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3/11/17 04:56:32
Name Judas Pain
Subject 두장의 조커

인생이라는 게임에는 두장의 조커가 있다



그 카드들은,



하나는 '살인' 하나는 '자살' 이라고 불리는 것들이다





이 두가지 카드는 거로 다른것 같으면서도



사실은 하나인 양면의 동전같은 것들이다





자살은 자기자신에 대한 '살해'이며



살인 자기자신의 인간성이라는것(만약 이런게 실제로 존재한다면) 을 스스로 포기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굳이 애기하자면 살인은 칼라조커, 자살은 혹백조커라 할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살인은 감각적이고 화려하며 자살은 음울하고 비극적이다





실제로 이 카드를 살아가면서 쓰는 사람은 없겠지만,(그래 거짓말이다)



만약 쓰게 된다면, 어떤 상황이 그를 그렇게 몰아 넣었으며



또 그 카드를 사용한 뒤에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조커는 바보짓 같으면서도 심오한것, 예측할수 없는 완전변수,



모든 비밀을 알고있는 '광대'다





인간이 살아가는 사회와 인간의 내면심리,



인생의 겉과 안 그 양쪽에서





이 두장의 조커는 무수한 변화를 만들어내며



수많은 패들을 간단히 구겨버리곤 한다







당신의 인생에서 이 카드들을 생각하는 때가 있을까?



그런일은 없을 거라고?



자신은 '평범한' 사람이라고?





때때로 운명은 사람에게 가혹하리만치 너그럽지 못한 법이다

(아니 운명이 아니라 사람이 너그럽지 못한지도 모르겠지만)





필자 역시  당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싸이코여서가 아니라

(아니라고? 죽음과 자살 두 단어를 보자마자 뭔 생각했는지 알고 있다)



그저 지극히 무난하고 평범한 한 인간으로서,



언젠가 선택하게 될지도 모를,



내 손에 들린 두장의 카드의 매끄럽고 날카로운 감촉을 느끼며,





그것이 내게 들려있음을, 분명히 존재함을 인식하고 있다











고백하건데,







이 두장의 조커 이야기는 필자가 한 말이 아니라



한 친구에게서 들은 이야기다

(물론 그 친구는 인생에는 두장의 조커, 살인과 자살이 있다고만 말했을 뿐이지만)





지금 그 친구는 차디찬 감방에서 자신에게 닥쳐올



가혹한 미래탓에 운명을 목조르고 싶으리라





21에 살인은 너무 이른 법이다


긴 애기는 할수 없겠지만,

군에서의 고참의 구타와 가혹행위로 인해 빚어진 일들이었다




어떤 말로 위로해도 그 친구의 인생이 끝난것을 안다





그리고 나는 그 친구가 왜 그 카드를 사용했는지,



다른 사람보다 조금은 더 이해할 수 있기에





무언가를 탓하거나 원망하거나 혹은 분노하지 않으려 한다



아쉽게도 훈련소때의 나는 한 사람의 운명의 궤도를 비틀 힘이 없었다





'그것이 퇴소식때의 불안하게 흔들리던 녀석의 모습과 겹쳐 나를 슬프게 하지만'





그 친구와의 많은 약속을 접어야 함을 알고 있다







그저 마지막 한장의 카드, 흑백의 조커를 꺼내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아니, 할 수만 있다면 손에 꼭 쥐어주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이미 세상은 더이상 그 친구에게 너그럽지 않다



조커는 조커로 밖에 받아칠 수 없지 않은가







전장에서는 부상을 입어 고통에 신음하며 죽어가는 동료를



편안하게 죽여주는 것이 도리라고 한다





이때의 조커는 자살일까 아니면 살인일까



그리고 이것은 왜 그토록 당연스레 느껴지는 것일까







모든게 혼란스럽지만,





내 손에는 여전히 두장의 조커가 들려있음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건 당신도 마찬가지다, 잊지말기를





2003.11.9



에필로그

-필자가 현역인 관계로 잠시 강민선수와 스타리그의 세계와는 떨어져 살게 되었습니다

그에 대해 뭔가 쓰고 싶은 일들이 잔뜩 있었는데 아쉽군요



오랜만이었습니다, 모두들

그럼...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오크히어로
03/11/17 05:35
수정 아이콘
우리손에는 조커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수십여장의 카드들도 항상 조커들과 같이 있음을...
TheHavocWorld
03/11/17 07:28
수정 아이콘
잘 다녀오십시오. 강민 선수는 제가 잘 돌보겠습니다.(라고 해봐야 저도 1년.)음컁컁컁
시라유키히메
03/11/17 09:38
수정 아이콘
잘 다녀오십시오. 저도 돌보겠습니다.--;;
물빛노을
03/11/17 11:53
수정 아이콘
휴우~ 간만에 주다스님의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As Jonathan
03/11/17 14:04
수정 아이콘
"조커는 조커로 밖에 받아칠 수 없지 않은가"
카드게임에서는 그렇겠지만, 인생에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카드로 조커를 받아칠 수 있을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15056 [잡담]아이들이 너무 귀여워요^^ [7] 백두산3647 03/11/17 3647
15055 재밌는 MBCgame2 [28] cli6750 03/11/17 6750
15054 내일 시험보는 형법총론 공부를 하다가.. [21] 낭만다크3783 03/11/17 3783
15053 두장의 조커 [5] Judas Pain3878 03/11/17 3878
15051 [삽질] msl 차기리그 진출 관련-_-(그림파일 첨부) [12] mooth20005060 03/11/17 5060
15050 [잡담]체리맛? 체리향? [12] 사무치는슬픔3012 03/11/17 3012
15049 애정과 혐오. 그 동시다발적인 행각들. [8] 안전제일3397 03/11/17 3397
15046 오늘만은... [3] 두번의 가을2433 03/11/16 2433
15045 PGR21사람들....... [5] 세린3368 03/11/16 3368
15044 한웅렬 선수가 돌아오시는 걸까요.. [34] yliz8444 03/11/16 8444
15043 리플레이와 함께.. [2] i_random2662 03/11/16 2662
15042 [잡담]선거를 준비하면서. . . . 귀여운호랑이2068 03/11/16 2068
15040 어느 bk팬분의 글입니다(bk홈피에서 퍼왔습니다) [7] Bass3573 03/11/16 3573
15039 APM 120, 30대 노땅 게이머의 챌린지예선 체험기. [23] Graceful_Iris5382 03/11/16 5382
15037 프리미어리그 중간점검 & 진출자예상.. [18] 낭만드랍쉽6197 03/11/16 6197
15036 밑바닥부터 올라오는 도전자...그들이 아름답다! [3] 왕성준4322 03/11/16 4322
15035 KTF Bigi 프리미어 리그[문자중계] [296] 모질라(mozilanet)8935 03/11/16 8935
15034 임요환 선수의 플레이가 빠른 의미 [23] 50kg8476 03/11/16 8476
15032 제주도 스타 대회 [6] Ace of Base5094 03/11/16 5094
15030 자랑스런 아버지.. [1] 프토 of 낭만3075 03/11/16 3075
15027 차기 MSL결정전 관련 소식!! [19] 정우진6683 03/11/15 6683
15023 [전적] 마이큐브&차기시즌 16강의 온게임넷 전적 [16] PRAY45280 03/11/15 5280
15021 이번 kbk제주대회에 관하여..(그냥 답답해서 쓰는 글) [17] 러브푸리링5072 03/11/15 507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