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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6/22 23:24:21
Name Any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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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기타] [크킹2] 열흘간의 사투




피지알의 게임게시판을 강타한 화제의 게임, 크루세이더 킹즈 2 (통칭 크킹2)

저도 흥미를 느껴서 열흘 전 구입하고 시작해보았습니다.

만인의 추천 더블린 백작, 일반모드, 난이도는 기억이 잘 안나는데 보통이었을 것 같습니다.

열흘 정도 플레이하니까 200년 정도 시간이 흐릅니다. (현실은 43시간 플레이했고요)

게임 속에서 참 많은 일들이 있었네요.

시작하자마자 들인 영재 며느리가 더블린 백작 1대를 암살해버리고 (할 거면 들키지나 말지...)

2대는 아일랜드 왕이 되기 위한 조건인 7번째 백작령 정복을 위해 공성 도중 숨을 거뒀습니다. (2달 후 공성 종료)

바로 공작위를 이어받아 공성을 마무리짓고 아일랜드 왕이 된 3대는 아일랜드 섬을 통일하는 데 성공하지만...

신롬이 불참했는데도 예루살렘 십자군을 성공시켜버린, 무시무시한 잉글랜드 왕이 버티고 있어 브리타니아 제국은 무리.

웨일즈의 백작들 몇 명이 카톨릭 이단을 믿다가 성전을 당해서 웨일즈는 이미 브르타뉴, 스코틀랜드, 잉글랜드가 분할해버렸습니다.

결국 추가적인 정복은 하지 못하고, 스코틀랜드의 침략을 막아내며 장수하다 온갖 결혼과 음모가 실패한 뒤 숨을 거둡니다.

덕분에 4대는 뭘 하지도 못하고 수명이 다해 금방 세상을 떠났습니다만, 죽기 직전 분할되지 않았던 웨일즈의 백작령 하나를 차지합니다.

이것이 5대째에 와서 엄청난 나비효과를 불러버립니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내전 + 3대가 뿌려둔 결혼과 음모 + 4대가 점령해둔 백작령 근거지 = 웨일즈의 완전 정복!

아일랜드의 왕이자 웨일즈의 왕에 오르고, 웨일즈 전토를 정복한 얼마 후 5대가 죽습니다.

그렇게 6대가 즉위할 즈음, 아일랜드 왕국은 잉글랜드가 신롬과 전쟁으로 혼란한 틈을 타 브리튼 섬의 최강국 자리에 오릅니다.

하지만 잉글랜드 인베이젼을 교황이 허락해주지 않는군요... (십자군 왕국인데다 하필 신롬이 대립교황을 세워서...)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6대가 병으로 덜컥 죽어버립니다.

후계자 중 최초로 천재 트레잇을 달아서 많은 기대를 모았던 7대가 아청왕으로 등극합니다.

아청왕이라 아무것도 못하고 시간을 낭비하는 사이 잉글랜드는 국력을 회복해 버렸습니다.

'에이 모르겠다 스코틀랜드 땅 야금야금 갉아먹고, 브르타뉴나 정복하고, 휴전기간엔 뭐하지...?'

하는 사이 교황이 일 칸국에 십자군을 걸었군요. (신롬 황제가 결국 기존 교황을 폐위하고 대립교황이 정식 교황됨)

신롬도 참전하니 저도 가봅니다. 카톨릭 국가 군사력 순위는 1. 신롬 2. 잉글랜드 3. 아일랜드 입니다.

당연히 잉글랜드도 참여할 줄 알았는데, 파티마의 시아파 칼리프가 예루살렘에 지하드를 걸어버렸습니다.

잉글랜드가 빠지긴 하지만 그래도 신롬인데... 하는 생각에 대군을 편성해서 아나톨리아에 상륙시켰죠.

그러나 신롬/아일랜드/카톨릭 기사단/폴란드/기타 카톨릭 공작 및 백작 연합군은 일 칸국과 킵차크 칸국의 연합에게 박살났습니다.

한편 시아파의 지하드도 잉글랜드/스코틀랜드/프랑스/아키텐 연합군을 깨부수고 성지를 빼앗아갑니다.

카톨릭은 엄청난 타격을 입고 후퇴해서 한동안 국력을 회복하는 데 주력하는데...

서쪽으로부터 아즈텍의 20만 대군이 침공을 시작했습니다!

노르웨이와 스코틀랜드에 각각 10만의 둠스택이 드랍되는 걸 보고 깜짝 놀란 7대는 모든 행동을 중단합니다.

곧바로 딸을 시집보내 잉글랜드를 적대국에서 동맹국으로 바꾸고, 돈을 쌓아서 아즈텍의 공격에 대비했습니다.

솔직히 자신은 없었습니다. 스코틀랜드와 노르웨이는 뭐 해 보지도 못하고 그대로 아즈텍의 대군에 무너져버립니다.

아즈텍 제국의 다음 목표는... 아일랜드! 그 중에서도 아일랜드가 점령하고 있던 스코틀랜드 영지들을 주 목표로 합니다.

15만의 대군이 해협을 건너올 때, 제가 동원할 수 있었던 병력은 용병과 카톨릭 기사단을 포함해도 7만.

정말로 패배를 직감했었습니다... 도저히 이길 것 같지가 않았어요.

하지만 우리의 7대, 천재 왕은 해내고 말았습니다.

아즈텍의 둠스택 15만을 전멸시키고, 화친도 아니고 전쟁을 승리해버렸습니다!

사실 몇 번씩이나 해협을 건너온 아즈텍군에 의해 궤멸당했습니다만...

잉글랜드 왕이 몇 번에 걸쳐 스코틀랜드로 병력을 보내 아즈텍 군대의 시선을 끌어준 것이 주효했습니다.

그게 아니었다면 전력을 재집결해 반격을 시도하기도 전에 무너져버렸을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브리타니아 제국이라는 야망을 위해 잉글랜드를 적대했습니다만,

내일부터는 저 잔혹한 서쪽 제국의 야만족들에게 복수하는 것으로 목표를 수정했습니다.

여기까지, 처음으로 해 본 게임치고는 아주 잘 풀렸던 저의 크킹 플레이 후기입니다.

다시 세이브파일을 로드했을 때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스코틀랜드를 야만족을로부터 다시 켈트인들의 것으로 돌아오게 할 수 있을까요?

정말로 혈맹 잉글랜드와의 의리를 위해 브리타니아 제국을 향한 야망을 접을 수 있을까요?

확실한 건, 이 이야기가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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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stana
15/06/22 23:33
수정 아이콘
크킹 진짜 재밌죠.. 크크 여기 또 한 분의 희생자가..
15/06/22 23:42
수정 아이콘
이렇게 또 크킹 프로게이머 지망생 분이...
15/06/22 23:58
수정 아이콘
놀지말고 게임만 하셔서 얼른 다음 이야기도 올려주시죠 크크
15/06/23 00:23
수정 아이콘
사실 아즈텍 이긴거에 흥분해서 한 장면만 올린거라 다음 이야기를 쓸지 모르겠네요 흐흐
Naked Star
15/06/23 00:01
수정 아이콘
괜히 또 궁금하게 만드시네요 크크

역시 역사는 천재를 통해!
좋은하루되세요
15/06/23 00:09
수정 아이콘
이거 끝나시면 바이킹의 시대에서 white shirt로 플레이 해보세요.
바이킹 군단을 이끌고 웨일즈 먹고 스코트랜드 먹고 브리타니아 만든다음 아일랜드 침략할때쯤 딱 십자군 시작됩니다.^^
15/06/23 00:24
수정 아이콘
이슬람 쪽을 해볼까 생각중이었는데, 추천해주신 것도 한번 고려해봐야겠네요~
15/06/23 00:26
수정 아이콘
이슬람이라니요. 크킹유저라면 조로아스터 정도는 꼭 해보는거 아닙니꽈?
소독용 에탄올
15/06/23 00:56
수정 아이콘
이슬람 하면 역시 우마이야 왕조 강역수복을 목표로!
(시기를 잘 잡으면 선셋 둠스택하고 몽고 둠스택을 다 맞을 수 있다는 장점이..)
15/06/23 00:55
수정 아이콘
오오오 덜덜덜
15/06/23 01:30
수정 아이콘
기독교 처음하면 늘 그러하듯이 클레임이 부족해서 애먹고 있으신거 같은데 자식들 결혼시킬때 결혼상대로 왕국급 클레임을 가진 상대를 잘찾아서 결혼시키면 의외로 금방 승천합니다.
차기 플레이는 조로아스터를 적극 추천합니다 크크
그중에서도 전 샤를마뉴때의 시대의 바반드조를 추천합니... 올드갓때의 카렌조도 추천할만하고요.
크킹2를 해보면 현관교로 샤오쉬안트는 한번 찍어줘야합니다!
15/06/23 08:53
수정 아이콘
초보라 3~4대때 결혼/음모를 좀 삽질한 것도 있지만, 5대가 1남 4녀에 6대는 아예 천재 아들(7대) 하나만 남기고 요절해서요...
선셋 막는데 동맹 끌어들이느라 7대때는 남은 자원이 없고 8대부터 다시 자식 결혼농사 잘 지어봐야겠네요.
현관합체는 크게 취향이 아니지만 그래도 크킹2를 한다면 한 번은 해봐야겠죠 크크
저 신경쓰여요
15/06/23 02:49
수정 아이콘
캬 재밌네요! anyname님께도 연재의 재능이 느껴집니다.^^ 잘 읽었어요~~~~
15/06/23 08:47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글 잘 쓴다는 칭찬은 언제 누구에게 들어도 기분 최고네요!
Jon Snow
15/06/23 04:48
수정 아이콘
초보신데 선셋키고 하시다니 대단하십니다
잉글랜드랑 지금 친하긴 하셔도 이제 뒤통수 치고 황제 하셔야죠 크크
15/06/23 09:13
수정 아이콘
사실 별 생각없이 모든 DLC 켜고 시작했었는데 '서쪽으로부터의 소식' 보고 아차 싶긴 했습니다.
황제... 지금까지 계속 원했던 자리인데도, 이 타이밍만큼은 잉글랜드 공격이 망설여지네요. 전 정략/모략과 어울리지 않는 성격인가봅니다.
중세나 지금이나 [현실에서도] 권력이란 최고로 비정하고 탐욕스러워야 차지할 수 있는 법인데 겨우 게임에서 망설이고 있으니...

*p.s.
뮈뮈 여공작: 헛소리 집어치워! 아버지를 암살하고 공작령을 강탈해 간 살인자 왕! (3대 때의 이야기입니다.)
15/06/23 06:48
수정 아이콘
재미 있게 읽었습니다. 한번 해볼까 해서 스팀 보니까 나온지 꽤 된 게임인데도 가격이 싸지는 않더군요. dlc도 후덜덜하게 많아서 세일을 노리는걸로...
15/06/23 08:46
수정 아이콘
아이고...5시간만 일찍 스팀을 보셨어도 -80%가 찍혀있는 걸 확인하실 수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15/06/23 10:22
수정 아이콘
헉... 아니 80프로 세일을 놓친 직후에 관심을 가지다니 ㅠㅠ
아이지스
15/06/23 07:23
수정 아이콘
리투아니아가 승천했네요
15/06/23 09:06
수정 아이콘
아마 현상태의 아즈텍보다 세지 않을까... 너무 멀어서 별 관심은 없었는데 듣고 보니 그러네요.
15/06/23 08:48
수정 아이콘
이야. 아일랜드와 브리튼 일부만 먹은 상태로 아즈택 둠스택을 막아내시다니 훌륭하십니다.
가톨릭 국가는 결국 결혼 프로젝트에 목숨 걸 수밖에 없더라고요. 클레임 잘 만드셔서 브리튼 먹고 브리타니아 황제 등극하신 후 이제 대륙으로 진출하는 겁니다!
15/06/23 09:01
수정 아이콘
AI가 멍청한 게 많은 도움이 되었죠... 필사적으로 군대 모아서 해협 이편에 배치하면 알아서 공성 포위를 풀고 바다를 건너서 와주더라고요.
해협 끼고 싸우면서 둠스택 갉아먹고 시간도 질질 끌어볼 생각이었는데 몇 번 궤멸당했다가 막판에 역으로 궤멸시키면서 전쟁점수 100...
거기서 집결시킨 병력 무시하고 공성을 계속했다면 아마 힘들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랬으면 스코틀랜드 쪽 영지는 포기할 생각이었어요.
교황이 이교도랑 잘 싸워보라고 돈 보내주는 이벤트도 두세번 떴고 잉글랜드도 예상한 것 이상 적극적으로 도와줬네요.

잉글랜드만 먹으면 이미 브르타뉴도 확보했고 노르망디도 들어오니 대륙 진출의 교두보는 마련한 상태인데...
정작 잉글랜드가 제 손에 들어오질 않네요 흐흐 지금 당장 혈맹급 동맹이기도 하고... 일단 서쪽에서 온 이교도 야만족들부터 어떻게 해야...
15/06/23 09:04
수정 아이콘
잉글랜드가 적극적으로 도와줬다는 건, 잉글랜드의 국력이 그만큼 소진되었다는 이야기겠지요. 마치 임진왜란 때의 명처럼요. 도와줬는데 뒤통수치니 미안하긴 하지만 원래 세상만사 그런 것, 이용해먹을 수 있을 때까지 이용해먹은 후 타이밍을 잘 잡아서(내전이나 전쟁중일 때) 맛깔나게 뒤통수를 후려치시는 겁니다. 사나이로 태어났으면 황제 한 번 해 봐야죠!
15/06/23 12:00
수정 아이콘
크킹 진짜 어려운거 같아요. 하나하나 부딫혀가며(무한 로딩하며)하고있습니다ㅜㅜ

궁금한게있는데 왜 결혼할때도 마음대로 안되는건가요? 거절되는거면 모르겠는데 노총각 왕자 결혼시키려는데 상대측에 여자가 아예안뜨기도 하고.. 너무 어렵네요ㅜㅜ 재밌어서 계속하고는 있지만요 크크
15/06/23 12:24
수정 아이콘
대상이 플레이어의 궁정에 있을때는 오라가라 결혼시키니 마니 마음대로 할 수 있지만 대상이 작위를 받아 궁정을 떠나게 되면 그때부터는 제안만 가능하지 명령을 못내립니다.
15/06/23 12:31
수정 아이콘
거창하게 썼습니다만 사실 저도 초반엔 세이브로드 한 두어번 했습니다. 그래도 아즈텍과의 전쟁은 세이브로드 없이 해서 뿌듯하네요.

결혼을 주선하려면 남성과 여성 중 적어도 하나는 자신의 궁전에 있어야 가능한 것 같습니다.
아마도 말씀하신 노총각 왕자에게 백작령을 주셨거나 해서 궁을 나갔는데, 궁에 미혼 여성이 없으신 것 같아요.
저도 이거 잘 몰라서 3~4대 정도 진행할 때 엄청 고생했어요.
정 결혼을 꼭 시키고 싶으시다면 음모 항목에 있는 '사교계 데뷔'를 선택해서 등장하는 여자랑 결혼시키시면 됩니다.
노총각 남자 친척들 구제해서 가문 크기 늘리고 싶을 때 쓰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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