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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2/03/14 13:45:22
Name 烏鳳
Subject [일반] 한국의 정치, 그리고 선순환
제 페이스북 친구 중에 '박철현' 씨라는 분이 계십니다. 일본인 여성과 결혼하셔서 일본에 정착하여 거주 중인 분인데요. 일본인 여자친구와의 연애담과 결혼 과정까지 에서이로 풀어낸 책까지 내신 분입니다. 저는 당시 연재되고 있던 글을 실시간으로 재미있게 읽었고, 일면식도 없는 분입니다만 페친이 되었고, 그 후에 이 분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보고 책을 사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오해가 없도록 미리 말씀드리자면, 이 분은 민주당 지지자이신데요. 부정기적으로 오마이뉴스에 칼럼을 기고하시기도 합니다. 박철현 씨가 민주당 지지자에 오마이뉴스 기고자라는 지점에서 [흠칫]하실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오히려 이 분의 정치성향을 감안하고 나머지 부분을 남기더라도 꽤 재미있는 지점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박철현 씨가 일본에서,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한국 대선 개표방송 라이브쇼를 니코동에서 진행했었는데요. 박철현 씨의 이야기에 따르자면 2만 7천명이 다녀갔다고 합니다. 아마 동접자(?)는 아닌 듯 하고, 한국 대선 개표방송을 자신의 쇼를 통해서 지켜본 일본인 시청자의 합계가 2만 7천명이었다는 뜻이겠지요.

자세한 이야기는 박철현 씨께서 오마이뉴스에 남기셨으니, 아래 글을 읽어보시면 될 듯 합니다.

http://omn.kr/1xst7


위 박철현 씨의 글을 읽다보니, 몇달 전 PGR자게에 달았던 댓글이 생각났습니다. 일본의 정치문화에 대한 글이었습니다. 저는 그 때 일본의 선거[제도]는 한국보다 못한 것 아니냐고 이야기를 했었죠. 후보자의 이름을 투표용지에 직접 기입해야만 하는 것 자체가 한국의 선거 [제도]보다는 못하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정치 전반의 문화야 거기서 거기라고 부연하기는 했었지요.

그런데... 선거 전후에 선게에 오가는 글을 읽다보면 우리 정치 문화가 그렇게 나쁜 것 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선거 전에 선게에서 오가던 글, 그리고 윤석열 당선자의 승리 이후에도 지금까지 선게에서 오가고 있는 글들이야말로 모두 다 우리 정치문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는데요. [내 표로 정권을 바꿀수 있고, 결국 바꿨다]는 효능감, 혹은 그 반대의 효능감들이 가감없이 보이는 글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그 뽕(?) 맛을 보고 나면... 어지간해서는 투표는 안 거르게 되지 않나 합니다. (저도 그 뽕 맛을 잊지 못해.. 이번 선거에도 무효표를 던질 거면서도 굳이 투표장까지 찾아가서 무효표를 던지고 나오기도 했습니다.) 아마 선게에 글을 종종 써 오셨던 분들이라면, 저처럼 무효표를 던지는 한이 있더라도 투표장까지의 방문은 마다하지 않게 되시지 않을까 조심스럽게나마 예측해 봅니다.

[나]의 참여로 세상이 바뀔 수 있고, 실제로 바뀌기도 한다. 혹은,
[내]가 참여하지 않으면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아니 악화될 수 있다.

국가 구성원 대다수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국가라면, 결국 위정자들은 유권자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겠죠. 한 두번 정도야 넘어갈 수 있더라도 연이어 선거에 패배하면 당연히 위정자들의 생각도 바뀌기 마련이니까요. 이러한 국가적 경험은 결국 국가적 선순환으로 - 최소한 정치문화에 있어서만큼은 - 이어지지 않나 싶습니다. 제가 위에서 언급한 박철현 씨의 글에서도 이 선순환 이야기가 나오는군요.

반면에... 국가 구성원들이 그 뽕(?) 맛을 잘 느끼지 못한다거나, 한 두번 느끼더라도 그 뽕 맛이 이어지지 않는다면 결국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악순환으로 돌아오겠지요. 그런데 그 지점에서,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대선으로 많은 인터넷 커뮤니티가 불타오르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군사 쿠데타 같은 극단적인 반동이 일어나지 않는 한은, 한국의 정치문화는 당분간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물론 대한민국 정치가 더 나아져야 함은 당연한 명제입니다. 아직도 갈 길이 멀지요. 그러나 이러한 선순환이 계속된다면 우리의 정치문화는 계속하여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 봅니다. 지역구도가 완전한 종언을 맺고, 세대별 갈등과 성별 갈등이 완화되는 온건한 정치문화가 언젠가는 정착될 수 있지 않을지요.

마속 나무위키 문서 2.3. 가정의 패전 인용

"그런데 여기서 마속은 제갈량의 명령을 무시하고 길목에 세워야 할 방어진지를 산 꼭대기에 세우는, 전쟁사상 다시 없을 바보짓을 한다.
부장 왕평이 필사적으로 말렸지만 이마저도 무시해버린다."
이호철
22/03/14 13:48
수정 아이콘
기사 잘 봤습니다.
일본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건 알고 있었지만,
니코동에서 한국 사람이 방송을 한 건 좀 재미있네요.

재미있는 기사에
['다시 오겠다'는, 1945년 그들의 말대로 일본은 2022년 3월 9일 왜구 앞잡이들을 앞세워 대한민국을 다시 점령했다]
라는 베플이 정말 환장하게 만드는군요.
22/03/14 13:50
수정 아이콘
뭐, 그런 생각을 하는 이들은 결국 상대적 소수 아니겠습니까. 흐흐.
그래도 그 소수자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든, 국가 구성원 대다수의 선택은 달랐다는 점이 또 재미있는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이먼도미닉
22/03/14 13:58
수정 아이콘
빨갱이 타령이 지긋지긋 했는데 참 안좋은 습관 물들었네요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보는 정치가 되었으면 좋겠다만 그런 점에서 두 후보 모두 별로 였던 거 같습니다
22/03/14 14:05
수정 아이콘
종북몰이의 리버스 버전이 친일몰이라서요.

뭐 다른가 했는데, 그냥 무지성으로 친일몰이 하는거보고 똑같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니 2022년 기준으로는 오히려 친일몰이가 종북몰이보다 더 심해졌다 생각합니다.
과수원옆집
22/03/14 13:5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정치 참여에서 느끼는 효능감이 더 많은 참여와 대의로 이어지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동의합니다. 다만 요즘 돌아가는 걸 보면 효능감을 넘어 상대를 악마화하거나, 논리적 판단보다 유리한 사실만 편집하는 양태가 나타나서 좀 두렵긴 합니다. 자정이 이뤄지면 좋겠다고 생각하다가 이 또한 민주주의의 과정인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글 잘 읽었습니다.(링크 글도 포함해서요!)
22/03/14 14:01
수정 아이콘
단기간에 확 성과를 내는 건 어렵지 않겠습니까.. 차츰차츰 나아지리라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합니다.
22/03/14 14:00
수정 아이콘
아 참... 이걸 잊었네요..

http://jpnews.kr/sub_read.html?uid=597

박철현 씨가 어떻게 일본인 여자친구에게 프로포즈를 받기에 이르게 되었는지 하는 글입니다. 2009년 당시에 정말 재미있게 읽었는데요. 책으로 나온 뒤에도 아직 링크가 살아 있군요. 무료하신 분들은 한 번 읽어보세요. 재미있습니다. 흐흐흐.
22/03/14 16:01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보는 중인데. 왜 9화 이후 10화목록이 안뜨고 출산,육아 이야기가 뜨는 거죠? 책으로 나오면서 짤렸나요..?
22/03/14 16:52
수정 아이콘
(수정됨) 어? 그렇네요. 10화 링크 드립니다.

http://jpnews.kr/1297

이 이후로는 링크가 끊기진 않을 겁니다. 다만, 미리 말씀드립니다만 3부 연재 중에 박철현씨께서 이직하셔서 3부 중간에 이야기가 중단됩니다...
이후의 이야기는 저도 책을 사서 봤습니다...
22/03/14 16:56
수정 아이콘
고맙습니다~ 일단 2부까지만 봐야지. 흐흐.
22/03/14 18:13
수정 아이콘
요사이 개인적인 일들로
마음이 별로 안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덕분에 정말 재미있는 글 접하게 되어
한참을 즐겁게 웃으면서 읽었습니다.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정도로 잘 쓰인 글
오랜만에 읽어보네요.
22/03/14 14:06
수정 아이콘
적법하게 투표가 이루어지고, 그 결과로 정권이 평화롭게 바뀌는 대선이 지난 40년간 수차례 이루어졌고, 이를 볼때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22/03/14 14:28
수정 아이콘
일단 최고 권력자 선출투표가 부정선거없이 치뤄지고 결과에 무조건 복종해서 평화적인 권력이양이 이뤄지는것 만으로 전세계 상위 5%안에 들겁니다.
이게 얼마나 대단한건지 사람들이 잘몰라요.
진검승부
22/03/14 14:29
수정 아이콘
저도 일본 선거에 대해서는 실제 이름 써야함, 세습정치인이 많음 정도 피상적인 이해밖에 없었는데 일본사람들도 우리나라 선거 잘 모르는군요. 왜 문재인 다시 안나오냐니 크크.

다른것보다 링크주신 기사 내용 중 일본도 일종의 민주화운동(안보투쟁)이 있었는지는 몰랐습니다. 우리나라와 달리 실패한 민주화운동으로 중국 천안문과 비교하는데 그래도 일본은 민주주의에 있어서 중국이랑 비교할 건 아니지 않나요? 나중에 자세히 찾아봐야겠어요.
카미트리아
22/03/14 14:46
수정 아이콘
그래서 우리나라는 의원내각제 개헌은 불가능 하다 봅니다.

저 국회의원들이 간선제 한답니다라면
가다가 교통사고 나도 휠체어 타고 반대표 던질분들이 넘치죠....
Grateful Days~
22/03/14 14:48
수정 아이콘
이정도로 직접 민주주의가 잘 운영되고 있는 나라도 드물겁니다. 못하면 바로 교체해서 양쪽 모두 경각심을 주죠.
그리움 그 뒤
22/03/14 16:02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 국민들 대단하다고 항상 생각합니다.

역사에 If 는 없지만, 만약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근대개화기가 빨랐다면 어땠을까 생각해 보면 지금보다 훨씬 영향력이 큰 나라가 되어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22/03/14 17:00
수정 아이콘
여러 불확실성들은 있지만, 잡초처럼 버텨온 문화의 저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양 당이 모두 발전하길 바랍니다. 좌우파를 나누지 않고 좋은 정책을 같이 합심해서 만들기를 바랍니다.
꼭 해야하는 연금개혁등을 잘 처리하는 정부가 되기를 바랍니다.
여태까지의 대통령들이 모두 다 공이 있듯 앞으로의 대통령들도 그러기를 바랍니다.

여태까지 한국이 잘 해왔듯 앞으로도 잘 해가리라 믿습니다. 코스피 꾸준히 사고 있습니다.
22/03/14 21:54
수정 아이콘
동아시아+러시아에서 이 정도 레벨의 국력이 되는 나라 중에서 투표하는 거 볼만한 나라가 거의 한국밖에 없다고 하죠.
정확히는 투표한 결과값이 좋던싫던 나라에 반영이 되는 게 직접적으로 보여지고 국민들이 느껴지는 나라로는요.
중국&러시아 - 독재
일본 - 자민당 안에서 돌고 돌고 총리는 의원들이 뽑으니 국민의 뜻이랑은 별로 상관 없고
대만은 뭔가 이야기의 중심에서 벗어나있고 몽골은 사람들이 아직 신경쓸만큼 강대한 국가는 아니고..
잘 유지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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