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1일에 어느 흑마유저가 올린 군단 흑마의 소감/평가입니다. 우선, 저는 북미서버 유저이고 제 글은 북미 기준으로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현재 흑마의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전문화별로 대충 요약하자면

고통 흑마
1. 기본적으로 스킬데미지가 터무니 없이 약하다.
2. 주력스킬인 고통은 기본 10스텍이고 [특성을 찍어야] 20스텍이 쌓이는데 [예열시간이 지나치게 길다. 1초에 하나씩 쌓여도 20초].
3. 그런데 풀스텍 데미지가 좋은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암사나 조드보다도 약하다].
4. 조각 수급기가 고통 하나 뿐인데 [확률에 의지해야만 한다].
5. [유물무기 기본스킬과 금테특성이 매우 구리다]. 몹들이 빨리 죽고 서로 거리가 가까운 필드 퀘스트에서는 확실히 효과가 있다. 하지만 레이드나 고단 던전에서 효율은...?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고통흑마의 유물무기 기본스킬과 금테특성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기본. 영혼x5초만큼 유물 무기의 효과 2배, 공격력 10% 증가
1. [대상이 죽을 때] 주위 모든 적에게 피해
2. [대상이 죽으면] 20초 동안 지속 피해가 2%씩, 최대 10%까지 증가
3. 부패로 피해를 입힐 때마다 15% 확률로 추가 피해와 피해량만큼의 체력 회복

6. 쉽게 말해서 [딜링 메커니즘이 매우 괴상하다]. 대상이 죽으면 데미지가 오르는 컨셉을 가진 캐릭터로 어떻게 데미지 딜링을 하라는건지 모르겠다.
7. 기본적으로 광딜이 매우 구리다. [광딜에 한해서는 심크 꼴찌인 냉죽보다도 구리다]
8. 시각적으로 아무 것도 없다. 아무 것도. 빨대?


악마 흑마
1. 악마 흑마는 악마를 소환하고 부리는 컨셉을 잡았지만 실제로 소환하는건 임프와 똥개가 끝.
2. 지나치게 많은 것이 바뀌었다. 갈피를 못 잡는 사람들이 많을 정도로.
3. [매우 지루하지만 빠듯한 딜사이클]
4. 악마 소환 -> 악마의 권능 -> 악마 소환 -> 악마의 권능 -> 악마 소환 -> 악마의 권능
5. DOT스킬인 파멸은 [15초마다 발동한다]
6. 스토리상으로 그렇게 강력하다는 흑마법사가 소환하는 악마가 꼴랑 임프랑 똥개? 감시자는? 드레드로드는? 핏로드는?
7. 악마의 권능으로 증가하는 악마의 체력이 7.1 패치에서 너프될 예정. 이게 왜 뼈아프냐면 악마 흑마의 유물스킬인 탈키엘의 잠식 데미지가 소환된 악마의 체력에 기반하여 데미지를 주는 스킬이기 때문.


파괴 흑마
1. 드군 때 유저들의 반응도 좋았고 개성과 컨셉도 제대로 확립하면서 재미까지 있던 파괴 흑마의 2차 자원인 [타오르는 불씨를 없애버리고 조각으로 회귀했다]. 도대체 왜?
2. 혼돈의 화살은 [조각을 2개나 먹고 시전시간도 길고 투사체 속도도 느린데 그에 비례해 데미지가 너무 약하다]. 거대한 초록색 화살이 날아가면 뭔가 끝내주는 데미지를 줄거 같지? 아니다.
3. 울부짖는 불길 특성을 찍으면 제물 데미지가 더 잘 나온다.
4. 지루한 딜사이클. 소각, 소각, 소각, 점화로 조각 수급하고 혼화.
5. 그나마 앞의 두 전문화보다는 나은 편
6. 제물은 확률이고 점화라는 조각 수급기가 있다. 하지만 점화의 쿨타임을 생각하면 제물크리 확률에 의지하는 캐릭터에 가깝다.
7. 소규모 광딜은 준수한 편이다. 대혼란과 유황 불길이 있기 때문.


공통
1. 흑마는 기본적으로 [탱키한 캐스터] 로 디자인 되었다. 하지만 실제로 탱키한가 물어본다면 그렇지도 않다. 어쨌든 천 클래스의 한계가 있다.
2. 하지만 이동기인 불타는 돌진과 악마의 마법진 그리고 생존기인 어둠의 서약은 특성화.
3. 영원한 결의라는 40% 데미지 감소 생존기가 있긴 하다. 8초 지속에 1분30초 쿨다운. 유물특성 찍으면 1분 쿨다운. 무적기? 그런거 없음.
4. 7.1 패치에서 패시브 생존기인 악마 피부와 액티브 생존기인 어둠의 서약이 같은 줄에 있을 예정. 이동기인 악마의 마법진과 불타는 돌진이 같은 줄에 있을 예정.
5. 타 직업군의 확률에 의지하는 시스템은 대부분 없앴는데 흑마는 오히려 확률에 의지하는 스킬들이 많아졌다.
6. 악마의 마법진이나 불타는 돌진 중에 하나는 기본스킬이 되었어야 했다.
7. 현재 흑마가 가진 문제점 대부분이 1년동안의 알파테스트와 베타테스트를 거치면서 많은 흑마 유저들이 느꼈던 부분들이다. 하지만 본섭에 와서 크게 변한게 없다. 오히려 좋았던 부분을 없애버렸다.
8. [재미도 없고 약하다. 플레이할 가치를 못 느끼겠다. 차라리 조드나 화법을 해라.]



흑마 유저로서 공감하는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습니다. 고흑은 제가 애초부터 재미를 느끼지 못했고, 단순히 단일딜 깡패였기 때문에 반강제적으로 스왑한 경우가 있긴 했습니다만 군단에 와서는 유물무기조차 아직 획득하지 않았습니다. 소군단 때 잠깐 플레이해보고 이거는 하면 안되겠다 라고 느꼈거든요. 그리고 제 예상이 맞았습니다. 현재 고흑은 냉죽과 사이좋게 밑바닥에서 놀고 있고, 아마 앞으로도 큰 변화가 있지 않는 이상은 확장팩 내내 그럴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애초에 고통 흑마는 유물 특성부터가 완전히 엉망인데, 고흑 하나 살려보겠다고 블리자드가 유물 특성을 갈아엎겠는가 하고 묻는다면 아닐 것 같으니까요. 물론 흑마가 기본적으로 파일럿의 역량에 따라 개캐가 될 수도 있고, 잡캐가 될 수도 있다고 하지만 현재 흑마는 파일럿이 커버할 수 있는 한계가 너무도 명확합니다.


악흑은 심크에서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너무나 지루한 딜사이클이 너무나 복잡합니다. 딜사이클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조각 수급기로 조각을 모아서 악마를 소환할 때마다 악마의 권능이라는 버프기만 써주면 됩니다. 문제는 유물스킬입니다. 유물스킬 하나 때문에 악마 흑마의 딜사이클이 심히 괴상해졌습니다.

악마 흑마법사의 기본 유물스킬은 [현재 소환된 소환수의 체력 6%를 흡수해 적을 공격, 45초 쿨타임] 입니다. 버프받은 악마를 최대한 많이 소환한 상태에서 유물스킬을 발동해야 많은 데미지를 줄 수 있죠. 악흑이 소환하는 임프와 똥개의 지속시간이 12초입니다. 임프는 조각 4개로 최대 4마리까지 소환할 수 있고, 똥개는 조각 2개로 2마리를 소환합니다. 현재 제 흑마로 가속28%를 맞춘 상태에서 조각 수급기인 어둠의 화살 시전시간이 1.6초이고 굴단의 손의 시전시간이 1.2초이고 글쿨까지 계산해보면 임프 4마리를 소환하는데 필요한 시간이 약 9초입니다. 똥개 2마리를 소환하는 시간은 6초 안팎입니다. 임프 8마리와 똥개 2마리를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이 길어야 4초 남짓이겠죠. 그런데 이놈의 유물스킬은 1.6초라는 시전시간이 있네요.

이렇게 일일이 시간을 열심히 머릿속으로 계산해가면서 딜을 하는 것도 머리가 아픈데 무빙구간에서 흑마의 딜링기는 전무합니다. 무빙가능한 채널링이나 캐스팅 기술이 없습니다. 그런데 무빙구간이 끝나니까 소환한 악마들이 전부 사라졌으니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심크에서 악흑이 1위를 한 이유는 프로그램이 악마를 소환하는 시간, 악마의 지속시간, 버프 유지시간, 스킬 캐스팅 시간까지 모든걸 완벽하게 계산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간혹 인벤 흑게에 디피를 끝내주게 뽑았다는 사람들이 있죠. 그런데 그런 사람들도 던전과 레이드 내내 그런 딜량을 유지할 수 있느냐고 물어보면 저는 자신있게 아니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악흑과 고흑은 에메랄드 악몽 영웅 기준 밑바닥이고, 파흑이 간신히 중위권에 턱걸이하고 있습니다.


저는 중간에 사냥꾼과 법사도 해봤지만 흑마만큼의 매력과 재미를 느끼지 못한 탓에 결국 흑마만을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특히 타오르는 불씨라는 개성있는 자원으로 정말 몹을 불태우고 파괴하는 느낌을 주는 파괴 흑마법사에 엄청난 매력을 느꼈습니다. 파흑하면 타오르는 불씨였고 (불씨가 쌓일 때 캐릭터가 빨갛게 불타던 간지는 덤) 검은바위 용광로 후반부터 지옥술 성채까지 시체파흑이라는 재미와 강함을 동시에 추구한 파괴 흑마법사가 성행했습니다. 그리고 블리자드는 군단에서 타오르는 불씨 시스템을 완전히 없애버렸습니다.


제가 군단에서 가장 이해하기 힘들었던 부분입니다. 드군 시절 불씨파흑이 그렇게 강력한게 문제였다면 다른 방법으로 약화시키되 시스템 자체는 유지했다면 많은 흑마 유저들이 이렇게 큰 실망감을 느끼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가뜩이나 악사에게 탈태도 빼앗기고 오랫동안 악흑의 필살기와도 같던 영혼의 불꽃도 삭제시켰는데, 그나마 불씨 자원 컨트롤로 재밌게 하던 파흑까지도 조각으로 회귀했으니까요. 그럼에도 파흑이 현재 그나마 희망이 있는 편입니다. 무한 2타겟 딜링이라는 명확한 장점이 존재하기 때문이죠.


제가 속해있는 길드나 타섭에서 함께 레이드하는 한국분들을 보아도 흑마 유저는 저 한명 뿐입니다. 타길드에서 같이 레이드하던 흑마 유저분은 고통 흑마법사를 열심히 연구하다가 지쳐서 접으셨고, 몇몇 분들은 조드나 사냥꾼으로 갈아타셨구요. 저는 아직 확실히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한 우물만 파다보니 우물파는 스킬은 늘었는지 레이드에서 딜량이 낮다거나 하는 문제가 있지는 않지만 불씨 파흑과 비교해서 너무나도 재미가 없다는 사실에는 동의하지 않을 수 없는 상태입니다. 사실 흑마가 어떻게 해야 현재의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아도 뾰족한 방법이 떠오르지도 않구요. 악흑은 아예 뼈대부터 싹 갈아엎거나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 이상 현재의 복잡하지만 재미없는 메커니즘을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지 않고, 고흑 또한 유물특성 시스템을 갈아엎어야 돌파구가 보일 것처럼 느껴집니다. 파흑은 솔직히 불씨 시스템만 롤백해주면 데미지가 구려도 재미있게 할 것 같지만 이것 또한 크게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다른 직업군들도 저마다 암울한 시기를 보내고 있겠지만 (징기 유저분들 죄송합니다), 제가 블리자드에 바라는건 제발 포럼에서 유저들의 목소리에 귀 좀 기울여줬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직업군을 평등하게 밸런스를 맞추는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 사실이고 인정합니다. 하지만 알파와 베타 때부터 본서버까지 1년이 넘는 시간동안 끊임없이 제기된 문제들이라면 해결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막상 지금 내가 이 캐릭터를 삭제해도 크게 미련이 없을 것 같다고 느껴지니까 슬퍼지기도 하구요.


물론 아직 확장팩 초반이고 앞으로의 패치가 많이 남아있고 계속 흑마를 플레이할 것입니다. 그렇게 암울하던 암흑사제도 레이드가 열리니 레이드로그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모습을 보면서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물력과 연맹자원 모으려고 전역퀘와 사절퀘와 신화 던전을 쉴새없이 뛰어다니던 시간들이 허무하게 날아가지는 않을까 굉장히 걱정스러운건 사실이네요.


긴 징징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 흑마 유저분들을 비롯한 모든 와우저분들 재밌게 플레이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