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2/04/12 22:38:08
Name 이충훈
Subject 저도 pgr이 좋습니다...

당연히 pgr에 아이디가 있었을거라 생각했는데...
(왠만한 사이트들은 그냥 아이디 넣고 비밀번호 생각나는거 돌려 넣으면 대강 들어가질 정도로 많이들 가입해 놨기에;;;)
그렇지 않더군요 -_-;;;
일단 글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의미에서 join하고 글을 씁니다...
(항상 글을 읽기만 했기에 아이디 존재유무도 모르고 있었네요;;)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pgr21님께서 삭제하신 글에 제일 처음으로 negative한 코멘트를 달았던 사람으로써,
다소 처음 의도와는 다르게 해석되는 부분들이 있는 듯 해서
이렇게 다시 글을 끄적여봅니다...

다른 분들은 pgr21님이 글을 쓰신 타이밍이나 의도 등을 문제삼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주안점을 두려고 했던 부분은 다소 다른 부분이었습니다.
이 pgr이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졌는지를
제가 주인이신 pgr21님이나 다른 운영자분들만큼 잘 알고 있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운영자분들의 글들 속에서 이 곳의 운영방침과 방향이 무엇인가 하는 것은
알게모르게 천명되어 온 것이 사실입니다.
'서로 불편한 마음을 갖지 않아도 되는 편안한 곳
30대도 마음편히 게임에 대한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곳'
이런 곳이 기본적으로 지향하는 pgr21의 모습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도 이러한 pgr의 방침을 좋아하기에 이 곳을 좋아하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30대는 아니로군요 ^^;)

이번 사태에 대해서 사실 조금 우려는 하고 있었습니다.
워낙 단호한 모습이 강한 이 곳 운영자분들이시기에 겜큐의 모습에 함께 과열되시면 어쩌나 라는 마음과
(사실 항상 의욕 넘치시는 항즐이님을 가장 걱정했었습니다만 ^^;)
또한 그로인해 안 그래도 힘든 운영자분들이 의욕을 잃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그러다 읽은 pgr21님의 글은 다소 충격이었습니다.

'서로 불편한 마음을 가지지 않는 편안한 사이트'라는 것은
단순히 욕설과 비방이 없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기본적으로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이 선행되지 않는 한은
오히려 점잖아 보이는 말 몇마디가 더 강한 비수가 될 수 있는 법입니다.
(운영자분들이 욕설과 비방으로 개판이 되는 게시판들을 많이 보신 만큼이나
저 또한 점잖은 척 하면서 상대를 비꼬거나 하면서
심하게는 상대에 대한 인신공격성 발언을 적절히 돌려함으로 인해
게시판이 개판이 되는 경우를 많이 봐 왔습니다.)

물론 pgr21님의 글이 그런 의도는 아니었다고 믿고 있습니다.
(pgr21이 처음 생겼을 때부터 보아오는 동안 쌓여온
기본적인 사이트 운영의 가치관에 대한 신뢰가 있기에 하는 말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생각해보셔야 할 일이 있습니다.

이 곳은 분명 공공사이트가 아닌 pgr21님의 개인사이트입니다.
하지만 운영자님께서 이 사이트안에서 어떤 식으로든 규제하고픈 것이 있으신 이상
최소한 이 사이트 내에서는 공인이십니다.
공인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TV에 나와 히히덕대는 연예인? 맨날 쌈질하는 국회의원?
아닙니다.
자신의 행동에 뚜렷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고 그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을 때...
그 사람은 그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받는 사람들 사이에서 스스로 공인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운영자님의 사이트 운영에 대한 확고한 가치관이 있고 그것에 대해 이용자들이 따라주기를 원하는 한은
이 사이트 내에서만큼은 운영자님은 공인이십니다.

공인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일단 pgr21님은 이 사이트 전체의 주인으로써
다른 이용자들의 게시물을 관리하고 삭제 더 나아가 ip를 막는 일도 하실 수 있는 규제자이십니다.
예전 코멘트에 밝혔듯, 제가 지금껏 배운 바에 따르면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지키게 하려고 든다면, 내 자신이 더욱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는 아주 기본적인 원칙이었습니다.
비단 이론적인 것 뿐만 아니라 살아오며 부대껴 본 바도 이와 일치했습니다.
내가 먼저 지키지 않는 것을 남에게 강요하면 누구도 따라오지 않고
남들이 지키지 않으며 지킬 것을 강요하는 것은 따르고 싶지 않는 것이
당연한 사람 마음입니다.

pgr21님의 글 자체의 의도는 저 역시도 찬성하는 바였습니다.
코멘트에서도 분명히 얘기했었습니다.
최소한 인터넷 예절에 있어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결벽주의자가 저입니다.
그러지 않을 경우 익명성에 의해 개판 일보직전이 되는 것을 너무 오래 봐왔습니다.
(케텔 시절에 시작된 사이버 스페이스에서의 생활이로군요...
대체 몇 년 전 얘기인건지 -_-;)

하지만 그를 위해 사용한 어휘나 어감들이 너무 좋지 않았습니다.
분명 욕설같은 것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말 속에 담긴 칼날은 거친 욕보다 더 거부감이 느껴졌습니다.
한마디 한마디에 칼날이 숨겨진 글들이 오고가는 곳이 pgr21님이 바라는 이 곳은 아닐 것입니다.
점잖은체 상대를 내리깔아보는 사람들이 판치는 곳은 더더욱 아닐 것입니다.
물론 지금의 pgr21은 그렇지 않습니다.
하지만 규제하는 운영자들이 조금만 틈을 보인다면, 그런 사람들이 비집고 들어설 확률이 다분합니다.
그것이 운영자가 됨으로써 한 사이트내에서의 공인이 됨으로 인해 가지게되는 멍에입니다.
남들이 조심하는 것의 두배 세배 더 조심해야 한다는 멍에...

내심 이번 사태에 대해 운영진들은 그저 관망만 하셨으면 했습니다.
그냥 겜큐내의 일부에 의해 자행되는 pgr의 비방에 pgr 이용자들이 과열되지 않도록
서로 다독여주는 정도로 그치셨으면 했습니다.
비단 그것이 상대에 의해 이용되거나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해 논쟁에 불을 지르기 때문이 아니라
운영진에 의해 나올 수 있는 상대에 대한 비난은 어쩔 수 없이 말 속에 칼을 담는 식이 될 수 밖에 없기에
미미하나마 좋지않은 글의 전례를 남기게 되는 것이
욕설은 없지만 차갑고 날카로운 게시판으로 변하게 되는
작은 단초를 주게 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온라인상이라 두서없이 두들겼습니다만, 어느 정도 제가 하고 싶은 말들은 정리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남들은 예의상 '두서없이'라는 말을 쓰지만, 제 경우는 나중에 제가 봐도 '두서없이' 두들겨 놓은 걸로 보이더군요 -_-; 퇴고를 해도 그 모양이기에 요새는 그냥 퇴고도 하지 않습니다 ㅠ.ㅠ)

스타를 처음 시작한 때가 정확히 언제인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확실한 것은 릴리즈 되었다는 소식을 접한 다음 날...
아마도 저는 스타를 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98년 아니면 97년인데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네요... --a)
그동안 접한 수많은 커뮤니티들 중에서 하이텔과 이곳이 가장 애착이 가는 곳들입니다.
그만큼 사람들의 분위기가 좋고 운영자들의 모습도 정감이 있습니다.
(하텔 게담님이야 뭐 N2Rookie님이니 ^^;)

그러기에 이 두 곳만큼은 계속 지금의 모습을 유지했으면 합니다.
더 나아진 pgr이 아니라
한결같은 모습으로 늘 스타 애호가들 옆에서 함께하는
그런 pgr이 되어주셨으면 하는 마음뿐입니다.

pgr21님께는 다소 거슬리는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마찬가지 pgr을 좋아하고 아끼는 사람의 글이라고 생각하시고
너그러이 보아주셨으면 하는 것이 작은 바램입니다 ^^

별로 써먹을 곳도 없는 글이 길어졌습니다 -_-a
그냥 이쯤에서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이충훈
02/04/12 22:43
수정 아이콘
이전 글 comment에서는 bangdol1이라는 ID를 썼었습니다만, 글의 성격상 실명을 그냥 밝혀 join했습니다.
알렉스
한글을 사용합시다. negative...ㅡ,ㅡ 어렵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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