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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5/31 03:06:21
Name Since1999
Subject 이제는 정말 추억으로 남겠네요.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스타리그를 보고 있습니다. 저만의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전반적으로 초중반에 힘을 많이 주는 빌드가 많이 나오더군요. 특히 기존의 스타리거들은 더더욱 그러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신인 선수들은 최근까지 유행하던 스타일 대로 가고 있습니다만 이번 리그는 유난히 더 신인급들이 힘을 못 내고 무력하게 패배하고 있습니다.
  
프로리그가 스타1, 스타2를 병행하는 체제로 바뀐 후 경기를 몇 번 보긴 했습니다. 저는 스타2를 플레이해본 적도 없고 경기도 gsl 몇 경기 본 것이 전부이기 때문에 현재 스타2에 관심이 없습니다. 스타2가 너무 궁금해서 gsl 경기를 보았을 때 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고시  공부를 시작하고 있는 시기여서 멀리하였죠. 하지만 스타1은 제가 중학교 1학년인 1999년부터 보았고 제 삶의 중요 관심사였기 때문에 쉽게 끊을 수도 멀리할 수도 없었습니다. 고시공부를 하면서도 플레이 횟수는 현격하게 줄었지만, 주말이면 신림동 pc방에서 다른 친구들이 게임하고 예능 볼 때 리그를 다운받아 보게 되더군요.(신림동 pc방은 고시생 주말 여가를 위해 여러 tv영상을 준비해 놓고 있습니다) 현재도 몇 경기 보고 나서 이 글을 쓰고 있네요.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작년의 리그 공백기는 저에게 득이 되었을 수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저의 선택의 결과가 아니었다면, 이제는 저의 선택으로 리그를 멀리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스타리그 마저 이번이 마지막이라면 저의 청소년기와 20대를 함께 했던 한 부분이 전부 추억으로만 남게 되겠군요.

  정말 아쉽습니다. 투니버스에서 방송된 PKO 99 보다 이전에 정일훈 캐스터와 엄재경 해설이 이벤트 대회를 중계할 때 부터 봤거든요. 리그가 출범되고 배틀넷 1위 출신(?) 김도형 해설(김태형 해설)이 들어왔죠(처음에 아콘을 아르콘이라고 했던 기억이 남). 당시 녹화로 금요일 밤 10시에 중계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아버지가 안 주무시면 못보고 12시 쯤에 재방송을 봐야 했던 기억이 생각나네요. 온게임넷이 생기고 임요환에 열광했고, 중2 때 선수들을 한꺼번에 보고싶어서 방학 아침에 메가웹에 예선보러 갔던 기억도 나고요. 후발주자 겜비씨, itv(전용준 최은지 캐스터의 열전게임챔프가 기억나네요)등등의 방송도 프로리그의 출범도 제 인생에서 스타의 영역은 넓어져만 갔죠.
  고3때 수능 1주일 남기고 임진록 3연벙을 라이브로 본 것도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고3때 봤던 경기들이 더 기억에 많이남네요) 2세트 시작할 때 시켰던 교촌치킨이 머큐리 3차전 gg칠때 왔던 기억이 납니다. 경기 끝나고 저의 수능 성적 보다 저그의 앞날을 걱정 했지요. 라이브로 봤던 엄청난 경기들이 많고 당시 두 선수를 가장 좋아 하지도 않았지만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대학을 가고 군대를 가도 제 관심은 여전 했고 고시공부를 시작해도 끊을 수 없었죠. 끝나지 않을 것 같았는데......

  다시 추억을 접고 현재로 돌아오면... 이번 시즌 프로리그의 체제는 과도기라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이 중론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선택이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같은 스타 1팬은 이탈하고 스타 2팬은 실망하고 gsl에 집중하게 될 것 입니다. 사실 체제 자체의 약점으로 스타1은 연습할 필요성이 적습니다. 1,2,3 set 초중반 빌드 위주로 깔고 져도 그만이고 스타2만 잡으면 에이스 결정전도 스타2니까요.(이번 스타리그의 경기력 혹은 경기 패턴등도 이것의 연장 선상으로 보입니다. ) 또한 경기 화질은 게임에 따라가지도 못하고 해설 또한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팬이 새로 유입 될만한 요소가 없습니다. 그나마 네임드 선수들이 활약에 기대야 하는데 여의치도 않구요. 연습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어쩔 수 없다는 것도 잘 알지만 아쉬움반 실망반의 상황은 필수불가결 하겠죠.

  어쩌다 보니 스타리그를 본 후에 가장 최근에 팬이 된 이경민 선수의 아주 무력한 3패탈락과 현재 가장 좋아하는 송병구 선수의 기록 무산 및 동반 탈락으로 인해 화가나 이런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일기장에 적을 글을 적었네라고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언젠가 스타 관련 글을 pgr에 남기고 싶었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눈팅 약 8년하고 어떤 글에 화가나 가입하고... 아무튼 이런 글이 처음이자 마지막 스타글이 될지는 몰랐네요. 두서 없는 글 읽으신 여러분 기억속에도 좋은 추억으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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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31 03:24
수정 아이콘
이번 스타리그결승은 무조건 갈 생각입니다. 서울에서 할 것같고...진짜 좋아했었으니까 미련없이보내줘야죠 하.
12/05/31 03:26
수정 아이콘
So1에서 오영종선수에게 좋아하던 서지훈 최연성 임요환 선수가 차례대로 져서 오영종 선수가 MBC게임에서 염보성한테 질 때 엄청 기뻣었는데 7년전이네요 으익... 그 선수들도 다 은퇴하고 그 와중에 스페인잘하네요
12/05/31 04:29
수정 아이콘
[저같은 스타 1팬은 이탈하고 스타 2팬은 실망하고 gsl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 공감합니다.

바쁘다 보니 바뀐지도 모르고 있었는데...
시작한 다음에서야 알았지만 방식이 많이 바뀌었네요.

스1 팬층을 자연스럽게 흡수한다는 취지는... 적어도 그 팬이 스1 스2 모두 할줄 아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일거에요.

잠깐 켜도 4set 이후 경기를 하고 있으면 그냥 채널을 돌려요. 모르니까요.
그렇다고 40줄이 돼서 이제서야 스2를 해볼 수도 없고요.
(해볼 시간 자체가 없긴 해요;;;)

어차피 스1로 계속 가도 시간이 없어서 시청 못 하고 있었겠지만, 스2 할줄 모르는 입장에서야 이제 시청은 안 하게 되겠네요.
마나님이 참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그날따라
12/05/31 08:12
수정 아이콘
유일하게 챙겨보는 중계방송인데 천천히 끝을 본다는 게 꽤나 우울하네요.
언제 망할까 하면서 보다가 프로리그가 정착되고 이젠 더 크지는 못해도 망하진 않겠구나 했는데 신인선수가 안 나올때부터 심상찮더군요.
스2를 보지를 않지만 선수들이나 관계자들이 이렇게라도해서 생명연장을 했으면 싶네요.
RPG Launcher
12/05/31 09:02
수정 아이콘
너무 스2의 상황에 대해서 비관적으로 생각하시는게 아닌가 싶습니다만... 스1이 생활의 일부로 다가왔을 정도로 파릇파릇하게 젊었을 적, 스1을 일찍 접하고 재밌게 플레이 했고, 비록 스1을 플레이하지 않더라도 스타리그, MSL을 시청해오셨던 분들은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구나 라고 생각합니다. 스1이 재밌는 스토리가 참 많이 나왔으니까요.

저같이 낙관론적으로 희망적인 시각에서 앞으로의 스2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으면 그만큼 비관론적이고 암울한 시각으로 보는 분들도 있겠죠. 사람의 생각이 다 같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이리저리 간섭 안하고 스2 안 볼 사람은 그냥 안 보시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만, 이런 글을 보니까 스1이 완전히 종료되는 것도 이제 4개월 정도밖에 안 남았다고 생각하니 또 씁쓸하기는 하네요.
아티팩터
12/05/31 09:35
수정 아이콘
스포츠 적인 면에서 볼때, 이렇게 종목의 변환이라는 부분은 분명 e-sport이기에 생기는 독특한 일이라 생각하고
이 흐름에서 분명히 함께 넘어가지 못하는 분은 생기기 마련이라고 생각해요. 아쉬운 일이지만 뭐 그것은 개인의 일이고...
여하튼 하나의 종목이 엔딩을 맞이하는 걸 바라보는 시선에는 애잔함이 깃드는게 당연하겠지요.
무슨 게임의 팬이다를 떠나서, 한시대를 풍미한 한 리그의 마무리에 조용히 박수를 보내렵니다.
12/05/31 11:52
수정 아이콘
딱 제가 하고싶은 애기를 그대로 적어주셨네요.
스타리그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까 참 씁쓸하네요
광개토태왕
12/05/31 12:30
수정 아이콘
이번 티빙스타리그가 스타크래프트1 리그의 마지막이라고 생각을 하니 참으로 아쉬운 감이 어찌잖아 많이 있는데요.
언젠간 이런 날이 올거라고 제 자신은 분명히 예상은 했었지만 막상 이렇게 마지막을 장식하려고 하니 좀 울컥 하기도 합니다.
그 동안에 e스포츠는 수 많은 성장과 위기를 반복해왔었는데
2000년 초반부터 이러한 게임 리그들은 곧 망할 거라는 이야기가 셀수 없이 거론 되었었죠.
하지만 스타크래프트만큼은 분명히 달랐습니다.
스타크래프트1이 지금까지 15년째 우리나라에서만큼 건재하고 있는 것 만큼은 후손에 추앙받을 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뭐 스타크래프트2를 안보는 사람들에게는 어쩔 수 없지만 이제는 슬슬 스타크래프트2에 집중을 하려고 합니다.
아직 확장팩도 안나온 시점이니 나중에 확장팩이 나온다면 인기가 더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스타크래프트1에 대한 추억은 영원히 잊을 수 없겠지만요...
매콤한맛
12/05/31 13:11
수정 아이콘
프로리그가 살아나려면 기존스1강자들이 스2에서 좋은모습을 보여줘야됩니다.
하지만 망할놈의 병행때문에 스1강자들은 스2연습을 하면서도 계속 스1을 연습해야되니
이름없던 선수들이 스2에서 더 좋은모습을 보일수밖에 없고 격차는 병행기간동안 점점 더 벌어질수밖에 없습니다.

저도 스1 골수팬이지만 스1 유명선수들이 스2 하는거보면 신기하고 그렇습니다.
아직은 호기심이 있어서 나름 재미를 느끼는건데 이게 언제까지 지속될순 없습니다.
스1 강자들이 병행의 틀에 갇혀 점점 스2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면 팬은 이탈할수밖에 없고
결국 병행은 자멸의 길로 가는 거라고 봅니다.

하루라도 빨리 병행은 중단되어야합니다.
12/05/31 15:09
수정 아이콘
"저같은 스타 1팬은 이탈하고 스타 2팬은 실망하고 gsl에 집중하게 될 것" 에 대비책으로
온게임넷 주관 스2 개인리그는 현gsl선수들도 참여할수있죠

저도 투니버스시절부터 봐와서 그런지 씁쓸한건 어쩔수...
04년쯤부터 자취시작하고나서 약속없는 금요일저녁이면 혼자먹던 치킨한마리 값은 굳은지 오래네요...휴;;
그리메
12/05/31 15:17
수정 아이콘
예전 같으면 이영호가 재경기를 한다는 사실에도 후끈?해서 빠심으로 대동단결하는데 이미 이영호VS이제동 라이벌도 지나갔고 제8게임단 문제도 그렇고 이판에서 더이상 스타1이 공존하기도 어려워지다보니 이영호의 우승 타이틀 신기록 여부 등에도 관심이 멀어질 수 밖에 없네요. 언제까지고 바둑처럼 영원할 줄 알았는데...이제 스타1 자체를 보는 것도 거의 끝나가겠군요.
밤새서 하던 게임이었고 제 군대 말을 화려하게 수놓아준 게임이기도 했는데 이렇게 15년의 스타 역사가 종을 치게 된다고 생각하니 상당히 착찹하면서도 참 오래 잘 버텨주었다 싶네요.
그러니까 마지막이니 이영호 화이팅! 전무후무 7회 우승해주고 전설로 마무리해주길~
새강이
12/05/31 15:20
수정 아이콘
결승전을 마지막으로 오프뛰는것도 접고 e스포츠도 접어야겠어요..고마웠어요 스타1
운체풍신
12/05/31 15:20
수정 아이콘
이번 시즌 와서 병행 덕분에 생방송은 단한번도 안 보고 vod만 한 두 경기 봤는데 투니버스 시절부터 봐왔던 스덕으로서는 씁쓸하네요.
몇 달전만 해도 스타 안 하면 뭔 재미로 살지 싶었는데 금방 적응하는게 사람이라고 벌써 다른 일이랑 취미나 하느라 스타의 공백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것을 보면 진짜 마지막이 이렇게 오는거구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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