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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9/10 16:50:18
Name 날아와머리위
Subject 어제, So1 스타리그 5주차 후기(1경기 제외)
제가 재방송을 통해서 경기를 봐야하는 관계로, 1경기는 뒷부분밖에 못봤습니다.  그럼 2경기부터 쓰자면.



2경기  박정석(P)  vs  송병구(P)    Ride of Valkireys


아마도 이번 대회에서 가장 기대에 못미친 모습을 보여준 선수가 송병구선수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이주영선수의 부자스러운 운영에 밀려서 1패, 이병민선수의 기습전략에 밀려 1패(저도 방금전 815에서 송병구선수처럼 더블넥하다 친구에게 당했습니다만;;), 그리고 오늘의 패배까지...


초반에 송병구선수가 준비해온 전략, 전진 2게이트는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듀얼에서 최수범선수와 변형태선수의 경기를 연상케하는 전략이였지요.  그리고 조금더 악랄하게, 예를 들어 질럿으로 시간을 벌면서 캐논러쉬 하는 등등의 공격적인 방식도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만, 아무래도 수비적으로 가는 것이 무난하고, 또 안정적으로 이길수 있는 방법이였지요.  사실 저는 박정석선수의 프로브 피해를 보고 송병구선수가 이긴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뭐, 아시다시피 박정석 선수의 승리로 마무리 되었지요.  승리의 원인은 박정석선수의 리버컨트롤에서의 우위와 하필이면 박정석선수가 압박을 해오는 시점에 멀티를 하고 있었던 송병구선수의 타이밍에서의 아쉬움 때문이라고 봅니다.(개인적으로 안마당을 조금 더 일찍 먹었으면 어떘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아직도 송병구선수에게는 많은 기회가 있으리라고 봅니다.  프로리그도 있고, 또 아직 송병구선수의 커리어는 이제 시작일 뿐이니까요.


다만, 지난 시즌에 보여주었던 대담한 담력이 조금씩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쉬울 따름입니다.  Stork[gm], 대담한 당신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좀더 자신감을 가지고, 플레이 해주세요.



3경기  조용호(Z)  vs  서지훈(T)    R-Point


예전에 조용호선수라고 하면, 극강의 테란전에 저그전, 플토전도 최고급선수였다고 인식했는데, 요즈음은 테란전에서의 포스가 상당히 떨어진 느낌입니다.  뭐, 당시 조용호선수가 제시한 저그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울링'의 파장이 너무 컸고, 그걸 깨기위한 테란의 대책이 "어쩄든 울링을 갖추기 전에 깨야한다"는 암울한 결론으로 가고 있던 것도 한 몫합니다만...  어쨌든 요즈음의 조용호선수의 테란전은 조금 불안한 모습입니다.


반면 서지훈선수는 점차 자신의 한계를 깨고 있는 모습입니다.  올림푸스 우승이후, 그동안 서지훈선수는 스타리그 8강언저리만 계속 왔다갔다하는, 기복은 없지만 조금은 어중간한 성적을 보여주었지요.  하지만 최근의 서지훈선수는 조금씩 그 벽을 깨나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뭐랄까요, '완벽함에 모자란 2%를 메워가고 있다'는 느낌이랄까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서지훈선수의 포스가 기존의 강력함에 더해서 서서히 새롭게, 단단하게 칠갑되어지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서지훈선수는 초반 6마린+2파뱃+2메딕을 진출, 안마당에 황급히 건설한 조용호선수의 성큰을 무시하고 본진에 난입해주는 플레이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살아남은 2마린+2파뱃+2메딕이 경이적인 전과를 올려주면서, 비록 조용호선수의 레어는 간발의 차이로 꺠지 못했지만 경기를 압도적으로 우세하게 끌고 나갑니다.  그리고 2스타 레이스를 보여주면서 유유하게 승리.  


오랜만에 본 서지훈선수의 종이비행기의 모습이나(^^;;) 언젠가 kimera님의 소고에서 쓰였던 표현인 "승부를 끝내는 완벽한 한방"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이번 시즌의 서지훈선수의 행보가 심히 기대되게하는 한판이였습니다.  반면 조용호선수로써는, 조금 운이 없었다..  라는 생각이 드네요.


4경기  최연성(T)  vs  홍진호(Z)    Neo Forte


양선수 모두 물러설수 없는 일전이였습니다.  최근의 잇단 부진으로 체면이 말이 아닌 홍진호선수와 지난주 스타리그에서 김준영선수에게, 그리고 며칠전 WEF에서 마재윤선수에게 당한 패배 때문에 상당히 조급해져있는 최연성선수였지요.


초반의 플레이는 분명 홍진호선수의 우위였습니다.  분명히 '홍진호'만이 보여줄수 있는 공격적인 운영과 저글링과 뮤탈로 입힌 초반의 피해는, "역시 폭풍!"이라는 말이 저절로 튀어나오게 만들 정도로 기막힌 모습이였지요.


하지만 비장의 3팩을 돌린 최연성선수의 물량이 승부를 역전시켰습니다.  3팩에서 튀어나오는 무시무시한 탱크란...  정말 "나는 제 4의 종족, 최연성!"이라는 말을 탱크들의 숫자 자체에서 역설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강력했습니다.


여기서 이에 맞선 홍진호선수의 병력이 나오지 많이 나오지 않았던 것이 의문이였습니다.  이부분에서 친구녀석과 토론을 했는데, 저는 "역시 드론수가 모자랐던것이 아니냐, 특히 가스가 모자랐던 것 같다.  그래서 가디언을 못간게 아니냐.."고 생각했는데 친구녀석은 "처음부터 울트라를 뽑기 위해서 가스를 모았는데 최연성선수가 3팩을 돌리는 것을 몰랐던 것이 컸다"라고 얘기하더군요.  아무래도 친구녀석의 생각이 맞던것 같습니다.  역시 3팩을 발견하지 못했던 것이 크지 않았나...  싶더군요.


물론, 홍진호선수의 드론숫자는 꽤 아쉬웠습니다.  박태민선수가 운영의 마술사라고 불리우는 근본적인 이유는 부자스럽게 운영해주면서 상대 체제가 어떠하던간에 거기에 대해서 완벽한 대응병력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고 보거든요.  반면에 '가난병'에 걸린듯한 홍진호선수의 드론숫자는 많이 아쉬웠습니다.  아마도 홍진호선수가 부활을, 그리고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가난한 드론숫자에서 조금 탈피, 상황에 따라 적절한 드론숫자를 맞춰주는 플레이가 필요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하지만, 어제 홍진호선수의 플레이는 분명 '폭풍', 그 자신의 스타일에 충실한 플레이였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만큼 재미있고, 그의 힘을 느낄 수 있었기도 하고요.  그래서 어제 홍진호선수가 졌음에도, 저는 어제의 홍진호선수의 플레이에 대해서 만족하렵니다.


혹시 그저께 제가 쓴 글, '홍진호, 홍진호, 홍진호!'를 기억하시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 글에서 홍진호선수에게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라고 썼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그에대한 홍진호선수의 답을 들은 느낌입니다.  예, 제 생각에, 홍진호선수는 자신을 증명하였고, 충분히 명경기를 만들어내었으며, 그가 진정 '폭풍저그, YellOw 홍진호'임을 증명했다고 생각합니다.


프로는 말이 아닌, 몸으로 자신을 증명한다고 하지요.  홍진호선수는 그점에서 프로로써의 자기증명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예, 홍진호선수.  저는, 당신이 다시 우승을 향해서 폭풍을 일으킬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마 당신의 팬들도, 그렇게 믿을 거고요.  


당신도 그렇게 믿고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당신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어째 홍진호선수의 응원글로 분위기가 가버린 느낌이지만)



그리고 최연성선수, 정말 말이 안나오는 물량이였습니다.  모처럼 물량에 전율해보네요.  좋은 경기 펼쳐주셔서 감사하고,



어제 수원에서 비오는날에 고생하면서 경기한 박성준, 임요환, 박정석, 송병구, 조용호, 최연성, 홍진호선수.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비오는 날에 역시 고생한 온게임넷 스태프 여러분과 중계진 분들, 그리고 비오는 날 꿋꿋이 경기를 관전한 팬분들도, 정말 고생하셨고, 수고하셨습니다.  총총.


P.S.  이번 에스오일배는, 면도기배 이후로 모처럼 경기 내용이나 흥미도, 몰입도가 높은 OSL이 되지 않나, 싶은 느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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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10 17:10
수정 아이콘
오영종선수가 마치 질레트때 박성준선수의 모습을 연상시킵니다
EX_SilnetKilleR
05/09/11 02:07
수정 아이콘
그게 옐로우의 매력이라... 참 고민이 되는 부분 중에 하나죠.
스타일리스트로 남느냐.스페셜리스트로 거듭나느냐..
과거 그의 드론 숫자란...그리고 그 숫자로 승리를 거두는 모습이란
진정 저그란 종족에 딱 맞는 선수였는데.
그래도 전 아직 폭풍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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