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2/04/10 13:43:40
Name 지롱이
Subject 외국인 마이클이 본 한국
전략게시판의 한국인의 노매너에 관한 논쟁을 보고 형 친구 마이클(미국인입니다 ^^)이 한 말이 떠올라 몇자 적어봅니다.

재작년 추석연휴에 형차로 형과 저 그리고 형친구인 마이클 셋이서 교대로 차를 운전하며 서울에서 고향(부산)으로 내려온적이 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추석의 민족대이동때 막히는 고속도로에서의 운전..그야말로 미치지요. 첨에는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내려왔는데 고속도로에서 막히기 한 5시간이 넘어갈때에 형이 짜증이 어지간히 났습니다. 여기 저기 끼어드는 차, 버스전용차로 갓길로 다니는 얌체족들..형의 입에서 육두문자가 슬슬 나오기 시작햇습니다.

형은 도저히 참을 수 없다며 우리도 갓길로가자며 핸들을 꺽었습니다.
그때 마이클이 조용히 형을 만류하더니 그동안(마이클은 그때 한국에 온지 한 2년 되었답니다.)  한국에서 느꼈던 것을 말해주었습니다.

마이클 눈에는 한국인의 유래없는 급속한 경제발전과 사회변화의 속도때문에 한국인들이 받는 엄청난 스트레스가 보인답니다. 이정도의 경제발전을 이루기위해서 1등만을 강조하고 결과만을 강조하고 속도만을 강조하다보니 일종의 전체적인 정신질환같은 것이 있다고요..
그게 가장 격렬하게 드러나는 곳이 바로 교통문화라고요. 차안의 자기만의 공간을 가지고, 내려서 멱살쥐고 싸우지 않는한 익명성이 보장되는 환경에서 한국인은 자기들이 받는 유형무형의 사회적 스트레스를 풀게됩니다.

평소에 점잖은 사람도 운전대만 잡게되면 욕설, 난폭운전, 과속, 초보운전 무시, 신호차선위반을 예사로 하는것을 자주 본답니다. 즉 한국인에게 있어서 운전은 일종의 스트레스 해소역할을 하는거지요.

정신질환 소릴 들을때 울컥햇지만 한국에 온지 2년밖에 안된사람이 이렇게 한국을 정확하게 분석하는것을 보고 정말 할말이 없었습니다.

우리나라사람들은 어려서부터 처절한 경쟁을 강요당하지요. 처절하다는 표현이 참 맞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문제되는 아침밥먹기 운동 같은 경우 학생들의 등교시간 연장을 반대하는 이유가 우리만 줄이면 학생들의 학력이 떨어지고 학부모들에게  공부안하는 학교로 찍혀 입학률이 저조해진다는 ㅡ.,ㅡ  만약 어느학교에서 새벽4시에 등교시키고 그 학교의 서울대 진학률이 월등히 높아진다면 다른학교도 아마 새벽4시에 학생들을 등교시키겠져. 정말 제살깍아먹기식의 끝없는 경쟁...
그리고 사회에서도 오로지 1등을 하고 돈을 많이 벌어야 존경받는 분위기....부부싸움에서도 가장 많이 등장하는말 "돈도 몬벌어오는 주제에..."  올림픽에서도 다른나라선수들은 은메달 동메달을 따도 펄펄 띄며 좋아할때 우리나라선수들은 눈물을 흘리고.....

이러한 한국인의 스트레스가 그대로 녹아나는게 겜문화, 겜매너라고 생각합니다. 게임도 운전과 비슷한 면이 많죠. 자기만의 공간, 익명성, 그리고 타인과의 경쟁......1등만을 강조하는 세상이다 보니 리니지에선 현금을 주더라도 좋은 아템을 사야하고, 디아블로에는 국아템을 복사해야하고, 스타에선 지면 디스커넥을 해야하고 포트리스엔 어뷰저를 해야하죠. 겜은 그대로 한국인들의 자화상과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노매너가 한국인의 국민성이란 말에 흥분했었지만 전 마이클의 지적대로 일종의 정신질환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국민성은 성격이니 고치기 힘들지만 질환은 원인과 대처법을 알면 고칠수 있죠.

겜을 사랑하시는 많은 유저님들..우리도 이제 어느정도는 살만해졌습니다. 너무 앞만 보고 달려만 오는 시절은 끝났습니다. 이제 위도보고 옆도 보고 뒤도 볼줄 알아야 합니다. 도로가 막히면 막히는 대로 라디오도 듣고 동승자와 얘기도 하면서 갑시다. 디아블로 레벨이 좀늦게 올라가도, 스타 승수에 패가 많아져도 지는 기쁨을 알아갑시다. 임요환 선수에게만 열광하지마시구 져도 좋은 경기를 보여주는 선수들에게도 열광합시다.  
뒷짐지고 어슬렁어슬렁 걸어가는 옛 선조의 풍채가 그리워지는 이때입니다.

ps. 글을 적다보니 넘 기네여 죄성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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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_-랜덤
와우~ 넘 좋은 글이에염~
딱이네~ 반성두 되고~
에류디션
경쟁은 무슨일이 있더라도 이겨야 하고, 성격급하고 난폭하며, 타인을 존종 못하는 것.... 국민성이라기 보다 비대해진 서울과 인구집중에 의한 부작용이라 봅니다. 사람이 많다보면 자연히 살아남기도 힘들고 그런인식이 오랫동안 박혀있다 보니 "경쟁은 무슨일이 있어도 이기고 봐야 한다" 라는 압박감과 컴플렉스에 살게 되는거 같습니다.
전 지금 뉴욕에 사는데요, 서울과 마찬가지로 경쟁심하고 사람들 급합니다. 살면서 입에서 욕나오는 경우도 많고요. 게다가 요새는 서울과 마찬가지로 취업난까지 ㅜ,.ㅜ ... 베이징 카이로 도쿄같은 인구가 밀집된 도시도 아마 마찬가지 일거라고 봅니다.
결코 올바른 현상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쉽게 해결 되기도 힘들듯해요.
Dark당~
음~ 전 먼저 위의 지롱이님 글을 떠나서 '한국인이 어떻고..' 이런글 무지 싫어 합니다. 차라리 '뭐를 조사했더니 어디의 몇%가 이렇더라... 당신도 여기 몇%에 속하지 않냐... 이런건 고쳐야 하지 않겠냐'.. 어찌보면 같은 얘기라고 볼수도 있겠으나 왠지 어감이 틀린거 같습니다.. '한국인이 어쩌고...'는 왠지 객관적인 근거 없이 자신이 알고만 있는 범주내에서 모든걸 일반화 시켜버리는거 같고, 그리고 저 또한 한국인이기에.. 물론 저도 그런 나쁜습관이나 이런거 범주에 속할때도 있고 아닐때도 있지만... 왠지 기분부터 나빠지거든요..-_-;;
그리고 저도 미국회사 다녀서 미국, 유럽, 아시아 다른 지역 사원들과 자주(?) 대화를 하고 같이 경쟁도 하고 그러지만, 그런 경쟁심이나 이런거.. 그 사람들 더하면 더했지 절대 덜하지 않습니다.. 물론 사고방식의 차이나, 관습의 차이나 이런거 물론 있지만.. 대부분이 개인적인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베넷들어가서 윗분 얘기처럼 당하고 씁쓸할때도 있고, 운전하면서 인상 찌푸릴때도 있지만,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기에 위안 삼기도 하고... 모 또 지롱이님 말씀처럼 질병은 고치면 되는거니 저부터 하나하나 고쳐가면 되는거죠...^^
참, 근데 전 임요환 선수한테만 열광하는데... -_-;;
Dark당~
그래도 다른선수의 좋은 플레이는 저도 박수치며 보져.^^
[귀여운청년]
dak당~님 말에 공감....
shadowgust
그렇긴그래요 '한국인은 안돼~' 라는 식의 글..
정말 보기안좋아요 특히 외국인이 와서 어쩌구저쩌구
하는글 있는데 그런식으로 따지자면 우리나라에서
외국가도 외국에 문제점 많습니다...
DARK당~님이 하는말은 "모두 다 일주일동안 한번도 안잘수 없지만 나는 안잘수 있어"랑 똑같은 말 아닌가요?
(마땅히 표현할 말이 생각이 안나네 --;;)
Dark당~
유석님, 무슨 뜻인지...?
Hound.JY
읽어보니 정말 옳다고 느껴지는 글이군요. 그리고 이글은 한국인은 안돼~라는글이 아닌듯하네요. 그리고 외국의 나쁜점은 따지지 않아도 상관없지 않나요? 자기가 흠집이 나있다고 남의 흠집도 잡지못한다는건 어불성설일듯싶네요. 분명히 타국에 비해 정도가 심한우리나라의 경쟁 문화는 고쳐져야하는것입니다. 그건 이나라에 살고있는 사람으로서는 알아채기힘든 잘못이죠. 자기를 둘러싼 모든이들이 하고있는 일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한다는건 아주큰 용기가 필요하고 잘못되었다는걸 알아채기도 힘들기떄문이죠. 그리고 경쟁이 어릴쩍부터 심하게 일어나는건 제가보기에는 너무나 슬픈일같네요... 흡사 무협지에 나오는 고독 -_-;;을 만들어 내는것과 같다고 느껴지는건 저뿐?
꽃미남^^y
02/04/12 12:59
수정 아이콘
후후....저의 눈에...미국은...마약에 쩌들은...돼지나라..로 보이는데요? ^^ 너무 말이 심했나? 후....미국...너무 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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