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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03/10 03:29:55
Name DeaDBirD
Subject 참 서럽습니다.
게임게시판일까, 새로 생긴 자유게시판일까 생각하다가,
아무래도 15줄은 채우지 않을까 하는 얍삽한 마음에,
이 곳에 씁니다. 그래도 참, 서럽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축제의 평범한 하루였을 오늘에,
우리가 스스로 4대 천황과 신4대 천황, 혹은 본좌라 떠받들었던 그들 모두 궤멸되었습니다.
한 명은 희대의 버티기를 다시 보여주었지만 지금은 3-4년 전이 아니었고,
또 한 명은 빌드에서 앞서 갔지만 신예의 집중력 앞에서 기꺼이 GG를 보냈습니다.
다른 한 명은 끝까지 저항했으나 물오른 저그의 힘을 다시 만나게 되었고,
또 다른 한 명은 새로운 주인 프로토스의 지배권 앞에 다시 무릎꿇게 되었습니다.
나머지 천황들은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아, 방금 택용 선수의 승리가 있었군요..

하지만 지나간 그들에 비해,
오늘 올킬했던 김동건,박찬수,서경종,김구현,이승훈,김원기 선수들은 전통적 강자가 아니었습니다.
지금 4강에 오른  Sparkyz, Estro, OZ, Hero는 이른바 대기업 팀들도 아닙니다. 특히 이 자리까지 최선을 다 한 만년 꼴찌 Estro의 투혼이 새삼 놀랍습니다.

이쯤 되면, 박서 등 기존 강자들에 대한 비판과 대기업 팀에 대한 싫은 소리들, 그리고 그에 항변하는 팬들의 한 마디 및 새로운 강자들을 인정하지 않는 전통적 의견들에 대한 아쉬움 등이 다른 동네나 이 곳에 있어야 합니다만.

축제는 잠시 끝났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

며칠 전 거지같지만 협회를 지지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올린 적 있습니다.
참 서럽습니다만, 그래도 나름대로 저항하는 건,
이 판의 중심은 그래도 선수들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오늘도,
거지같은 여건 속에서도 새벽까지 버티며 최선을 다 해 준 선수들이,
정말 고맙습니다.

산통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협회와 방송사 모두, 오늘 선수들의 모습을 꼭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결국 당신들께서 일으킨 지금 이 분란이, 이 선수들의 노력보다 크다고 생각하십니까?

서로간 조금이라도 양보하시면 안되겠습니까?

협회 측은 시기상조인 개인리그 보이콧 철회하시고,
방송사 측은 당장 중계권 인정 못하지만 일단 게임이 있는 곳이라면 찾아가고 본다고,
그런 대범한 모습을 바탕으로,

그 다음에 싸워볼 수는 없는 겁니까?

......

물론 안되겠지요. 참 처절한 자본주의 사회 기업 구도에서 그나마 밥벌어 먹고 사는 선수들과, 잠시 즐기며 자위하는 그런 팬들이니까요. 그러니까.

하지만 그러니까, 참.
서럽습니다.
오늘 같은 날, 기쁘기보다 착찹한 마음만 가득합니다.

양측 다 양보 좀 하시지요. 당장 패배하더라도, 그 진심만을 보이신다면,
결국 패배하더라도 역사 속에는 남지 않겠습니까.

......

물론 그나마도 잘 안되겠지요. 참 처절한 자본주의 사회 기업 구도에서 그나마 밥벌어 먹고 사는 선수들과, 잠시 즐기는 팬들이니까요. 그러니까.

하지만 그러니까, 참.
서럽습니다.
오늘 같은 즐거워야 하는 날, 답답하기 그지 없습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참고 양보해주시면 안되겠습니까.
방송사에 대한 팬들의 충성심은 이미 충분히 아실 테고,
기업단에 대해 팬들이 고마워 하는 마음도 이미 적지 않습니다.

오늘 같은 축제의 날,
웃지도 못하는 저 선수들과 감독, 팬들의 착찹한 모습들을 보시면서,

지금은 당장 지더라도 한 발자욱만 더 양보하시지요. 이 판.
그렇게 큰 돈 안될 겁니다. 그러니까,
지금 지는 게 결국 이기는 겁니다. 그거 진짜 모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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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07/03/10 03:41
수정 아이콘
협회가 져야지요. 방송사는 굽혔으니까요. 이젠 방송사 지지 받아주던가 해야 할겁니다.
07/03/10 04:12
수정 아이콘
방송사는 중계권은 인정하겠다고 수정했습니다.
단, 지금 협회와 방송사간 안맞는 부분은 기간과 저작권 소유싸움입니다.

1. 협회는 1년간 독점권을 주겠다 vs 양방송사는 3년간 안정적인 중계권 보장. (대신 배타적 독점권은 포기)
2. 협회가 저작권을 갖겠다 vs 방송사도 공동저작권을 갖아야한다.

이겁니다.
제 생각엔 1번사항은 대충 협상이 가능할수도 있겠지만 (2년정도로 한다든지..)
2번사항은 어느 쪽도 물러설 생각이 없을것으로 판단되네요.
이승용
07/03/10 04:55
수정 아이콘
저도 참.. 선수들 새벽 1시까지 경기한다는거 듣고..
서러웠습니다..

개스파 협회 때문에.. 이게 뭡니까..
07/03/10 11:22
수정 아이콘
현 사태에 대해서 제 생각을 말씀드리면

게임의 법칙을 아시나요?

게임의 법칙에 아무 예의도 규칙도 없는 칼부림같이 여겨지지만 거긴 피도 있고 마음도 있고 예절도 있고 원칙도 있습니다.

불리한 쪽이 패를 내려놓는 것이 게임의 법칙입니다.

불리한데 패 내려놓지 않고 총을 빼들어 판을 엎으려고 하면, 그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보안관이 총빼들고 판을 엎으려한 자를 총으로 쏴서 죽입니다.

물론 그 사람이 해선 안될 실수를 해서, 상대편의 블러핑에 속아서, 상대편의 기술들에 농락당해서 그렇게 패배의 길을 걸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불리하게 되기까지 자기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기회들을 놓쳤나요?

그 기회들을 놓친이상, 불리하다는 걸 안 이상, 불리하다는 걸 인정하고 패를 내려놓는 것이 게임의 법칙의 예의입니다.

게임은 이번 한번으로 종결되지 않습니다. 세상의 모든 게임은 반복됩니다. 이번에 인정하면 다음번엔 다시 게임할 기회가 없다고 생각해서, 보기 안좋은 모습들을 보이는 겁니까? 다음에 더 좋은 위치를 차지하고 유리한 입장을 이끌수 있는 패들을 갖고 협상해보세요. 상대편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불리하다 생각하면 스스로 패를 내려놓을 겁니다.

안되는 패를 들고 땡깡을 부리다가, 결국 안되니 게임의 법칙을 어기서 총을 빼들려고 하는 건, 상대방에 대한 예의도, 적절한 문제해결방안도 아닙니다.

북한과 미국의 협상을 봅니다. 정말 모두 게임의 법칙의 고수라는 생각을 합니다. 북한의 외교력하나는 정말 인정해줘야하는 외교력이란 생각을 합니다.

분명 힘이 약한 국가인데, 미국에 끌려다니지도 비굴한 모습을 보이지도 않습니다. 미국은 북한이 예뻐서, 북한은 미국이 예뻐서 지금 협상하고 있는 걸까요?

자기가 불리하면 패를 놓을 줄 아는 사람들끼리는 충돌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최소한 적이지만, 인간에 대한 이해와 배려입니다. 적이 되고 싶어서 적이 된 것도 아닙니다.

불리한 쪽이 패를 내려놓고 다음 게임의 칼을 가는 것이 상대방에 대한 예의입니다.

물론 그 칼은 팬과 선수 그리고 이스포츠에 긍정적인 형태의 칼이어야 더욱 많은 공감과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게임은 방송사의 완패입니다. 패를 빨리 내려놓고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보는이들에게 깨끗하게 보일뿐 아니라, 팬들, 선수들, 이스포츠의 대국적 이익에 부합되는 바람직한 방향일 것입니다.

프로리그가 온게임넷, 엠비씨게임 양 방송사에서 방송되어야 하고, 양방송사의 개인리그도 지속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불리한 쪽이 패를 내려놓는 게임의 법칙을 어기고 판을 엎으려 총을 빼든다면, 보안관이 총을 발사할 수 밖에 없습니다. 타 게임방송에서 프로리그가 진행되고, 통합개인리그마저 출범되어, 이후의 모든 이익과 개인리그를 진행 할 수 있는 기회마저 박탈당하게 됩니다.

불리함을 인정한 상태에서 패를 내려놓아도, 이대로 간다면 협회가 개인리그마저 통합개인리그로 통합시키고 구단과 협회의 것으로 만들려 한다고요? 협회가 그런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아닌지는 확실히 모릅니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된다면 다시 게임을 시작해야죠. 그동안 준비안했으니 당했습니다. 파워게임에서 밀리니 그 의도를 차단할수없다고 생각하시나요? 북한은 약소국가인데, 왜 미국에 대접받고 있나요?

자기할말 다하면서 대접받고 있습니다. 자기것 다챙기면서 대접받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한에는 향후 방송사에도 얼마든지 기회가 있습니다.

인간의 가장 잘 인지하면서도 해결하지 못하는 치명적인 약점이 근시안이랍니다. 지금의 상황만 보고 모든 것을 판단하니, 문제의 해결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더 먼 미래를 보고 생각해보면, 방송사가 분명 현재 불리한 패를 내려놓을 때 더욱 자사들에 이익이란 걸 느끼실수 있으리라 봅니다.
07/03/10 11:24
수정 아이콘
팬심이라는 게 있다면 아마 이런 거겠죠.
글 잘 봤습니다.
07/03/10 16:32
수정 아이콘
4thrace님 의의는 알겠지만 현재 케스파의 행위를 보면 불리하다고 총 내려놓고 엎드리면 뒤에서 기관총을 갈겨버릴 것 같은 느낌이 더 강합니다. 이미 협회 쪽에서 법칙을 무시하고 있죠.
자유로운
07/03/10 18:34
수정 아이콘
4thrace님/협회가 버티는거지 방송사는 이미 항복선언 했지요. 그리고 협회는 이제 돌아갈 곳이 없습니다.
바람이시작되
07/03/10 20:16
수정 아이콘
4thrace님// 오 게임의 법칙.. 잘쓰셨네요..
모.. 불리한넘이 알아서 기어라.. 이게 게임의 법칙이군요.. 간단하게..
이법칙이 어디서 나온건지 모르고, 크게 동의하거나 공감하지 않지만..
이게 진정 불변의 법칙이라면..

자.. 이제 협회가 패를 내려놓을 차례군요.. 아니.. 협회는 이미.. 패를 내려놓지 않고 개인리그 보이콧이라는 총을 꺼내들어 판을 엎으려고 하는군요..

이제.. 누군지 모를 보안관이 등장할 차례인가요? 누가 보안관이 될지.. 팬/시청자가 되려나요? ^^

다시.. 게임의 법칙 얘기에서.. 불리한사람이 패를 내려놓을 것이라면.. 게임은 왜 하나요?? 이해가 잘 안되는군요.. 불리하던 유리하던.. 자신의 패를 가지고 끝까지 유불리를 따져 승부를 내는게 게임의 법칙 아닌가요? 결정난 승부를 인정하지 않는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지.. 불리한 패를 들고 버틴다고 문제가 될것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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