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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8/20 16:02:39
Name noknow
Subject 10-11 프로리그 결승 리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결승이지만, 좋은 승부를 보여주어서 선수들에게 참 고맙습니다. 우승한 KT에게는 축하를, 패배한 SK에게는 위로의 말을 전합니다. SK를 응원하면서도 어제 우승후 박정석 모습을 보니 참 짠하더군요. 전체적인 결승 리뷰 글이 없어서 정리한다는 마음으로 써봅니다. 혹시라도 중복이면 삭제하겠습니다.

1. 엔트리싸움에서 완승을 거둔 SK
SK입장에서는 결과를 떠나서 당초 계획대로 엔트리싸움을 만들어 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결승전 인터뷰서 4:0으로 이기겠다는 말이 그냥 빈말이 아니었을 정도로 실제 결승에서도 팀의 원투펀치를 1,2경기에 보내는 강수를 둡니다. 저그전이 좋은 김택용, 이승석에게 실제로 저그전을 붙였고, 토스전이 좋은 어윤수에게 상대 유일한 토스인 김대엽을, 그리고 도재욱을 상대 4저그를 피해서 의도대로 이영호와 붙임으로서 사실상 티원의 의도대로 거의 되었다고 봅니다. 사실 엔트리로만 봤을 때는 티원이 4:0, 4:1, 4:2 그 어떤 스코어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의도된 엔트리였고, 실제로 에결가기 이전까지 분위기 역시 티원의 승리 시나리오가 유력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죠. 개인적으로 이정도로 엔트리를 맞추고도 질수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고, 그만큼 KT 승자들의 경기력이 좋았기도 했습니다.

2. 양 팀 모두 저그에 울다
티원이 정규시즌 우승을 하기에는 저그들의 공헌이 컸습니다. 과거 티원 저그라는 최악의 시절도 있었지만, 올해 이승석-어윤수 라인은 팀 우승에 상당히 큰 공헌을 합니다. KT도 마찬가지로 4저그의 눈부신 활약으로 포스트시즌에서 승승장구하며 결승에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양 팀 출전 12명의 선수중 무려 6명의 저그선수가 출전했지만, 고강민 선수를 제외하고는 전패를 하였습니다. 티원입장에서는 팀 두 저그에게 자신들이 강점을 보이는 종족 전을 붙여주었음에도 완패하면서 에결에 갈 수 밖에 없었고, KT입장에서도 이지훈감독이 밝혔듯이 1승 3패를 하면서 팀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 졌습니다. 다만, KT입장에서는 고강민의 승리가 참 의미 있었습니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사실상 고강민은 이영호 다음 투펀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고강민의 1승은 이번 포스트시즌 내내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과거 엠비씨게임이 우승하던 시절 박지호에게서 느꼈던 그 부분을 고강민이 해내주었습니다.

3. 쉽지 않은 연습과 클래스의 승리
중국 결승이 취소되면서 일정이 밀렸고, 이는 선수들 경기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양 팀 감독 인터뷰 보면). 아무래도 중국 결승에 맞추어서 모든 걸 조정하다보니 생각지 못한 연기로 선수들 역시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았을 겁니다. 길어진 공백기로 인해서 티원은 1위 어드밴티지가 거의 없어졌고, 경기감각문제도 생긴 것으로 보입니다. KT 역시 휴식과 준비시간을 얻었지만, 포스트시즌에서 이어온 기세가 많이 꺾였죠. 특히 4저그......하지만, 이러한 문제라도 결국 양 팀 모두 결승을 대비해서 충분한 준비를 할 수 있었고, 그로 인해 단순 상대전적이나 종족상성보다는 일명 클래스 있는 선수들이 승리를 합니다. 사실 이 부분은 어찌 보면 상당히 주관적인 생각이라는 느낌도 있는데 전 이번 결승은 양 팀 클래스간의 대결로 보았고, 거기서 티원이 밀렸다고 봅니다. 특히 이영호의 존재에 대해서..

4. 이영호의 위엄과 두고두고 회자될 티원의 에결 엔트리
이영호는 정말 최고였습니다. 스타1의 역사상 최고의 선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듯합니다. 시대를 지배한 테란 원탑의 위대함(이윤열, 최연성)을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티원으로서는 이영호의 존재감을 알았기에 가급적 에결 이전에 끝내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실패했습니다. 박용운감독의 인터뷰에서도 이러한 언급이 나옵니다.

"도재욱이 에이스 결정전을 치르기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이전에 경기를 끝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며 "테란을 상대로, 특히 이영호를 맞아 도재욱이 완벽히 준비하고 있었기에 확신이 있었지만 나의 확신으로 인해 팀이 패해 할 말이 없다"

이미 지금 게시판에 어제 에결 엔트리에 대해서 많이 나왔고 저도 리플을 달았지만 빠질 수 없는 내용이기도 해서 길게 썼었는데 논란만 또 일어날것 같아서 간단히 남깁니다. 전 사실 김택용 기용했어야 했다고 생각하지만, 도재욱 기용도 납득이 가긴 합니다. 보아하니 연습때 도재욱에 대한 확신이 있었던것 같기도 하고....어쟀든 어제 에결 선수 기용은 두고두고 회자될것 같습니다.


두 팀은 좋은 승부를 보여주었습니다. KT는 충분히 우승자로서의 경기를 보여주었고, SK 역시 왜 그들이 정규시즌 우승자인지 충분히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번 결승에 대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많은 이야깃거리와 좋은 승부를 보여서 참 좋습니다. 어려운 상황에 놓인 스타1판에 있어서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영호선수는 한달 후 수술 성공적으로 되어서 건강히 복귀했으면 좋겠고 김택용 선수 역시 개인리그에서 자기 가치를 더 증명해내길 바랍니다. 팀에서도 개인리그 배려해주었으면 하네요. 문제는 msl이 개최 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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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프의대모험
11/08/20 16:19
수정 아이콘
예상대로 도재욱은 테테전만 연습한거죠. 그것도 kt가 가진 한장의(동시의 최강의)테란카드 이영호를 잡기 위해서만요.
근데... 연습 x까..
쎌라비
11/08/20 16:21
수정 아이콘
어쨌거나 저쨌거나 재미있는 결승전이었습니다. 성춘쇼의 버프는 정말 경이로운 수준이군요.
11/08/20 16:22
수정 아이콘
이영호의 존재는 정말 무섭죠.
에결까지만 갈 수 있다면 KT가 역전 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역시나 에결가니....
이 선수 어떻게 이기나요?
sHellfire
11/08/20 16:30
수정 아이콘
아무리 팀전에선 t1이 유리하다, kt는 이영호빼고 없다 해도 그 이영호가 두번나오니 얘기가 달라지네요. 나머지 선수들이 2승만 해주면 필승카드 이영호가 해결해주니;
에결제도가 불공평하다고 느껴질 정도... 그냥 이영호가 사기네요.
11/08/20 16:36
수정 아이콘
결승전 - 단 한번의 승부

이것을 감안하면 박용운 감독의 도재욱 선택은 최상의 선택이었으리라 믿습니다.

반드시 깨야하는 상대에게 최적의 상대를 붙이는 것. 엔트리 싸움을 통해서 이미 그것을 입증해 보였습니다만

이영호에게는 그 모든게 통하지 않았다. 그 뿐입니다.

7경기를 전혀 준비하지 않았을리는 만무합니다. 최악의 상황 마지막까지 맞딱뜨려야 하는 그 상황을 가정 한다면 마지막 7경기에는 1~6경기 이상의 노력을 이영호라는 카드를 깨부수기 위해 상당히 많은 노력을 했을 겁니다.

마지막 엔트리도 100% 도재욱이 아닌 정명훈 김택용 도재욱 고려할 수 있는 선택을 다 했을 겁니다. 그 결과 최상으로 적합한 카드가 도재욱이었기에 사용했고 그 밑바탕에는 엄청난 노력이 깔려 있었을 터이니 전 T1의 마지막 선택에 존중을 합니다.
신예terran
11/08/20 17:15
수정 아이콘
엔트리싸움에서 완승이라고 표현하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KT에서 정명훈을 상대로 좋은 카드를 던졌다고 생각되는건 이영호를 내던가 '저그'를 내던가 둘중에 하나고
김택용을 상대로 좋은 카드를 던졌다고 생각되는건 이영호 또는 김대엽을 내던가 아니면 확실히 에이스가 아닌 카드를 내던가 셋중에 하나라고 봅니다.
후자는 '이영호 또는 김대엽'이니 가지수가 많은것 아니냐고 할수 있지만, 반대로 전자의 '이영호' 카드보다는 승률보장이 쉽지가 않습니다.
게다가 정명훈은 리그 9승9패의 저그전과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저그에게 완패를 한 경험이 있어 저그카드를 내세운 KT가 엔트리상에서 졌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다른 저그 둘로 맞상대 하여 SKT의 원투 펀치에게 이영호-김대엽-고강민을 빼앗기지 않았다는점에서 KT가 불리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고강민-어윤수, 김성대-정윤종 대결은 각각 SKT와 KT에게 웃어주는 엔트리였는데 서로 승패를 바꿔 가진 느낌입니다.

김대엽-어윤수 매치는 약간 KT에게 유리했다고 봅니다. 포스트 시즌에서 웅진저그를 상대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준 김대엽선수였고, KT저그와 달리 토스전에서 SKT저그가 토스전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거나 하지 않았으니까요. 김택용-임정현매치의 느낌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제생각에는 엔트리 싸움에서 대승을 거둔것 처럼 보이는게 아마 도재욱-이영호 매치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

이영호는 역시 최고의 클래스를 보여주었죠. 엔트리에서 가장 자신의 팀이 불리하게 보이게 하는 매치를 승리하므로서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에이스 결정전에서 안정적인 마무리. 스코어를 앞서나간 7회 이후의 삼성을 보는듯한 안정감이죠.

반대로 도재욱의 출전 이유에 대해서 말이 많은데 이유야 어떻게 됬든, 결과적으로 상대팀에서 이영호라는 카드가 나올게 확실한 상태에서 여러 카드중에 하나를 고르는 선택이 실패한것은 감독 용병술의 실패로 볼 수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작전실패에 대한 책임을 감독에게 묻는것까지 뭐라고 할 수는 없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11/08/20 20:03
수정 아이콘
겉으로 보기엔 김성대 정윤종 빼고는 KT가 엔트리에서 모두 졌지만 포트리스와 써킷에서는 도재욱선수 플레이에 츼적화된 플레이를 보여준 이영호 선수의 연습X까;;
말보루울트라
11/08/20 22:49
수정 아이콘
요즘 턱신턱신 찬양을 하고있습니다 어윤수,신동원을 잡다니 !!! 턱신을 국회로! [m]
11/08/21 02:54
수정 아이콘
하루가 지난 다음에 경기를 보았습니다. 경기결과를 알고 보더라도 정말 긴박감과 환희가 넘치는 결승전이었습니다.

아랫글에서 어떤 분이 리플로도 언급해 주셨지만, 에이스 결정전에 도재욱 선수가 나온 것은 이영호 선수 팬으로서 정말 잘 된 일이었습니다.
그것이 도재욱 선수가 약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도재욱 선수가 이영호 선수를 상대로 가장 강력한 카드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영호 선수를 상대하는 에결에서, '이 선수가 나오지 못해서 아쉽다' 가 아니라, '이 선수가 나왔으면 이겼을 것이다' 라는 말이 나올 만한 선수는 SKT1 에서 도재욱 선수 뿐이었습니다.
그 만큼, 도재욱 선수는 이영호 선수 상대로 가장 완벽하고 강력한 카드였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정면으로, 그것도 두 번이나, 게다가 한번은 타이밍으로, 한번은 물량으로 압도해버린 이영호 선수의 완벽한 승리였기에 무엇보다도 기뻤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도 언급하셨지만 정말 심정적으로는 고강민 선수에게 MVP 를 주고 싶습니다.
정말 어려운 상황에서, 어려운 상대를 저저전이라는 피말리는 긴장감 속에서 이겨내고 결승전 전체 판도를 뒤집어놓았습니다.
완벽에 가까운 SKT1 의 엔트리 준비를 홀홀단신 자신의 실력으로 극복하고 팀을 수렁에서 건진 그의 역할은 절대적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선후배들이 다 지나가는데 남은 사람이 나밖에 없더라' 라는 박정석 선수의 인터뷰가 가슴에 남습니다.
살아있는 신화와도 같은 그의 인터뷰는 과거의 기쁨과 현재의 영광을 잇는 아련한 추억섞인 미소를 가져다줍니다.
KT 롤스터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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