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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07 19:43
모든 스트릿 댄서가 한번쯤은 고민해보는 질문이군요. 그루브...
사실 골프 즐겨 치시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들어보셨을 단어입니다. Groove란, 클럽의 표면에 새겨진 홈들을 가리키는 것이죠. 왜 퍼터에 밭고랑처럼 길게 새겨놓은 홈을 보셨죠? 그게 그루브입니다. 즉 우리말로 굳이 번역하자면, 홈, 또는 골이라고 번역할 수 있겠지요. 자, 이게 힌트입니다. 음악을 질문하셨으나, 춤의 경우로 설명드리는 게 편하겠지요. 스트릿 댄스에서의 그루브를 봅시다. 팝핀이든 힙합이든 락킹이든, 정박을 치는 것을 먼저 배웁니다. 4/4에 맞춰서, 팝을 넣든, 업다운을 하든, 락을 잡든 하겠지요. 그러나 칼같이 박자를 잘 맞추면서 1분간 프리스타일을 하면, 보는 사람은 왠지 모르게 지루해집니다. 아무리 멋진 동작이라도, 완벽하게 예측가능한 템포로 이루어진다면 관객은 좀처럼 흥이 나지 않죠. 따라서 Groove는 , 말 그대로 리듬에 골을 내는 것입니다. 밋밋한 정박의 무미건조한 리듬에, 높낮이나 길고 짧음의 차이를 주어 다이나믹하게 흥을 돋우는 작업입니다. 정확한 박자에 맞춘 무브에서, 조금씩 당기거나 밀었다 놓으면서 흔히 말하는 '삘'을 심어주고, 분위기를 이끌어내는 것이지요. 가장 기초적인 그루브의 개념으로 레이지백이 있습니다. 이 단어를 대체 누가 만든 건지 모르겠지만 최근의 스트릿 씬에서 다소 쓰이더군요. 위너스의 천성욱씨가 매우 강조하는 개념이기도 합니다. 자. 기초적인 리듬을 볼까요? 킥드럼과 스네어로만 박자를 구성해 봅시다. 쿵 짝 쿵 짝! 여기서 짝!을 좀 늘려 봅시다. 시간을 느리게 만드는 기계로 보면, 짝은 짜 아 아 악! 하고 길게 늘어나겠지요. 여기서 레이지 백은 악! 에 팝을 넣는 것입니다. 박자가 틀렸다고 할 수 없는 한도에서, 가장 늦게 팝을 넣는 것이지요. 쿵 역시 마찬가지로 쿠 우 우 웅으로 나눌 수 있을 텐데, 그럼 쿠! 우 우 웅~에서 빠르게 팝을 넣고 모멘텀을 길게 가져갔다가 다음 짜 아 아 악!에 팝을 넣으면 어떨까요? 분명 정박의 틀 안에서 움직였는데도, 관객들은 뭔가 다이나믹하게 움직이는 리듬을 느낄 수 있게 되겠지요. 여기서 좀더 과감하게 앤박을 쓴다든가, 박자를 먹어가며 길게 움직인다든가 하면서 자신의 그루브를 살릴 수 있게 됩니다. 사실 Groove란 우리말로 완전히 번역하거나, 정의할 수 있는 개념은 아니지요. 단지, 춤이 음악을 표현하는 방법이라면, 그루브는 음악의 시각적 재생이라는 춤의 기초적 영역에서 한 단계 나아가, 음악의 주관적 재해석 내지 2차적 창작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루브는 춤에 있어 시간적 역동성의 발현이며, 모멘텀은 공간적 역동성의 기초일 것입니다.
10/05/07 21:38
음악만으로 한정시켜 생각해보면, Groove의 가장 단순한 정의는
'반복적인 패턴(repeated pattern)이 만들어내는 특유의 리듬감' 정도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10/05/08 03:52
답 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늦게 들어오느라 이제 글을 확인했네요.
서로 다르게들 설명해주셨지만 모두 종합해 들으니 더 확실히 무슨 의미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역시 피지알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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