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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2/03/09 01:52:17
Name 글장
Subject 직업, 프로게이머
286테란님도 프로게이머 하겟다는 청소년들 말리겠다고 하셧고..

사실 저도 아직 이게 직업인지 뭔지 모르겠습니다.

중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직업을 외국사람들은 신이 부여한 것으로까지 생각한다죠.

(앞으론 신종 태몽으로 마린이 등장할 수도 --:)

아무튼 보편적으로 생각해서 직업이란게 안정적으로

한 20~30년 다니면서 돈을 좀 벌어들일 수 있는거..그게 직업이 아닌가 생각해요.

결국 돈을 벌 수 있느냐 없느냐..또 저혼자 벌어선 안되겠죠.

동업자군에게도 수입이 돌아가야 그게 직업의 의미가 있겠죠.

임요환 선수는 보도된 것을 보면 한 해 대략 1억원가까운 수입을 올린 거 같아요.

그정도면 많죠.

일년에 일억 벌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방송가 데스크들이 8000~1억선에 계약을 하는 걸 보면,

임테란은 방송사 간부보다 수입이 낫습니다.

하지만 이건 단기적인데다가 고정적이지 않다는 점.

또 다른 동업자 군하고 조금 격차가 벌어진다는 점..

또 게이머들을 둘러싼 환경이 그렇게 밝지만은 않다는 점..

등등 해서 게이머는 도박하는 심정으로 해보는..

그..비스무리한 것으로 여겨지는 거 같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 이게 직업으로서 앞으로 어찌될 거 같단..

생각은 접어두기로 했습니다.

다만, 이런 거 하나는 말하고 싶어요.

우리, 특히 한국사람들은 안정적인 것...불변하는 것을
선호하느 ㄴ경향이 있지 않나 합니다.

그게 나쁘다는게 아니라 사회 전체에 그런 의식이 있는 거 같아요.

아마도 거친 역사를 살아온 한국인이다보니까 살아남는 것..

생존에 대한 강박이 있는 거 같습니다.

작가 이문열 선생은 꽤 성공한 뒤에도 돈만 생기면 쌀부터 사서

마루에 재워놓았다고 합니다.

그럼 그렇게흐뭇할 수가 없었다고..

그의 아내는 그의 기벽을 이해못하더라고..

하면서 자신의 이런 심리를 기아심리라고 표현하대요.

그러니까 한마디로 언제 굶을지 모르니까 있을 때 먹고 본다는 심리..

그게 기아심리랍니다.

한국 사람들은 유독 외침이 많고 전란이 많았습니다.

삼국 시대는 크고 작은 전투가 연일..고려시대는 몽고/ 일본

조선시대는 말할 것도 없고 근세 역시 동란기였죠.

이러다 보니 한국사람들은 늘 기아상태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죠.

그래서 꽤 80년대만 해도 육사 생도가 여자들에게 꽤 인기있었답니다.

요즘의 카이스트만큼이나.

군인은 적어도 동란기에 가족을 지킬 수 있다는 거 아닐까요?

또 검사나 공무원도 여전히 인기가 있습니다.

한국의 사고방식을 수직적 사고방식이라고 한답니다.

직업을 예로들면,

검사 밑에 의사 의사 밑에 대기업 ....하는 식으로 순번이 매겨진다는거죠.

전혀 가치를 수직으로 나눌만한 분야가 아닌데도 한국인은묘하게 잘해낸다는 겁니다.

이 수직적 가치를 이해하지 못하고는 한국사회를 이해못한다..고까지 합니다.

공무원 출신은 재경원이 단연 톱 . 퇴직 후 파워도 재경원 마피아들.

대학만 해도 서울대는 전 과에서 다른 대학을 압도합니다.

수직적 사고방식이기때문입니다.

그래서 한국사회는 좋아서 하는 일은...금기시되어왔습니다.

영리한 자는 수직적 사고방식을 잘 알고 대응하는 사람들이죠.

이게 한국에서 살때는 아무런 지장이 없는데 외국과 비교할 땐

조금 심각하게 문제가 발행하는 거 같습니다.

그들은 제법 좋아서 하는 일에 열린 사고를 보여줍니다.

컴퓨터가 지금은 괴물이 되고 말았지만 창고 속에서 피어난

전설아닙니까? 그땐 아무도 그 가치에 주목하지 않았을 때구요.

경제적 가치나 사회적 가치를 따져보고 결정한 게 아니라..

그저 좋아서...하다보니...그렇게 되있더라..는 식말입니다.

그들이 그렇게 더 낳은 길, 보장된 길보다 자기들 길을 갈 수 있었던 건

어찌보면 기아심리가 없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전쟁도 별로 없었고 집도 렌트비가 싸고 식료품 싸고..

개스스테이션에서 아르바이트를 해도 우리처럼 생존의 두려움이 크지 않은 환경..

거기서 자란 아이들이기때문 아닌가 싶어요.

그리고 그렇게 좋아서 시작한 이들은 결국 일류가 되고 맙니다.

우리 한국 기자들은 이류의식에 젖어있다고들 합니다.

왜냐면 학벌들이 진골(서울대 법대)출신들이 별로 없습니다.

거의 서울대 인문학과 출신들..이 많죠.

그러니까 들어갈때부터 서울대 법대 행이 좌절됐다라는 것..

말도 안된다고 하시겠지만 실제로 이렇게 느끼는 기자들이 꽤

있습니다.

한국 사회가 얼마나 심각한 사회인지.....

이런식의 이류의식 삼류의식이 팽배한 사회가 또 한국사회이기두 하구요.

아무튼, 프로게이머가 당장은 겜방 대회라도 있으면 나가야 할 정도로

게이머들의 벌이가 좋지 못하다는 건 압니다만...

이들은 어쩌면 기아세대에서 처음으로 해방된 세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고픈 걸 한다...그리고..하다보면...뭐가 될지도 모른다..

이런게 만들어내는 폭발력을 한번 보고싶습니다.

사실 스타만의 게시판 문화도 굉장히 제겐 신선합니다.

겜 방송 담당 피디와 작가 프로게이머가 한 게시판에서

의견을 나누는 모습은 다른 분야..엔 또 없을 겁니다.

저 역시 직업으로서는..또 한국사회의 수직적 순위에서는 미미하지만

그래도 그들의 모습을 아름답게 보는 이유도 거기 있습니다.

(왜 이런 글을 썼을까--? 그런 생각이 밀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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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간자
좋은글 감사합니다.
겜큐에서 부터 글장님 글은 항상 무언가를 생각하게 해주시는군요.
쓰신분 아이디를 생략하고 본문만 보고 누가 쓴 글이했더니 역시 글장님 글이군요,^^.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희에게 아직도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는 걸 일깨워 주시는 글인것 같네여...
조금더 노력해서 말씀하신 안정적인(?) 바탕위에 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와... 여긴 왜케 글을 잘 쓰시는 분들이 많죠? 스타계 인기작가님들은 다 모이신 듯... 너무 좋아요! ^^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부탁드립니다. (--)(__)
항즐이
02/03/09 13:04
수정 아이콘
음... 서울대 법대가 "진골"이라는 것도 아시다니 ㅇ_ㅇ;; 놀라운 분이당. 서울대에는 성골, 진골, 6두품등이 있죠.

성골은 부모님 두분 모두 상위사회계층에 속해 계신 경우, 진골은 두분 중 한분, 6두품은 중산층의 자녀겠죠 ^_^ 하지만 법대나 의대는 배우자를 상위사회계층에서 구할수 있다는 점에서 진골로 불리기도 합니다. ^_^ 하하하..

농담이고, 어느정도는 웃자는 이야기입니다만, 이렇게까지 이야기해야 하는 한국 사회가 조금은 어색할때도 있더군요. 전? 6두품입니다. 때로는 공대생들은 모여 우리가 5두품의 공장(工匠)이 아닌가 하는 우스개도 날려보구요.

상위사회를 지향하는 클럽이 존재하고 있는 실정이죠. 어느 대학이나... ^_^ 그리고 그런 클럽들은 잘 알려져 있지도 않구요. 하지만. 뭐 어떻습니까. 결국 역사는 6두품의 의지가 중요한 것 아닐까요 ? ^^

시대는 바뀌고, 난세, 그리고 혼란속에서 새로운 자신만의 질서를 당당히 만들어가는 젊은이들이 많았으면 좋게습니다. ^_^ 저도 그러고 싶구요. ^_^

화이팅!!

좀더 넓고 풍부한 사람들의 세상을 위해
저도 작년, 그러니까 스물 여덟해때 나름대로 괜찮았던 회사를 그만두고 공부를 하겠다고 덜커덕 그만두게된 원동력(?)은 역시 글장님의 글에도 써있는 ' 하고 싶은일 '을 해보고 싶어서 였습니다. 허나 결심에서 실천까지 가는 시간은 1년 7개월이나 걸렸었죠. 회사를 그만둠으로 인해 '안정'과 '결혼'은 당분간- 아니 아주 장기간 - 포기해야하고, 또 다른걸 시작한다고 해도 '나이'에 따른 문제가 사람을 아주 촉박하게 만들것 같기도 했구요. 뭐,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원래의 사직 의도까지 포기하게 만든 gembc에서 게임 해설을 하게 된 계기도 되었으니 돌이켜 생각해봐도 후회하지 않습니다. 두달이 지나도 여즉 어리버리 말도 못하고 목소리만 웅웅 대는 모습이긴 하지만 직장을 그만두는날 회사 현관 유리문을 나서면서 머리속으로 떠올렸던 수년전 백남준 선생의 cf 카피 ' 나는 청년이야! ' 를 되새기며 정말 좋아하는 지금- 해설이라는 일을 아무 핑계없이 잘할수 있게 되길 바라며.
어찌됐건간에...플게머란 것이 직업이 맞냐 아니냐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자기들이 하고 싶어서...자기들이 선택한것이기에 그들에겐 문제가 되지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찌보면 씁쓸한 현실이지만.
그래도 '희망'이 있기에 하고 싶은 일에 매진할수도 있고
아직 불투명한 자신의 미래를 가늠하며 도전해볼 수 있는게
아닌가 싶네요. 항상 최고를 향해 투지를 불태우고 최선을
다하는 프로게이머들의 모습은 참 아름다운 것 같아요.
초보유저
글 쓰신 분이 한가지 잊은 것을 지적하자면, 정일훈 님이 늘 강조하시는 ^^ 게임은 하나의 스포츠다 라는 것입니다. 스포츠 선수들은 장기적으로 안정된 직업이라고 분류할 수가 없지 않습니까.. 곧 프로게이머도 타 프로선수들과 같이 전성기가 있는 것이고 선수생명이라는 것도 있겠지요.. 보통 샐러리맨 등의 직업군과는 좀 다르겠지요.. ^^;; 그렇게 보면 임 선수는 한창 전성기를 구가하는 스포츠 스타라고 볼 수 있겠구요. 단적인 예로 우리나라에서 야구를 하겠다고 시작하는 연습생 포함 프로 지망생의 숫자와 실제로 야구를 해서 스타가 되고 억대 연봉을 받는 선수의 숫자의 비율과, 프로게이머를 하겠다고 나선 사람들과 실제 엄청난 상금을 벌어들이는 선수의 숫자의 비율은 곧 비슷해 질 것이라고 생각되구요. 어느 스포츠나 그렇듯 초창기에 붐을 일으킬 수 있는 요인(스타, 마케팅 전략 등)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프로 게이머라는 직업군이 초창기처럼 암흑기에 있지는 않다고 보이네요.. ^^;;
초보유저
스포츠 선수들은 은퇴 후에도 해당 스포츠 관련 직업으로 나가게 되지요.. 아마 현재 전성기를 구가하는 임모 선수, 김모 선수, 또다른 김모선수 등이 게임을 접어야 할 나이 대 정도가 되면 프로게이머 선수 출신이 할 수 있는 다양한 직업도 파생될 것이라고 봅니다. 현재는 게임 해설, 구단 관계자 등만이 있겠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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