임을 만든 조건들: PC방과 게임방송

<스타>와 을 한 세대를 대표했던 게임으로 부를 수 있었던 가장 큰 배경은 두 게임이 단지 플레이하는 게임에만 머무르지 않았다는 점에 있다. 둘의 공통점은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의 영역을 넘어 좀더 일반적인 이용자들까지도 빨아들임으로써 좀더 보편문화에 가까운 형태로 자리잡았다는 데서 드러난다.

여기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것은 PC방 문화다. 집에서 PC나 콘솔을 사용해야만 플레이할 수 있었던 게임을 집이 아닌 바깥으로 끌어당겨 온 PC방 문화는 특히 게임에 관심이 높은 10대, 20대의 남성들이 모여 놀 수 있는 새로운 장을 만들었다. 그 전까지 당구장과 술집으로 대표되던 청년층의 놀이문화에 새로운 기회가 생긴 것이다. 굳이 게임을 기존에 좋아하던 사람이 아니더라도 놀이문화의 공간으로 PC방이 등장하면서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기 위해 <스타>는 일종의 놀이교양으로서 익혀야 할 기본소양이 되었다.

PC방에서의 <스타크래프트> 플레이가 대세가 되면서 확보된 저변은 방송을 통해 더욱 확장된다. 모두가 <스타>를 이야기하고 플레이하던 시절, 누가 과연 최고의 플레이어냐를 놓고 벌이던 각 동네의 설전은 전국적 단위의 프로게이머 리그인 <스타리그>라는 이름으로 귀결되며 초고수의 플레이를 다함께 관전하는 결과를 낳았다.

‘보는 게임’의 등장은 기존 미디어의 대중성을 등에 업고 <스타크래프트>를 더욱 대중문화로 고착시키는 효과를 얻었다. 플레이어와 프로그램 간의, 플레이어와 플레이어간의 경쟁과 전략 바깥의 이른바 2차 콘텐츠가 형성된 것이다. 임요환, 이윤열 같은 프로게이머들의 화려한 플레이는 경탄과 숭배의 대상으로 자리잡으며 기존 대중매체에서 볼 수 있었던 것과 동일한 ‘팬덤’을 형성했다. 그렇게 <스타크래프트>는 2000년대 근처의 젊은이들이 향유한 시대 코드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동일한 과정은 <리그오브레전드>에서도 반복되었다. 2000년대의 <스타크래프트>가 승부조작이라는 처참한 사건과 함께 몰락의 전조를 맞았을 때, 언젠가는 이 인기가 사그러들 것이라고 예상했던 사람들은 다음 권좌에 대한 예측을 시작했다. <스타크래프트2>를 위시한 많은 게임들이 다시한번 젊은층의 대중문화 대표 코드로 자리잡기 위해 경쟁을 펼쳤고, 최종적으로 그 자리는 <리그오브레전드>에게 돌아갔다.

<스타크래프트>의 ‘유즈맵 게임’(1:1의 정석적 대결방식이 아닌, 사용자 설정 지도에서 새롭게 정해진 규칙에 의해 플레이하는 게임) 중 하나였던 에서 시작된 작은 변화는 <스타크래프트>에서 직접 자원을 생산하고 적절한 유닛을 생산해 전체 상황을 컨트롤하며 전투를 치르던 방식에서 생산과 부대를 어느 정도 자동화하고, 오직 특정 유닛의 컨트롤만을 플레이어에게 부여하는 식으로 장르의 소소한 변화를 만들었다. 이 변화는 <워크래프트3>의 유즈맵인 에서 장르로서의 완성 단계에 도달했고, 독자적 게임으로 <리그오브레전드>를 낳았다.

<리그오브레전드>는 앞서 언급한대로 대중적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두 가지 요소를 동시에 노렸다. 게임은 개발단계부터 ‘보는 게임’, e스포츠를 고려해 만들어졌다. 별도의 관전 모드가 있었고, 친구의 게임을 온라인에서도 클릭 한 번에 관전할 수 있는 기능을 포함했다. 심지어 맵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투를 자동으로 판단하여 카메라로 비춰주는 자동 중계 시스템도 들어 있었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한국 시장 공략에서 PC방 플레이 혜택을 크게 부여하며 PC방 점유율을 목표로 한 마케팅을 펼쳤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챔피언’이라 불리는 캐릭터를 조종하면서 게임을 펼치는데, 이 챔피언은 집에서 플레이하려면 본인 계정에 챔피언을 사야 하지만, PC방에서 게임을 플레이할 때에는 모든 챔피언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권한을 주었다. 게임이 점점 입소문을 타면서 많은 게이머들은 모든 챔피언을 자유롭게 플레이하기 위해 단체로 PC방을 찾기 시작했고, 이는 지금도 성공적인 PC방 런칭의 사례로 회자되는 마케팅이었다.

사실상 세계 최대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게임전문 방송국 ‘온게임넷’은 <스타리그>를 이을 차기 e스포츠의 주자로 <리그오브레전드>를 선택했다. 를 주관했다. <스타리그> 시절의 인기 캐스터인 전용준이 <롤챔스> 중계를 다시 맡았다는 것은 곧 <롤챔스>가 <스타리그>의 후속임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2012년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펼쳐진 <롤챔스 2012 결승전>은 전성기 스타리그에 준하는 수준의 오프라인 관객을 모으며 세계 곳곳에 다시한번 한국 e스포츠가 돌아왔음을 알린 상징적인 사건이었고, 21세기 초반의 청소년 게임문화 코드의 핵심에는 <롤>이 자리잡게 되었다.

2000년대와 2010년대, 세대 아이콘으로서의 두 게임이 갖는 가장 큰 차이점

공히 각각의 시대를 상징할 만한 위치를 차지한 <스타 세대> 와 <롤 세대>는 대중화라는 측면에서는 나름의 맥락을 유지하고 있지만, 시대가 달라진 만큼 두 게임이 포함하는 재미의 근원과 이를 플레이하는 유저들의 속성 또한 시대만큼이나 변해온 것이 사실이다. 특히 네트워크 시대가 보편화된 2000년대 이후의 청년층 디지털 문화는 중심이 되는 커뮤니티 플랫폼에 따라 급격한 변화를 보여 온 만큼, 게임을 통해 변화하거나 또는 변화가 게임을 통해 드러나는 부분 또한 각 시대를 이해하는 여러 방식 중 하나로서 의미를 띤다.

PC방 등에서 다 같이 모여서 플레이하는 세대 게임으로서 두 게임은 모두 ‘모여서 플레이하는’ 재미에 충실한 편이다. 그러나 모여서 어떻게 플레이하느냐는 각론의 측면에서 두 게임의 차이는 제법 뚜렷하다.

예를 들어 네 명의 친구가 모여서 게임을 하기로 했다고 가정해 보자. <스타> 시절에는 보통 두 가지의 선택이 가능하다. 2:2로 편을 짜서 대결하거나, 아니면 넷이서 팀을 짜서 배틀넷을 통해 모르는 네 명과 매치를 이뤄 플레이할 수 있다. 보통은 2:2를 선택하게 되는데, 동네 골목 축구마냥 역시 아는 얼굴끼리 플레이하는 것이 훨씬 편안하기도 하고, 4:4는 생각보다 게임 매칭을 만드는 일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배틀넷에 공개 방을 만들어 방제목을 ‘4:4 하실분 오세요’ 등으로 달고, 모르는 사람 네 명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같은 상황에 <롤>을 둔다면 좀 난감해진다. <롤>은 2:2나 4:4를 플레이하기 애매한 게임이다. <롤>의 게임 방식은 5:5로 고정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부분의 경우 네 명이 모여 <롤>을 한다면 넷이서 그룹을 짠 뒤 모르는 사람 하나가 자동으로 매칭되어 5:5게임을 구성하는 방식을 선택한다. 가끔 2:2로 ‘칼바람 협곡’이라는 직선형 맵에서의 결투 게임을 플레이하기도 하지만, <스타>와는 달리 ‘칼바람 협곡’은 일종의 번외편 같은 느낌이다.

이 차이는 단지 다양한 게임 매칭을 제공하느냐 아니냐로 단순하게 구분지을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다. <롤>도 분명 언급했다시피 2:2로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차이에 대해 좀더 깊게 파고들기 위해서는 두 게임이 멀티플레이 상대를 매칭하는 방식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롤>을 플레이하는 플레이어들의 계정은 <스타>시절과는 다르게 레벨이 부여되어 있다. <롤>에서 플레이어가 가져야 하는 개인 계정은 최초 생성하면 1레벨부터 시작하며, 30레벨이 최대다. 30레벨을 달성하면 이른바 ‘랭크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데, 이 랭크 게임이 <롤>에서 가장 인기있는 콘텐츠다.

랭크 게임은 말그대로 승패를 통해 쌓인 결과를 점수화하여 등급을 매겨 비슷한 등급의 플레이어들을 계속 매치시키는 방식이다. 승리하면 점수가 올라가고 패하면 깎이는 이 방식을 통해 <롤>은 계속 비슷한 점수의 플레이어들을 모아 게임 매칭을 만든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비슷한 수준의 플레이어들이 모여 게임하는 방향으로 수렴되므로 게임의 난이도 조절이 저절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체스 플레이어들의 실력을 평가하기 위해 만들어진 Elo 시스템에서 영감을 얻은 <롤>의 랭킹 시스템은 <스타> 시절에도 분명 존재했다. ‘래더 게임Ladder game’이라는 이름으로 <스타크래프트>에도 Elo 스코어를 활용한 방식이 존재했다. 다만 <스타>의 랭킹 게임은 일반 게임보다 느린 게임속도 등의 문제가 있었고, <스타>의 플레이가 대부분 아는 사람들과의 멀티플레이로 이루어지는 바람에 소수 유저에게만 어필할 수 있는 콘텐츠가 되었다.

세대 게임으로서의 <스타>와 <롤>의 차이점은 한 두 편의 글에서 미처 다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겠지만 그 중 가장 큰 차이를 짚으라면 나는 바로 이 지점, 랭킹 시스템으로의 집중 유무를 꼽고 싶다. 단순히 게임 두 개의 차이가 아니라 각각 한 시대를 대변하는 문화콘텐츠로서의 입지를 고려해 본다면, 이 랭킹시스템 활성화의 차이는 두 게임과 각 게임을 둘러싼 플레이어들, 시대적 배경들과 매우 긴밀한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에의 익숙함이 가른 차이, <스타>의 래더와 <롤>의 랭크

1997년 말의 IMF 이후 청년들의 삶이 편해진 적은 별로 없었다. 그리고 그 어려움의 강도는 갈수록 올라가고 있는 추세다. 20대 취업률은 계속 떨어지고 있고, 대학 등록금은 갈수록 올라간다. 학자금 대출이 이렇게 보편적인 대출이 된 것은 좀처럼 늘지 못하는 가계수입이 학자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현실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대학 졸업 후에도 좀처럼 안정을 찾기 어려운 노동시장 안에서 대기업과 공기업, 공무원으로 경쟁이 몰리는 현상을 쉽게 볼 수 있다.

사회 속에서 경쟁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과거보다 경쟁의 의미가 보다 무겁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소위 ‘좋았던 시절’인 80년대만 해도 경쟁은 좀더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지금 시대의 경쟁은 낭떠러지로 굴러떨어지지 않기 위한 경쟁이다. 마지노선이 보장되지 않은 경쟁은 과거의 그것보다 비장하고 가혹하며, 다른 가치들에 의해 잘 보이지 않았던 과거에 비해 경쟁의 과정과 결과를 좀더 명확히 볼 수 있게 되었다.

이 과정 속에서 다음 세대는 전 세대보다 좀더 경쟁의 개념에 익숙해지게 된다. ‘대학만 가면 마음대로 놀아도 된다’라는 불문율이 지배하던 IMF이전의 분위기와 2015년 대학가의 분위기가 상징하는 모습이다. 학점 상대평가의 확장에 당황했던 세대가 있었고, 원래 학점은 상대평가라고 생각하는 세대가 있는 것이다.

경쟁에 대한 익숙함의 차이는 세대를 달리하는 두 게임의 플레이 측면에서 강하게 드러난다. <스타 세대>에도 분명 ‘래더 게임’이라는 점수를 매겨 매칭하는 게임이 존재했지만 대세가 되는 게임 방식은 ‘래더 게임’이 아닌 점수를 매기지 않고 매칭하는 일반게임이었다. 하지만 <롤 세대>가 <롤>을 플레이할 때 가장 보편적이고 인기있는 게임 방식은 ‘랭크 게임’이다. 점수가 부담스러웠던 <스타 세대>와 달리 <롤 세대>는 자신의 정체성마저도 <롤> 안에서 매겨진 랭킹으로 드러내는 경향이 있다. <롤> 플레이어들이 모인 게시판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글들에는 서두를 ‘챌린저입니다’, ‘다이아입니다’ 와 같이 자신의 게임 내 등급을 공개하며 시작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그리 높지 않은 등급인 ‘브론즈/골드/실버’의 경우는 ‘브실골’로 통칭되며 일종의 자기비하 유머로 사용되기도 한다.

플레이어 집단이 갖는 경쟁에의 익숙함이 세대경험으로 뭉쳐 드러난 것이 <스타>의 래더 게임과 <롤>의 랭크 게임이 갖는 주류성의 차이로 나타난다고 봐도 그리 무리한 해석은 아닐 것이다. 과거 <스타> 플레이어들이 래더 게임에 가졌던 부담감 – 자신의 순위가 드러나고 서열화되는 것에 대한 – 이 일반 게임을 주류로 만들었다면, <롤> 플레이어들이 보여주는 등급 자부심이나 자조는 서열화된 경쟁체제에 대한 익숙함이 만들어내는 순응인 것이다. 과거와 달리 <롤 세대>는 랭킹이 부여되지 않는 일반 게임에서는 큰 재미를 얻지 못한다고 말한다. 이겨 봐야 점수도 오르지 않는데 굳이 ‘빡겜(‘빡세게’ 게임하는 것을 가리키는 약어)’할 이유를 찾지 못한다는 것이다.

랭킹의 의미가 뒤집히다: 매칭을 위한 조건에서 자랑을 위한 훈장으로

여러 사람이 모여 플레이하는 온라인 게임의 경우, 비슷한 실력의 플레이어들을 모으는 것은 게임의 재미를 위한 필수적인 장치다. 고수와 초보를 묶어 놓으면 고수는 고수대로 시시한 게임이 되고 초보는 아무리 해도 이길 수 없는 게임에 흥미를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게임사는 특정 플레이어의 승리 경험이 보편적으로 50%에 수렴할 수 있는 게임매치 메이킹 룰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등장한 것이 Elo 시스템과 같은 방식이다.

그런데 단지 승리와 패배에 의한 점수제만을 만드는 것이 현재 <롤>의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이 가리키는 지점은 좀더 시사적이다. 매치 메이킹을 위해 점수는 반드시 필요한 요소지만, 이를 드러내느냐 아니냐는 또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롤>의 경우 초반에는 각 플레이어들에게 Elo 방식으로 부여한 점수를 공개하는 시스템이었지만,시즌 3을 오픈하면서 점수를 가리고 등급을 발표하는 형태로의 전환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플레이어의 Elo 점수가 1200점, 1300점 하는 식으로 표현되었다면, 등급제에 들어선 <롤>에서는 개인의 점수를 비공개로 전환하는 대신 해당 점수대를 묶어 등급을 보여주는 형태로 변한 것이다. 등급은 ‘브론즈’ 부터 ‘실버’, ‘골드’, ‘플래티넘’, ‘다이아’ 순으로 올라가는 구조였고, 등급과 게임 매칭에 실제 사용되는 개인별 점수는 비공개 처리되었다.

<롤>이 시도한 점수에서 등급으로의 전환은 여러모로 상징적이다. 처음에는 점수를 알 수 없어 불편하다는 불만이 지배적이었던 롤 관련 게임 커뮤니티의 의견들은 오래 지나지 않아 등급별로 플레이 유형을 나누고 개인의 아이덴티티를 등급으로 구분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점수를 공개하는 방식에서 첫 번째 목적이 난이도 조정을 위한 적정한 수준의 플레이어들을 매칭시키기 위한 것에 있었다면, 등급제가 노리고 있는 방향은 정확히 각 플레이어들에게 자신과 주변의 등급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세대 게임으로서의 <스타>와 <롤>은 여기서 또 한번의 구분을 갖게 된다. <스타>는 고수의 기준이라는 것이 아마추어 플레이어들에게는 뚜렷하지 못했다. 래더 점수는 그리 보편적인 기준이 아니었고, 가장 보편적으로 언급되었던 ‘배틀넷 1,000승’ 같은 개념도 실력보다는 경험에 대한 표현이었다. 하지만 <롤>은 메인 콘텐츠인 랭크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을 상징하는 등급을 갖게 된 것이다. <롤>을 플레이하는 의미는 그래서 하나가 더 붙는다. ‘더 높은 등급’을 보유하고, 이를 자랑할 수 있어야 하는 달성의 의미다.

<롤>의 랭킹은 단순히 점수만으로 규정되는 것이 아니다. 랭크의 각 단계에 들어선 플레이어는 승리를 통해 점수를 쌓은 뒤, 점수가 100점이 되면 이른바 ‘승급전’ 게임을 벌인다. 승급전 게임은 3판 2선승제로 진행되며, 이를 통과하면 한 단계 상위 랭크로 승급하는 형태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자체로서의 재미 이상으로 승급이 갖는 재미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승급전은 치열한 공방의 장소가 된다. 게임에 접속한 나머지 9명의 플레이어들은 타인의 게임 전적을 검색하다가 누군가가 승급전임을 알게 되면 더욱 열심히 플레이하거나, 심지어는 타인의 승급이 싫다며 고의로 게임을 망쳐버리는 경우가 존재하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적절한 난이도의 매치메이킹을 위해 시작된 랭킹제는 최종적으로 각 게이머들을 등급화하여 표시하는 등급제로 정리되면서 게이머들의 반응을 이끌어냈다. 단순하게 <스타 세대>는 등급에서 초연했고 <롤>세대는 등급에 목을 맨다고 해석할 일이 아니다. <스타 세대>에 함께 존재했던 여러 게임들, <포트리스2>나 <카트라이더>같은 게임들 또한 메달, 장갑 등을 통해 등급을 매겼던 사실이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물론 게임 속 등급이 현실 속 개인에 미치는 영향은 <포트리스2>시절보다 지금의 <롤>이 훨씬 더 강력하게 작용하지만, 여기에는 <롤>이라는 게임이 인기를 끌게 된 배경 중 또하나의 게임 속 특성을 함께 고려해야만 이해가 가능한 부분이 더 있다.

네트워크 사회: 모르는 이들과 연대하고 대결하는 방식의 상징성

세대 게임으로서 <스타 세대>와 <롤 세대>를 정리해 볼 때 빠질 수 없는 또 하나의 중요한 특징은 앞서도 잠깐 언급한 바 있는 게임 메이킹의 방식에서 나오는 차이점이다. <스타>시절과 <롤>시절이 갖는 10여년 정도의 차이는 네트워크 기술 면에서도 상당한 발전을 이뤄 냈는데, 그 결과물로서 나오는 것이 자동 매치 메이킹 방식이다.

이미 이야기된 개인별 점수를 기반으로 비슷한 실력의 사람들을 자동으로 모아 게임에 참가시키는 이 방식은 게임의 적정 난이도를 형성하고 전 세계의 많은 플레이어들이 보다 손쉽게 게임을 즐기는 데 이룩해낸 바가 작지 않았다. 당장 <스타>시절에는 이러한 자동매칭이 없어서 방을 만들고 친구를 부르고 누군가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는 지루한 시간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식에서의 진일보가 부른 외부효과 또한 존재한다.

<롤>의 기본 게임 구조인 5:5 게임을 위해서는 10명의 플레이어가 참가해야 한다. 이를 위해 매칭 시스템은 5명을 한 팀으로 묶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주목할 점은 1명의 플레이어가 게임 참가 신청 버튼을 누르면, 4명의 ‘전혀 알 수 없는’ 팀과 협력하여 5명의 ‘전혀 알 수 없는’ 팀을 물리치는 게임에 뛰어든다는 점이다.

앞서 <롤>은 다대다 매칭을 강제하는 게임이라고 이야기했지만 역설적이게도 <롤>의 등급 시스템은 개인에게 부여되는 구조다. 게임은 5:5로 벌어지지만 이는 해당하는 한 판에만 부여되는 형태이며, 개인별로 가지고 있는 계정에 부여되는 등급은 1인에게 해당하는 등급이다. 따라서 <롤>을 플레이하는 일반적인 플레이어들은 대부분 일시적으로 만난 9명의 다른 플레이어와 섞이며 4명은 아군으로, 5명은 적군으로 얽힌다는 이야기다.

이때 만나는 4명의 동료는 대단히 순간적이며 찰나적인 동료다. 게임 한 판 한 판의 승패와 좌절,그 안에서 벌어지는 경쟁과 전략의 묘미에서 희열을 느끼는 것이라면 다시 볼 일 없을 네 명과의 협업이 그리 문제되지는 않겠지만, <롤>의 등급은 플레이어 개인에게는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것이고, 게임의 목표가 등급의 상승에 무게를 둔다면 굳이 연속적이지 않은 이 한 판에 매달려야 할 이유가 사라진다. 이 결과는 이른바 <롤>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욕설과 비방을 부른다.

<스타> 시절의 팀플레이가 가급적 지인들과의 플레이일 수 있었던 것은 2:2, 3:3 등으로 유연하게 설정할 수 있는 플레이 방식에 힘입어 지인들이 모인 숫자에 맞춘 게임이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롤>은 5:5라는 인원 룰을 깨기 어렵고,이에 따라 인공지능의 매칭에 따라 일시적으로 연결된 사람들과 임시로 모여 게임을 진행해야 한다.

이때 5인의 목표는 정확히 팀 공동의 달성과제인 승리에 집중되지 않는다. 같은 팀이라고 5인이 묶여 있지만 개인의 등급이 게임의 중심으로 자리잡으면서 더 이상 이들은 사실 같은 팀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에서의 관계도 없고, 게임 내에서도 지속적으로 만나거나 관계를 가져야 할 사이가 아니므로 이른바 ‘트롤링’이 벌어진다. 내가 기분이 나쁘면 고의로 게임을 망치며 상대팀을 도와 아군을 패배에 이르게 하고, 아군 중에 승급전 대상자가 있다면 단지 그의 승급이 싫다는 이유로 상대 팀에게 아군의 전술을 알려주고 고의로 적 진영에게 죽어 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리고 잠깐 스쳐지나가는 인연이기에 아무 거리낌이 없는 이들 한 팀 사이에선 누가 잘했냐 못했느냐를 놓고 게임을 뒷전으로 둔 채 상호 비방과 욕설이 난무하며, 이는 <롤>이라는 게임 자체를 뒤흔들 정도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스타>의 제작사인 블리자드가 <롤>의 흥행을 보고 유사 장르로 출시한 게임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은 <롤>게임 내에서 발생하는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욕설에 대한 제재 강화, 팀 내부에서의 불필요한 경쟁을 막기 위한 경험치 / 아이템의 공통분배 등의 시도를 했지만, 유저들의 반응은 오히려 차가웠다. ‘재미가 없다’는 반응이 돌아왔다. 5인이 힘을 합쳐 승리하는 재미보다도 나 혼자 게임 전반에서 가장 큰 성과를 이뤄 10명 중 1위가 되는 것이 사실 <롤>에서 가장 큰 재미였다는 것이었다.

네트워크 시대의 단면을 볼 수 있는 <롤>세대의 모습들

<스타>시절의 멀티플레이가 어쨌든 오프라인 지인을 기반으로 한 형태였다면, 보다 순수하게 네트워크상에서만의 인연으로 구성되는 멀티플레이로서 <롤>은 네트워크 세대를 상징하는 여러 측면들을 보여주는 형태다.

얼굴이나 성격, 목소리나 태도 등을 전혀 모른 채 목적에 맞추어 설계된 데이터만으로 존재를 알 수 있는 네트워크상의 개인들은 존재 자체부터 등급화, 서열화를 통해 파악되는 개념이다.<롤>을 통해 만나는 사람들은 찰나적이며 이 찰나적인 사람들에 대해 내가 알아야 할 것도, 알 수 있는 것도 제한적인 등급이나 점수, 승패 기록과 같은 데이터 뿐이다. 일시적으로 같은 편이 된 사람도 궁극적으로는 랭킹 경쟁에서 넘어서야 할 대상일 뿐인지라 상대의 승급전은 망치고 싶은 기분이 드는 것이고, 이는 경쟁을 위해 세워진 등급과 평가 시스템 속에서만 만날 수 있는 개인들에게서 협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모습이 단지 게임하는, <롤>이라는 게임하는 사람들만의 모습이며 <롤>이라는 게임이 만들어낸 문화이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 밖에 없다. 동일한 흐름은 <롤>이라는 게임 밖에서도, 아니 게임이라는 장르 밖에서도 계속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을 사람이 아닌 수치화된 데이터로 만나고 파악하는 것은 이제는 꽤 일상적인 일이 된 지 오래다. SNS의 광범위한 보급을 통해 우리는 꼭 얼굴을 알거나 함께 특정한 시간을 보낸 적이 없는 사람과도 교류할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통해 실제로는 본 적 없는 사람과 친구를 맺거나 대화한다는 것은 현실에 존재하는 누군가가 온라인에서의 활동으로 만들어 낸 데이터들과의 조우다.

점수와 게임기록 말고는 아는 것이 전무한 네 명과 같은 편이 되어 게임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은 세대는 다섯 명이 모여 <스타>를 하자고 할 때 ‘그럼 어떻게 편을 먹지?’를 고민하던 세대와 네트워크상의 관계를 대하는 방식에서 궤를 달리하는 세대다. 분명 <스타> 시절에 이는 어려운 일이었으나, 이제는 5:5라는 고정된 게임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모르는 다섯 명을 섞어 놔도 게임에 대한 흥미도가 떨어지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과거 PC통신 시대를 거쳐 게시판과 커뮤니티가 전부였던 시절에는 실명 혹은 그에 준하는 고정된 ID나 닉네임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계정은 얼마든지 추가로 생성이 가능한 시대이고 이른바 유동닉과 같은 계정을 통해 네트워크상의 인격은 얼마든지 새로 만들어질 수 있는 시대다.

사람을 수치와 데이터로 보고 만나는 시대는 비단 네트워크상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변화는 아니다. <롤>을 가장 많이 즐길 세대인 청년세대에게 가장 큰 화두일 취업 문제를 생각해 보자. 구직자 A가 얼마나 일을 잘 하는지를 판단하여 사람을 뽑는다기보다는 지금의 채용과 취업은 ‘스펙’이라는 단어에 집중하고 있는 경향을 보인다. 학점과 자격증, 봉사활동 기록과 인턴경력 등의 제도화되고 비교가능한 수치로 가공된 스펙들이 취업의 현장에서 오고간다. 인사가 만사라고 했던 과거의 격언과 달리 이제는 수치화된 스펙이 인사를 좌우하는 핵심 가치가 되었다.

근대사회에서 수치화외 표준화는 공학적으로는 효율의 추구를 위해 도입된 개념이었지만, 그 외부효과는 개개인의 존재를 단일한 잣대로 비교하고 서열화할 수 있는 방식을 낳았다. 디지털 네트워크 시대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세계를 새롭게 만들면서 현실보다 더욱 손쉽게 비교가 가능한 수치화를 달성했고, 지금의 세대는 그러한 수치화가 자연스럽게 일상화된 세대가 되었다. 스펙으로 줄세워 취업하는 현실이 익숙하 세대에게 게임 속에서의 등급 매기기와 모르는 사람과의 플레이는 전혀 부자연스러운 일이 아니다. <롤>을 플레이하는 지금 시대의 청년들을 얼마 지나지도 않은 <스타 세대>와 구분지을 수 있는 차이는 갈수록 비교분석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는 현실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은 것이다.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며 거울을 욕하지 말라

국민게임이라는 칭호가 어색하지 않을 정도의 대중화를 달성한 <스타>와 <롤>은 적어도 각 게임이 유행하던 시절의 10대, 20대에게는 대중문화라 불러도 무리없을 수준의 보편성을 확보한 게임이다. 문화로서 두 게임은 해당 세대로부터 강한 선택과 지지를 받은 바 있으며, 이 과정에서 두 게임은 각각 플레이하는 과정과 플레이 전반을 둘러싼 문화 속에서 플레이어 대중의 습성과 문화를 강하게 반영하게 된다. <스타 세대>는 대화 과정에서 ‘빌드(자원의 생산을 최적화하여 특정한 타이밍에 자신의 병력을 최대로 강화시킬 수 있는 최적화된 생산 및 건설순서)’라는 개념을 사용해 문제를 해결하거나 사건을 설명하기도 하고, ‘크리(치명타를 이미하는 critical의 약어)’라는 개념으로 의도치 않은 상황을 설명하기도 한다. 언어와 생활 전반에 있어 각 게임은 플레이어들과 긴밀하게 연결된 관계를 갖는다.

게임을 둘러싼 게임문화라는 측면을 고려할 때 많은 사람들이 놓치는 것 중 하나는 매체 수용자로서 존재하는 플레이어 대중이라는 배경이다. 특정한 게임이 과도하게 폭력적인 장면을 노출하면서 인기를 끈 것이 문제가 된다면, 그것은 게임 자체의 폭력성보다는 그러한 폭력성이 왜 대중으로부터 선택받았는지를 살펴야 한다는 이야기다. <스타> 와 <롤> 정도로 대중성을 얻은 게임들은 더하다. <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과격한 언어폭력과 개인 비하의 문제는 <롤>의 문제라기보다는 파편화되고 수치화된 디지털 시대의 인간관계가 경쟁이라는 상황을 만났을 때 자연스럽게 벌어지는 문제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거울에 비친 모습이 폭력적이라면 거울을 비난할 것이 아니라 거울 앞의 모습을 살펴봐야 하는 것이다.

게임도 문화의 한 장르로 인정하고자 하는 추세가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는 시절이다. 갈수록 게임 인구는 늘어나고 있고 게임과 대중이 관계맺는 방식도 날이 갈수록 다채롭고 두꺼워지고 있다. 게임과 대중이 갖는 관계의 긴밀함은 게임이 갖는 특유의 상호작용성에 의해서도 다른 매체보다 더할 수 밖에 없는데, 이는 한편으로는 21세기 대중의 문화를 읽고 해석하는 데 있어 게임에 대한 문화적 분석이 갖는 가능성의 크기를 짐작케 하는 부분일 것이다. 당장 채 10년의 격차도 나지 않는 두 개의 게임, <스타>와 <롤> 에서도 찾을 수 있는 이러한 세대 차이는 갈수록 주기가 짧아지고 변화가 다양해지는 21세기 디지털 네트워크 시대의 대중문화를 읽는 데 꽤 중요한 단서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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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니치카
17/01/09 00:31
수정 아이콘
재미있는 착안점이네요. 공감가는 부분이 꽤 많았습니다. 잘 읽었어요.
래쉬가드
17/01/09 01:48
수정 아이콘
좋은글 감사합니다.

뻘질문인데... 오버워치는 국민게임인가요 아닌가요?
이호철
17/01/09 03:25
수정 아이콘
좀 더 두고 봐야죠.
요즘 기세를 유지 할 수만 있다면 국민게임이라 불러도 이상하지는 않겠죠.
광개토태왕
17/01/09 08:45
수정 아이콘
오버워치는 언급할 상황이 아직 아니었다고 봅니다 저 시점에서는..
열혈둥이
17/01/09 14:01
수정 아이콘
이 기세를 3년 유지하면 국민게임이죠.
스타가 독주하는 것처럼 보이던 시절에도 국민게임은 바람의나라 리니지 서든어택 스타 포트리스2 디아블로2 였죠.
17/01/09 03:44
수정 아이콘
국내의 스타1 실제 플레이어 인구 중 1vs1을 주력으로 한 인구는 대단히 적었죠. 소위 롤 세대가 경쟁에 익숙해서 랭겜이 흥했다기 보다는 스타1의 주요 컨텐츠가 레더 게임에 적합하지 않았다 봐야겠죠. 또 하나 중요한건 롤 랭겜에서 만나는 상대는 대개 자신과 똑같은 수준의 사람들로서, 나 아닌 다른 4명에게 요구하는건 소위 '디지털화된 줄세우기용 데이터' 가 아닌 '지금 당장의 플레이 능력' 이라고 봅니다.
광개토태왕
17/01/09 08:46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근데 칼바람 협곡이 아니라 칼바람 나락인듯 하네요..
아 그리고 보니 글쓴이님이 저자이시군요..
책 한권 주문 했습니다. ^^
17/01/09 10:01
수정 아이콘
월요일아침부터 고퀄글;
감사합니다.
17/01/09 12:20
수정 아이콘
좋은글 감사합니다.
중간에 "이 변화는 <워크래프트3>의 유즈맵인 [카오스 혹은 도타]에서 장르로서의 완성 단계에 도달했고, 독자적 게임으로 <리그오브레전드>를 낳았다."
가 빠져있는듯 합니다.
예전만 스타때도 3:3공방에서는 우리팀 욕하고 나가고 드랍거는 일이 비일비재했죠. 래더가 유명무실해진 이후로는 사설서버의 등급이
스타 실력의 척도이기도 해서 결국 같은길을 걸어왔다고 생각해도 될듯합니다. 계급부심은 어디가나 있는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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