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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03/07 11:04:34
Name 김연우
Subject 빌드오더로 보는 2006 공식맵
1. 빌드오더와 스타일 리스트

1) 빌드 오더란?

  "목표 달성을 위한 최적화된 건물 건설 순서" 를 말한다.

  질럿을 뽑기 위한 '2게이트 질럿' 빌드
럴커를 빨리 뽑기 위한, '1해처리 럴커' 빌드
빠른 확장을 위한 '1팩 더블' 빌드
처럼 말이다.



  2) 스타일로 빌드오더를 선택한다.

  프로토스가 저그를 상대하는 빌드로, 크게 2게이트&1게이트&더블넥이 있다.
또 더블넥도, 세세하게 선포지 더블넥, 노포지 더블넥, 2게이트 더블넥으로 나뉜다.

게이머는 이 많은 빌드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첫번째 선택의 기준은 '자신의 스타일'이다.

  로보틱스 서포티드베이가 올라간다.
"아, 리버를 뽑아 견제하겠다는 것이군요!"

  테란이 세번째 배럭을 짓는다.
"불꽃 테란으로 뚫겠다는 거죠!"

  경기를 이기는 방법은 가지각색이다. 그리고 자신의 방법을 관찰시키기 위한, 자신만의 '빌드오더'가 있기 마련이다.



3) 저그의 빌드오더?

  '마재윤의 3해처리 빌드오더를 가르쳐주세요~'라고 물어보면, 앞이 깜깜하다. 가스 짓고 레어까지 가는건 맞는데, 그 이후는 설명 못하겠다.
테란과 프로토스는 '어떤 건물이 지어졌는가'로 전략이 확확 바뀐다. 건물마다 생산할 수 있는 유닛, 업그레이드 & 스킬 연구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그의 생산은 모두 '해처리'에서 이루어진다. 건물 숫자도 얼마 안된다. '모든 것이 생명체'란 저그의 컨셉대로 인구수 확보도 '오버로드'로 한다.

  저그는 '유닛'으로 말한다. 일꾼 유닛의 수, 병력의 조합, 병력의 배치로 자신의 빌드오더를 말한다.

  상대의 본진에 오버로드가 어슬렁거리면 3cm 드랍이다.
빠른 저글링이 다수 있으면 3해처리 저글링 쌈싸먹기다.
히드라 두기가 살랑살랑 빠져나가면 '몰래 럴커'다.

  '병력'으로 보여지는 저그의 빌드오더는 저그를 모르면 이해를 못한다. 그런 몰이해 속에 '저그들은 다 똑같고 그게 그거다.'라고 말한다.

인식하는 것은 오로지 해처리&레어&하이브 뿐이다. 이 순서를 밟는 저그 유저는 '무난한 저그유저'이고, 해처리에서 머무르는 저그 유저는 '화끈한 올인스타일'이고, 빠르게 하이브로 올리는 저그는 '섬세한 테크니션'이다. 테란&프로토스의 시각은, 저그에 대한 오해를 낳는다.



4) 전 종족의 저그화

  이런 '저그'의 특성이, 테란과 프로토스에게로 퍼지고 있다. 과거에는 '빌드오더'로 스타일을 표현한 테란과 프로토스 역시 병력의 움직임과 조합으로 스타일을 표현하고 있다.

한동욱도 더블하고 전상욱도 더블하고 이재호도 더블한다. 빌드오더가 같은 상황에서, 선수의 스타일은 병력의 조합과 위치에서 드러난다. 빌드오더에 따라 스타일을 선택하는 시대는 지났다.





  2. 빌드오더의 스타일리스트, 사라지다.


1) 한방 최적화 빌드오더

  과거에는 공격형, 견제형, 확장형 여러 빌드오더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종합형'만 남았다.

  현재 모든 빌드오더의 목표는 하나뿐이다.

첫째, 확장을 하나 한다. (저그는 둘)          - 확장형
둘째, 최고 테크까지 올린다                   - 테크 & 견제형
셋째, 충분한 수의 생산 건물과 병력을 갖춘다. - 공격형


  이 세 목표를 완수하면, 각 종족은 '한방 병력 양산 체제'를 갖추게 된다.  이 세 목표 중, 무엇을 먼저 달성하느냐만 다를뿐, 현재 모든 빌드오더의 목표는 같다.



2) 단 하나의 빌드, 불가능 해지면?

  빌드오더를 선택하는 첫번째 기준은 '상대방의 빌드오더'이며, 두번째 기준은 '맵'이다.
여기서 첫번째는 사라졌다. 모든 빌드오더가 하나로 귀착돼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두번째, '맵'의 영향력이 급격히 커졌다.

단 하나의 빌드오더, 그 빌드오더를 실행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맵에서의 유불리가 갈린다.

예전에는 노래를 잘하는 녀석, 글을 잘쓰는 녀석, 운동을 잘하는 녀석이 있었다. 각기 잘하는 분야가 다른 이 셋은 비교할 수 없었다.
하지만 '시험 점수'라는 하나의 가치로 모든 것이 통합되자, 셋에는 우열이 생겼다. 그리고 '내가 너보다 나은가? 못한가?'에 대한 대답이 아주 명확해 졌다.





3. 빌드오더의 확대

  1) 로스트 템플 - 빌드오더는 본진에서 올린다.

래더맵의 표준은 로스트 템플과 라이벌리, 그리고 아쉬리고. 모두 8M/1G(미네랄 8덩이, 가스 1덩이)의 본진 자원과, 입구 언덕을 가지고 있다.

8M/1G 는 각 종족간 균형을 이루는 적정량이다. 그리고 언덕으로된 입구는 수비가 가장 쉬운 형태. 이런 구조는 '본진에서 빌드를 올린다'고 가정했을때, 가장 효과적인 구조다. 상대를 생각하지 않고, 자신만의 빌드를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빌드오더를 풍부하게 했고 경기를 안정시켰다.



2) 루나 - 빌드오더에 앞마당도 포함된다.  ( 2003~2004 )

초기 '앞마당 먹고 시작'은 저그만 해당됐다. 테란과 프로토스는 본진자원으로 싸웠고,  앞마당은 차라리 '전장'에 가까웠다.
하지만 게이머의 방어 기술은 발전했고, 경기는 길어졌다. 그러자 '앞마당 확보'는 당연해 졌고, 급기야 '앞마당 먹고 싸운다'는 것이 기본 개념이 되었다.
새롭게 '확장형'빌드가 등장했다. 세 종족은 모두 '확장형 빌드'를 중심으로 싸웠다. 빌드오더의 바탕에 '앞마당'이 첨가된 것이다.

문제는 프로토스.
임요환의 '1팩 1스타'에, 사이오닉 스톰 약화로 인한 '언덕럴커'가 일반화되어, 유독 '프로토스의 더블'은 불가능했다. 원래 로스트템플의 앞마당은 '전장'이기에, 앞마당의 언덕은 경기를 다이나믹 하게 했지, 빌드오더와는 전혀 상관 없었다.
하지만 빌드오더 개념이 앞마당까지 확장되자 프로토스는 앞마당 언덕에 의해 빌드오더를 제한받았다.

이런 면은 앞마당에 언덕이 사라진, 루나의 등장 이후 각인되었다. 앞마당에 언덕이 없는 루나가, 세 종족에게 자유스런 빌드오더를 제공하자, 벨런스는 회복되었고.이것이 표준이 되었다



3) 롱기누스 - 저그에게는 제2 멀티도 빌드오더다. ( 2006~ )

과거 저그의 제2멀티 확보는 개개인에 따라 '알아서' 가져가는 멀티였다.

테란이 마린,메딕,탱크,베슬 최적화를 이루었을때
토스가 질럿,드래군,템플러,(테란전은 아비터) 최적화를 이루었을때도,
저그는 레어까지만 최적화, 하이브는 적당히 알아서 올렸었다.  하이브 테크에 반드시 필요한 제2가스도, 알아서 가져갔다.

하지만 마재윤은 저그의 '한방 최적화'빌드오더를 만들었다. 더블 커맨더의 병력 공백기에 제2확장을 가져가고 하이브로 가는 마재윤의 안정화된 빌드는, 기울어진 TvsZ를 바로잡았다.

이런 마재윤 패러다임의 진가는, 롱기누스로 재확인되었다.
롱기누스의 테란은 1배럭 더블과 10덩어리 미네랄로 공격 타이밍을 당겼고, 저그의 '제2멀티'를 방해했다. 그 결과 '마재윤의 패러다임'은 무너졌다. 마재윤의 패러다임이 무너지자, 저그도 무너졌다.





4. 빌드오더와 맵 벨런스 붕괴

1) 데저트 폭스와 히치하이커

데저트 폭스의 초창기 TvsZ는 4:2,  히치하이커의 TvsZ는 5:0.  하지만 3월 6일 현재, 둘의 전적은 4:4와 7:6으로 안정권이다.

둘 모두, 초창기에는 테란이 압도하다가 저그가 극복하는 양상을 보였다. 그것은 '빌드의 정립'에서 저그가 테란에게 뒤쳐졌기 때문이다.

특히 데저트 폭스.
데저트 폭스는 가까운 앞마당과 그것을 막는 중립건물이란 컨셉이 '알카노이드'와 굉장히 유사하다. 그래서 세 종족은 알카노이드와 비슷한 빌드오더를 구사했다. 그리고 테란만 성공했다.

알카노이드의 경우, 중립건물로 확장을 방해했지만, 유저들은 기묘한 넥서스&해처리 건설로  중립건물을 무력화했다. 하지만 데저트 폭스의 중립건물은 확장을 제대로 방어했다.
건물을 띄우는 특징 덕에 테란은 그런 차이에 구애받지 않았지만, 프로토스와 저그는 방해받았고 빌드오더의 열세에 시달렸다.

거기다 공통맵이 아니었기에 맵 연구도 늦어졌다. CJ의 저그들이 맞춤빌드를 개발했을때는 이미 리그는 종반으로 치닫았다.



2) 표준 빌드오더와 맵의 다양성

세 종족은 모두 표준화된 빌드를 갖으며 그것이 안통하면 몰락한다. 표준 빌드오더는 필수 지형을 갖는다.
과거의 필수 지형은 본진뿐이었다. 8m/1g+언덕입구+본진간거리만 유지시키면 벨런스는 허용범위 안이었다.

하지만 빌드오더가 확대되며 필수적 지형도 확장한다.  루나 이후, 앞마당까지 확장되었으며, 마재윤 이후 제2멀티까지 확장되고 있다.
표준 지형의 확장은 다양성의 제한을 의미한다. 각 스타팅에서 퍼져가는 결빙에 맵은 외각부터 얼어가고 있다.


3) 다양성을 위한 차기 공식맵의 노력

차기 시즌이 없으므로 삭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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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07 11:08
수정 아이콘
분석 잘 봤습니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참으로 논리적인 글을 쓰시는 분인것 같네요.

하지만 뭣보다 4-3번이 가장 와닿는군요.
S&S FELIX
07/03/07 11:10
수정 아이콘
흠... 개인적으로는 이번시즌 저플전 밸런스, 및 양상에 대한 프로토스 유저
입장의 글을 좀 보고 싶습니다. 저그유저로서 이번 시즌 저플전을 상당히
암울하게 봤던게 사실인데 사실 이번시즌 엠겜 지상맵 3개정도면 적절한
밸런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동안 끊임없이 테저전 맵밸런스를 성토했지만
사실 우주배, 질레트 시절의 저플전 밸런스도 무척이나 나빴던 걸로 기억합니다.

테란유저들이 신백두, 아카디아, 레이드 어썰트를 저그맵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이

저그유저들이 롱기누스, 블리츠같은 맵을 토스맵으로 부르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쉽게 말해서 테55:45저가 나오는 맵이 밸런스 맵이듯. 아카디아, 레이드 어썰트 같이
저55:45테가 나오는 맵 역시 밸런스 맵이고 이런 기준에서 볼때 롱기나 블리츠 같은
맵도 저플전 토스맵이 아닌 토스가 약간 유리한 밸런스 맵으로 불러야 하고 맵제작자들이
추구해야할 밸런스가 아닌가 합니다.
김연우
07/03/07 11:12
수정 아이콘
토스 유저 입장에서도, 룽기누스 블리츠는 토스맵입니다.
07/03/07 11:19
수정 아이콘
차기 시즌이 없는 것은 확정된 겁니까? ㅡㅡ;;; 전 온겜넷 스파키즈랑 엠비씨게임 히어로 선수들만 나와도 프로리그보다는 개인리그 봅니다. 그나저나 좋은 글이기는 한데 연우님이나 저나 개인리그 차기 시즌 안 열리면 여기 올 일도 이제 없는 것 아닙니까? 저야 유머게시판 볼려고 올지는 모르겠습니다만은...
스테로이드
07/03/07 11:41
수정 아이콘
차기 시즌이 없으므로 삭제하였습니다.←이말 보니까 그냥 막 화나고 우울하고.. 암튼 갖가지 감정들이 겹치네요 .

다음시즌 프로리그는 할텐데 , 공식맵의 노력이 없을까요 ?
불타는 저글링
07/03/07 13:34
수정 아이콘
김연우님의 글은 언제나 너무 논리 정연해서 뭐라 반박할 근거가 없군요.
좋은 글 잘 읽었는데....
마지막 줄은 읽는 순간 정말 피가 거꾸로 솟내요. -_- 우리가 고양이한테 생선을 주었단 말인가~~
플러스
07/03/07 13:55
수정 아이콘
S&S FELIX//
레이드 어썰트가 저55:45테가 나오나요? 의외네요... 7:3 정도는 생각했는데

김연우//
빌드오더가 마재윤이후 제2멀티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말의 뜻은... 제2멀티 타이밍까지도 현재 다들 거의 같아졌다는 뜻인가요?
김연우
07/03/07 13:59
수정 아이콘
플러스//
55:45가 아니라 52:48로 거진 5:5에 가까웠던걸로 기억합니다. 현재 어떤 공식맵도, TvsZ가 4:6이상으로 벌어진 맵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리고 제2 멀티 타이밍까지 같아졌다, 는 말도 맞습니다만 저는 '최적화 되었다'고 표현하고 싶어요
플러스
07/03/07 14:10
수정 아이콘
김연우//
아... 네... '최적화' -> 맞는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마재윤선수가 제2멀티 후에 미끼를 주던지 / 물량위주로 공격적으로 하던지 / 버티기 모드고 가던지의 차이는 있지만...
'어느 시점에 이 멀티를 못먹으면 이 맵은 못이긴다'는 측면에서 '최적화'가 필수였을 듯 하네요
(맵에 따라서는 정말 최적화까지로 그 이후 변화를 주는 것이 필수가 아닐 수도 있겠구요)
07/03/07 16:48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07/03/08 02:05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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