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2/05/05 23:21:55
Name Swedish_Boy
Subject 탄야님께...
1.


우선 님께서 말씀하신 '성적에 대한 프로게이머들의 책임'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바입니다. 그들은 프로이고 이기기 위해 게임을 하는 것만은 다들 아는 사실이니까요. 게다가 그들은 분명 이기기 위해 연습 또 연습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님께서 이야기하신 '성적에 대한 책임은 프로게이머 포기' 라는 점은 전혀, 100% 공감할 수 없습니다. 물론 김병현 선수도 작년 월드시리즈 이후 언론의 심한 비판과 조롱을 감수해야했습니다만 그 어떤 언론도 그 나이어린 동양에서 건너온 선수에게 '홈런 두방 맞았으니 그만둬라~!!' 고 감히 말한 곳은 없었습니다.


얼마 전 끝난 프로농구시즌의 우승팀을 기억하시나요? '꼴찌신화'를 일궈낸 동양오리온스 였지요. 그 화려한 플레이로 정규시즌 우승과 챔피언 결정전 승리를 거머쥔 동양오리온스의 98-99 시즌 성적이 어느 정도인지 아십니까? 무려 3승 42패였습니다. 이 시즌 중에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치욕의 32연패 기록도 작성되었지요. 님께서 말씀하셨던 프로게이머인지가 의심스러운 승률이 30%라고 하셨었는데, 동양의 승률은 6%가 조금 넘는군요. 그렇다면 동양은 프로농구팀을 해체하고 그냥 잘 나가는 초코파이나 계속 팔았어야 했어야 동양을 사랑하는 팬들에 대한 보답이 되는 걸까요?


분명이 승자와 패자가 나뉘어지는 프로게이머 사이에서 상위권의 선수와 하위권의 선수는 생기게 마련입니다. 그리고 언제나 이길 것만 같던 잘 나가는 게이머가 쇠락의 길을 걸을 수도 있고 이기는 모습보다 지는 모습이 익숙한 게이머가 언젠간 최고의 게이머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직 시작한지 5년도 채 되지 않은 프로게임리그에서 지금 당장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고 그만둬야 한다는 것은 저처럼 지고 있는, 성적이 좋지 못한 선수가 이기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악몽이랍니다. 그러니 정말 그들을 사랑하시고 오래 그들의 플레이를 보고 싶으시다면, 이제는 님께서 꼽은 '최악의 프로게이머'들에게 '그만둬라~'는 말보다는 '연습 좀 해라~' 라고 말씀해주시리라고 믿습니다.



2.


이 이야긴 좀 다른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만, 연습을 게을리 하고 본업에 충실하지 않고 '외도'를 자주 하는 게이머들은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을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위에서도도 말한 것 처럼 '성적에 대한 책임'은 게이머 본인에게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인 프로게임 계에서 프로게이머들이 해야할 일은 단지 이기는 것만이 전부는 아닐 겁니다. 불완전한 프로게임에 대한 문화를 정착하여 앞으로 이 길로 뛰어들 많은 사람들을 위한 여건을 만들어 가는 일도 그들은 해야하고, 아직은 불확실하기만한 자신의 상황을 개척하기 위한 또 다른 노력도 해야합니다. 게임에서 보여줘야 하는 그들의 모습은 분명 승리하는 그것이겠지만, 그들이 평가받아야 하는 것은 단순히 승리와 패배 뿐만이 아닐 것입니다.


프로게이머들은 아직 젊습니다. 젊은 선수들인지라 더더욱 한번의 패배, 한번의 비난, 한번의 슬럼프에서 헤어나오기 힘들어하는 것도 사실인지라 사람들은 수명도 짧다고 합니다. 하루하루 이어지는 승부 속에 어느 정도 지쳐있는 것은 사실이고 자신이 가고 있는 이 길에 대한 회의는 그들을 걱정하고 비판하는 어느 누구보다도 많이 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들의 이기고 지는 모습을 평생 보고 싶어하는 저같은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그들의 연습의지, 게임에 대한 열정을 꺾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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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5/06 00:03
수정 아이콘
Swedish_Boy님글 잘 봤습니다.

저도 프로게이머들에게 칭찬을 하고 격려를 해주어야한다는데 100% 공감합니다.

그리고 저는 분명하게 자유게시판에도 올렸지만 성적에 대한 책임은 프로게이머가 지는것이며 그정도 비판도 감당못한다면 프로게이머를 그만 하라는 것이지 무조건 성적이 나쁘다고 프로게이머를 그만하라는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동양오리온스가 32연패를 기록하고 동양의 승률이 6%라고 말씀하셨는데 맞습니다.
그렇기때문에 그 동양은 분명 다른 팀에 비해 수준이 현격히 떨어졌기때문에 그런 승률을 거둔것이 아니며, 참패에 대한 진지한 비판과 그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을 하면 이번시즌처럼 우승할 수 있다는 값진 교훈을 주었습니다.

따라서 능력과 자질이 충분한 프로게이머사이에서 승률이 낮아도 노력을 열심히 하면 좋은 성적을 거둘수 있고 또한 우승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테란의 황제라는 임요환선수는 임요환안티카페까지 있습니다.
임요환선수에 대한 충분한 분석없이 그냥 막연히 임요환선수에 대한 그간의 노력과 실력까지 폄하하는 글이 수두룩합니다.
그러나 임요환선수는 쏟아지는 비난을 피땀어린 노력으로 보란듯이 실력으로 입증해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상,하위권 선수들에 대한 분석을 하면서 단순히 한두경기를 가지고 평가한 것이 아닙니다.
몇년간 백경기가 넘게 승률이 30%대인데다 더구나 갈수록 승률이 떨어지는데 이것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매경기마다 잘했는데 운이 나빠서 아쉽게 진 걸까요?
그리고 Swedish_Boy님에게 묻고 싶은것인 모든 프로게이머들이 프로로서 똑같이 열심히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프로게이머보다 더 프로의식이 철저한 프로야구나 다른 프로선수들도 많은 연봉에 안주해 3할대 타자가 이유없이 1할대의 타자로 곤주박칠 칩니다.
이것은 분명히 프로로서 자세를 망각한 것이며, 그선수를 사랑하는 팬과 팀을 위한 배신행위입니다.
그리고 이런 선수들로 인해 현재 프로야구의 인기가 추락하고 있는 것입니다.
프로게이머는 엄연히 실력으로 평가를 받는 것입니다.
프로게이머가 프로 아닙니까? 단순히 겜하기 위해서 즐기기위해 하는것인가요?
프로게이머라는것이 어린아이 장난하고 배틀넷에서 양민이나 학살하는 수준이 아닙니다.
만약 이런 비판조차 못받아들인다면 스스로 프로라고 말할 자격이 없습니다.
그런 선수에게는 임요환선수를 다시 한번 돌아봐라고 말해주고 싶군요.
성적자체를 떠나서 다른 선수들에 비해 노력하지 않는 게으른 프로게이머는 치열한 승부세계에서 자연 도태될 것이며, 피땀흘려 노력하는 선수에게는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02/05/06 00:13
수정 아이콘
임선수 '만' 노력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 누구가 다른 이의 목을 '칠' 권리가 있겠습니까? 이해상관의 관계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요. 탄야님의 말씀은 그렇게 보였습니다. 좋은 말 할 때는 가만있더니 라는 것은 옷 추스려 주고 머리 쓰다듬어 주는 사람에게 화내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만, 목에 칼을 들이대는 사람에게도 그래야 한다고 하시는 건 아닐테지요?
rivera42
02/05/06 00:18
수정 아이콘
탄야님 말씀중에 눈길을 끄는것이 있습니다. "만약 이런 비판조차 못받아들인다면 스스로 프로라고 말할 자격이 없습니다."인데요. 이말에 동감입니다. 물론 상처야 받을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너무 화가나서 참을수없다 라는 반응을 보인다는것은 "프로게이머"라기보다는 "하드코어 게이머"라고 볼수있겠네요. 화가 낫던 선수는 한화이글스에 송진우투수를 한번쯤 되새겨볼 필요가있겠네요
강동현
02/05/06 00:34
수정 아이콘
탄야님의 글을보면 부진한 선수들의 성적이
노력 부족, 방심,나태 쪽으로만 연결되는것 같습니다.
임요환 선수나 상위권 여타 선수만큼.
열.심.히 하는선수들은 하위권에도 분명히 있습니다!
Swedish_Boy
02/05/06 00:55
수정 아이콘
탄야님의 비판이

"성적이 좋지 않은 게이머 여러분들, 꼭 열심히 하셔서 좋은 성적 거두시길 바랍니다.

혹시나 지금의 상황에 만족하시고 연습에 회의를 느끼시는 분들이라면 다른 길을 생각해보시는 건 어떨지요?"

수준이었다면 지금과 같은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저의 생각이 짧아서일지 모르겠지만 100경기 남짓되는 공식 경기와 길어야 3년정도인 프로게이머의 경력이 많거나 길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이도근
02/05/06 03:03
수정 아이콘
Swedish_Boy님.. 다른 길을 생각해보시는 건 어떨지요..라는 그말.. 엄청나게 비꼬는 것 처름 들립니다. 물론 다른 부분을 읽어보면 그말을 님이 그런 뉘앙스로 하신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죠. 글이라는건 말과는 다르게 한 단어, 한 문장 만으론 뉘앙스 전달이 안됩니다. 그러기에 자칫하면, 말로 할 경우에는 전혀 문제가 안 될 문장이 글로 보면 엄청나게 비꼬는 의미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탄야님이 아니기에 탄야님이 애당초 어떤 의미로 그런 폭언들을 쓰신 지는 모릅니다만...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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