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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2/08/17 11:57:04
Name 처음
Subject 메가웹
삼성동 메가박스 지하에 메가웹 스테이션이 있다고 한다.
TV로만 온게임넷을 시청하는 나는 언젠가 한번은 꼭 메가웹에 가보리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TV에서 보이는 그곳의 풍경은 선수들의 무대위로 드라이 아이스가 뿜어져 나오고 관중들의 함성과 탄식이 쏟아지는, 최고의 격전장이며 게임의 메카이다.
그저 평범한 게임방에 작은 무대만이 있다는, 가보면 별 것 없다는 설명을 못들은바 아니건만
아직 나에게 있어 메가웹은 미지의 세계이자 작은 환상속의 공간이다.( 쓰고 보니 열라 거창하다)

기아타이거즈의 열혈팬인 나는 기아의 전신 해태시절 잠실에서 경기가 있는, 정말 어쩌다 오는 그 기회를 놓칠새라 경기장을 찾곤했다.
야구장도 가보면 별것 아니다. 선수들도 작게 보이고 스트라이크나 볼을 구별하는 건 나같은 시력의 소유자로선 불가능하다.
그러나 경기장을 찾는 그 즐거움을 어찌 혼자 과자나 씹어가며 중계를 보는 것과 비교할 수 있으랴.
야구중계를 보며 너무도 괴로운 일 중의 하나는 같이 소리지를 누군가가 없기때문에 문득 문득 나혼자 미친것 같은 느낌이 들곤한다는 것이다.
물론 나는 게의치 않고 방방 뜨지만, 가끔은 환호와 열정이 그리워 지는 것이 사실이다.

서울에 살고 있지만 메가웹은 내게있어 너무도 먼 곳이다. 김포공항 근처의 변두리에 살고 있는 혜택받지 못한 지리적 위치 뿐 아니라
아직 기저귀도 떼지 못한 우리 꼬마가 나의 발목을 붙잡고 있기때문이다.
하지만 난 올해가 가기전 한번쯤은 찾아 가볼 요량이다.
운 좋으면 내가 좋아하는 선수의 사인을 받거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감동을 맛 볼지도 모른다.
하지만 무엇보다 내가 원하는건 환호와 한숨, 비명과 탄식의 그 어딘가에 내가 자리잡고 싶다는 작은 소망이다.
딸아이를 들쳐 업은 아줌마가 나타나거든 위로의 말씀좀 전해주시길....

-어제의 명경기를 혼자보며 외로움에 떨었던 처음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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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8/17 12:01
수정 아이콘
제발 의자라도 바꿔주었으면......저번에 앉아서 봤었는데
허리가 아파서 그냥 서서봤죠ㅡ.ㅡ
하지만 역시 현장에서 보는 것이 현실감 넘치고 좋죠.
게임 전에 놀고있는(^^) 게이머들도 볼 수 있고, 이리저리
바쁜 스텝들도 볼 수 있고......(다만 라디오가 필수겠죠^^/)
Blackthought
02/08/17 12:47
수정 아이콘
저도 금요일날 저녁에 다른일때문에 메가웹을 갔다가 세르게이 선수보고 김도형씨가 전화통화하시는걸 보고 정말 놀랐던 기억이 ^^;;
02/08/17 15:07
수정 아이콘
직접가서 보면 해설을 들을수가 없어서 불편한 점도 있지만(라디오 갖고 가세요!!) kama님 말씀처럼 현장감이 있어서 넘 좋답니다. 꼭 한 번 가보세요..
02/08/17 21:01
수정 아이콘
자신과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응원한다는 것 자체가 즐거운 일인듯 합니다. 적어도 그곳에서만큼은 중계를 보면서 환호하고 좋아하는 선수의 이름을 종이에 적어 흔들고 하는 일이 이상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저처럼 조금 오래된 사람들도 당당히 선수들에게 사인을 받을수도 있죠^^

솔직히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제 고등학교나 대학 친구들중에 스타를 하는 애들은 거의 없습니다. 그나마 아직까지 하는 애들은 전혀 없지요^^ 그애들이 아는 게이머의 이름은 '이기석' '임요환' 정도 입니다. 그리고 노블토스니 아토믹토스니 이런 괴상한 이야기보다는 자기 직장내의 상사 씹어대기나, 혹은 누구 피로연에서 본 예쁜 여자에 대한 이야기가 훨씬 생산적이라고 믿죠.(어쩌면 사실일지도 모릅니다-_-) 집에서 중계를 볼라치면 어머니는 왜 저렇게 벌레 죽이는 것을 열심히 보냐고 하시고......

주위의 시선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즐기면서 볼 수 있는 곳, 그리고 그 주인공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 메가웹이죠. 대부분의 게이머들이 연예인보다는 훨씬 인기가 적기에 그리 줄 서지 않아도 같이 사진도 찍고 사인도 받을수 있습니다. 정말 꼭 한번 가보시라고 권하고 싶네요^^ 그런데 정말 그곳의 철봉대 의자는 정말 불편하더군요 -_-; 한게임 보고 몸을 풀어주지 않으면 엉덩이가 아파서...... 라디오 외에 위에 대고 앉을만한 책이나 가방을 가지고 가시는 것도 좋을듯 합니다. 아니면 그냥 서서 보시는것도 좋겠지요.

아참, 박영선님, 언뜻 본거 같은데 이번 비때문에 대구 메가웹에서 경기는 보류되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냥 서울에서 한다고 한거 같았는데...... 정확히는 모르겠군요^^
02/08/17 23:09
수정 아이콘
저기...메가웹에 오서서 즐겁게 구경하고 가시는 건 정말 좋은데여...^^;;가실때 제발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버려주세여...스타리그가 끝나고 사람들이 빠져나간 자리는 마치 홍진호 선수의 폭풍러쉬가 휩쓸고 간 것 처럼 정신이 없답니다...ㅡㅡ;;
아 그리고여 PC테이블이나 소파위에서 서서 보시는 분들~!
테이블이 간이테이블이라서 붕괴의 위험이 있답니다~!소파두 다리 한쪽이 나가서 아주~~위험하지여(겉으로는 멍쩡해보여도 그게 임시방편적인 눈속임이지여^^;;)여러분의 안전을 생각하셔서 몇가지 질서만 지켜주신다면 메가웹에서 더욱더 재미있게 게임을 감상 하실 수 있으실겁니다~^o^
02/08/18 00:18
수정 아이콘
여러분들의 말씀을 들으니 더욱 가고 싶어 지는군요.
그리고 박영선님도 소원 이루시길... 언제 한번 메가웹에서 뵐 수있다면 ... 재밌겠네요. ^^
02/08/18 01:48
수정 아이콘
처음님 진짜 저랑 비슷한 처지시군요..메가웹 가긴 넘 먼 공항 근처 동네..발목을 잡는, 저는 아들넘..글구 결정적으로 저는 메가웹 경기 있는 그 시간이 거의 근무 시간이랍니다.ㅠㅠ
처음님도, 영선님도..진짜 메가웹에서 한 번 뵐 수 있음 좋겠네요.. 같이 겜 보고 코엑스 몰에서 맥주라도 한 잔...캬~~^^;
전 네이트배 때 메가웹 딱 한 번 가보고는 다시는 안 간다는...-_- 몇 시간 전에 가야 겨우 자리를 맡을 수 있고 자리가 불편해서 너무 피곤했습니다. 한 번쯤 현장의 분위기를 경험하고 나니 메가웹에 대한 환상도 사라지고 냥 편하게 집에서 과자 먹으며 두 다리 쭉 뻗고 보는 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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