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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4/25 08:08:19
Name 다음세기
Subject 브레인 저그 김윤환
스타의 역사에서 저그의 계보는 크게 두가지로 나눠졌다는 글을 본적이 있다.

전투와 운영

홍진호로 대표되는 전투를 즐겨 하는 저그는 난전과 가난한 자원 상에서
쥐어짜내기식 병력 운용을 통해 쉴새 없이 몰아쳐 상대방을 그로기 상태로 몰아가 지지를 받아내는 것
박성준은 레어단계에서의 극한으로 끌어올린 전투력 하나만으로 2004~2006년 햇수로 3년간 결승전 4번의
진출을 통해 전투하나만 잘해도 ! 최고수에 오를수 있다는걸 입증해 주었다.


조용호로 시작된 운영을 즐겨하는 저그
박태민을 이후 마재윤의 3해처리 하이브 테크 이후의  저그는
레어단계에서의 버티기 이후 디파일러 운영과 울링을 통한 지상전으로 전투에서는 밀리더라도 최후의 전장에서는
이기는 모습으로 또다른 저그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오늘날의 저그는 전투와 운영 모두 잘해야 할뿐만 아니라...소소한 전투하나의 삐끗으로 전체 판세가 뒤집어 질수도 있다는
것을 종종 보아왔기에 어느 한쪽만 잘한다고 개인리그 8강 이상의 성적을 보장할수 없게 되었다.
레어테크에서 무너지는 박성준과 유달리 손속이 느렸던 마재윤의 기량하락을 지켜보면서 더이상 저그에게도
한가지 능력만이 아닌 올라운드 플레이어로써의 능력을 갖춰라 강요하는 느낌이다.
.


이에 반해 김윤환은 조금 다른 모습이다.
김윤환이 전투와 운영을 못하다는건 아니다. 개인리그 우승을 할정도의 실력이면 요즘 저그로는 이제동과 비슷한 정도의
피지컬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김윤환의 드러내지 않은 장점은 이른바 게임내적의 판짜기와 심리전이다.

어제 정명훈 선수와의 16강 경기 제 3경기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정명훈의 초반 더블을 통한 병력공백기를 예상하고 한부대 히드라 달리기에서의
미리 배치해 놓은 오버로드 간격이다. 이 장면에서 나는 약간의 전율을 느꼈다. 저걸 미리 예상하고 오버로드
간격을 저렇게 배치시켜 놓은것일까? 마인때문에 히드라의 진격 속도가
늦쳐질거라는 정명훈의 예상과는 달리 오버로드를 적당한 간격에 상하로 배치시켜 놓고 마인을 통과할때
슬쩍 좌측 으로 이동시킴으로써 히드라 한부대를 정명훈의 앞마당까지 순식간에 도달시켜 놓고
그 이후 경기양상은 김윤환의 압도적 병력차이로 승리를 받아냈다.

이 한장면으로 김윤환의 모든것을 설명할수는 없지만 개인적 느낌으로
김윤환의 경기를 보면 피지컬을 앞세운 승리도 아닌 전체적인 운영을 초반부터 생각해 승리를 앞서나가는것도 아니다.
하지만 전투에서의 병력 배치와 운용을 보면 불필요한 움직임이 거의 안보인다.
마치 최연성 선수가 테테전에서 적은 병력으로도 맵과 지형을 잘 활용해 버텨나간다는 느낌이랄까?
중간중간 적의 병력운용을 미리 예상해서 전황이 불리하게 떨어지지 않게 대처하는 능력을 보여주면서
이후 불리한 상황을 서서히 뒤집어 결국 승리로 가져가는 모습을 김윤환 선수에게 많이 보았다.
이제동 선수가 극강의 피지컬을 바탕으로(운영도 잘하지만) 상대방을 찍어누르며 이긴다는 느낌이라면
김윤환 선수는 전체판의 흐름을 잘 읽고 순간순간의 상황대처로 흐름을 자기것으로 가져와서 승리를 가져온다는
느낌을 받은건 나뿐일까??


두서없는 글이지만 김윤환은 기존의 저그와는 다른 플레이를 펼치기에 앞으로 지켜봐야할 저그인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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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제디
10/04/25 08:24
수정 아이콘
김윤환선수는 저그의 테란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 선수는 저그같지가 않게 병력들이 매우 가지런히 정돈되어있는 편이고 병력을 매우 잘 아끼는 편이죠. 그리 공격적인 부류도 아니라 쭉 심리전을 걸다가 한 타이밍을 노려서 공격하는 러쉬형태를 많이 취하구요.

이 선수의 스타일은 매우 독특합니다. 이제동선수가 공격형, 김명운선수나 김정우선수가 운영형의 저그라면 김윤환선수는 공격형도 아니고 운영형도 아닌 매우 특이한 형태의 비(非) 저그적 플레이어라고 생각합니다.
태연사랑
10/04/25 08:26
수정 아이콘
진짜 신기하더군요 김윤환선수는..

브레인 저그라는 말이 진짜 딱 어울리는듯 합니다
라푼젤
10/04/25 08:38
수정 아이콘
강민선수가 저그하는것같은 모습이에요.
김영대
10/04/25 08:54
수정 아이콘
어제 3경기 오버로드 배치는 정말 전율이었습니다.
전 사실 김윤환 선수가 한창 때 부대에 있어서 별로 포스도 모르겠고 인정도 별로 안 했는데
어제 오버로드 배치 보면서 아 괜히 브래인저그가 아니구나 했었습니다. 진짜 인정인정..
파일롯토
10/04/25 09:48
수정 아이콘
정말 전율이었죠... 오버로드를 그렇게나 배치하다니
어제는 닉네임에 딱어울리는 멋진경기였습니다
Karim Benzema
10/04/25 10:27
수정 아이콘
저는 김윤환 선수의 인터뷰에서 더욱 놀랐습니다.
당연히 미리 몇번이고 연습해서 짜온 전략인 줄 알았는데 즉흥적으로 한것이라뇨.
그럼 그 소름끼치는 오버로드 배치 조차도 모두 즉흥적으로 한 것이라는 말인데..
Karin2002
10/04/25 10:41
수정 아이콘
다시 한번 이영호와 멋진 승부 펼치길 기원합니다. 두 선수가 결승에서 붙길 기원해요.
10/04/25 11:25
수정 아이콘
저그 유저가 아닌지라 솔직히 저저전을 싫어합니다. 특별한 빌드나 구상 없어도 그냥 컨트롤 하나로 승패가 좌지우지되는
경기들이 많은 편이라... '순간'은 화려하지만 '전체적인 경기' 보는 맛이 덜하달까.
그런데 저저전도 재밌다는걸 처음 느낀게 김윤환선수였죠. 생각하는 플레이... 정말 브레인저그라는 닉네임이 어울립니다
10/04/25 11:26
수정 아이콘
늘 김윤환 선수를 보면 꼭 수사 드라마 속의 프로 파일러 같더군요. 철저하게 성향에 맞춰서 게임을 준비하는게 예술입니다.
10/04/25 11:47
수정 아이콘
히드라 보고 벙커 바로 지을줄 알았는데 도착 할때 쯤에 거의 완성 된건 징검다리 오버로드를 예상 못한듯 합니다 김윤환 브레인저그 진자 어울리는거 같습니다
그레이티스트
10/04/25 11:56
수정 아이콘
저번에 정명훈선수랑 매치포인트에서 할때도 저글링럴커올인인척하면서 드론만쨰고 멀티먹을때도 앞마당쪽의 드론을 일부러 빼놓아서
더욱올인인척 속일때도 그 센스가 놀랍더군요.
그때 계속 되는 김윤환의 심리전때문에 초반 5분정도 전투가 안일어났음에도 흥미진진 했죠.
별명인 브레인저그답게 게임중간중간 머리를 잘쓰는것 같아요.
아리아
10/04/25 12:01
수정 아이콘
사실 오버로드 징검다리는 이제동 선수가 데스티네이션에서 보여준 적 있어서 그리 놀랍지는 않았습니다만
언제봐도 멋진 장면인 것은 사실이죠
Why so serious?
10/04/25 12:06
수정 아이콘
박태민 선수가 조용호 선수보다 앞서는 세대 아닌가요?
개인리그에서 돋보였던 시기 이후로 짜르신 건지..
10/04/25 13:37
수정 아이콘
저는 럴커의 활용을 보면 말이 안나오더군요. 정말 딱 브레인저그라는 이름답게 필요한 위치, 그리고 상대가 올만한 위치에 자리잡는..
올인같기도 하지만 뒤에 운영이 하나하나 다 준비되어 있는 모습에 정말 대단하게 느껴지더군요.
그러면서도 컨트롤은 좋은편에 속해있고..
그리고 저는 얼마전에 매치포인트 경기 크크크...
정말 재미있는 경기였습니다. 정말
장군보살
10/04/25 18:00
수정 아이콘
그렇습니다. 저그의 축복과 다름 없는 존재입니다. 제 개인적으로 김윤환 선수의 외모가 제일 잘생겼다고 생각합니다. 그기에다 지적이고 똑똑한 플레이.. 이런 지적인 선수가 저그 진영에 있다는것만으로도 너무나도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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