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e스포츠 종주국이다. 좀처럼 상상할 수 없었던 ‘보는’ 게임을 현실화하였으며, 다른 나라에는 없는 시스템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우린 종래에 존재하지 않았던 엔터테인먼트를 창조해 냈으며, 그것은 전 세계적으로 발전 중이다. 전 세계의 나라들은 한국의 e스포츠 모델을 따라 하고 있으며, 다른 나라에서도 대규모의 리그가 활성화되고 있다.

빠른 성장이 불합리한 분배를 초래하듯, 대한민국의 e스포츠에는 결함이 존재한다. 출시된 지 10년이 지난 스타1 을 중심으로 한 현재 상황이 그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스타1이 전 세계적인 리그가 될 가능성은 제로에 수렴한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리그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얼마나 많은 유저가 그 게임을 즐기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스타1의 경우 누적 판매량 1120만 장 중 680만 장이 한국에서 팔렸으니 한국 이외의 나라에서 는 440만 장 정도가 팔렸다. 하지만 출시된 지 10년이 지난 현재 그 게임을 즐기는 외국 유저의 수는 과연 얼마나 될까?
스타2의 경우 한 달 만에 300만 장이 팔렸으며 현재 전세계적으로 450만 장이 팔렸다. 그리고 이 수치는 중국을 제외한 것이며, 한국에서 가격을 할인하기 전이다.

내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한국에서 인기가 미미한 GSL이 사라지는 것이다. GSL이 사라지면 더 이상 한국을 e스포츠의 중심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한국의 우수한 스타2 게이머들은, 워크 리그 때처럼 대규모 리그를 찾아 다른 나라로 떠날 것이다. 이미 GSL보다 규모가 큰 스타2 리그가 미국에서 개막을 앞두고 있다. 세계 최대 미디어인 뉴스 코퍼레이션의 IPL이 그것이다. 현 상황이 이러한데도 불구하고, 한국의 두 주요 게임 채널은 아직도 스타1에 집착하고 있다. GSL이 사라지면 대한민국의 e스포츠는 사양길을 걷는 스타1을 부여잡은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지도 모른다.

앞으로도 계속 WCG가 열릴 때마다 당연스레 압도적으로 대한민국이 우승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리고 대한민국이 e스포츠의 종주국으로, e스포츠의 중심으로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길 희망한다. 전 세계의 e스포츠 팬들이 새로운 엔테테인먼트를 경험하기 위해, e스포츠 최고의 리그에 출전하기 위해, 미국이 아닌 대한민국을 방문하길 희망한다. 스타1과 스타2의 팬이 양분되어 서로 물어뜯는 것은 이를 위해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

중국에서 스타2가 발매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앞으로 한국이 e스포츠의 중심을 지속하느냐는 우리가 얼마나 빠르게 현 시스템을 재개편하느냐에 달렸다. 양 게임 방송사와 케스파, 그래텍의 미래를 바라보는 대승적 합의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