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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08/01 02:22:27
Name T.F)Byung4
Subject 한국 해외영업? 중국 인사관리?
학창시절 때는 글을 쓸 게시판이 많았는데 졸업할 때 쯤 되니 갈 곳이 다들 사라졌더군요.

소위 명문대를 나왔고 영어실력도 꽤 좋은 편이었습니다.
단 뚜렷한 목표 없이 대학원을 진학한 이후 삶이 이상하게 흘러가기 시작했습니다. (군대 제대 후 재미붙인 공부로 인해 좀 더 배워보고 싶다는 막연한...)

대학원 공부란 순진하게 생각한 배움의 방향과는 달랐습니다.
내공으로 얼마간은 버틸 수 있는 전공의 특성(사회학)과 지도교수님의 교환 교수 1년의 부재를 이용하여
3, 4학기를 스타 폐인의 삶을 살며 건강도 잃었고(불규칙한 식사, pc방 공기의 대량 흡입 등으로 결국 기흉 수술)

논문을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여자 친구와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9년의 학생신분이 지겹다는, 부모님에게 취직을 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별 생각없이 본 면접에 발목이 잡혀 취업을 했습니다.

이후 여자 친구와의 결혼은 지지부진해졌고 리서치 업계의 노동 강도, 직종 선택에 대한 회의 등으로  결국  둘 다 정리를 했습니다.
논문을 마치려 했지만 나이 서른 우울증이란 덫에 빠져 약 1년 간을 스타와 함께 다시 헤매었습니다.  
같은 직종으로는 돌아가기는 싫었고, 신입 공채에 원서를 내자니 30이란 숫자가 두려워  감히 세상과 접촉을 끊고 살았습니다.
어린 왕자에 나오는 알콜 중독자가 그대로 저였습니다.

소규모 일본 관련 무역회사에 들어가 수렁에서 빠져나왔고(결국 게임 이외의 자존감을 확인할 수 있는 일이 치료제였던 거죠.  치료를 해야 일을 할 수 있기보다는,  일을 시작하고 나니 다른 종류의 보람이나 성취감을 느낀)
한창 사오정이니 하는 말이 떠돌던 때고,  취업하기엔 어차피 늦었다는 판단(지금 보면 착각이 아니었나 하는)으로
삶에 전기를 마련하고자, 장기적으로는 무역을 하고자  중국 어학연수를 떠나게 됩니다.

언어를 배우는 건 천직과도 같이 잘 맞았지만 막상 언어를 끝내고 나니, 무역이란 게 결코 만만해 보이지 않았고,  또한 성격도 학교 샌님으로 돌아가 버린 상태,  그리고 가장 큰 건 아내와 아기로 인해 안정을 추구해야 하는 상황이 도래한 점.
나이로 인한 심적 압박으로 중소기업들 현지 채용에만 목숨을 걸다 몇 년이 지난 지금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네요.
현재 가진 건 사회조사 1년, 관리분야 1년, 미주해외영업 1년의 경력,  영어/중국어.

얼마전 아는 분 소개로 두 군데 원서를 넣었는데 서류에 붙었습니다.  한 대기업과 코스닥 상위 중소기업. 기분이 나쁘진 않더군요.
외부 사정으로 인해 대기업 면접은 보지를 못했고 다른 중소기업은 면접을 앞두고 있습니다.  
중국공장 인사관리가 있길래 원서를 넣었는데 한국본사에서 스펙을 보더니 부산 본사 해외영업이 낫겠다고 하네요.  
관리쪽 경험은 있지만 사실 인사 쪽 지식은 많이 부족하고,
해외영업은 그나마 경험이 있고 커리어 전망상 좋긴 한데 워낙 욕심이 없어서 영업이 안 맞나보다 생각하고 그만 두었던지라...
얼마 후면 정식 면접인데 어느 쪽이 과연 나은 길일까 약간 고민 중입니다.  

사실 제목에 쓴 고민 내용을 주로 해서 어딘가에 올리려고 며칠 전부터 생각했는데,  따로 마땅히 올릴 데가 없네요.
뭐라해도 이곳이 내 삶의 가장 오랜 부분을 차지했던 곳이라...
쓰다 보니 말이 길어졌네요.  
여러분이 저라면,  그리고 합격이 보장된다는 어느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할까요?

* 항즐이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8-08-01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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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8/01 04:59
수정 아이콘
좋게 생각하시면 다양한 경험과 외국어 능력을 갖추셨으니 앞으로도 기회가 많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니 원하시는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곳에 좀더 도전해 보시는 것도 좋을 듯 보입니다.

제 생각에 지식의 부족은 별 문제가 아닌 것으로 보이고, 그 보다는 T.F)Byung4님께서 더 하고 싶은 일 쪽으로 선택하시는 게 좋다고 생각됩니다. 제가 똑같은 상황에서 둘 중에 하나를 무조건 선택해야 한다면, 본사 해외 영업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중국 공장 인사 관리를 하는 경우에도 나름의 좋은 기회가 많이 주어질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본사에서 근무 하는 것이 회사의 상황에 대해서 보다 빠르게 알 수 있을테고, 그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는데 도움이 될 것 같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추후에 다른 회사로의 이직을 생각하신다면 말씀하신대로 커리어 측면에서 이점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가족이 있으시니 가족과의 협의도 필요해 보입니다. 아무래도 중국공장 인사관리의 경우 현지에서 생활을 하실테고, 본사 해외 영업의 경우 이곳 저곳 잦은 출장이 동반될 가능성이 크니... 이런 것들도 고려 사항이겠죠. 좋은 결과 있으시길.
노란당근
08/08/02 23:16
수정 아이콘
중국 공장 인사관리일은 생각보다 많이 각오 하셔야 합니다. 제 친구가 중국에서 공장관리자로 1년 반 있었는데 책임자였고 커리어도 쌓을 수 있는 일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더 못 견디더라구요. 지금은 국내에서 중국관련 일을 담당하고 있구요. 그친구는 워낙에 중국어전공이고 연수도 몇년 있었어요. 중국에 대해서는 잘 알고 좋아하던 친구인데도 관리자로서 중국인들을 다루는 건 또 다른 문제라고 하더군요.
중국현지와 한국 본사 사이의 조율도 만만치가 않구요.
중국에서 생활하는 것도 학생으로 계시는 것과 실제 일을 하는 거랑은 많이 다르거든요. 부인분하고도 아마 상의를 많이 하셔야 할거예요. 주위 생활환경이 아이를 키울만 한지, 부인은 중국생활에 대한 생각이 어떠신지 말이죠. 저도 본사 해외영업이 더 추천할 만 하다고 보이는데, 제가 아는 한은 그렇지만 여러 부수적인것도 더 고려해야 하셔야 할테니, 많은 고민 하셔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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