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3/05/20 15:11:49
Name StimPack
Subject 테란과 임요환
드디어 pgr21이 부활했네요. 정말 오랬동안 기다렸습니다. 아랫글은 pgr에 올렸으면 했던 글인데... 올릴데가 없어 드랍동에 올렸던 글입니다. pgr21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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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년(98년) 테란 유저로서 테란의 발자취에 대해 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 봅니다.

테란... 스타크 오리지널 캠페인에서도 테란 미션이 먼저 나오듯 가장 친숙하고 누구나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종족이 테란이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베틀넷으로 인한 멀티 게임이 활성화 되자 너무나 쉽게 죽어버리는 유닛들, 또한 극도의 컨트롤을 요구해야 하는 종족이 테란입니다.

그래도 오리지널 시절에는 12배럭 마린 러쉬라든가 마린+탱크러쉬 등등의 전술로 저그에게는 강했고 프로토스와도 해볼만한 시절이 있었습니다. 당시 베넷에서 전술이란 개념은 별로 없고 그저 무한맵의 개떼싸움이 공공연하던 시절이었죠.

또한 당시 게임을 돌이켜보면 저글링에 의해 끝나는 게임이 아니라면 보통 배틀크루져와 캐리어가 난무하던 시절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베틀넷 초창기엔 프토가 참 좋았던걸로 기억합니다. 테란은 어차피 컨트롤(컨트롤이라는 개념도 약했지만...)이 힘들고... 저그는 유닛이 약하고... (어차피 극초반 저글링 러쉬 게임 아니면 중반 힘싸움이었으니... 깡패 질럿...)

하지만 저그는 사우론이라는 솔루션으로 무한 저글링 러쉬등등의 방법과 응용한 방법으로 베넷을 점령해 갔죠. (이 시기는 브루드워 이후인지 잘 기억이 안나네요) 그래도 이때까지는 테란이 해볼만한 종족이었습니다.


그러나 스타도 BroodWar라는 확장팩이나오고 일대 변혁이 있었습니다. 테란은 프로토스의 다템과 러커에게 극도로 약한 모습을 보이고... 초반은 어떡하던지 디펜스 위주로 버티며 진행이 되어야 했습니다. (아니면 SCV 러쉬를 하던지... -_-;)

또한 겨우 다템이나 러커 막아봤자 상대방은 멀티하거나 고급유닛 뽑아 끝나버리기 일쑤였죠. 당시 유명했던 테란유저(테란중심 랜덤) 이기석도 테란을 버리고 프로토스를 선택했으니...

초반 막아봤지 중반의 리버드롭이나 러커 드롭도 공포였고, 후반에는 캐리어나 가디언이 얼굴만 내밀면 GG를 쳐야했던 운명.

아마 그래서 그당시 나온 유명한 전략이 '유병준류 우주방어 테란' 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꾹~ 참고 견디다가 한방러쉬.

쩝, 어쨌건 스타 초창기와 중기까지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이런말이 있었죠. 테란 유저는 스타시작한 사람 아니면 초절정 고수만 사용한다고.


이를 도표로 나타내면,

시작 -> 초보 -> 초중수 -> 중수 -> 중상수 -> 상수 -> 고수 -> 초고수
테란 -> 프토 -> 프,저 -> 저그 -> 프,저 -> 프,저-> 프,저 -> 테란

뭐... 좀 억지란건 저도 압니다. ^^; 그냥 순수히 제 생각입니다.


BroodWar가 나온 이후 베틀넷의 종족별 분포도를 보면, 저그60% > 프토30% > 테란10% 정도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참 암울하던 시절이었죠.

언젠가 정일훈/이정환 형님이 중계하는 'ITV'의 열전게임챔프였던가... 하여간 이프로의 결승전에 랜덤(프토)의 최인규와 저그의 봉준구가 결승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game-q를 통해 나름대로 유명해졌지만 무명에 가까웠던(전국민 대상으로 할때) 임요환 선수와 떠오르는 신예 프토유저인 임성춘 선수가 오픈무대를 가졌었습니다.

이때 임선수가 정말 당시로는 환상적인 타이밍과 컨트롤로 12시 프토의 다템러쉬등등을 막으며 2시 테란으로 승리를 거머쥐었죠. 그때 게임이 끝나고 임성춘 선수는 인터뷰에서 몹시 황당한 얼굴로 '이런 이상한 테란은 첨이다... 홀린것 같다' 라는 식으로 말했습니다.

정말 제게 이 임테란은 충격이었죠. 테테전 극강의 원동력 2탱크 드랍쉽은 정말 환상이었고 울트라까지 나온 변성철 선수를 컨트롤로 극복하는 모습. 프토, 저그... 심지어 테란을 상대하는 해법까지 집대성해 나온 그 모습은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게다가 어떤 맵에서도 테란을 고수하는 대쪽같은 모습. 비록 시나리오가 이미 테란의 패배로 정해진 맵(아쉬리고등)이라도 테란을 고수하고... 최후의 순간까지 뭔가를 보여주는 모습.

또한 이제는 너무 당연시 된 환상의 컨트롤과 상식을 부셔버리는 과감한 전략(변칙이라고도 하죠)과 쇼맨쉽. 하지만 가장 나를 감동시킨것은 역시... 최후의 최후까지 포기하지 않는 피투성이의 파이터 모습이었습니다. 정말 저렇게까지 처절한 승부근성과 포 기하지 않는 집념은 정말 게임이지만 가슴을 뭉클하게 하더군요.

게이머로 뿐만 아니라 하나의 인간으로도 배울점이 참 많은 친구가 임요환인듯 합니다. 제 나이 이제 30줄에 접어 들었지만... 가장 존경하는 인물중 하나로 임요환으로 꼽습니다. (배우는데 나이는 중요치 않지요.)

이 친구는 '노력하는 사람을 누구도 이길 수 없다'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고 또한 누구보다도 노력을 하더군요. 말주변은 없지만 그 진실된 눈빛, 승부에 관한 근성과 나이에 비해 짊어진 짐이 너무 무거울테도 언제나 흔들림 없는 잔잔한 미소.

뭔가 더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말하기 어렵네요. 테란과 임요환... 참 잘어울리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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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라나
03/05/20 17:45
수정 아이콘
임요환 선수는 테란을 크게 발전시켰기 때문에 감히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 그러나 요즘테란유저들은 왠지 사기라는 소리를 많이 듣는듯.. 임요환이 이기면 테란의 황제
이윤열이 이기면 사기테란..
김민지
03/05/20 18:01
수정 아이콘
후훗..
이슬라나님의 마지막 두줄에 공감을 하고있답니다.
근데 사기테란 보단 임요환도 이윤열 만큼 물량을 만들수 있는데 컨트롤을 계속 하느라고, 돈이 굉장히 많이 남는다고 해요.
정말 임요환의 물량은 이윤열의 물량에 비하면 초라해보이기도 하고, 그래서 사기 테란이란 소리도 잘 나오나봐요.
임요환 당신은 아직 나의 왕자님!
귀족테란'정민
03/05/20 19:49
수정 아이콘
저도 한때 임선수의 전성기 시절, 그가 조금 미울때도 있었는데요. 이제는 하향세다, 한물갔다... 할때면 어김없이 뭔가를 보여주더군요 임요환 선수. 지난 가을이던가요. 겜비씨와 온게임넷에서의 파죽의 연승행진을 달릴땐 정말 임테란의 눈에는 '뭔가 보여주겠다','난 죽지않았다'하는 오기가 느껴지더군요.

만약 임요환이란 게이머가 나오지 않았다면...?
...이란 가정을 가끔해보면 참 끔찍하죠.^^
정민님의 라이벌이자 성춘님의 라이벌, 동수님의 라이벌, 진호님의 라이벌, 요즘엔 이윤열 선수와의 라이벌구도까지... 라이벌도 참 많죠 -_-;; (본인이 어떻게 생각할런진 모르겠습니다..)
라시드
03/05/20 22:40
수정 아이콘
라이벌 구도에서 두플토가 현재 완전침묵 상태군요-_-;;
김정필
03/05/21 09:36
수정 아이콘
완전 침묵 이러면 꼭 폭주를 하던데 ㅡ,.ㅡ(에바를 너무 봤군요)
어서 박정석 선수도 폭주를 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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