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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1/04 16:03:59
Name 아케미
Subject [잡담] 게임치의 한숨
※ 반말 투입니다. 거슬리시는 분은 뒤로를 눌러 주세요^^;


Message: power overwhelming

엔터 쳐, 말아?

스타크래프트, 99년부터니까 벌써 6년째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나의 실력은 여전히 컴퓨터와 40분 이상 1:1 혈전을 벌이는 수준이다. 그러니 한 판만 해도 후반에 들어가면 이 사랑스런 XP 컴퓨터는 화면을 가차없이 깨뜨려놓고, 나는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남은 병력을 모아 컴퓨터의 많은 멀티 중 한 곳을 향해 어택 땅.

남들은 지겹다는 로스트 템플, 나는 10게임도 안 했다. 오히려 방송 덕분에 익숙해진 노스텔지어에서 더 많이 했다. 그러나 그래봤자 근 5년 동안 게임한 횟수는 50게임도 안 된다. 이러니 못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지 않은가? 모름지기 무엇이든 많이 해야 실력이 늘 터인데, 부모님께 게임하는 모습을 들키면 그 날로 집을 나가야 하니… 한 달에 한 판 하기도 힘든 이 상황은 내 APM을 한 자릿수로 만든다.
어느 날은 용기를 내어 프리배틀넷 접속, "한 수 가르쳐주실 분"이라는 방제를 걸었다. 상대는 테란이었다. 물론 무참히 깨졌다-_-;  그래도 배틀넷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한 게임이라고 리플 저장해 두었다는 것이 그저 대견하다.

그럼 다른 게임은?
나와는 다르게 이것저것 다 해볼 수 있는 동생 덕에 몇몇 온라인게임에 손도 대보았다. 그러나 내 기억에 Lv5를 넘긴 것이 하나도 없었던 것 같다. 일단 매달려야 잘할 수 있는 게임들의 물결 속에서 내 손은, 타자 칠 때만 빠르고 게임할 때는 한없이 느려지는 내 손은 초라하기만 하다.

컴퓨터 게임이라는 것과 나는 안 맞는다.

그런데,
왜 내 손은 다시 레이스 모양의 아이콘에 가 있을까…

한 가지는 확실하다. 나는 게임을 좋아한다. 접속할 때의 두근거림을, 시작해서 조금씩 내 생각대로 만들어갈 때의 떨림을 좋아한다. 비록 내 상대가 다른 사람이 아닌 이 바보 같은 컴퓨터라 할지라도, 내 마음가짐 하나만은 고수 분들과 다를 것이 없다고 자신한다.
무참히 지더라도, 처절히 버티다 눈물을 머금고 끄더라도, 그리고 끝내는 OTL을 연발하며 키보드에 화풀이하더라도 게임은 게임이다. "해보았자 지겠지"라고 말하면서도 심장은 정신없이 쿵쾅거리고, 방금 한 말을 잊은 채 오늘은 이기겠다 투지를 불사른다. 또 지더라도, 어쩌겠는가!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이 느낌을 버리기엔 너무 아쉽잖은가.

그래, 다시 시작해 보자. 언젠가는 이길 날도 오겠지.



"……젠장, 아까 무적 칠 걸 그랬나…T_T"


덧1/이러니 PgR에서 종족균형 논쟁 같은 것이 벌어져도 끼어들 수가 있겠습니까. 휴우. 생각해보니 고수 분들로 넘치는 PgR엔 안 어울리는 글이로군요;
덧2/강민 파이팅! 워3 파이팅! 2005년에는 게임 계에 행복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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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04 16:09
수정 아이콘
게임은 절대로 이기라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즐기라고 있는 것이죠...^^ 종족균형 논쟁...하루 이틀도 아니니 pass-_-; 강 민선수 2005년에는 부활하리라 믿고...워3도 2005년엔 잘되길...^^ 더불어 서지훈, 강도경, 박경락선수돠 화이팅 ! (-_-..)
immortal
05/01/04 16:17
수정 아이콘
아케미님 고수인줄 알았는데... 깜짝 놀랐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손말사랑
05/01/04 17:28
수정 아이콘
저도 초반에 많이 쳐봤죠. 요즘은 미친컴퓨터랑 하면서 가끔 치게 되구요. ( ㅡ..ㅡ)
power overwhelming 보다는 show me the money 가 더 좋습니다. ^^

님과 같은 상황에서 재밌게 하시려면...
시작하자 마자 show me the money 를 한번 치시고 바로 앞마당 멀티 뛰고, 돈 되는 만큼 일꾼 생산하면서 건물 왕창 지으세요. 그리곤 바로 공격가면 시시하니까 공격 오는거 한두번 막고 나서 공격 가시구요.
돈 남을때는 이거 저것 다 해보시구...^^
무엇보다 한판 이기는 것 보다는 이번판에는 "무엇"을 해봐야 겟다고 마음먹고 그것을 해보는게 중요합니다. 그래야 재밌어지고 실력도 늘지요. ^^
05/01/04 18:33
수정 아이콘
잘하든 못하든 게임을 즐기는 모습, 아름답습니다.
컨트롤황제나
05/01/04 20:43
수정 아이콘
잘하든 못하든 즐긴다는 차원에서는 누구나 프로입니다^^
05/01/04 23:43
수정 아이콘
맞아요~ 게임은 즐기라고 있는 것이예요!!! <- 실력이 안되니 우기는 수밖에;;;
물론 저도 게임을 '잘'하진 못하지만 그래도 하는 것을 정말 '좋아'합니다.
마지막 문장이 제 생각과 비슷하네요. '언젠가는 이길 날도 오겠지'
아케미님도 저도 화이팅이요 ~
05/01/05 01:00
수정 아이콘
와 그래도 아케마님 배틀넷접속 을 시도 해보셨군요 부럽ㅠ
2005년 강민님 느낌이와요~~^^
저도 강민파이팅!!!
05/01/05 01:03
수정 아이콘
웅~쓰 이런 아케미님인데ㅜㅜ죄송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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