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차 리쌍록 결승 대진이 3:2 의 이영호 선수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매경기 수싸움에서 상대보다 우위에 있었던 선수가 그 경기를 가져가며, 적어도 경기내에서는 역전승없이 경기가 끝나버렸죠.
(3경기도 어쩌면 일반적인 양상이였을지도 모르지만 이영호의 마린 숫자를 파악하고 굳이 3가스를 무리해서 빨리 가져가지 않고 하이브먼저 올린 이제동선수의 판단이 수싸움에서 이긴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최고수들간의 수싸움은 그 경기의 승부를 가를만한 중요한 요소가 되었고 실제로 경기에 고대로 반영되었습니다.

일반유저들은 잘 느끼기 힘든 이런 수싸움... 스타를 보는 또다른 맛이겠죠.. 언제나 이런 수싸움을 지켜보는 일이 즐겁습니다... 적어도 저번까지는요....



지금부터는 지극히 제 주관적인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물론 분명히 동의하지 못하시는 분들도 있을거라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말하고자 합니다.

3번째의 리쌍록, 2:0에서 2:2... 그리고 3:2의 승부.... 분명 명승부지만 이상하리 만큼 감동이 없었습니다.

물론 제가 이제동 선수를 응원해서 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는 맵때문에 졌다는 생각이 무의식적으로 남아있어서 그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에는 스스로 의구심이 드는점 점이 한가지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지난시즌의 이영호의 3:0 우승은...?

지난 시즌 역시 전 이제동 선수를 응원했었습니다. 지난 시즌 역시 맵이 테란에게 웃어줬습니다.

하지만 이영호의 3:0 우승에는 그만한 감동이 있었습니다. 분명히 상황은 같았고 오히려 경기는 압도적으로 이영호선수가 이겼지만 지난 시즌에는 분명히 감동이 있었습니다.



MSL 8강 랭킹 재배치...

그렇습니다. 제가 하고싶은 말은 이것이였습니다. 출발할 당시에도 찬반논란이 있었고, 그 이후에도 끊임없이 찬반논란이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아발론이후 팬들이 보고 싶어하는 리쌍록이 3연속 성사 되면서 MSL 8강 랭킹 재배치는 환호 받는 쪽으로 대세의 의견이 몰아졌던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 빅파일배 MSL 경기를 보면서 과연 리쌍록이 정말 최고의 흥행카드였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영호 vs 정명훈 3:2
이제동 vs 이재호 3:2
이영호 vs 이제동 3:2

똑같은 3:2의 승리 ... 하지만 그 재미와 감동이 4강이 결승보다 못했을까요...?

애초에 MSL 8강 랭킹재배치를 가져온 이유는 최고수 선수(리쌍)들이 안타깝게 8,4강에서 만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결승대진이 안습이라는 완불엠의 오명을 벗기 위하여 만들어졌던 제도였습니다.

도입 첫시즌은 김윤환vs한상봉이라는 흥행 참패의 결과를 가져왔지만... 그 다음시즌에는 그토록 원하던 리쌍록, 또 그 다음시즌엔 리상록, 그리고 또 다음 시즌엔 리쌍록이라는 결과물을 가져오면서 이 제도 괜찮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어떤것을 정말 원할때는 ... 그것을 가지지 못했을때가 아닐까요...? 희소할수록 희귀한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혹자는 이런말을 합니다. 리쌍이 잘하니까 결승에 올라오는것 아니겠느냐... 다른 선수들이 더 잘했으면 되는것 아니겠느냐....

물론 맞는 말입니다. 리쌍이 잘했기 때문에 두 선수가 다른 선수를 물리치고 결승에 만나는 것이겠죠.




경기후에도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맵 밸런스 문제... 하지만 이 역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어려운 맵에서 만약 리쌍록이 8강에서 펼쳐졌으면 어땠을까 ...?

이게 무슨 말인고 하니... 이제동은 8강부터 2연속 테란을 만났고, 그 선수들을 제압하며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가뜩이나 어려운 맵에서 저그가 쓸 수 있는 전략적 카드를 상당히 노출한 샘이 된것이죠.

물론 만약이라는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정말 만약에... 8강에서 이제동과 이영호가 맞붙었을때... 이제동 테란전에 대한 맵데이터가 전혀 없을 시점에 다전제에서 붙었을때... 오늘처럼 완벽한 판짜기가 이영호 측에서 과연 나올 수 있었을까요..?

과거 아레나 MSL 때 8강에서 이제동 vs 진영수 의 경기가 생각났습니다. 맵 밸런스 역시 지금처럼 테란에게 기울어진 상황이고 천하의 이제동도 힘들다고 했던 그때.... 이제동은 5드론(4드론이였나요?) 라는 강수를 가져오며 5전제의 판짜기를 보여주며 당시 저그전 최강자였던 진영수를 무너뜨렸습니다. 그리고 결승에서는 거짓말처럼 같은 팀 박지수선수에게 3:0으로 무너졌었죠.

너무나 이번 빅파일배와 닮았다는 모습이 들었습니다. 염보성선수도 그렇지만, 저그전 만큼은 최강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는 이재호 선수 상대로 정말 멋진 판짜기로 3:2로 힘겹게 올라왔지만 결승에서는 이영호에게 무너지는 모습...

이 부분은 이영호선수 팬분들에게는 불쾌감을 줄 수 있는 부분이라고도 인지하고 있습니다. '무슨 말이냐? 어차피 진거 아니냐? 어차피 그랬어도 똑같았을것이다, 이제동이 8강,4강 모두 테란이 아닌 다른종족을 만났어도 결과는 같았을 것이다, 지난시즌에도 이제동은 4강에서 테란이 아닌 저그 김윤환을 만나지 않았느냐' 등등 말이죠. 예 맞습니다. 틀린말은 하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만약에라는 가정을 붙이는 이유는... 어쩌면 우리가 정말 기대하던 리쌍록이 결승이 아닌 8강에서 붙었다면 어쩜 더 재미있었을수도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입니다. 이제동이 이겼을까? 가 아닙니다. 적어도 오늘보다 더 재미있었을수도 있지 않았을까? 라는 그냥 가정입니다.

그리고 위에도 썼듯이 4강 매치중 한경기가 결승매치가 되었다면...?

이제동 vs 이재호, 이영호 vs 정명훈....

우린 아마 더더욱 재미있었던 MSL 결승전을 볼 수도 있지 않았을지....???




물론(오늘 물론이라는 말 참 많이 쓰네요) 모두다 결과적인 이야기 입니다. 두 선수가 8강에서 맞붙었을때 경기력이 달라질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이영호 vs 정명훈, 이제동 vs 이재호 경기가 결승에서 맞붙을지 안붙을지 조차 알 수 없고 그 경기력 역시 4강때와 버금갈지 안갈지 아무도 모르는것도 사실입니다.
또한 가장 궁극적으로 8강에서 만낫을때 이영호선수가 이제동선수를 그냥 3:0으로 잡아버렸을지도 모르는 것이고요.


하지만 그래도 아쉽습니다. 그토록 기대하던 리쌍록이... 점점... 흥미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어떤분은 제 닉네임을 보고 니가 송병구 팬이라 재미없겠지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도 분명 1차 리쌍록때 즐거워 했고 2차 리쌍록때도 즐거워 했습니다. 하지만.. 3차 리쌍록이 다시 한번 열렸던 어제... 이상하게 감동이 없었습니다. 이 매치 만큼은 더이상 기다려지지 않더라고요..


하지만 만약 두 선수가 스타리그 결승에서 맞붙는다면...? 어쩌면 그때는 정말로 즐겁게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비록 송병구 선수 팬이라 이번 스타리그 결승은 제발 리쌍록이 아닌 송병구 선수가 이제동선수를 이기고 올라가는 모습을 꿈꾸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리쌍록이 지겨워서가 아니라 송병구를 응원하는 팬심에서 입니다.

만약 정말 혹시나 두 선수가 모두 4강을 뚫고 올라간다면... 이것은 정말 두 선수는 인연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스타리그 결승전을 지켜볼 것 같습니다.




차기 MSL..... 현재로써는 열릴지 안열리지 불투명한 리그입니다. 만약 열리지 못한다면... 이 글은 그저 쓰잘데기 없는 글이 될 뿐이겠죠. 하지만 전 믿습니다. 차리 MSL 은 반드시 열릴거라고


그런 의미에서 MSL 관계자 분들께 제 개인적으로 의견을 내어볼까 합니다.

임의적으로 만드는 결승에서의 리쌍록... 이제는 그것이 무조건적인 흥행카드가 아니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어쩌면 결승에서의 리쌍록보다 8강,4강에서의 리쌍록이 더 재미있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마져 듭니다.

어쩌면 리쌍록보다도 우리가 기대하지 않았던 경기에서 재미와 감동을 찾을수도 있습니다.
특히나 항상 포장 문제로 말썽을 일으켰던 엠겜이지만, 요즘 이승원해설의 무당해설을 듣고 있으면 어느 경기든 그 재미는 2배로 증가하고 있으니까요.
(오늘도 이승원해설 무당해설 기가막혔습니다. 5경기에서 이영호선수의 모든 병력이 막히면서 이제동선수가 유리해졌나 싶었지만 4럴커가 의미없이 잡혀버리고 이제동선수가 하이브를 가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경기가 기울었다고 판단했을때... 정말 소름돋았습니다.)

이상 부족한 글 마쳐보겠습니다.

* 추신1 : 제가 글 쓰는 능력이 없어서 논점을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msl 랭킹 재배치... 차기 리그에서는 다시 없애주셨으면 한다는 바랍니다.

* 추신2 : 오늘 결승을 치룬 두 선수 ...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 추신3 : 아직 많이 이르지만 가을이 다가옵니다. 스타리그 우승은 프로토스... 그 중에서도 병구가 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