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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2/07 01:12:31
Name 천생연
File #1 지구를지켜라1.avi (0 Byte), Download : 84
File #2 지구를지켜라3.avi (0 Byte), Download : 37
Subject [영화 이야기] 지구를 지켜라!
*영화 이야기만 자꾸 해서, pgr이 스타 사이트가 아닌 영화 사이트로 착각 된다는 지적,
고맙게 받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지구를지켜라 리뷰를 마지막으로 영화 이야기는
조금 자제하려 합니다.

*위에 파일은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지구를 지켜라' 명장면 컷입니다.
받아보실 분들은 받아보세요-!


2003  브뤼셀판타스틱영화제   대상  
2003  제25회 모스크바국제영화제  감독상


나름대로 화려한 출품작입니다. 이름이 다소 안 알려진 영화제라고는 하나,

그래도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과 대상을 수상했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포스터와 제목의 유치함은 많은 관객들의 등을 돌려버리게 했습니다.  

평단과 관람인들의 평가가 완전 갈렸었던 영화, 지구를 지켜라를 소개해봅니다.

(이제부터 리뷰 특유의 분위기를 위해 반말투로 나가더라도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영화의 제목부터 보자면 심각하게 고려해보건데 `비호감`이다.

`지구를 지켜라!` 라니, 그것도 밑에 '지구는 병구가 지킨다' 라는 작은 글씨,

3류 코미디 영화라는 생각이 머리 속에 들어온다.

게다가 일명 '인기 배우'조차 없는, 순수 실력파 캐스팅 영화.

관객들이 등을 돌리기에 충분하지 않은가.


하지만, 깊이 파고 들면 '우리 나라에도 이런 영화가 나올수도 있구나!' 라는 감탄사가

뱉어내질 정도의 작품이다.(적어도 내 생각에는)






영화의 장르는 포스터로 보기에는 코믹이다.

그러나 사건이 진행되면서 추리, 스릴러가 되고, 백윤식의 고문장면은

하드코어적이기까지 하다. 또한 마지막 엔딩은 공상과학.

한마디로 장르를 정할 수 없는 다양한 잡종의 영화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영화는 병구(신하균)가 강사장(백윤식)을 지구를 멸망시킬 안드로메다인이라고 하며

납치하면서 시작한다. 병구는 개기월식까지 안드로메다 왕자의 행방을 알아내지 못하면

지구가 멸망한다고 생각하고 강사장에게 수많은 고문을 시행하게 된다. 그러나 강사장은

도대체 무슨 말이냐고 계속 반문하고 그 와중에 병구의 아픈 과거가 드러나게 된다.

이로써 관객은 처음부터 의심하게 된다. 과연 강사장은 안드로메다인인가?

아니면 병구가 아픈 과거 때문에 미친 것인가?

영화는 시종일관 이 둘 사이를 왔다갔다 한다.






나의 느낌상 가장 하이라이트의 장면은 이 것,



강사장을 죽이려는 병구에게 그 서울대 형사가 말한다.

너의 고통을 다 안다고. 바로 다음 순간, 병구는 그에게 쏘아붙인다.

"그래, 다 알수 있겠지. .뻔한 얘기니까. 근데 다 알면서 어디 있었어?"



좋은 배경을 갖고 있으면서, 모순된 사회에 분노를 터뜨리고 착취당하는 사람들에게

연대의식을 갖고 있는 듯 연출하는 그런 사람들, 결국 그런 사람들이 세상을 바꾸기 위해

무엇을 어디까지 할까? 그의 분노와 동정심은 결국 장신구처럼 자신을 꾸미기 위한

수단인 것은 아닐까?



병구의 이야기가, 몇몇 사람들에게는 정말 진부할지도 모른다.


노동자에서 정리해고로 무참히 짤려나가고,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생계비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한걸음 더 나아가서 생체실험과 폭력으로 얼룩진 인간사 이야기.


지겹도록 들어보았고, 항상 주변에서 일어났던 시시콜콜한 말들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들이 진부해지도록 인간세상이 변했을까?

진부하다고 여겼던 그 옛날과 지금이 다를게 뭐가 있을까?






결과는 영화를 보면 알게되지만 사실 그 반전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물론 반전이

이 영화를 돋보이게 하지만 그것이 병구의 상상일 수도 있기때문에 그걸로 이 영화가

황당무계 SF영화로 통용되어서는 안 된다. 또한 이 영화는 그것보다 더 중요한 얘기를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병구를 미치게 만든 그 모든 부조리들, 그리고

그것을 알면서도 지켜보기만 한 우리들 어느 누구도 그것에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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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없어™
06/02/07 01:17
수정 아이콘
마케팅이 매우 잘못된 영화죠..
그걸 코미디 영화라고 홍보하고 다녔으니 -_-;;
동네노는아이
06/02/07 01:31
수정 아이콘
음 저도 보구서 뒷골을 맞은듯한.
그러나 마지막 결말을 씁쓸하더군요.
아반스트랏슈
06/02/07 01:45
수정 아이콘
포스터만 제대로 했어도 관객이 두배는 더 봤을 것 같은 영화;; 저도 이거 포스터 보고 "뭐야 이 초X용 영화는!!" 했는데, 티비에서 해주는 거 보니까 조낸 재밌더군요 -_-;;;
박민수
06/02/07 01:46
수정 아이콘
저주받은 걸작이라는 -_- 복수는 나의것과 동급의 포스 영화라고 느꼈습니다.
진리탐구자
06/02/07 01:51
수정 아이콘
뭐랄까, 영화도 다른 상품처럼 이미 품질(작품성)만으로 승부하는 시대는 이미 오래전에 갔다고 봅니다. 홍보와 이미지를 통한 호소가 뒷받침 안되면 명작이라도 GG..;;
그 반대의 경우에는 성공 사례가 많다는 점만 봐도 분명한게 아닌가 싶네요.
06/02/07 01:54
수정 아이콘
정말 재미있는 영화죠^^
헤르세
06/02/07 01:59
수정 아이콘
신하균 때문에 닥치고 본 영화였는데 보고 나서 참 좋았어요. 금방 막을 내려서 아쉬웠죠. 영화 크랭크인부터 봐야겠다고 다짐을 했던 영화여서 포스터나 홍보에 별로 신경을 안 썼었는데, 홍보가 잘못됐다고 하시는 분들이 꽤 많더라고요. 아쉽죠. 하지만 신하균의 시나리오 고르는 눈에 한번 더 신뢰를 보낼 수 있게 만든 영화였죠. (화성, 서프라이즈는 빼고 -_-;)
지니쏠
06/02/07 02:00
수정 아이콘
이거 엄청재밌습니다. 지금처럼 인터넷이 대중화돼서 입소문이 빠르게 퍼지고 예고편을 누구든 흔히 볼수있는 시대에 개봉됐다면 흥행했을것같아요.
천생연
06/02/07 02:05
수정 아이콘
헤르세// 정말, 화성으로 간 사나이, 서프라이즈만 빼면 나름대로 괜찮았던 영화들이었죠..

간첩 리철진(전 별로였지만;), 공동경비구역 JSA, 킬러들의 수다(어렸을때는 재밌게, 허나 지금이라면;;), 복수는 나의것, 묻지마 패밀리, 우리형, 털(이거 아시는분 계실지;;), 웰컴투 동막골, 박수칠 때 떠나라 등등...

예상외로 맘에 안 드는게 몇개 더 있긴 하네요;;

그래도 제가 좋아하는 배우 중 하나 ^^
천생연
06/02/07 02:08
수정 아이콘
그러고보니, 박수칠때 떠나라, 웰컴투 동막골은 오육년 전에 연극으로 만들어졌었던 작품들이었네요.. 그때도 신하균씨가 주연 맡았었다고 알고 있는데..
헤르세
06/02/07 02:24
수정 아이콘
천생연님// 저는 JSA때문에 신하균을 좋아하게 되고, 그 때부터 신하균 나온 영화 막 뒤져보다가 기막힌 사내들 보고 장진에 푹 빠져버리고 장진 영화 찾아보다가 정재영, 임원희 등등에 빠져버린 완전 수다빠거든요;;; 그래서 기막힌 사내들이랑 간첩 리철진은 무려 비디오를 소장하고 있답니다 -_-;; 저 개인적으로는 기막힌 사내들이 좀 더 거칠긴 해도 리철진보다는 더 아끼는 작품인데, 리철진 맨처음에 봤을 때 잘 이해를 못 했었는데;; 두번째 보니까 감동이 좀 밀려오더라고요. 어쨌든 장진 감독과의 인연 때문에 선택한 영화겠지만, 잘 맞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흐흐. 킬러들의 수다는 무려 극장에서 세번이나 봤고;;; 털은 기사는 꽤 봤는데 결국 영화는 못 봤네요. 그러고 보니 신하균 나온 영화에서 우리형이랑 털 빼곤 다 본 듯;;; 신하균이 장진 연극에도 곧잘 섰는데 박수칠 때 떠나라는 제가 보질 못해서 잘은 모르겠어요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 동막골 때는 영화랑 똑같이 표현철 역할을 했었고요.
정테란
06/02/07 03:44
수정 아이콘
천생연님 왜 병구가 봉구로 둔갑하나요?
한참 웃엇습니다.
지구를 지켜라는 제가 본 한국영화 중에서는 가장 충격적인 영화였습니다. 다시 봐도 새로운 느낌을 주는 영화랄까?
털은 유쾌한 단편영화였지요.
그리고
06/02/07 07:26
수정 아이콘
이 영화, 명작입니다.
카르페 디엠
06/02/07 07:35
수정 아이콘
최고의 반전 영화 중 하나죠! 반전이 예상이 되지만 설마? 설마? 다른 의미의 반전의 미학이라고 해야하나. 정말 괜찮은 영화죠.
sometimes
06/02/07 08:33
수정 아이콘
이 영화의 백미는 역시 백윤식 아저씨의 연기
My name is J
06/02/07 08:39
수정 아이콘
불행이 가까워지고 진부해졌다는 이야기....
아프게 들리는군요.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읽었던 영화감상문-중 가장 직접적인 느낌입니다.
많이 울었던 영화죠.
06/02/07 09:38
수정 아이콘
명작이죠. 여친이랑 조조로 보러갔는데, 영화 시작 전까지 저랑 여친 딸랑 둘이어서 속으로 '아싸'했지만, 다른 커플 2명이 더 들어오는... 결국은 네명이서 봤습니다.

... 여튼 보고 나서 나온 첫마디가 '이게 어디 개그 영화냐?' 그렇습니다. 분명 웃긴 장면도 나오고, 웃긴 상황 설정도, 웃긴 대사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맘 편히 웃을 수 있는 장면, 대사는 매우 적었습니다. 개그 영화로 볼 수 없을 정도로.. 그렇지만, 그게 나름의 맛 아니 최고의 맛이었습니다. 보는 내내, 가슴 한 구석에 무거운 돌을 올려 놓은 듯한, 불편한 마음을 가지게 하는 영화였지만, 그 무거움과 불편함이 싫지 않았습니다. 그 무거움과 불편함이 제 자신을 성장하게 하는 밑거름이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성장시키게 할 수 있는 힘이 있는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 뭐, 그 뒤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했다가 구박 들은 얘기는 여담일 뿐이죠. 사람들이 명작의 가치를 몰라 에잉
본호라이즌
06/02/07 09:45
수정 아이콘
천생연 님 // 영화 이야기 많이 써주세요~ 영화 사이트로 착각될만큼 영화 이야기가 많다고 생각되진 않는데요. 오히려 그만큼 영화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많다는 것이고...그런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이외의 생각은 안들었는데 말이죠.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은 음악 이야기를,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은 게임이야기...영화를 좋아하시는 분은 영화 이야기를 써주시면 더 좋은게 아닐까 생각해요~ 영화 이야기는 물론이고 다양한 방면의 글들 많이 보고 싶으니, 자유롭게 글 많이 써주시면 좋겠어요...;ㅇ;
스타벨
06/02/07 10:14
수정 아이콘
계속 쓰시길 바래요 ;;
You.Sin.Young.
06/02/07 10:34
수정 아이콘
이게 영화입니다!
FoolAround
06/02/07 11:04
수정 아이콘
다들 백윤식씨 칭찬을하지만, 저에겐 신하균 쵝오 ㅠ_ㅠb .. 2003년영화중 살추,올보보다 더 인상깊게봤어요
정테란
06/02/07 14:09
수정 아이콘
이 영화는 슬픈SF호러코미디죠.
여지껏 한국영화에서는 전혀 볼수 었었던 세계를 보여준 것만으로도 보석처럼 그 존재가치가 빛나는 영화입니다.
흥행은 10만도 안되었다고 들었지만 차라리 이런 영화는 흥행이 안되고 저주받은 걸작으로 남는 것이 뻔한 흥행 영화와 격이 다름을 구분지어 줄 수도 있지요.
DVD로 소장해서 가끔씩 봅니다만 볼때마다 새로운 것이 참...
천생연
06/02/07 14:13
수정 아이콘
정테란//본전도 못 찾았었지만, 그래도 지구를 지켜라 매니아층의 꾸준한 사랑으로 박스오피스에는 계속 이름을 올리긴 했습니다. 작품성에 비해서 완전히 외면해버린 것이 문제.. 저주받은 걸작의 대표작인 복수는 나의것 보다도 낮더군요.. 전국누계 77만여명 정도 됩니다.
복수는 나의것은 그래도 100만명은 넘겼는데...
정테란
06/02/07 14:23
수정 아이콘
77만이라구요? 이상하네~~ 일주일만엔가 간판내리고 그나마 관객도 거의 없이 상영했다고 들었습니다.
정테란
06/02/07 14:31
수정 아이콘
네이버 검색해보니 서울관객 3만 2천으로 나옵니다만...
77만은 어디서 보신건지요?
천생연
06/02/07 14:32
수정 아이콘
정테란// 죄송합니다. 너무 좋아했던 영화인 나머지 0을 하나 더 붙이고 말았네요 허허;;.. 정확하게 7만 3천명이 봤네요.. 으음.. 생각보다 훨씬 암울했군요
천생연
06/02/07 14:32
수정 아이콘
정테란//전국 누계 관객은 영화진흥위원회 사이트에 가셔서 보시면 정확히 보실수 있어요.
06/02/07 14:40
수정 아이콘
극중 병구가 기르는 개 이름이 다름아닌 '지구'라는 것을 인지하시는 분은 안계신가요? 전 그 점에서도 좀 오묘함을...느꼈다는..'지구를 지켜라' '이제 지구는 누가 지키지?' 좀 그렇지 않나요? 비록 한 구성에 불과하겠지만..
천생연
06/02/07 14:43
수정 아이콘
RoSie//글쎄요.. 저는 주인공 이름인 병구를 '병든지구'로 보고, 기르는 개인 '지구'에게 자신이 죽인 사람들을 먹임으로써 정화시키려고 하는 것으로 멋대로 해석했다는..
진리는 있다해도 해석은 자기 마음이죠..
정테란
06/02/07 15:30
수정 아이콘
하여튼 보통 슬픈 영화는 눈만 우는데 이 영화는 정말 가슴이 웁니다.
너도 똑같은 놈이야라고 해머로 가슴을 강타 당하는 듯한 처절함이랄까?
lost myself
06/02/07 22:59
수정 아이콘
이 영화. 저는 죽었다 깨나도 다시 못보겠습니다. 처음엔 어쩔 수 없이 봤는데 고문이나 마지막 죽이는 장면들은 진짜 저의 뇌 허용불가 판정을 받았습니다. 고통스러워요 ^^:;
anti-terran
06/02/09 12:46
수정 아이콘
진짜 걸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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