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6/03/02 17:35:54
Name Lunatic Love
Subject [응원글공모] 그녀를 만날때마다...


그녀를 만날때마다 저는 장미 한송이를 들고 갔습니다.



약속 시간 30분 전부터 약속장소에 와서 그녀를 기다리고, 그 장미한송이의 향기를 맡아봅니다. 그녀가 오면 저는 사람들이 보던 말던 그녀에게 무릎을 꿇고 장미를 전해줍니다.



무척이나 기뻐하는 그녀의 모습에, 무척이나 즐거워하며 수줍은 미소를 보이는 그녀의 모습은 정말 사랑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장미 한송이를 품에 안고 제 손을 살포시 잡고 가까이, 같이 걸으면 그 장미꽃 한송이의 향기와 그녀의 향수 - 울트라 바이올렛의 향이 제 코를, 제 마음을 건드렸습니다.



그러나,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녀는 장미 한송이는 당연하다듯 받고 그리 소중히 여기며 가지고 다니던 장미를 길을 거닐다 잃어버리기도 하고, 지루하면 꽃잎을 때어내곤 했습니다. 괜찮습니다. 그 모습 조차도 사랑스러운 그녀니까요. 이미 장미 한송이는 그녀의 향수와는 비교도 안되지요.  



이번에는 장미 열송이를 준비했습니다. 그녀는 깜짝 놀라며 감동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매번 장미 열송이씩을 준비했지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녀를 빛내는 장식이 아닌 그저 무거운 짐이 되어버렸습니다.



안되지요.

그녀는 장미 열송이 따위로 꾸며질 여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제인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장미 백송이를 한아름 안고서 약속장소로 갔습니다. 그녀가 오지 않습니다. 앗... 비까지 옵니다. 우산도 없는데...우선 비를 피해야 겠습니다.

비피할 장소를 찾는 도중 그만 넘어졌습니다.



쓰라린 무릎과 피가 나는 손으로 주위에 널부러진 장미를 주웠습니다.
마지막 한송이. 지나가던 행인이 밟은 듯, 꺽긴 장미를 주우려는 데, 그녀가 우산을 쓰고 바로 앞에서 저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비에 젖고 옷이 비와 흙탕물에 지저분해져 있는, 엉망이 된 장미를 수습하는 모습을 그저 지저분한 행인인듯, 모르는 사람처럼 쳐다봅니다. 그리곤, 저를 본채만채 사라집니다.


저는 그저 멍하니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







이윤열 선수.

당신은 우리에게 꼭 승리를 보여줘야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천재라는 수식어와 함께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도 됩니다. 이제부터 다시 시작하는 당신의 모습.

끝까지 응원하겠습니다.



그랜드 슬램을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최고 연승을, 최고 승률을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시 시작하며 우리에게 보여주는 당신의 땀과 눈물. 그리고 얻어진 1승.
그로서 충분합니다.  



힘을 내세요.





우리는 넘어져 있는 당신에게 손을 내밀고 있으니까요.












by Lunatic Love




- 그렇습니다. 욹어먹는 글입니다. -_-

- -0- 여기 올리는거 맞죠? 아니라면 낭패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6/03/02 17:41
수정 아이콘
여기에 올리시는거 맞습니다. ^^
자게에 올리셔도 이곳으로 이동 보관 될 예정입니다.
애정만세
06/03/03 10:30
수정 아이콘
다들 이미 이 글 많이 읽으셨나봐요. 많이 욹어먹으셨나본데 전 처음 보네요. 읽어내려오면서 이윤열 선수 응원글일 줄 상상 못했습니다.
이윤열선수 그저 올해는 여기저기서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케미
06/03/04 17:33
수정 아이콘
제목을 딱 보자마자 "앗!" 했습니다-_-;; 그러나 다시 읽어도 역시 멋지네요.
메딕아빠
06/03/15 15:03
수정 아이콘
연예편지 같은 느낌이네요 ...
이런 글이라면 몇만번 욹어드셔도 상관 없을 듯 싶네요^^
좋은 글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149 [응원글공모] 그녀를 만날때마다... [4] Lunatic Love6899 06/03/02 6899
29 응모 작가분들 보세요 - 리플도 달고 상품도 타고 [29] homy8240 05/11/21 8240
143 [단편,공모]old and blues 와 겨울바다 를 만나다 [4] 김성재6818 05/12/13 6818
142 e-Sports in 2008 (합본) (미완) [4] 캐럿.6744 05/12/13 6744
141 [공모] 지상 최후의 넥서스 #12 - 테란의 묵시록(완결) (by unipolar)(BGM) [92] unipolar17140 05/12/12 17140
139 [공모] Fly High -후기- '녹다운' [4] phoneK5703 05/12/12 5703
138 [공모] 동수랑과 서즐녀. (6)그 뒤의 이야기-끝. [6] imagine5956 05/12/12 5956
137 [공모] Fly High -에필로그- '현재와 미래' [2] phoneK5609 05/12/12 5609
135 [공모] Fly High -최종화- 'when i dream' [3] phoneK5541 05/12/12 5541
133 [공모] Fly High -9화- '수현' [2] phoneK5182 05/12/12 5182
132 [공모] Fly High -8화- '악령' [3] phoneK5067 05/12/12 5067
131 [공모] Fly High -7화- 'seoul to pusan' [2] phoneK5028 05/12/12 5028
130 [공모] Fly High -6화- '푸른 눈동자' [2] phoneK5197 05/12/12 5197
129 [공모] Fly High -5화- '강민' [1] phoneK5474 05/12/12 5474
127 [공모] Fly High -4화-'김주혁' [2] phoneK5511 05/12/12 5511
125 [공모] 너의 마우스가 가는 곳으로 (단편) [5] Lunatic Love5225 05/12/12 5225
124 [공모] 나의 마우스가 가는 곳으로 (단편) [5] Lunatic Love5209 05/12/12 5209
123 [공모][단편]라 만차의 앞마당 [4] 막군5259 05/12/12 5259
122 [공모] 만월로 달려가는 소년...(19) -'After...'(완결) 및 후기 [5] 워크초짜6425 05/12/12 6425
121 [공모] Fly High -3화- '영혼' [2] phoneK5321 05/12/12 5321
119 [공모-단편]지훈 - 성준. 우리가 왜 친하~~~~게.(당연히 픽션입니다.) [4] KuTaR조군5648 05/12/12 5648
118 [공모-단편] 테란,저그,토스 수능이야기 [5] 워크초짜6513 05/12/12 6513
117 [단편,공모]겨울바다 그곳에 아직도. [4] 김성재5945 05/12/12 594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